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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내기 위한 수많은 삶

살아내기 위한 수많은 삶

: 콜롬비아 대표 현대소설선

[ 양장 ]
리뷰 총점9.8 리뷰 9건 | 판매지수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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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중남미소설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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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1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76g | 128*198*20mm
ISBN13 9791167070630
ISBN10 116707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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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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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직도 침대에 오줌을 싼다. 엄마는 시트에 남은 얼룩을 볼 때마다 운다. 하지만 안 우는 척한다. 어깨를 들썩이지도, 콧물을 훌쩍이지도 않고, 그저 소리 죽여 운다. 엄마는 얼굴이 빨개졌지만, 내게 등을 돌리고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나는 오줌을 싸고 엄마는 눈물을 흘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너무 오랫동안 반복되어 왔기 때문에, 이젠 엄마가 등을 돌리고 있을 때 우는지 안 우는지 나는 금세 알 수 있다. 물론 엄마나 나는 하루를 그런 식으로 시작하고 싶지는 않다.
--- 「라우라 오르티스, 아메리카 호랑이: 판테라 온카」 중에서

두고 보면 알겠지만, 나는 사람들을 요모조모 뜯어보다가 결국 엉뚱한 결론을 내리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버릇 때문에 지금 생각해도 당황스러운 행동을 하던 시기가 있었다.
--- 「오를란도 에체베리 베네데티, 가택 연금」 중에서

“거기에 두 번 더 갔지. 마지막은 1957년 2월 첫 주였어. 벌목은 점점 더 깊은 산속에서 이루어졌고, 더 많은 동물이 살 곳을 찾아 이리저리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게 보였어. 다람쥐, 원숭이, 새, 거미, 뱀, 모두가 벌목 노동자들처럼 산속을 돌아다녔어. 그 마지막 날 어느 벌목 노동자가 엽총을 두 발 쏘았어. 여기저기 나뭇가지 사이에서 우리는 나무늘보가 나무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 팔로 자기 몸무게를 지탱하다가 곡예라도 부리듯이 여러 번 굴러떨어지는 걸 보았어. 나무늘보가 움직이지 않자, 총을 쏜 남자가 다가가서는 팔을 잡고 흔들다가 눕혔어. 새끼 두 마리가 죽은 어미의 젖을 빨고 있었는데, 죽은 어미는 여전히 새끼들을 꼭 껴안고 있었지. 네 할아버지가 웃으면서, 새끼들 불알을 잘라 혼내야겠어,라고 말하자 모두에게서 웃음이 터져 나왔어. 바지선이 우리를 강 쪽으로 실어나를 때 나는 생각했지 ‘이 사람은 내 남자가 아니야.’ 도대체 나는 이 벌목 노동자와 뭘 하고 있는 거지?”
--- 「이흐안 렌테리아 살라사르,우리 할머니 리타」 중에서

그녀가 살라사르에게 한국전쟁에 관해 물을 때면, 그는 대충 둘러대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잘 기억이 나지 않아.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서.” 물론 그녀는 이해했고, 그의 아이들 역시 이해했다. 누군가가 전쟁터에 있었다면, 누군가가 정말로 전쟁터에 있었다면, 그걸 호들갑스럽게 떠벌릴 용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게 정상이고, 그가 개인적으로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 「후안 가브리엘 바스케스, 개구리」 중에서

나는 그녀에게 뼛속까지 사랑한다고 말했고, 그녀는 그 말에 만족하는 것 같았다. 그녀는 우리가 두 번째로 데이트했을 때부터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다. 나는 그녀가 나를 사랑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녀가 사랑한다는 말의 무게를 이해하지 못해서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 「파트리시아 엥헬, 성인 열전」 중에서

잠시 후, 그는 장화 아가리를 내게 겨누더니 남은 모래를 내 얼굴에 쏟아 부었다. 나는 순간적인 착각, 우발적인 사건, 본의 아닌 실수, 아니면 그냥 장난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가 내게 달려와 얼굴에 묻은 모래를 털어 내고, 내 손을 잡고 화장실로 데려가면서 미안하다고, 그리고 자기도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다고 말해 줄 걸로 믿었다. 하지만 모래는 이미 내 눈에 들어가 있고, 그는 줄을 당겨 검은색 플라스틱 발을 내렸다. 밖에는 황량한 벌판과 석양의 잔해가 남아 있었다. 반면 안에는 어둠이 짙게 깔렸다.
--- 「필라르 킨타나, 모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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