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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내 어머니

어머니, 내 어머니

: 1000통의 감사편지 이후 10년, 새롭게 깨닫는 어머니 사랑

박점식 | 올림 | 2022년 05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6건 | 판매지수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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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5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76g | 152*225*16mm
ISBN13 9791162620540
ISBN10 116262054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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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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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혼미한 지금도 내가 누구냐고 물어보면 “내 아들” 하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내가 물어보면 가끔 정신이 돌아올 때마다 “내 며느리”라고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머니, 제가 어머니의 아들인 것에 감사합니다.
--- p.24

병석에 누워 계실 때 곁에서 사소한 일상의 얘기를 해 드렸더라면 조금이나마 덜 외로우셨을 텐데……. 너무 좋아하셨을 텐데……. 내가 언제 오느냐고 늘 찾으셨다는데, 나는 속없이 “무슨 일 있었어요?” 묻고만 말았다. 참 못난 아들이다.
--- p.33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흑산도 무장공비 사건이 터졌다. 조명탄이 터지고 포격 소리가 요란했다. 이불 속에 웅크리고 있을 때, 어머니는 문에는 이불을 덧씌우고 아들에게는 이불을 더 꺼내 덮어 주셨다. 그리고…… 당신은 이불 밖에서 기도하셨다.
--- p.50

아들 동훈이가 태어나자 어머니의 삶의 목표가 바뀌었다. 나에게서 동훈이에게로.
동훈이는 두 돌도 지나지 않아 희귀병인 근위축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주사를 너무 많이 맞아 더 이상 바늘 꽂을 곳이 마땅치 않았다. 어머니는 간절히 기도해 주셨다. (아들 하나 더 낳으라고 독촉하실 줄 알았는데, 예상외로 별말씀이 없으셨다. 역시 속이 깊으신 분이다.
--- p.66

따뜻한 밥과 좋은 반찬은 늘 내가 먼저였다. 먹다 남긴 반찬도 내가 좋아하는 것이면 당신은 입도 대지 않고 다음에 또 내주셨다. 내가 상을 물리면 어머니는 그제서야 대충 식사를 하셨던 것 같다. 그것이 당연한 것인 줄 알았다. 어머니는 뭘 드시는지, 찬밥을 드시는지도 잘 몰랐다.
--- p.85

다른 사람들의 장점만을 얘기하는 게 쉽지 않은데도 어머니는 평소 흑산도 어르신들 중 기억에 남는 분들의 장점 얘기를 많이 하셨다. 가끔 내 친구 얘기가 나올 때면 어김없이 그 부모님의 장점을 말씀하시곤 했다. 나쁜 사람들에게 서럽고 한 맺힌 일을 당했던 적도 있었을 텐데, 그런 얘기는 듣지 못했다.
다른 사람의 장점을 얘기하면 당연히 거기서 배워야 할 점들이 나온다. 나도 어머니를 따라 하려고 노력해 보지만 쉽지는 않다. 그래도 어머니에게서 배울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 p.109

밤이면 선생님들 사택에 따라 다녔다. 그 당시는 어머니께서 선생님이나 사모님들과 친해서 놀러 다니시는 줄 알았다. 온종일 힘든 노동으로지친 몸을 이끌고 밤이면 사택에 가서 허드렛일을 해 주셨던 것이다. 아들이 선생님과 친하게 하려고……. 어머니! 하늘 같은 사랑에 감사합니다.
--- p.113

어머니는 내가 돈을 벌기 시작한 이래로 한 번도 돈을 모으라든지 절약하라든지 하는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베풀고 살라는 말씀만 하셨다. 내가 돈이 없는 줄 뻔히 알면서도 외삼촌 빚을 갚아 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나는 그런 어머니가 너무 좋았다. 가난 때문에 당당함을 잃지 않으셨던 어머니가 존경스럽다.
--- p.121

모든 것이 귀하던 시절이다. 솥이 너무 심하게 타면 닦기도 만만치 않고, 버리면 쉽게 구하기도 힘들어 많이 속상하셨을 텐데……. 몇 번씩이나 솥을 태우는 아들이 얼마나 한심하고 화가 나셨을까? 그 고구마가 정말 맛있었을까? 어머니는 한 번도 화를 내지 않으셨다.
어머니는 내가 당신의 기대를 저버리거나 잘못된 길을 간다고 생각할 때도 묵묵히 기다려 주셨다.
그러나 남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셨다. 어머니가 참으로 대범한 분이셨음을 그때는 몰랐다. 내가 아이들을 키우면서야 그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깨우치게 되었다.
--- p.135

이른바 노인 상대 ‘떴다방’이었다. 어머니는 물건을 싸게 샀다고 속이기도 하고 당신에게 평소 너무나 곰살궂게 대해 준 사람이 “이것만 팔아 주면 승진할 수 있다.”는 부탁을 뿌리치지 못했다고 하셨다.
왜 그러시냐고, 그런데 가지 말라고만 했다. 어머니 입장에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다. 어머니는 물건을 산 게 아니었다. 따뜻한 정이 그리웠고, 그걸 산 것인데, 계산만 앞세운 아들은 그런 어머니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 p.151

스스로 생각해도 무책임하고 어처구니 없는 행동으로 꽤나 속을 썩여 드렸다. 나라면 길길이 화를 냈을 법한데, 어머니는 끝까지 신뢰하고 나무라지도 않으셨다. 오히려 주변 분들이 충고를 하고 나서면 “놔 두시게. 그 사람은 괜찮을 것이네.” 하셨다. 이런 어머니의 신뢰는 내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돼 주었다.
성공의 배경을 묻는 질문에 어머니의 은혜는 당연함으로 치부하고 주변분들의 도움, 나의 노력, 행운을 얘기했다. 부끄럽다.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어머니의 신뢰와 사랑으로 이루어졌음을 어머니 1000 감사를 쓰면서야 알 수 있었다니…….
--- p.167

어머니는 참으로 억척스럽게 일하시고 돈도 모으셨다. 그러면서도 돈보다는 늘 사람이 먼저였다.
나에게는 늘 손해보고 살라고 하셨다. 특히 헤어질 때 더 잘하라는 말씀은 지금도 새기면서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내가 기억하는 한 다시 만날 때 어색해질 만한 이별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서로 생각이 다르니까 조금씩의 섭섭함은 있을 수 있겠지만……. 어머니는 나에게 최고의 스승이셨다.
--- p.177

어머니 산소에 갔더니 의외로 따뜻하다. 햇빛이 따뜻하게 비추고 바람 한 점이 없다. 기온이 영하 1도임에도 너무나 따뜻하다. 아내가 “어머니가 아들 온다고 따뜻하게 해 주신 모양이네요” 한다. 그런 마음이 더 따뜻하고 예쁘다. 감사하다
--- p.228~229

동훈이에게 미안하다. 이 녀석이 하는 태도가 미워서 한마디 하고는 월요일부터 말을 걸지 않았다. 그렇게 잘못한 것도 아닌데 이것은 순전히 나의 문제다. 머리로는 그게 아닌데 하면서도 잘 되지 않는다. 참 어른스럽지 못한 행동이다. 아직도 나에게 이런 못난 구석이 남아 있다니 한심하다. 그래도 깨닫고 있음에는 감사하다.
--- p.229

어제 일행과 얘기하고 있는 중에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급한 일 아니면 끊자고 했다. 술도 취한 데다 분위기가 시끄럽고 고조되어서 그렇게 했는데 많이 서운했던 모양이다. 더구나 감기로 몸이 많이 좋지 않아서 병원에도 다녀오고 그런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끊으라고 하니 당연히 기분이 상할 수밖에…….
전화를 자주 하는 사람도 아닌데 너무 미안했다. 상대의 입장을 살피는 데 소홀한 것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것을 다짐한다. 감사하다.
--- p.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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