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영어 평가 분야의 전문가인 앤드류 핀치(Andrew Finch) 교수와 신동일 교수가 수년간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만든 Integrating Teaching and Assessment in the EFL Classroom: A Practical Guide for Teachers in Korea(2005)의 한국어판이다.

현재의 경쟁 중심의 교육 평가법에 대한 비판과 반성, 거기서 더 나아가 국내 교육에 적합한 실천적인 대안까지 저자들은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모든 내용은 실제 교실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현직 교사에서부터 앞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될 모든 이들이, 당장 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예비교사들에게 필요한 이론적 지식에서부터 현직교사들에게 당장 필요한 수업 시간에 필요한 다양한 평가법까지 고루 들어있다.

수행평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수행평가가 본격적으로 도입되었으나 아직도 수행평가에 대한 제대로 된 정의가 교육 현장인 교실에서는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수행평가를 시행하라는 교육 당국의 지침에 따라 학교 교실에서 행해지는 영어 능력 평가는 영어 듣기 평가, 영어 말하기 평가, 영어 쓰기 평가 등이 있다. 그리고 평가의 방법은 대개의 학교에서 교과서 속의 다이얼로그를 외워서 발표하는 것이 말하기 평가로 대체되고, 교과서 지문을 외워서 몇 구절 쓰거나, 문장 속 빈 칸에 단어를 채워 넣는 것이 쓰기 평가로 대체되는 식이다.

국내 교육 현실에 적합한 영어 교육 평가서
이런 평가 속에 공정하고 올바른 평가가 가능할 것인지, 모두 비슷비슷한 실력의 학습자들을 분류해서 점수를 매겨야 하기 때문에 0.5점 차이에도 울고 웃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 속에서 영어 평가는 당연히 경쟁 속에서 치러지기 마련이고, 평가는 학습과는 별개의 것이 된다. 저자들은 이 상황에 강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평가는 학습의 연장선이다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평가와 학습은 통합돼야 한다. 시험이 학생들의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국내의 현실에서는 더욱이 그렇게 되어야 한다. 이 책에는 현재의 경쟁 중심의 교육 평가법에 대한 비판과 반성, 거기서 더 나아가 국내 교육에 적합한 실천적인 대안까지 저자들은 제시하고 있다.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이 책에서 가장 많이 접하게 될 단어는 CBA(Classroom-Based Assessment)이다. 1장에서는 평가는 학습의 과정이며, 학생이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못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과는 다르다), 단순 암기 테스트가 아닌 학생들의 수행 결과물에 대한 평가를 하며 영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모두 다른 환경과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감정적인 상태나 사회적 능력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는 CBA 평가법에 대해 소개한다. 그리고 CBA에 대한 소개와 함께 국내 교실 현장에서 왜 CBA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밖에 2~7장에서는 경쟁이 협동보다 비효율적인 이유와 국내의 평가 상황에 대한 분석, 평가권을 공개해야 하고 그것을 어떻게 교육 현장에서 행할 수 있을지 그리고 다양한 테스트 방식 등이 소개되고 그 실천방안으로 실제 수업시간에 해볼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평가 방법이 제시된다.

그리고 나머지 8~14장에서는 저자들이 강조하는 실제 학생들의 수행평가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글로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학생들에게 직접 가르쳤던 연구물을 공개한다.

매 장이 시작할 때마다 ‘Reflections’ 코너에서는 국내의 신문 기사나, 예비, 현직 교사들의 교육 상황에 대한 저널로 본문 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고, 교육 실정에 대한 토론을 할 수 있는 화두를 던진다. 그리고 그 내용에 대한 조금 더 심화된 내용으로 곰과 호랑이의 대화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현 교육 상황에 대한 가상의 이야기를 ‘Socratic Dialogue’ 코너에서 읽어볼 수 있다.

모든 장에는 교실 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평가 자료가 들어 있다. 이 자료는 평가도 학습의 일부이며, 즐겁게 이루어져서 수업 시간과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 내용도 크로스워드 퍼즐, 노래를 활용한 영어 듣기 수업, 인터넷을 활용한 평가 등 다양한 접근 방식으로 수업 시간을 다채롭게 만들 수 있도록 한 저자의 노력이 돋보이는 코너이다.

모든 자료는 테스트 후 평가를 하도록 되어 있으며 채점은 자가 평가나 동료 평가가 기본이다. 모든 평가의 주체는 학습자이며, 평가 권한이 교수자와 학습자 모두에게 나누어져야 한다는 저자들의 생각이 잘 반영되어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