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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애하는 불면증

나의 친애하는 불면증

: 잠 못 이룬 날들에 대한 기록

[ 양장 ]
리뷰 총점9.8 리뷰 106건 | 판매지수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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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0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308g | 120*182*20mm
ISBN13 9788947548168
ISBN10 8947548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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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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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머리맡에서 추 흔들리는 소리가 들린다. 모골이 송연해지는 바람이 목덜미를 스쳐 지나가 털이 바짝 서고 피부가 차갑게 식을 때도 있다. 때로는 깃털처럼 가벼운 바람이 팔등을 쓸고 지나간다. 갑자기 몸 한구석이 움찔거리거나 눈이 껌뻑거리거나 몸이 벌떡 솟는 듯한 느낌이 들면, 그것이 찾아온 것이다. 아마 당신도 무엇인지 알고 있으리라.
--- 「1장」 중에서

뜬눈으로 보내는 밤, 세상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밤의 세상은 더 좁고 고요하며 나는 그 세계 속에서 보이는 어둠의 결에 조금씩 집중하기 시작한다. 깊은 밤하늘에 드리운 먹구름처럼 부드럽게 내려앉은 어둠은 점점 짙어지며 감각을 마비시킨다.
--- 「1장」 중에서

불면의 삶 속에서 나는 그곳에 있지도, 없지도 않은 망령이 되어 무거운 발을 끌고 이 방 저 방을 무기력하게 돌아다닌다. 한 시간 정도는 책을 읽기도 하고 차를 마시기도 하며 개와 함께 소파에 앉아 있곤 한다. 우리는 소처럼 큰 눈망울로 서로를 바라보는데, 나를 응시하다 이내 잠이 드는 개의 동물적 능력은 감탄스러울 뿐이다. 개는 내 곁에서 몸을 웅크리고 누워 금세 곯아떨어진다.
--- 「1장」 중에서

잠을 이룰 수 없게 되면 잠과 사랑에 빠진다. 어쩌면 결핍의 정도와 그에 돌아오는 사랑의 크기는 반비례 관계일지도 모른다. 나는 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궁금하다. 그렇다면 잠도 나를 사랑해줄까?
--- 「1장」 중에서

누군가와 침대를 함께 쓴다는 것은 몸짓과 공간이라는 언어로 대화를 나누는 것과 같다.
--- 「1장」 중에서

불면증에 사로잡히면 나는 슬픔을 가누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웃음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그저 몸을 뒤척이며 느끼는 육체적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다. 그렇다고 그저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나 뿌리가 뽑힌 식물이 느낄 법한 존재론적 불안감도 아닌 것이, 불면증은 감정뿐 아니라 온도의 문제도 되기 때문이다.
--- 「1장」 중에서

희망과 공포를 짓고, 진실을 꾸며내고, 타래를 돌리는 일. 이는 여성의 영역이었다. 기억과 망각 역시 그러하다. 불안도 여자의 일이다. 내게 근심하는 법을 알려준 것은 어머니였다.
--- 「2장」 중에서

불면증과 사랑에 대해 더 이야기하고 싶다. 둘 다 바늘로 찌르는 듯한 부재의 고통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불면증에 걸리면 망각, 즉 우리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수면을 통해 누리는 의식으로부터의 탈출을 갈망하게 되며 그 갈망 속에서 우리는 물질세계와의 불편한 관계를 재차 확인한다.
--- 「2장」 중에서

불면증 환자들의 집합은 존재하지 않을 것만 같은 집단이지만 대부분의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그 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전염병 수준에 가까울 정도로 많은 사람의 신체가 호흡이나 소화, 호르몬 생성과 같이 당연히 수행해야 할 자신의 임무를 망각하고 있는 듯하다(역학자들이 그린 세계 질병 지도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면적이 산불처럼 빠르게 번져나가고 있다).
--- 「2장」 중에서

불면증에 걸리면 나라는 섬은 밤이라는 바다 위로 떠오르고, 침대는 견고한 뗏목이 되며, 어둠은 섬의 해변에서 찰싹인다.
--- 「2장」 중에서

여성은 위처럼 불공평한 교환 과정이라는 문화에 관해 남성보다 이해도가 높다. 여성은 자신의 신체나 노동을 자본 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여성은 삶이 안고 있는 리스크에 담보 잡힌 채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안다. 사랑이 침몰하고, 타인에게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되며, 끝내 자아실현을 할 수 없게 되는 리스크.
--- 「2장」 중에서

특히 두 사람 사이에 짜릿한 케미를 일으키는 로맨스는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 같다. 하지만 로맨스라는 화학식에 시간이라는 요인을 더한 뒤 변수를 재정렬해야 한다. 매일 지극히 평범한 일상의 과제들을 헤쳐 나가다 보면 아무리 견고한 유대감을 형성했던 커플이라고 해도 관계의 결은 밋밋해질 수 있다. 서로의 공통분모 속에 깊이 뿌리 내린 그런 관계라고 해도. 두 세계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관계라고 해도.
--- 「3장」 중에서

굳이 입 아프게 수면 보조제라면 모르는 것이 없다는 이야기를 하진 않겠다. 불면증과 나의 관계는 역사가 길다. 우리는 불가분의 관계라 설렘, 당혹감, 지루함을 거쳐 다시 설렘을 느끼는 사랑의 모든 단계를 거쳐왔다. 마치 달이 차올랐다 지는 것처럼. 불면증은 내게서 평화를 앗아간 도둑이고 악마의 숭배자다. 각성 상태에 취해 잠들 수 없을 때마다 나는 나를 악마로부터 구원해줄 수면 보조제를 찾아 나섰고 다양한 조합으로 테스트해봤다. 대부분은 잠시 효과를 보이며 나를 희망으로 부풀게 했다 이내 납작하게 찌부러뜨렸다.
--- 「3장」 중에서

불면증에 대해 글을 쓰고 있으니 내가 불면증 전문가라도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심지어 이제는 만나는 사람마다 내게 수면 문제에 관한 조언을 건넨다. 대개는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내가 들어본 적 없는 불면증 관련 팁은 없는 데다 먹어보지 않은 약이 없고 시도해보지 않은 수면 유도법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를 가장」 중에서 괴롭히는 건 불면증의 수학적 측면이다. 모든 불면증 환자는 자신의 결함에서 비롯된 자기 연민의 기록으로 머릿속에 수면 장」 중에서 부를 만들어두고 불면증이 앗아간 수면 시간과 실제로 잠들었던 시간을 끊임없이 셈해 장」 중에서 부에 기록해둔다. 결국 우리 같은 불면증 환자에게 가장」 중에서 잘 어울리는 집합명사는 적분일지도 모른다.
--- 「3장」 중에서

잠은 우리가 복종할 때 비로소 찾아온다. 잠은 애써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유혹하듯 손짓해야만 한다. 이를 깨달은 워즈워스는 읊조린다. “오라.”
--- 「3장」 중에서

잠과의 관계에서 우리는 근본적으로 사면초가 신세다.
--- 「3장」 중에서

나아가 진정한 의미에서의 잠이 미동조차 없는, 완벽한 정지 상태를 뜻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가 잠들어도 몸은 완벽하게 휴식을 취하지 않는다. 침실 천장」 중에서 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잠든 모습을 녹화한다면 다음 날 아침, 한밤의 댄스 공연을 펼쳤던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침대 위에서 엎치락뒤치락 몸을 뒤집었다 구르고, 발을 차며 코를 골거나 코를 먹기도 하고, 자위하고 꿈을 꾸는 일련의 안무. 잠이 든 우리는 아름답지도, 정적이지도 않다.
--- 「3장」 중에서

찰스 시믹도 그 자리에 함께해 같이 농담을 나눌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이곳에서 나는 그가 말한 불면증 환자들의 연회를 마주했다. 이 연회가 그렇게 매력적인 모임은 아니다. 우리는 연회장」 중에서 이 아닌 병원 회의실에 모여 앉아 있으며, 무대를 장」 중에서 악할 만한 달변가 하나 없고, 방석이 깔린 파란색 강의실 의자에 앉아 다디단 음료수와 싸구려 과자에 만족한다. 이곳은, 서로를 딱히 신뢰할 수 없는 상태에서 느슨한 동료애를 형성하게 만드는 환경이다. 좀비들이 모인 곳이다. 둥그렇게 둘러앉아 서로에게 으르렁거리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친절한 공간이다.
--- 「4장」 중에서

현대사회가 불면증을 치료하는 방법은 수면 제한이다. 한도 끝도 없이 쉬게 만드는 휴식 치료와 반대되는 치료법으로, 쉬는 시간을 제한하는 수면 스케줄로 수면에 대한 갈증을 느끼도록 만든다. 그러면 얼마나 수면을 제한해야 할까?
--- 「5장」 중에서

불면증이 찾아오면 나의 뇌는 쓸모없는 생각 곱씹기 모드가 되어 허우적대기 일쑤다. 짤막한 노래 가사가 광고에서 들어봄직한 문장」 중에서 과 뒤섞여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그 생각은 다시 과거의 욕구(아니면 욕망)나 인터넷에서 본 것, 누군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로 튀면서 머릿속을 기어 다니는 (예측 불가하고 무용한) 벌레처럼 꿈틀거리며 이야기 타래를 이어간다. 휴식에 이보다 해로운 일도 없지만 나는 생각을 멈출 재간이 없다. 마치 뇌에 수건을 씌운 다음 무의미하게 넘쳐나는 생각을 한 방울씩 떨어뜨리며 물고문을 하는 것 같다.
--- 「5장」 중에서

불면증 환자의 제멋대로인 생활 리듬을 떠올릴 때 연상되는 장」 중에서 면은 이렇다. 무도회장」 중에서 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지쳐 쓰러져 미동도 없거나 집으로 돌아갔는데, 깃이 넓고 촌스러운 의상을 입은 불면증 환자가 홀로 무대에 남아 이를 훤히 드러내고 웃으며 그루브를 타고 있다. 당신은 그날 장」 중에서 사를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불면증 환자는 무대 위에서 노래를 따라 부르고 정신없이 빙글빙글 돌면서 온몸을 튕겨댄다. 당신은 점점 더 지쳐간다. 눈은 풀리고 몸은 천근만근이라 자는 것 말고는 더 바라는 게 없지만 이 상황을 견뎌야만 한다. 이제 막 흥이 오른 엉망진창 손님을! (우스꽝스러운 차림에 지독한 고집쟁이 그리고 미치광이 같은 눈빛을 한) 박자감이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 저 불면증 환자를! 유감스럽지만 나 역시 그런 사람이다. 갱년기가 찾아오면서 생활 리듬은 물론이거니와 호르몬이며 수면 패턴 등 리듬이라고 부를 만한 것들이 모두 사라진 생활에 익숙해지고 있다.
--- 「5장」 중에서

나만의 착각일 수 있지만 우리가 함께 뜬눈으로 새운 밤, 개는 분명 내 마음을 이해했으리라. 낮에는 나를 외부로 쏟아내는 데 모든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밤이면 누군가의 관심을 오롯이 받고만 싶어 한다는 것쯤은 동물적 직감으로 알아차렸을 것이다.
--- 「5장」 중에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은 따로 있다. 급발진하는 불면증을 잠재우는 방법은, 밤이면 돌고 도는 생각을 종이 위에 옮겨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정돈된 단어로 고쳐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리에서 일어나, 글을 쓴다.
--- 「5장」 중에서

글쓰기는 나에게 나침반이자 닻이다.
--- 「5장」 중에서

글쓰기는 내가 나를 초월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희귀한 의식이기도 하다. 수면도 당연히 그런 경험 중 하나다. 문예창작 수업에서 흔히 말하듯 나는 글쓰기를 통해 ‘이탈한다.’ 누군가에게 명상이 그런 의식이라면 내겐 글쓰기가 있다. 내 글쓰기가 궁극적으로 신경증 덕분에 가능한 것이라면, 수면의 기술을 가까스로 다시 깨우친 순간 내 창의성의 샘은 말라붙을까?
--- 「5장」 중에서

문화사학자 엘뤼네드 서머스브렘너의 말대로 “우리는 잠의 정체를 알아채지 못하는 대가로 잠이 주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를 고려하면 잠이 우리를 의식의 세계에서 해방시키는 대가로 신뢰를 빼앗아간다는 결론에 이른다.
--- 「5장」 중에서

시믹은 “사물을 제대로 감상할 줄 아는 혜안을 지녔다면 평범한 일상에서 기적을 발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시믹의 주장」 중에서 에 힘을 싣고 싶다. 일상이란 유심히 들여다보면 다채로운 요소들이 모여 만들어진, 유일무이하며 일시적인 사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일상은 모든 것을 초월한다.
--- 「6장」 중에서

소로가 이야기한 일상의 기적은 우연에 기인한 것이지만, 동시에 세상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려는 의지의 산물이기도 하다. 확대경을 들어 어느 곳을 바라볼 것인가에 따라 세상에 대한 고유의 관점을 형성하기에 다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고자 하는 의지야말로 예술가의 심상을 깨우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사선으로 기울어진 화면구성, 경계에서 잘라내기, 표준의 파괴, 겉으로 보이는 것 이면으로 파고들기. 그리고 바로 이 비스듬함, 기울어짐이 콜라주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 「6장」 중에서

프랑스 철학자 장」 중에서 뤼크 낭시는 잠의 의미를 연구하며 이런 경상 관계를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잠든 자는 깨어 있는 자의 품으로 파고들며 깨어 있는 자는 잠든 자의 주변을 맴돈다.” 이 둘은 연인처럼 서로를 포개 안고 있다. 나는 쿨쿨이에게 바로 이 점을 전하고 싶다. 내가 그의 정수를 감싸 안고 있음을.
--- 「6장」 중에서

마음챙김을 통해 한 가지 생각에 흔들림 없이 몰두하는 것이나 모든 상념으로부터 멀어지는 수련은 화장」 중에서 실의 두루마리 휴지를 향해 기도를 드리는 것과 비슷한 정도의 정서 고양 효과가 있다.
--- 「6장」 중에서

나는 여전히 수면으로 얻을 수 있는 재충전의 시간을 갈망한다. 깨어 있는 상태 저편에 존재하는 온전한 정신 상태를 갈망한다. 그만큼이나 선을 넘는 행위를 인지하고 감각하고 싶다. 부지불식간에 존재에서 무로 미끄러지듯 흘러버리고 싶지 않다. 대신 변화와 침입의 행위에 가담자가 되고 싶다. 그에 따르는 흥분과 위험을 생생하게 느끼고 싶다. 칼끝을 걷듯 위험한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리고 이런 갈망을 해소하려면 불확실성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 「6장」 중에서

페넬로페가 직면한 난관이 단순히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의 공허함과 불확실한 미래, 남편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에 기인한 가늠조차 할 수 없는 고통을) ‘견디는 법’을 찾아내는 것이었다면, 《아라비안나이트》의 셰에라자드는 더 거대한 난관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시간에 맞서 싸웠다.
--- 「6장」 중에서

아니면 사람들을 결집해 혁명을 도모하고 촉발하거나, 불확실성을 포용하고 변화를 기꺼이 반기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나의 삶에도 이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싶다. 단절과 고통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빛의 칼로 어둠에 무수한 구멍을 내고 싶다. 이것이 불면의 노래이며, 나는 기꺼이 노래할 것이다.
--- 「6장」 중에서

이 책을 읽을 때도 그랬다. 사는 곳도, 하는 일도, 만나는 사람도, 쓰는 언어도 다르지만 나와 비슷한 투쟁을 거쳐온 불면의 동지. 심지어 나와 비교하는 것이 민망할 정도로 박학다식한 사람도 나처럼 불면의 밤이면 궁상맞은 편지를 쓴다니. 나의 쓸모와 자격을 의심하는 밤, 이보다 더 큰 위안이 어디 있겠는가. 독자 여러분도 이 책을 통해 그런 위안과 용기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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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에 뜻밖의 고통이 찾아오는 건 대부분 통제할 수가 없다. 다만 그 문제에 내가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서만 통제할 수 있다. 저자 마리나 벤저민은 오랜 기간 겪어온 불면증의 고통을 직시하고 받아들이면서, 그 제한적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시도하고 장렬하게 실패한다. 대신 불면증의 고통은 그를 성찰하고 사유하는 작가로 만들었다.
하얗게 지새우는 밤들 속에서 저자는 ‘의식의 흐름 기법’ 문체로 때로는 한 마리 짐승처럼 통렬히 울부짖고 때로는 음유시인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불면증을 둘러싼 문학, 철학, 사학, 정신분석학적 식견과 불면증이 한 개인에게 유발한 날것 그대로의 쓰라린 감각 사이에서 저자는 불안하게 휘청거리지만 동시에 완전한 각성 상태로 글을 써 내려간다. 이보다 더 생생하고 인간적인 고백이 있었을까.
- 임경선 (소설가·『가만히 부르는 이름』 저자)
그 언제보다 취약해지는 시간, 그 누구보다 나약해지는 시간, 불면의 시간이다. 잠들 수 없어 뜬눈으로 지새우는 가혹한 밤이 되면 온갖 단상이 머릿속을 나고 든다. 잠들고자 하는 나와 잠들 수 없는 나는 동일인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 내가 정의한 삶에 대한 사랑이란 깨어 있는 나에 대한 사랑에 불과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분열되고 합쳐지기를 반복하는 지독한 밤의 마음을, 마리아 벤저민은 샅샅이 훑는다. 거기에는 유난히 크게 들리는 모깃소리가 있고, 낮에는 들리지 않는 심장 소리가 있고, 나의 수면일랑 아랑곳하지 않는 동거인이 있고, 이 모두를 괴로워하는 섬 같은 저자가―혹은 내가―있다. 하지만 거기에는 잠들 수 없는 상념이, 의식으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 희망이 꿈틀대고 있기도 하다. 양쪽 모두를 바라보며 밤을 지새우는 것이 저자만은 아니리라.
- 김겨울 (작가·『책의 말들』 저자)
불면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잠을 이룰 수 없는 밤이 일상을 휘젓고 어그러뜨리는 과정을 겪어봤을 것이다. 마리나 벤저민은 숭고한 언어로 끝을 알 수 없는 밤과 충혈된 눈으로 맞이하는 아침, 이 기이한 결핍의 해부도를 그린다. 그의 작품을 읽다 보면 시인 앤 카슨의 아름답고 거칠고 뾰족하지만 정확한 언어가 떠오른다.
- 올리비아 랭 (비평가·『외로운 도시』 저자)
『나의 친애하는 불면증』은 시간, 밤, 장기간 이어진 사랑의 복잡성에 대한 빼어난 명상집이자, 너그러우며 자극적이고 기민하게 깨어 있는 지성의 내면을 탐험하는 한 편의 시와 같다.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이 책으로 내 내면의 세계는 한층 풍요로워졌다.
- 대니 샤피로 (작가·『계속 쓰기』 저자)
불면 상태에서 발견한 고통과 깨달음을 우아한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이다. 흥미로우면서도 실존적인 마리나 벤저민의 『나의 친애하는 불면증』은 사라진 잠의 자취를 찾아가는 몽상적인 여정으로, 해박한 지식 위에 쌓아 올린 이 글의 정점은 다름 아닌 그의 아름다운 문장이다.
- 데버라 리비 (소설가·『알고 싶지 않은 것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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