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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홍글씨 (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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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112쪽 | 192*282*20mm
ISBN13 9791160262667
ISBN10 116026266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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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의 오른쪽 젖 자르기는 병원의 무영등無影燈 아래서 벌어지는 현대의 ‘마스텍터미乳房切除手術’가 아니다. 그것은 모성을 부분적으로 포기하는 한이 있더라도 남성의 노예 노릇만은 거절하겠다는 피눈물 나는 선택의 산물이 아니었을까. 나날이 확산되어가던 가부장家父長 사회에 대한 모권 사회의, 마지막 저항의 몸부림은 아니었을까?
(……)
상징적으로 말하자면 나도 젖을 잘랐다. 그것은 병원에서, 마취 상태에서 받은 마스텍터미가 아니었다. 젖을 맡기고 마취 상태에서, 잘리기를 기다렸다가, 붕대 싸매고 돌아서는 그런 마스텍터미가 아니었다. 내 손으로 잘랐다. 나는 이제 아마존이다. 젖이 없는 여자다.
--- p.12~13

나는 이마를 내밀고 요구한다. 내 이마에 핏빛 진홍글씨로 자자刺字하라.
두렵지 않으냐고? 처음에는 두려웠다. 그러나 이제는 두렵지 않다. 희망을, 화해를 요구하는 비굴한 미소를 포기했기 때문이다. 나는 알았다. 나는 두려움이 노예를 만든다는 것을 알았다. 노예만이 두려워한다는 걸 알았다. 이제 나는 자유인이므로, 젖이 없는 아마존이므로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 나는 내 몸에서 돌출해 있는, 머리 다음으로 귀중한 것을 잘랐다. 가장 귀중한 것을 자르지 않은 것은, 이 글을 남기기 위해서였다.
--- p.13~14

유학생 부부에게 일어나는 일 중에서 또 하나 두드러지는 것은, 아내에 대한 남편의, 안팎이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상반되는 태도다. 대부분의 한국인 유학생 남편은 집안에서는 한국에서 하던 것과 똑같은 태도로 아내를 대한다. 말하자면 밥 가져오너라, 국 가져오너라, 와이셔츠 다려놓아라, 여편네가 집에서 뭐 하는 일이 있다고 집구석이 쓰레기하치장 꼴이냐, 하는 식이다. 나는 뷔페식당에서까지 아내에게 무슨 무슨 음식 가져오너라, 하고 명령하는 한국인 남편을 본 적이 있다. 남편이 좋아할 것으로 짐작하고 남편 음식을 알아서 챙겨오는 한국인 아내를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이들이 간혹 초대받아 가보는 미국인의 가정은, 능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이것과는 딴판이다. 미국인 가정이 손님을 초대하는 경우 남편은 숫제 머슴 꼴이 되어 아내가 시키는 대로, 아내의 입 안에 든 혀처럼 움직이는 것이 보통이다. 손님 간 뒤에는 아내에게, 신문 가져와, 리모컨 어디 있어, 이러면서 잔심부름을 많이 시킬 값에라도 손님 앞에서는 껌뻑 죽는 시늉을 하고는 했다. 이런 것을 자주 보게 될 경우, 대부분의 한국의 아내들은 당연히, 미국 여자들에 견주면 한국 여자는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구나, 할 법하다.
--- p.31~32

나는 텔레비전에 나오는 남편들은 하나같이 아내를 하대하고 아내들은 하나같이 남편을 예대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여자다. 한국인 부부의 경우, 남편의 나이는 아내의 나이보다 3, 4년 많은 것이 보통이다. 그 경우의 예대와 하대까지 시비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동갑일 경우에도 예대와 하대가 반듯하게 갈린다는 점이다. 부부가 동갑인데도 남편은 아내를 하대하고 아내는 남편을 예대하게 하는 작가와 감독을 나는 살짝 경멸한다. 그렇게 쓰는 작가나 감독이 여자일 경우 나는 그만 슬퍼지고 만다. 나는, 30년을 함께 살고도 남편이라는 자가 아내에게, 내 집에서 나가, 하고 고함을 지르는 광경을 텔레비전에서 보고는 치를 떤 적이 있다. 무서운 무신경이 아닌가?
--- p.32~33

사람의 마음만큼 몸속 깊은 곳에서 보이지 않게 작용하는 것도 없을 것 같다. 짐승은 대개의 경우 마음의 작용을 사람들에게 읽히고 만다. 위스콘신에서 남편과 둘이서 낚시하러 다닐 때 나는 이것을 알았다. 그는 물고기의 마음이라는 것을 읽는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나는 그때 많은 동물들은 동물심리학이라는 것을 통해 사람들에게 그 마음을 읽히고 만다는 느낌을 받았다. 사람이 짐승의 주인 노릇을 하는 것도 어쩌면 짐승에게 그 마음을 읽히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완벽한 이중인격이 인간에게만 가능한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 p.54
“한 달에 한 번쯤 들른다는 거 나도 아니까, 조심해… … 참, 밈시가 퀘벡의 병원에서 자궁 수술을 받았대. 토끼 새끼만한 기름 덩어리를 적출摘出했다던가… …. 부위가 부위인 만큼 위로 인사하기에는 적합하지 않겠다.”
“자궁은 한낱 명사名詞에 불과하다.”
“여자에게는 눈물 나는 일이라고… ….”
--- p.67

나는 이렇게 해서,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보게 되고 만다. 아득한 옛 신화가 ‘세멜레의 운명’이라고 부르는 것, ‘악타이온의 운명’이라고 부르는 것과 나는 이렇게 해서 낯을 익힌 셈이다. 세멜레는, 보아서는 안 되는 빛의 신 제우스의 본모습을 보여달라고 졸랐다가 결국 그 모습을 보고는 그 위광威光에 타죽은 여자다. 악타이온은 목욕하는 사냥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알몸을 본 죄로, 제 손으로 몰고 다니던 사냥개 이빨에 뜯겨 죽었다.
내가, 보아서는 안 될 것을 본 죄로 그들과 같은 벌을 받는다면 내 남편은 신인가? 턱도 없는 소리. 나는, 내가 진상이라고 믿던 것을 본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 p.70~71

내 세대 자매들과 다음 세대 딸들에게 써서 남긴다. 쓰고 나니 조금 후련하다. 슬픔이 가라앉힌 모양이다.
사랑하라. 이것은 딸들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싸워라. 이것은 딸들이 지켜야 하는 원칙이다.
특권을 원칙에 앞세워서는 안 된다.
그러면 둘 다 잃는다.
--- p.85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주인공 ‘나’는 한국 사회의 전형적인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에 물든 가정에서 나고 자란 여성이다. 결혼해서도 딸 둘만 둔 ‘나’는 물론이고 역시나 딸들만 줄줄이 낳은 장남 오라버니도 ‘나’의 아버지 앞에서는 찬밥 신세이며, 오직 아들을 본 남동생 부부만 환영받는다. 친정 모임에서도 ‘나’와 남편을 비롯하여 두 딸은 ‘헛것들’이라 불리며 대놓고 차별과 괄시를 받는다. 비교적 남성우월주의를 벗어난 남편과의 삶에서 ‘나’는 다소 위로를 받으며 여성이 처한 불평등한 현실에 조금씩 눈뜨지만, 그 길은 험난하다.

온 가족과 위스콘신의 메디슨으로 떠났던 ‘나’는 그곳에서 남편과 함께 대학원 공부를 한다. 남편의 직장인 은행에서 연수 프로그램 기금을 받아 경영대학원(MBA) 석사과정을 다니는 겸, ‘나’도 같이 공부를 한 것이다. 여느 한국인과 달리 상대적으로 성에 관해 평등적인 남편임에도 불구하고, ‘나’는 남편의 연수원 영어 강사 ‘밈시 헤스터’를 경계한다. ‘밈시’는 꾸밈없이 성과 이혼을 밝히고, 또 사람들과 허물없이 지내는 당당한 모습을 갖고 있기에, 한국인 여성으로 주눅 든 삶을 살아온 ‘나’와는 비교하는 자격지심을 부추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와 두 딸을 향한 사랑만으로 살아온 남편조차도 ‘밈시’가 매혹적임을 인정하지만 결코 다른 마음을 품지 않는다며 ‘나’를 다독인다.

시간이 흘러 경영대학원 과정을 마친 남편은, 느닷없이 박사과정까지 공부를 이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다. ‘나’는 당혹감과 더불어 외도의 우려를 넌지시 던지지만, 남편은 거듭 ‘나’를 안심시킨다. ‘나’와 두 딸과 멀리 떨어진 채 홀로 공부하는 생활을 시작한 남편은, 이메일로 한결같이 연락을 취한다. 어느 날 남편은 ‘밈시’와 계속해서 교류하고 있음을 고백하고, ‘나’는 재차 ‘밈시’와의 관계를 의심한다. 의심의 꼬리가 길어져 ‘나’는 남편에게 배달되어온 우편물을 통해 외도를 추측하게 되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이윤기의 『진홍글씨』는 문제적이다. 『진홍글씨』의 문제성은 우선 남성 작가에 의해 쓰인 이 소설이 여성 억압적 현실에 대한 비판을 서사화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이제까지 남근중심적 사회에 대한 비판은 여성 작가의 전유물이었다. 특히나 90년대 들어서는 수많은 여성 작가들이 남성에 의해 혹은 남성에 비해 철저하게 훼손된 여성의 삶에 주목했으며, 그 결과 여성 문제를 다룬 소설은 90년대 문학의 가장 거대한 줄기로 자리 한 바 있다. 하지만 남성 작가들은 이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철저히 침묵해왔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러한 관심에 대해 극도의 반감을 표출한 바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다면 남성 작가인 이윤기가 이 문제를 정면으로 서사화했다는 점은 기존의 문학의 장(場)의 구조와 역사를 거스르는 대단한 서사적 모험이라 할 만하다.
- 류보선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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