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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아도

[ 양장 ] 마음산책 짧은 소설이동
최은영 저 / 김세희 그림 | 마음산책 | 2022년 04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9 리뷰 28건 | 판매지수 42,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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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2년 04월 3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32쪽 | 362g | 135*193*18mm
ISBN13 9788960907348
ISBN10 8960907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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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상처를 어루만지는 곧고 다정한 시선] 여린 듯 단단한 존재들의 이야기를 올곧게 그려온 작가 최은영의 짧은 소설집. 폭력에 맞서는 단호한 태도와, 그 반대에 선 이들을 향한 애정 어린 지지와 격려, 그것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깊은 시선이 사랑과 상처를 함께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모두에게 커다란 위로와 공감을 전한다. -소설 MD 박형욱

“사람의 마음은 좀처럼 지치지를 않나봐요.
자꾸만 노력하려 하고, 다가가려 해요.
나에게도 그 마음이 살아 있어요.”
최은영 작가 신작 짧은 소설집 『애쓰지 않아도』


등단 이후 줄곧 마음을 어루만지는 맑고 순한 서사, 동시에 폭력에 대한 서늘한 태도를 잃지 않는 작품을 발표해온 최은영 작가의 신작 짧은 소설집 『애쓰지 않아도』가 출간되었다. 최은영 작가는 젊은작가상, 한국일보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의 중요한 이름으로 떠올랐을 뿐 아니라, 두 권의 소설집(『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과 한 권의 장편소설(『밝은 밤』)을 발표하는 동안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작가’에 선정되는 등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작가다.

앞서 발표했던 작품들에서 인물 간의 우정과 애정을 세심하게 살폈던 최은영은, 이번 짧은 소설집에서도 그 시선을 여실히 드러낸다. 우리가 여리고 민감했던 시절, 몰두했던 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상처받아 뾰족해졌던 마음의 모서리를 쓰다듬는다. 상처를 응시하는 시선은 올곧고 바르지만, 이를 감싸는 문장은 사려 깊고 따뜻하다. 어긋난 관계로 인해 상처받았던 사람이라면, 최은영의 소설에서 정확한 위로를 받게 된다.

마음산책 열네 번째 짧은 소설로 출간되는 이번 책은 김세희 그림 작가가 함께했다. 풍경에 스미는 빛을 포착해서 캔버스 위에 옮겨놓는 김세희 작가의 작품들은 따스한 봄을 닮았다. 애틋함이 가득한 그림들은 최은영 소설 속 인물들을 떠올리게 한다. 『애쓰지 않아도』에는 짧은 소설 열세 편과 함께 원고지 100매가량의 단편소설이 한 편 수록되어 있다. 보다 자연스럽고 경쾌하게 진행되는 짧은 소설과 어우러진 단편소설에서는 최은영 특유의 관계에 대한 진지한 탐색을 좀 더 묵직한 호흡으로 만나볼 수 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작가의 말

애쓰지 않아도
데비 챙
꿈결
숲의 끝
우리가 배울 수 없는 것들
한남동 옥상 수영장
저녁 산책
우리가 그네를 타며 나눴던 말
문동
호시절
손 편지
임보 일기
안녕, 꾸꾸
무급휴가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그때 우리는 사랑과 증오를, 선망과 열등감을, 순간과 영원을 얼마든지 뒤바꿔 느끼곤 했으니까. 심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상처 주고 싶다는 마음이 모순처럼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 p.31~32

처음 데비가 사랑이라는 말을 입에 올렸을 때 거부감을 느낀 건 내게 사랑을 고백했던 남자들과의 기억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를 사랑하는 나’에 도취한 모습과 그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때 내가 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내게 감정을 강요하던 남자들에 대한 기억이 내 안에서 사랑이라는 말을 오염시켰기 때문이었는지도 몰랐다. 사랑이라는 말이 꼭 협박처럼 느껴져 마음 깊은 곳에서 떨었던 기억이 잊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 p.43

너도 자라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꼈니. 그렇게 따로 묻지 않았던 건, 외롭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사랑이 넘치는 가족이란 꿈처럼 대단한 목표가 아니라 공기나 물처럼 당연히 주어지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 p.44

남희, 나는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 운이 좋았지. 그녀와 만나고 사랑할 수 있었잖아. 그게 어떤 건지 태어나서 경험할 수 있었잖아. 어릴 때는 내가 왜 태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 하지만 이제 그 이유를 알지. 이런 사랑을 경험해보려고 태어났구나. 그걸 알게 됐으니 괜찮아. --- p.52

나는 너도 나와 같은 마음이라고 생각해. --- p.62

우리는 네 꿈에서 자주 만났어. 알잖아, 꿈을 기억할지 말지는 너의 선택이었다는 거. 넌 깨어나기 전에 선택할 수 있었어. 그리고 매번 기억하지 않는 걸 선택했고. --- p.67~68

어쩌면 송문 또한 송문으로 살아온 송문의 마음을 영영 배울 수 없을지도 몰랐다. 자기 마음을 배울 수 없고, 그렇기에 제대로 알 수도 없는 채로 살아간다. --- p.95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외롭고 고달플 때가 많이 있지. 인간이라는 어쩔 수 없는 한계, 결코 자신이 바라는 것만큼을 이룰 수 없을 때의 어려움, 아픈 몸, 연결되고 싶은 사람들과 연결되지 못하고 잘못된 관계 속에서 상처받고 괴로울 때가 있잖아. 그것만으로도 어려운 것이 삶일 텐데, 불필요한 고통을 지어내는 세상. 세상은 온갖 방식으로 당신에게 고통을 안겼어. --- p.124

사랑은 애써 증거를 찾아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노동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심연 깊은 곳으로 내려가 네발로 기면서 어둠 속에서 두려워하는 일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만 어렵게 받을 수 있는 보상도 아니었다. 사랑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것이었다.
--- p.220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삶의 모난 부분을 보듬는 섬세한 시선과 폭력에 맞서는 단호한 태도
최은영 작가 신작 짧은 소설집 『애쓰지 않아도』 출간


등단 이후 줄곧 마음을 어루만지는 맑고 순한 서사, 동시에 폭력에 대한 서늘한 태도를 잃지 않는 작품을 발표해온 최은영 작가의 신작 짧은 소설집 『애쓰지 않아도』가 출간되었다. 최은영 작가는 젊은작가상, 한국일보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의 중요한 이름으로 떠올랐을 뿐 아니라, 두 권의 소설집(『쇼코의 미소』 『내게 무해한 사람』)과 한 권의 장편소설(『밝은 밤』)을 발표하는 동안 ‘서점인이 뽑은 올해의 작가’에 선정되는 등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작가다.
앞서 발표했던 작품들에서 인물 간의 우정과 애정을 세심하게 살폈던 최은영은, 이번 짧은 소설집에서도 그 시선을 여실히 드러낸다. 우리가 여리고 민감했던 시절, 몰두했던 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상처받아 뾰족해졌던 마음의 모서리를 쓰다듬는다. 상처를 응시하는 시선은 올곧고 바르지만, 이를 감싸는 문장은 사려 깊고 따뜻하다. 어긋난 관계로 인해 상처받았던 사람이라면, 최은영의 소설에서 정확한 위로를 받게 된다.
마음산책 열네 번째 짧은 소설로 출간되는 이번 책은 김세희 그림 작가가 함께했다. 풍경에 스미는 빛을 포착해서 캔버스 위에 옮겨놓는 김세희 작가의 작품들은 따스한 봄을 닮았다. 애틋함이 가득한 그림들은 최은영 소설 속 인물들을 떠올리게 한다. 『애쓰지 않아도』에는 짧은 소설 열세 편과 함께 원고지 100매가량의 단편소설이 한 편 수록되어 있다. 보다 자연스럽고 경쾌하게 진행되는 짧은 소설과 어우러진 단편소설에서는 최은영 특유의 관계에 대한 진지한 탐색을 좀 더 묵직한 호흡으로 만나볼 수 있다.


“사랑은 애써 증거를 찾아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노동이 아니었다.”
애쓰지 않아도 타인에게 마음을 쏟는 것이 가능했던 시절,
마음을 할퀴고 간 자리를 바라보다


표제작 「애쓰지 않아도」에서 최은영은 우리가 서툴고 미숙했던 시절, 누군가를 동경하고 사랑했던 시절을 세밀하게 그려낸다. 비밀을 공유하며 가까워졌다고 느끼지만 배신당하고, 선망은 사실 열등감의 다른 이름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아가는 과정은 핍진하여 읽는 사람에게 한 시절을 다시 경험하게 한다. 열병 같았던 시절을 지나고, 어느덧 담담해진 현재를 마주하며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이야기는 우리 모두의 보편적인 성장담으로 다가온다.

그때 우리는 사랑과 증오를, 선망과 열등감을, 순간과 영원을 얼마든지 뒤바꿔 느끼곤 했으니까. 심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상처 주고 싶다는 마음이 모순처럼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_「애쓰지 않아도」 중에서, 31~32쪽

관계에서 상처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무심하게 주고받는 말들은 상대의 마음을 베곤 한다. 최은영은 날 선 말과 행동이 마음을 할퀴고 지나간 자리를 가만히 응시하며, 들끓고 넘치다가 이내 고요해지는 한 사람의 내면의 흐름을 묘사한다. 그리고 상처를 주는 것도 사람이지만 결국 그를 봉합하고 아물게 하는 것도 사람이라는 진실을 보여준다. 마지막에 실린 단편 「무급휴가」에서는 친구 사이인 두 여성이 나오는데, 예술과 가족, 관계를 아우르며 어떻게 상처를 이겨내고 공감에 이르는지를 보여준다.

진짜를 가질 자신이 없어서 늘 잃어도 상처 되지 않을 관계를 고르곤 했다. 어차피 실망하게 될 거, 진짜가 아닌 사람에게 실망하고 싶었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받으면 조각난 자기 자신을 복구할 수 없을 것 같아서였다. _「무급휴가」 중에서, 228~229쪽


“불필요한 고통을 지어내는 세상.
세상은 온갖 방식으로 당신에게 고통을 안겼어.”
폭력을 응시하는 곧은 자세와 약한 존재에 대한 애정


『애쓰지 않아도』에서 돋보이는 것은 아동과 동물에 대한 폭력 등을 바라보는 최은영의 단호한 태도이다. 고기를 먹지 못했던 작가의 어린 시절 경험에서 비롯했다는 이야기(「호시절」), 병아리가 닭이 될 때까지 키우며 고기를 먹는 데 반감을 느끼게 되는 이야기(「안녕, 꾸꾸」) 등 동물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에서는, 생명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학대받은 아이가 자라서 학대하는 어른이 된다’는 식의 지하철 공익광고를 보고 상처받는 인물을 보여주며(「손 편지」) 폭력을 보는 무심하고 게으른 시선이야말로 폭력적임을 말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작가의 묘사를 통해, 폭력에 둔감해지지 않으려면 부단히 타인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고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약하고 고통받는 존재에 대한 최은영의 한없는 애정은, 「우리가 그네를 타며 나눴던 말」에 잘 드러난다. 우리가 사는 ‘저쪽’ 세상에서 상처를 받았던 ‘당신’은, 사회적 폭력에 시달린 소수자성을 띤 존재다. 평행우주인 ‘이쪽’ 세상에서 함께 나란히 그네를 타며, 그를 위무하는 작가의 목소리는 따뜻하기 그지없다. 함께 발을 구르며 그네를 타고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 소설 속 문장 그대로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런 것들뿐’일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이런 것들뿐인데. 나란히 앉아서 그네를 탈 수 있는 시간, 우리가 우리의 타고난 빛으로 마음껏 빛날 수 있는 시간, 서로에게 커다란 귀가 되어줄 수 있는 시간 말이야.
_「우리가 그네를 타며 나눴던 말」 중에서, 127쪽

깊이 있는 시선과 문장, 불의를 바라보는 올곧은 시선, 최은영이 써 내려가는 관계와 사회에 대한 이야기들은 단단하고 미덥다. 폭력에 무감해진 우리의 마음을 두드리고 일상의 더께 속에서 막혔던 감정이 흐르도록 물꼬를 터주는 그의 작품들은, 지금 우리가 왜 최은영을 읽어야 하는가를 보여준다. 이야기의 세계 속을 유영하다가 마지막 책장을 덮는 순간, 익숙했던 주변 공기의 흐름이 조금 달라졌다는 것을,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최은영(지은이)의 말
최소한의 권리를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너희는 이미 충분히 가졌으며 더는 요구하지 말라고 말하는 이들을 본다. 불편하게 하지 말고 민폐 끼치지 말고 예쁘게 자기 의견을 피력하라는 이들을 본다. 누군가의 불편함이 조롱거리가 되는 모습을 본다. 더 노골적으로, 더 공적인 방식으로 약한 이들을 궁지로 몰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본다. 인간성의 기준점이 점점 더 내려가는 기분을 느낀다. 이제 나는 더 이상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많은 것들이 나아질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힘을 더해야 한다.
_「작가의 말」 중에서

회원리뷰 (28건) 리뷰 총점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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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에 대하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q*****2 | 2022.11.0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내가 신경이 곤두설 정도로 매달리는 게 상대에겐 아주 미미한 것일 때마다 당황하고 실망하지만, 그렇다 하여 상대를 탓할 순 없다. 내 기준을 그에게 전적으로 적용해선 곤란하기 때문이다. 나와 너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은 시시때때로 의도치 않은 폭력으로 비화되곤 한다. 직접 주먹을 휘두르지 않았을 뿐더러 자신이 파장을 일으켰다는 사실 자체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와중에도;
리뷰제목

내가 신경이 곤두설 정도로 매달리는 게 상대에겐 아주 미미한 것일 때마다 당황하고 실망하지만, 그렇다 하여 상대를 탓할 순 없다. 내 기준을 그에게 전적으로 적용해선 곤란하기 때문이다. 나와 너 사이에 존재하는 간극은 시시때때로 의도치 않은 폭력으로 비화되곤 한다. 직접 주먹을 휘두르지 않았을 뿐더러 자신이 파장을 일으켰다는 사실 자체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는 와중에도 누군가는 상처를 입는다는 거, 이 얼마나 서글픈지. <애쓰지 않아도>를 읽으며 일상에서 마주하는 숱한 상처의 순간들을 떠올렸다. 내가 너무 예민한 게 원인이라고 여겨온 순간들이 참으로 많았다. 상대는 이미 오래 전 잊고야 말았을 일들이 나에겐 여전히 남아, 지금 이 순간에도 날 괴롭힌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한심하게 여기고 쪼잔하다 욕하며 살아온 시간들 또한 머릿속을 스쳤다. 등장인물들의 고백이 마치 내 이야기인양 느껴졌기에 마음이 아팠고, 한 편으로는 힘을 내라며 그들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건네고 싶기도 하였다.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읽으면서 조금 떠 끔찍한 이야기를 발견코자 매달리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자극에 메말라서는 아니었다. 몹쓸게도 내 상처와 이야기 속 등장인물들의 상처 깊이를 비교해가면서, 지금의 내가 마냥 불행한 건 아니라는 위안을 얻고 싶었던 듯하다. 누구에게도 내 진심을 털어놓지 못할 때의 답답함을 기억하는가? 내 감정에 상대가 동조할지 알 길이 없고, 심지어 상대가 내겐 악한 감정을 심어준 이를 호인으로 여기고 있다면 더더욱 나만 이상한 사람으로 둔갑할까 두려운 나머지 말을 아끼게 된다. ‘호시절’이라는 작품을 읽는 내내 난 몸서리쳤다. 주인공은 어렸다. 착한 아이로, 모두와 잘 어울리길 요구하는 게 어른들의 마음인데, 주인공은 이에 부응하고자 노력했다. 물 흐르듯 자연스레가 아닌 ‘노력했다’는 표현을 기재하는 까닭은 착한 아이가 되려면 애써야만 했기 때문이다. 고기를 먹지 못하는 아이에게 기름이 둥둥 뜬 고깃국을 건네는 어른, 전라도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며 신신당부하는 어른. 같은 어른에겐 그들과 함께한 시간이 ‘참 좋은 때’로 그려지는데, 나에게는 아니다. 매순간 어딘가 모를 싸한 기운을 느꼈지만 이를 숨기고자 안간힘을 쓰곤 했던 그 때가 어찌 행복한 시절로 그려질 수 있단 말인가!

믿음에 기대는 건 참으로 위험하다는 거.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애쓰지 않아도’를 읽으면서는 배신감에 대한 이야기와도 같았다. 사이비 종교에 빠진 엄마는 기도원으로 들어갔고, 불완전한 형태의 가족을 숨기는 게 주인공에게는 일생일대의 과제처럼 느껴졌다.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믿음직스러운 인물에게 오래도록 제 속이 썩어들어가는데 일조한 문제를 털어놓았을 때의 기분이 과연 어떠했을지. 너와 나 둘만의 비밀이라는 표현이 얼마나 가벼운지, 이후 전개된 내용을 접하며 배웠다. 마음을 나눈 이는 단 한 명뿐인데, 모두가 나의 이야기를 알고 있다? 그 순간 느꼈을 감정은 아마 배신감이었을 것이다. 진정한 내 편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 마치 육지라곤 전혀 보이지 않는 바다 한복판에 홀로 놓인 듯한 기분은 아니었을지.

그럼에도 저자는 ‘’임보 일기’를 통해 희망을 버려서는 안 된다며 우릴 설득했다. 이야기 자체는 단순하다. 버림 받은 것으로 추정되는 아기 고양이의 입양에 나선다는 단촐한 구성이 전부다. 주인공에게는 한 때 애지중지했으나 지금은 무지개다리를 건넌 고양이 한 마리가 있다. 다시는 생명을 거둬들이지 않겠다고, 하지만 입양은 진정 좋은 집으로 보내야겠다며 나름의 조건을 내건다. 견고했던 마음은 진심을 만나자 금이 간다. 내 마음을 녹여준 진심이 있었던가. 주인공이 그러하듯 마음을 열기까지의 주저하는 시간이 나 또한 무척이나 길겠지? 그럴지라도 괜찮다. 끝이 좋으면 우리는 ‘해피 엔딩’이라며 칭송할 것이므로.

남의 상처는 즉시 발견하면서도 내 눈의 대들보는 끝끝내 보지 못하는 게 사람이다. 한 발 뒤로 물러나,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다는 게 뜻하는 바가 무얼지 읽는 내내 고민했던 듯하다. 어울림을 위해서는 가시 달린 가슴을 하고도 상대를 끌어안아야 하고, 그 과정서 본의 아니게 상대에게 아픔을 선사할 것이다. 그 때마다 죄의식을 느낀다면 곤란할 것이다. 알고는 있어야 하며, 실천이 가능하다면 실천에도 나서야 한다. 애쓰지 않아도 되는 건 세상에 하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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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쓰지 않아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주*야 | 2022.10.24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사람의 마음은 좀처럼 지치지를 않나 봐요. 자꾸만 노력하려 하고, 다가가려 해요. 나에게도 그 마음이 살아 있어요. 최은영, <애쓰지 않아도> 본문 163쪽 애씀으로써 위안이 될 때가 있다. 아무것도 안 하면 진짜 아무것도 아닌 게 될까 봐. 나의 존재 전부가 부정될까 봐, 애쓰며 살아간다. 가끔은 내려놓기도 하면서. 그렇게라도 삶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것도 다른 방식의 애;
리뷰제목

사람의 마음은 좀처럼 지치지를 않나 봐요.

자꾸만 노력하려 하고,

다가가려 해요.

나에게도 그 마음이 살아 있어요.

최은영, <애쓰지 않아도> 본문 163쪽

애씀으로써 위안이 될 때가 있다. 아무것도 안 하면 진짜 아무것도 아닌 게 될까 봐. 나의 존재 전부가 부정될까 봐, 애쓰며 살아간다. 가끔은 내려놓기도 하면서. 그렇게라도 삶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것도 다른 방식의 애씀이라고 생각하면서.

 

최은영 님의 짧은 소설들을 모아놓은 <애쓰지 않아도>를 읽으면서 애쓰지 않아도 지치지 않고 전해지는 것들에 대해 생각했다. 마음이 하는 일이 그렇다. 지치지 않고 부당함에 맞서고, 사랑을 주고, 믿어주고, 마음을 전하고 때로는 상처를 준다. 아프게. 짧은 소설 속에 다양한 감정들을 담을 수 있고, 이토록 마음을 살피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 작가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향해 조곤조곤 뼈 있는 목소리를 건넬 수 있구나, 결국 이 책의 제목처럼 애쓰진 않았지만 애써 쓴 것 같은 근사한 글이 되는구나 생각했다.

 

그때 우리는 사랑과 증오를, 선망과 열등감을,

순간과 영원을 얼마든지 뒤바꿔 느끼곤 했으니까.

심장을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 사람에게

상처 주고 싶다는 마음이 모순처럼 느껴지지 않았으니까.

_본문 31쪽

 

최은영 님의 소설을 읽는다는 건 봉인된 과거를 끄집어내 심연을 들여다보는 일이었다. 『애쓰지 않아도』와 『숲의 끝』은 고등학교 때 친구들을 떠올려 주었다. 잘 알 것 같으면서도 순간 낯설게 느껴졌던 순간들, 타인에게 상처받고 상처를 주며 어른이 되어가던 때였다. 『데비 챙』을 읽으며 캐나다 연수 시절 만났던 능력 있는 일본 친구 쇼타를 떠올렸다. 그 친구를 만나면 만날수록 한없이 작아지던 나의 모습이 겹쳐져 자꾸만 아렸다. 『한남동 옥상 수영장』은 일상의 내 모습을, 『호시절』을 읽으며 나의 어린 시절을, 『손 편지』 속 할머니는 아직 경험해 보지 않은 가까운 나의 미래일 거라고, 애완묘의 죽음과 상실을 다룬 이야기는 어린 시절 처음 나에게 왔던 애완견을 떠올려주었다. 최은영 님의 글의 미덕은 바로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전 생애에 걸친 그 흔한 누군가의 역사가 그곳에 있고, 마음이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따라가 시선이 머무르고, 부러 근사한 이야기로 포장해 준다는 것.

 

내가 경험했으나 글로 표현할 재주가 없어 마음속에 맴돌기만 했던 생각에 저자가 멋진 문장을 달아준 것 같았다. 섬세하게 마음을 톺은 것처럼, 유려하진 않지만 날카롭게. 무심한 것 같지만 애절하게. 냉소적인 것 같지만 따뜻하게.

미리는 현주를 만나고 나서야 사랑은 엄연히 드러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사랑은 애써 증거를 찾아내야 하는 고통스러운 노동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심연 깊은 곳으로 내려가 네발로 기면서 어둠 속에서 두려워하는 일도, 자신이 가치를 증명해야만 어렵게 받을 수 있는 보상도 아니었다. 사랑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것이었다. 그 모든 사실을 알려준 건 현주였다. 현주와 함께 있을 때면 미리는 안전함을 느꼈다. 현주는 미리에게 미리의 존재 이외의 것들을 요구하지 않았다.

최은영 『무급휴가』, <애쓰지 않아도> 중에서

그중에 마음에 작은 균열을 일으킨 작품은 <무급휴가>다. 무급휴가 속 친구와 가족의 이야기. 친구와 가족은 부연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우리 삶이다. 사랑과 증오를 동의어로 쓸 수 있는 사람들, 어떨 때 상처받는지를 잘 알아두었다가 난처해질 때 언제든 상처를 줄 수 있는 사람들. 누구보다 가장 깊은 상처를 줄 수 있는 존재다. 그 마음을 헤아리고 싶다가도 쉽게 다가가기란 또 얼마나 멋쩍은지.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작은 위로나마 기댈 수 있는 존재가 친구와 가족 아니었던가. 그런 관계의 속성을 잘 이해하게 해준 단편이다. 

 

언젠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썼다 지우면 되는 마음일 거라 생각했다. 나쁜 마음을 먹었다가도 지우면 되었고, 시기, 질투, 부러움, 감추고 싶은 마음은 언제라도 지우면 그만이었으니까. 꼼꼼하게 지우면 없던 게 되니까. 지웠다고 생각했는데 똑같은 말로 똑같이 상처받는 걸 보면서 알게 된다. 지웠던 자리엔 자국이 남는다는걸. 지웠다고 지워지는 게 아니라 더더욱 선명하게 새겨지는 거라고. 이제는 함부로 쉬운 일이라고 하지 않는다. 마음을 살피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다고 새긴다.

 

저자의 시선이 가닿는 곳에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있고, 초라한 마음이 있고, 한 번쯤 경험해 봤을 부서지고 허물어졌던 상처받은 내가 있다. 굳이 그 여린 마음을 건드려 위로하겠다는 저자의 예쁜 마음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애쓰지 않아도 그럴 것 같다. 마음은 오롯이 전해지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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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애쓰지 않아도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책*기 | 2022.10.1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 책은 일반적인 단편 소설보다 길이가 더 짧은 소설들로 구성되어있다. 시간 날 때마다 한편씩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표제작인 "애쓰지 않아도" 도 좋았고 특히 "우리가 배울 수 없는 것들"이 인상적이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은 쉽게 이해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쉽게 배울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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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반적인 단편 소설보다 길이가 더 짧은 소설들로 구성되어있다. 시간 날 때마다 한편씩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표제작인 "애쓰지 않아도" 도 좋았고 특히 "우리가 배울 수 없는 것들"이 인상적이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은 쉽게 이해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쉽게 배울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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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다양한 삶과 심리, 감정에 대한 통찰력이 대단합니다. 술술 읽히고 마음이 위로받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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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 | 2022.12.01
구매 평점5점
나름 가볍게 읽을 수 있어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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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k****6 | 2022.10.02
구매 평점5점
작가님 신간 기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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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l*****e | 2022.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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