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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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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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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0월 2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00g | 136*195*23mm
ISBN13 9788925579306
ISBN10 8925579308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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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오카 이 자식, 전기료를 받아야겠군.”
그렇게 말한 순간 침대 위에서 무언가가 움직였다. 깜짝 놀라 그쪽을 보고는 기겁했다.
생판 모르는 여자가 자고 있었다. 한순간 남의 집에 들어왔나 싶어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보았다. 요 며칠 동안 들어오지 않은 탓에 내 집이라는 느낌이 선뜻 들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남의 집이었다면 문이 열렸을 리 없다. 아무래도 가타오카가 여자를 남겨두고 간 모양이다. 자식, 하야마 히로에 말고도 사귀는 여자가 있었나? 침대로 다가가서 자는 여자의 어깨를 흔들었다.
“이봐요, 일어나요. 시간이 지났다고요.”
설마 죽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잠깐 뇌리를 스쳤지만, 여자의 체온은 유지되고 있었다. 그녀를 여러 번 흔들었더니 어렴풋이 눈을 떴다.
여자는 눈을 깜빡이다 벌떡 일어났다.
“당신, 누구예요?”
--- p.19 「자고 있던 여자」 중에서

“아무튼 한동안은 바깥세상 공기를 쐬지 못하겠지. 그래도 말이야, 우리 같은 낙오자들이 팔자를 고치려면 한판 벌이는 수밖에 없다고.”
내가 잠자코 있자 “생각 있으면 오늘 밤 일 끝난 뒤 내 아파트로 와라”라고 말하고 노보루는 전화를 끊었다. 그날 일을 하면서 어떻게 할지 망설였다. 노보루의 말투로 봐선 이제껏 용돈벌이 삼아 해 온 일과는 차원이 다른 듯했다. 사기꾼 흉내를 내는 짓이나 얌전해 보이는 학생에게 돈을 갈취하는 짓거리라면 여러 번 해 봤다. 낙오자라는 말이 귓가에 맴돌며 사라지지 않았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꼴좋게 낙오되었다.
--- p.57 「판정 콜을 다시 한번!」 중에서

실은 이번 결혼에서는 피로연 같은 것도 하지 않았다. 구청에서 혼인신고를 했을 뿐 결혼식조차 올리지 않았다. 하지만 나오미도 거기에 대해 불만을 느끼는 것 같지는 않았다. 최근 젊은 여성들 사이에 집안끼리 하는 결혼이라는 느낌이 드는 결혼식이나 피로연을 생략하는 이들도 꽤 있다고 하니 그다지 가혹한 이야기는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오미에게 고백하지 않은 것이 있다. 그녀와의 결혼을 화려하게 하고 싶지 않은 이유가 또 하나 있었다. 아니, 나에게는 그것이야말로 가장 큰 이유였다.
--- p.129 「달콤해야 하는데」 중에서

깨우쳐 주는 것, 정말로 그랬다. 유스케는 그러기 위해서 이번 여행을 계획한 것이 틀림없다. 내게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 못마땅한 것이다. 나는 늘 자신감이 없었으니까. 그래서 늘 남의 뒤에 숨어 있었으니까. 그 남이라는 건 대개 유스케였고, 덕분에 그는 친구가 의지하는 그릇이 큰 청년 역할을 해낼 수 있었으니까. 언제부터 그런 관계가 성립된 것일까 생각을 더듬어보았다. 아마도 유치원 때부터일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그 무렵에는 늘 유스케 뒤에 숨어 있었다. 나는 또래 집단에서 나이도 가장 어렸고 당연히 몸집도 작았다. 그에 반해 유스케는 상급생이 한 명 섞여 있나 오해를 살 정도로 덩치가 컸다. 누구라도 유스케를 한 수 위로 보았다. 그의 명령이라면 모두들 잘 훈련받은 군대처럼 충직하게 따랐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한 사람이 잘난 체하면 어디서든 불만이 쌓이기 마련이다. 모두들 그 불만을 가장 약한 자에게 터뜨렸다. 바로 나에게 터뜨린 것이다. 그래서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는 절박함에 나는 유스케 뒤에 딱 달라붙어 지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유스케는 그런 상황이 무척 마음에 드는 듯했다.
--- pp.167~168 「등대에서」 중에서

‘맙소사, 드디어 올 것이 온 건가.’
한숨을 쉬면서 봉투 속을 들여다보았다. 사진이 한 장 들어 있었다. 편지에는 이러쿵저러쿵 썼지만 의외로 괜찮은 남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은근히 조바심을 내며 사진을 꺼냈다. 사진에는 두 남녀가 찍혀 있었다. 남자 쪽은, 소위 말하는 잘생긴 남자는 아니지만 키도 크고 눈을 가늘게 뜨고 웃는 얼굴도 제법 붙임성이 있어 보였다.
‘그런대로 괜찮네, 노리코.’
그런 생각을 하며 여자 쪽으로 시선을 옮긴 순간 “어머!”하고 무심결에 소리를 내고 말았다.
“이게 어떻게 된 거야?”
거기에 찍혀 있는 사람은 노리코가 아니었다. 몸매나 긴 머리는 비슷하지만 얼굴은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어떻게 된 거지?’
--- p.206 「결혼 보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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