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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것도 부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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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것도 부른다면

: 박보나 미술 에세이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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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2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208g | 120*205*7mm
ISBN13 9791160406917
ISBN10 11604069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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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두 해 가까이 코로나19의 역병에 시달리고, 산불과 홍수, 가뭄 같은 재해가 세계 곳곳을 집어삼키는 것을 바라보면서, 제대로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느꼈다. 마지막 경종 소리가 울리기 전에, 어떻게 해야 더 깊은 수렁으로 빠지지 않을지, 무엇을 해야 조금이라도 덜 후회할지 줄곧 생각했다. 마스크의 끈을 잘라서 버리거나, 플라스틱 병의 라벨을 떼어내고 버리는 정도로는 무거운 죄책감과 무기력함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렇게 고민하던 차에, 마침 글을 더 쓸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지구 위의 삶을 좀 더 지속해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옆으로’ 얘기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 p.6

HONF는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품을 만드는 보기 좋은 미술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하얀색 벽으로 막혀있는 미술관의 한구석을 채우는 것도 이들에게는 그다지 흥미로운 일이 아닌 듯하다. 이 창작 집단은 오로지 미술관 밖으로 나가 자연과 문화, 생활과미술, 창작자와 구경꾼의 경계를 흐트러뜨리고 적극적으로 뒤섞는 데 열심이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연결하고 아주 작은 생명과 물질들까지 작업 속으로 불러들이려 애쓴다. 이들은 그렇게 다른 존재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각자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자고 제안한다. 그리고 어떻게 같이 사는 삶이 가능할지, 어디서 더 촘촘하게 만나고 교차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묻는다.
--- p.17

미끄러운 말이 아니라 공기와 파동, 움직임과 연결을 통해 인간이 아닌 다른 종과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은 덜 ‘인간적’이어서 오히려 더 많은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그동안 인류가 자만심에 가득 찬 협박과 폭력의 언어로 소리를 질러왔다면, 오스카 산틸란은 새와 인간의 신호를 섞음으로써, 공존의 순간을 속삭인다.
--- p.32

더럼의 작품 중에는 눈과 입이 그려진 큰 바위로 자동차를 폭삭 찌그러트린 정물화 시리즈가 있다. 익살스러워 보이는 작업이지만, 그것이 가리키는 것은 가볍지 않다. 이 설치 작품에서 아래에 깔린 자동차는 기술과 문명을 상징한다. 따라서 얼굴의 꼴을 한 돌이 자동차를 짓누르고 있는 형상은 닫힌 이성과 논리 따위는 열린 자연의 발밑에 두겠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라는 핑계로 행해지는 모든 계산적이고 권력 중심적인 질서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자동차와 바위가 희극적으로 충돌하는 그 지점에서, 경직된 이성적 개념과 구조가 와장창 내려앉는 바로 그 통쾌한 지점에서, 작가의 한결같은 목소리가 다시 굵게 울린다. 기존의 원칙과 기준들을 구겨버리고, 혼종의 분열증적 개별 정체성을 추구하겠다는 굳건한 선언이 들린다.
--- p.52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있는 동안 땅에 묻은 돼지의 침출수가 흘러나왔다. 우리가 마시는 물의 상수원인 임진강에서 16킬로밖에 떨어지지 않은 연천의 흙에 죽은 돼지들의 붉은 피가 비쳤다. 그 뉴스를 본 날 조은지 작가를 만났더랬다. 돼지는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은지를 가르쳐주려고 이 세상에 온 거 같다는 나의 한탄에, 조은지 작가는 “돼지는 그냥 잘 살려고 태어났지, 인간을 위해 뭘 하러 온 것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부끄럽게도 나는 여전히 인간 중심의 잘못된 교훈을 읊조리고 있었다. 맞다. 돼지는 당연히 우리를 위해 태어나지 않았다. 하나의 생명으로서 흠뻑 살면서 행복을 느끼기 위해 태어났을 뿐이다.
--- p.80

피에르 위그 작업의 핵심은 관객이 이 자연스러움을 의심하는 데서 생긴다. 작가의 의도적인 미학적 배치가 유기적 생명체들의 아름다운 성장과 뒤섞여, 어디서부터가 예술이고 어디까지가 자연인지 그 경계가 모호하다. 이 혼란스러운 현장에서, 관객은 이쪽과 저쪽을 임의적이고 변덕스러운 기준으로 나눠보고 모아본다. 아까는 자연이었던 것을 지금은 예술로 바라본다. 지금은 예술인 듯하지만, 좀 지난 후에는 자연이었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과연, 자연을 제멋대로 규정한다. 피에르 위그의 예술적 생태계 앞에서 관객은 겸손해질 수밖에 없다. 자연이 예술보다 덜 아름답지 않고 예술이 자연보다 더 구성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과 문명, 자연과 예술이라는 인간 중심의 이분법적인 분류가 형편없이 느껴진다. 이 나눔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지점에서 관객은 자신도 작업의 일부이고, 자연의 일부이며, 생태계의 구성원이라는 것을 문득 깨달을 수 있다.
--- p.88

이미지는 선명하고 자세할수록 우리를 더 쉽게 홀린다. 아프리카 태양의 색이 붉게 타오를수록, 사자의 코털까지 상세히 잘 보일수록, 사자가 있어야 할 자리에 는 인간이 들어앉는다. 잘 만들어진 이미지들은 눈에 보이는 게 전부라며 우리를 속인다. 모두 봤다고 생각하게 함으로써, 다른 것을 알려고 하거나 날 선 질문을 하지 않게 만든다.〈코타키나 블루 1〉과〈1967_2015〉는 눈 을 감으면 더 잘 들리고, 더 잘 들으려고 하면 새로운 것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얘기하고자 한다. 보기 좋은 이미지를 의심하면, 모니터를 넘어 훨씬 더 먼 곳까지 갈 수 있다. 야생이나 열대의 섬, 기적의 금광이 아니라 자연을 대하는 인간 중심적 태도와 영화 산업 노동자들의 존재, 그리고 독재의 음흉한 모의를 발견할 수 있다.
--- p.101

정서영 작가는 “작업을 통해 전혀 상관없는 것들이 만나서 같은 시공간을 공유하는 순간을 만들어내고 싶다”고 말한다. 여기서 순간이란 재료와 대상과의 조합일 수도 있고, 작가와 관객의 관계일 수도 있으며, 관객과 작품의 만남일 수도 있겠다. 정서영의 조각을 둘러싼 이 다양한 결합과 해체는 전혀 필연적이지 않다. 엉뚱하게 움직이면서 우연히 서로를 스칠 뿐이다. 그런 뜻밖의 만남 속에서, 작가의 헐거운 언어는 ‘넓적한’** 힘을 펼친다. 예술을 기호학적으로 또렷이 해석하고, 딱딱한 담론 안에서 정답을 찾고자 하는 기존의 시도에 다른 물길을 낸다. 정서영의 표현은 시적 여지를 남기고, 관객들은 그 속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작가가 넉넉하게 틔운 공간 안에서 실컷 숨 쉴 수 있다.
--- p.147

모두가 별의 흔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주변의 존재들이 한층 친밀하게 느껴진다. 케이티 패터슨이 죽은 별을 그린 이유도 그런 길고도 가까운 끌림에서 시작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오랜 시간 동안 세계가 만들어지고 생명이 탄생하고 퍼져서, 서로 만나고 이어지는 길고도 느린 호흡이 경이롭다. 백만 년 혹은 백억 년의 시간을 반짝이다가, 나와 당신의 사이를 이어준 별의 그 유구한 나눔이 눈부시다. 몸에 흐르는 따뜻한 피에서 같은 별과 하나의 우주를 느끼며, 둥근 지구를 생각한다. 별이 빛나기 시작했던 수억 년 전부터, 우리는 이 초록의 행성에서 만날 수밖에 없는 사이였다. 혼자서만 따로 존재할 수 없는 깊은 인연이었다. 그 촘촘한 연결 안에서, 우리는 옆 사람이 내뱉은 숨을 다시 마시며 함께 살고 있다.
---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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