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쓰면서 그동안 만난 60여 명의 인사들과 장시간 인터뷰한 내용을 분석해 보니, 인물마다 또는 사업 분야마다 각기 다른 말을 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 기저에는 모두 ‘마찰을 제거한다’는 동일한 개념이 깔려 있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내가 인터뷰한 모든 인물은 하나같이 어딘가에서, 아니 더 나아가 모든 곳에서 마찰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그들 중 일부는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자신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마찰을 줄이고 있었다. 또 어떤 이들은 고객 경험을 개선하고 매출을 올리기 위한 방편으로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서문’ 」중에서
앞으로 소개할 인물들은 모두 디지털 시대에 일어나고 있는 이런 지각변동을 누구보다 앞서 인지하고, 그것이 ‘시간’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이해한 사람들이다. 인터넷은 셀 수 없을 만큼 수많은 방식으로 시간의 개념을 바꿔 놓았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것 중 재생 불가능하면서 가장 중요한 자원인 ‘시간’의 가치를 새롭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가능한 거의 모든 부문에서 마찰을 제거함으로써 그 일에 투입하던 시간을 되돌려 받아 다른 일에 배당할 수 있다. 그 결과 새로 ‘발견된 시간’들을 가족과 함께 보내거나 내면을 확장하는 등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일에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1장. 마찰이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중에서
보다시피 나는 마찰과 장애물을 집요하게 제거하고 나 자신이 마찰이나 장애물이 되는 것도 거부했다. 최적의 팀을 구축하는 것이 기업가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라는 뜻이다. 공동 창업자인 브릿은 전설적인 벤처 투자자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의 논평을 즐겨 언급한다. 그는 “당신이 건설하는 팀이 궁극적으로 당신이 건설하는 기업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전적으로 동의한다. 대개의 경우 처음부터 정말 좋은 사람들을 요직에 채용하는 것이 빠른 성공과 실패를 좌우한다.
---「‘2장. 마찰 제로로 향하는 여정’ 」중에서
소셜미디어 코디네이터와 SEO(검색엔진 최적화) 전문가가 10년 전에 존재하지 않는 직업이었다는 사실이 우리가 이 책을 집필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우리 업계에서는 둘 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각조차 할 수 없었던 하이브리드 직업이다. 디자이너들도 이제 기술과 관련된 일이나 데이터 분석 업무를 병행해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좌뇌와 우뇌를 오가며 일해야 한다. 이 문장을 반복해서 읽어라. 이는 앞으로 모든 사장이 필요로 하게 될 직무의 조합이다. 즉, 창조적이면서도 공동의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우뇌와 좌뇌를 ‘마찰 없이’ 오가면서 일할 수 있는 인재를 찾게 될 것이다. 당신의 자녀들이 그런 성향을 가졌다면, 앞으로 꼭 필요한 능력이 될 것이므로 그 성향을 개발하도록 도와야 한다.
---「‘3장. 마찰을 제거한 빅테크들’ 」중에서
이것이 바로 전자상거래의 제3의 물결인 것이다. 첫 번째 물결은 생활필수품 판매였고 승자는 아마존이었다. 아마존은 일상적인 상품들의 배송을 완벽하게 개선했다. 소비자는 상품을 받기까지 누구와도 소통할 필요가 없다.
두 번째 물결은 매트리스 쇼핑몰 캐스퍼Casper와 안경 쇼핑몰 와비 파커Warby Parker 같은 기업들이 해당된다. 비교적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상품들을 감성을 사로잡는 브랜드로 탈바꿈시킨 기업들이다. 여기서도 역시 판매가 이루어지는 데 사람의 개입이 그다지 필요치 않다.
세 번째 물결은 온라인 사업 모델에 사람의 서비스나 인간적인 요소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해당될 것이다. 다음에 성공할 기업들은 캡슐이 한 것처럼 실시간 상담이 가능한 약사를 당신의 휴대폰을 통해 만날 수 있게 하는 등의 일을 해야 할 것이다.
---「‘4장. 마찰 제로의 경험’ 」중에서
우리가 ‘마찰 없음’ 개념에 대해 질문하자 앨런은 자신이 이전에 스타트업을 경영했을 때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들이 존재한다고 언급했다. “사업을 시작한다는 자체가 마찰이 없는 것과는 거리가 멀죠. 사업을 유지하려면 많은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저희는 5년 동안 먼 길을 달려왔어요. 예전에는 당신의 브랜드를 아주 마음에 들어 하는 고객이 다른 사람들에게 쉽고 매끄럽게 추천할 수 있는 기능을 만들기 위해서는 스스로 그것을 설계해야만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10~15개의 추천 프로그램이 있어서, 말 그대로 연결만 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고 비용도 한 달에 25달러밖에 들지 않아요.” (……중략……) 요즘에는 커뮤니티가 전부라고 할 수 있다. 앨런과 스카프는 고객들과 더 깊은 연결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잊지 않는다. 2019년 초 그들은 기본적인 스킨케어 방법과 그들의 제품에 쓰이는 재료, 잘못된 고정관념을 깨는 유익한 글 등 50여 개의 주제를 다루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 시작했다. 앨런이 말했다. “그 내용의 대다수는 데이브와 제가 사업을 운영하면서 배운 것들입니다. 말도 안 되는 가짜 정보들이 많이 떠돌아다니고 있었기 때문이죠.
---「‘4장. 마찰 제로의 경험’ 」중에서
“최상의 사업 모델은 디지털과 사람이 조화로운 조합으로 함께 가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죠”라고 피츠제럴드는 말한다. 모든 것이 결국은 인공지능으로 귀결될까? 페이스북에 한번 물어보라. 페이스북은 인공지능으로 운영할 계획이었지만 그들의 자체 학습 메커니즘이 보기 좋게 실패했기 때문에 지금은 인간적인 요소를 점점 더 많이 추가하고 있다. 전자상거래라고 해서 항상 실제 사람의 역할이 필요 없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가끔은 여전
히 실제 사람의 관여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어떤 과정에서 몇 명의 인력을 줄이면 마찰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인력을 제외하면 애초에 그 과정을 시작조차 하기 힘들어진다.
---「‘4장. 마찰 제로의 경험’ 」중에서
재고 보유량이 적을수록 운신은 더 유연해질 수 있다. 극단적인 경우 재고가 전혀 없으면 무한한 유연성을 갖게 된다. 웨이페어에서 그와 같은 경우를 본 적이 있다. 웨이페어에는 약 1,300만 건의 상품이 존재하지만 재고는 거의 없다. 어떻게 그렇게 하는 것일까? 여기서 ‘생산자 직접 배송’ 개념이 나온다. 사이트에서 도매 상품들을 관리하면서 상품에 대한 접촉 없이 고객들에게 상품을 판매하는 개념이다. 이것이 웨이페어의 성공 비결 중 하나다. 그리고 아마존의 성공 비결이기도 하다. 그들은 다른 사업자들의 상품을 팔아 주는 시장인 것이다. ‘웨이페어나 아마존 같은 방식을 드웰스튜디오와 결합시킬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자 섬광 같은 깨달음이 찾아왔다. 나는 물류센터가 없이는 소비재 브랜드 사업을 구축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아마존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재고가 없이도 소비재 브랜드 사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때 아이디어가 번뜩 떠올랐다. 다른 사업을 해 보겠다는 나의 초기계획이 윤곽을 잡아가기 시작한 것이다.
---「‘5장. 마찰이 제거된 경쟁’ 」중에서
‘공급 사슬 효과’라는 표현은 웨이페어 이전에는 나도 들어 본 적이 없는 것 같지만, 지금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 중 하나다. 그렇다면 ‘공급 업체 점수’란 무엇일까? 그것 역시 내 단어장에 없는 용어였다. 하지만 그 두 요소 모두 미래 소매업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빠른 속도와 저렴한 가격, 좋은 품질이 삼위일체를 이루기 위해서는 이 두 레버를 당겨야만 한다.
매일 나는 소비자들은 잘 눈치채지 못할 사업의 어느 부분에서 더 많은 이윤을 쥐어짤지 고민하는 시간이 많다. 디인사이드에서는 우리만의 디자인을 창조하고 실행할 수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사내에 두고 있으며 디자인을 공급 사슬의 일부로 규정한다. 일단 고객이 가구를 주문하면, 가구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제작된다. 전통적으로 자본 집약적으로 운영되었던 분야에서 자본 효율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5장. 마찰이 제거된 경쟁’ 」중에서
‘조직이 곧 상품이다’라는 개념으로 다시 돌아가 보자. 이 말은 무슨 의미일까? 당신이 만들고 있는 상품과 그 상품의 경쟁 우위를 어떻게 지켜 낼 것인가에 모든 시간을 바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모든 것은 결국 당신의 손을 떠나갈 것이다. 당신이 만든 것을 지키려고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 아니다(버칼터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당신의 노력의 가치를 극대화해야 한다고 믿는다). 다음에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 끊임없이 살피고 오늘에서 내일로, 가능한 한 마찰이 없는 방식으로 능숙하게 전환할 줄 아는 조직을 건설하는 데 충분히(혹은 더 많이)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2~3년 주기로 혁신을 단행할 수 있는 내부 역량을 지니고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서 그런 성장 지향적 자세를 가진 인력들을 훈련하고 개발해야 해요. 그렇게 하는 것이 조직이 민첩하게 대응해 다음 성장 곡선으로 진입할 수 있게 만드는 유일한 길이죠.”
---「‘6장. 마찰이 없는 조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