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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제주올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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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제주올레

: 놀멍 쉬멍 걸으멍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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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9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192쪽 | 145*210*20mm
ISBN13 9788956058160
ISBN10 895605816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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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자 : 사단법인 제주올레
제주도를 걸어서 여행하는 장거리 도보 여행길 ‘제주올레’를 만들고 운영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입니다. 길을 걷는 사람이 행복한 길, 길 위에 사는 지역민이 행복한 길, 길을 내어준 자연이 행복한 길을 목표로 ‘놀멍 쉬멍 걸으멍 고치 가는 길’(놀면서 쉬면서 걸으면서 함께 가는 길)을 만들어갑니다. 길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지역 공동체의 발전을 늘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마 을 자원을 활용한 상품 및 프로그램 개발, 공정 여행 프로그램 기획 및 운영 등을 진행합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도보 여행길과 교류하며 제주올레의 철학과 가치를 세계인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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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 길 어느 오시록한 숲길에서, 가슴마저 뻥 뚫리게 만드는 바닷길에서, 올레꾼들의 거점인 제주올레 여행자센터에서 우연히 만난 올레꾼들은 갖가지 자신들만의 사연을 풀어내면서 올레 길을 걸으면서 느낀 행복과 환희, 길이 자신의 인생에 가져다준 의미를 내게 들려주곤 했다.
26개 올레 길이 저마다 풍광이 다르고 오름의 들꽃들도 저만의 아름다움을 뽐내듯이 올레꾼들의 사연도 제각각이었다. 엄마의 손에 이끌려온 6살 소녀도, 아들의 끈질긴 설득에 못 이겨 79세에 올레 길 완주에 도전해서 4년 만에 그 목표를 이룬 83세의 노부인도 있었다. 이별을 하기 전 올레 길을 마지막으로 걸으러 내려온 오래된 연인도, 세상과 작별을 할 심산으로 제주도로 내려온 우울증 환자도 있었다. 행복한 종합병원 ‘올레’에서 그들은 스스로의 두 발로 스스로를 치유하고 이미 행복해진 채, 다른 이들을 향해 손을 내미는 기적을 보여주었다.
---「서문」중에서

황혼의 내게 남겨진 길은 막다른 골목이 아닌, 놀멍 쉬멍 내려가며 즐기는 아름다운 올레 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제주올레 길은 이제 황혼의 인생길에 접어든 내게, 남겨진 삶 속에도 살아가야 할 희망이 있다는 걸 알게 해준 고마운 힐링 로드였다. --- p.20

나는 지금도 마음이 힘들거나 우울할 때면 올레 길을 걷는다. 그 이유는 나에게 올레 길은 항상 옳았기 때문이다. ‘항상’이라는 말은 진득하고 꿋꿋하고 늘 변함이 없어야 하기에 부담이 되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레 길은 그 부담을 무색하게 하며 경쟁도 강요도 강박도 없이 오로지 그 모습 그대로 나를 받아주었다. --- p.30

길을 걷는다는 것이 묘하다. 계속 반복되는 왼발 오른발의 움직임일 뿐인데, 자꾸 머릿속에 뭔가 떠오르고 되새기게 되고 스스로 정리가 된다. 드디어 딸아이가 자신의 아픔을 밖으로 표현했던 것이다. 말이 없는 아이였던지라, 아픈 것을 아프다고 표현한 것에 놀라고 뭉클하기도 했다. --- p.54

걷다 보면 생각이 단순해진다. 복잡한 상념도 점점 줄어들고 마침내는 버리게 된다. 특히 올레 길에서 순간순간 만나는 아름다운 풍광은 머릿속 대단한 골칫거리도 사소한 것으로 만드는 기적을 발휘했다. --- p.84

용기와 희망으로 아빠는 계획된 일정을 완주했다. 우직하게 올레 길을 걷고 집으로 돌아온 아빠의 얼굴엔 생기가 가득했다. 가을볕에 얼굴이 좀 탔지만 그조차도 아빠의 시간을 예전으로 되돌린 흔적처럼 느껴졌다. --- p.92

제주올레 길은 앞으로 남은 생을 건강하게 살아가는 힘이요, 낙이요, 희망이다. 칠십 평생을 살아오는 동안 내가 가장 잘한 일이 제주올레를 만난 것이고 그 길을 걷기 시작한 일인지라, 내 남은 노년의 생활은 올레 길을 걸으며 행복하게 늙어가면서 유쾌하고 멋진 할머니로 살아가는 것이 마지막 소원이다. --- p.116

나는 올레 길을 걷기 전까지는 하고 싶은 일을 하기 보다는 해야 할 일만 해왔다. 하지만 길을 걷고 나서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좀 더 구체적으로 그리기 시작했고 하고 싶은 일들이 더 많아졌다.
--- 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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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만든 책보다 책이 만든 사람이 더 많다”라는 말이 있다. 올레 길을 걸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 장 한 장 넘기는 동안 “사람이 만든 길보다 길이 만든 사람이 더 많다”라는 생각을 했다. 서명숙이라는 한 사람은 올레 길을 만들었다. 그 길은 ‘사람이 두 발로 걷는 길, 집과 마을,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사람의 길’이다. 그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거듭났다. 길 위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여러 겹이다. 우선 자기 자신과 만난다. 길 위에서 내면의 소리를 듣는 것이다. 자기 자신과의 대화는 타인과의 만남으로 확대된다. 헤어질 뻔했던 연인이 다시 결합하고, 가족 사이의 벽이 허물어진다. 풀 한 포기, 바람 한 줄기, 햇볕 한 줌이 다시 보인다. 땅 끝과 바다의 시작이, 별똥별의 맨 앞이 다 다시 보인다. 잠들어 있던, 아니 빼앗겼던 감수성을 길이 되살려준다. 다시 살아난 감수성이 인간을 넘어 지구와 우주를 다시 만나게 한다. 지금 당신이, 그리고 이 사회에 변화가 필요하다 생각한다면 - 그 답을 찾는 과정은 ‘걷기’에서 시작할 것이다.

이문재(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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