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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가 건너는 강 (큰글자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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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4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192*282*20mm
ISBN13 9791160262674
ISBN10 11602626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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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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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인간의 결정적 진실은 유치해 보이는 부적절한 언어를 통해서 더 잘 전달된다는 사실이 직업적으로 글을 쓰는 작가에게는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 단세포적 표현, 치명적인 실수가 그 사람의 향기가 되는 사태는 얼마나 경악할 만한 일인가?
--- p.12

나는 문학을, ‘이름 붙일 수 없는 것에다 이름을 지어 붙이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학문은 나날이 쌓아야 하고, 도는 나날이 비워야 하듯이 ‘이름 붙일 수 없는 것’에다 지어 붙이는 이름은 나날이 늘려야 하고 ‘제 이름’에 붙는 이름은 나날이 지워가야 하는 것이다.
내가 건너는 강의 여울목은 물살이 어찌 이리도 험한가?
--- p.30~31

이제 겨우 알겠다. 길 모르는 사람들에게 길 가르쳐줄 때는, 아주 잘 아는 길도 조심스럽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친절하게 가르쳐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겠다.
--- p.33

고백하거니와 가진 것 이상으로 드러나기를 바라면서 살아온 나의 삶은 참으로 고단했다. 그 신산스럽던 내 삶에서 이제 겨우 이 한 구절을 건져올렸다. BE MORE, SEEM LESS…….
--- p.56

원래 하지 않았지만 나는 이제 기도 같은 것은 더욱 하지 않기로 한다. 내 기도가 이루어지는 순간은 문밖에서 흐느끼는 사람이 생기는 순간일 터이므로.
--- p.60

다만 다를 뿐이다. 틀리는 것이 아니다. 내가 여러 차례 지적해왔거니와 우리는 ‘다름’과 ‘틀림’을 혼용하는 기이한 시대를 살고 있다.
--- p.68

내가 세상 살면서 들은 말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 한마디. 내 정신의, 오래되고 또 오래된 희망 사항.
“……연장마다 물집 잡히는 데가 다 달라요”
--- p.138

신화가 황당하게 들리는 것은 그 의미의 그물망이 아주 폭넓고, 따라서 해석의 가능성이 폭넓게 열려 있기 때문일 것이다. 말하자면 서로 모순되는 무수한 개념을 이야기에다 통합함으로써, 초라한 언어가 야기시킬 수 있는 온갖 시비是非를 포괄적인 언어에다 녹여들였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 p.169

행복한 관계에 시혜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수혜자가 있을 뿐이다. 그 까닭은, 언제나, 충분히 고마워하는 수혜자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독자와 내가 서로 수혜자라고 우길 수 있게 되기만 한다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글쟁이일 수 있을 터인데, 과연 그런 날이 오기는 올 것인지. 하지만 오는 것을 기다리고만 있지는 않겠다. 내가 만들고 말겠다.
--- p.256~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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