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50을 바라보면서 수많은 걱정과 잡생각들로 일상에서 웃음을 잃고 무겁게 지낸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어느 날, 아내와 저녁 식사를 마치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자기는 반백 년을 살았는데 아직도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고 있는 것 같아. 아직 자아를 못 찾은 건 아닌지 잘 생각해봐!”라는 아내의 한마디에 뭔가 쇠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충격과 함께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 한마디는 내가 왜 그렇게 축 처져서 의욕도 없이 끝없는 암흑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것 같았는지, 그 얽혀 있던 실타래의 원인을 찾을 수도 있겠다는 실마리가 되어 주었습니다.
아르키메데스가 목욕을 하던 중에 “유레카”를 외치면서 찾아낸 인류 과학의 엄청난 발견은 아니었지만, 저한테는 너무도 간절하고 절실했던 순간이었기에 그 순간이 어쩌면 나만의 유레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누구보다 열심히 주어진 일에 몰두하면서 최선을 다해 잘해왔다고 항상 자부하고 있었고, 회사에서 제가 맡은 일로 인해 주변의 다른 사람들한테 절대 피해나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완벽주의에 가깝게 일을 처리해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가 가진 능력이나 이루어낸 성과에 비해 주변의 많은 동료들로부터의 좋은 피드백과 회사에서의 훌륭한 평가와 인정을 항상 받아왔습니다.
회사에서 성과에 대한 인정과 후배들의 존중으로 저의 자존감과 자아도 강해졌고, 항상 주변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서도 나름 자신 있게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하면서 지내왔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회사 동료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저의 모습이 만들어졌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거기에는 엄청난 함정이 있다는 것을, 아내가 해 준 한마디로 정말 반백 년의 시간이 지나서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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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제표에 대해 많은 분들이 들어보셨을 테고, 특히 경영학을 전공하셨거나 주식 투자를 하시는 분들에게는 상당히 익숙할 것입니다. 재무제표를 이해하면 그 회사의 현재 재무 상태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기업의 재무제표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기업이 아닌 개인의 재무제표를 만들어 관리하시면 자신의 현재 재무 상태를 이해하고, 경제적인 자유도나 경제적인 관점에서의 은퇴 준비 정도를 판단해보실 수 있습니다.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는 2대 재무제표로 불립니다. 손익계산서는 월이나 년과 같은 일정 기간 동안의 수입과 지출에 대한 항목들을 기록하는 표입니다. 반면에 재무상태표는 특정 시점에서의 자산 상태를 나타내는 표입니다.
저 역시 아내와 매년 12월 마지막 주에는 1년 동안의 손익계산서를 보면서 지난해 대비 수익과 지출이 어떠했는지 재무상태표를 보면서 우리의 자산 중 어떤 자산이 처분되었고 어떤 자산을 취득했는지, 기존 자산의 가치는 얼마나 늘고 줄었는지 등을 함께 보면서 1년의 재무 성과를 정리합니다.
손익계산서를 통해 수익 안정성을 볼 수도 있지만, 특히 재무상태표는 자신의 자산이 늘었는지 줄었는지, 늘었다면 얼마나 증가했는지 등을 한눈에 알 수 있기 때문에 재무 건전성을 읽을 수 있는 정말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작성 주기는 개인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모든 항목을 매일, 매주 기록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손익계산서는 급여일이나 월말 기준으로 한 달에 한 번 정도 하고, 재무상태표는 주식 비중이 큰 경우 월에 한 번, 부동산 비중이 큰 경우는 분기나 반기에 한 번으로 충분합니다.
그리고 매년 12월 말이 되면 열심히 살아온 1년을 결산해보면서 한 해 동안의 수익과 지출, 자산 현황을 확인해 보면 됩니다.
공시 목적이나 내부 관리 목적으로 작성하는 기업의 재무제표처럼 복잡하게 작성할 필요 없이, 자신과 배우자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간단하게 작성하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가계의 수익과 자산의 흐름을 읽을 수 있도록 매년 꾸준히 작성하면서 월별, 연별 손익계산서와 재무상태표의 요약 정보도 같이 관리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야 자신의 수익 구조와 자산 구조의 건전성과 증감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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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현재 삶이 힘들고 지쳐 있는 것은 우리가 과거에 열심히 살지 않았거나 잘못 살아왔기 때문은 아닐 것입니다. 모두들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아왔지만 미래에 대한 계획과 준비의 정도에 따른 순간순간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의 차이가 개인마다 다른 현재의 삶을 만들어왔습니다.
앞으로 은퇴 이후의 삶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먼저 고민해서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의 의지로 앞으로 남은 인생의 반을 살아가야 합니다.
미래에 대한 목표와 계획 없이 살아가는 것은 암흑 속을 헤매는 것과 같습니다. 살아가고 싶은 미래 삶의 모습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에 맞게 미래를 계획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면서 차근차근 원하는 모습의 삶으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구체적인 목표와 방향성 없이 막연한 기대와 요행만을 바란다면 아무런 진전도 이루어낼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까지는 일에 맞추어 회사가 정해준 길을 걸어왔다면 은퇴 후에는 자신의 길을 만들면서 걸어가야 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의 방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기준은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자신이어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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