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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청년, 호러

안전가옥 FIC-PICK-03이동
리뷰 총점9.8 리뷰 18건 | 판매지수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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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2년 05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10g | 130*205*16mm
ISBN13 9791191193534
ISBN10 1191193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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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2021년 여름, 호러의 계절을 맞이한 독서 플랫폼 〈밀리의 서재〉 독자들은 여섯 편의 서늘한 이야기를 만났다. ‘도시, 청년, 호러’라는 제목으로 묶인 작품들은 익숙한 공간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들을 바탕으로 섬뜩한 상상력을 풀어냄으로써 실감 나는 공포를 선사했다. 어김없이 다시 찾아온 여름에 책으로 엮인 『도시, 청년, 호러』는 원초적인 두려움이 불러일으키는 쾌감 너머로 인간의 어두운 욕망과 현대사회의 그늘을 짚는다.

안전가옥의 옴니버스 픽션 시리즈 [FIC-PICK]의 특색은 이 시대의 독자들에게 흥미롭고도 유의미하게 다가갈 수 있는 테마와, 그 테마를 매력적으로 구현해 내는 믿음직한 작가진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 청년, 호러』에 참여한 작가들은 호러 장르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시절부터 꾸준히 공포 콘텐츠를 창작해 왔다. 짜릿한 공포감을 매개로 타인에 대한 공감과 세계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웰메이드 호러 특유의 매력이 수록 작품 전반에 존재하는 이유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이시우 〈아래쪽〉 7
김동식 〈복층 집〉 42p
허정 〈분실〉 81
전건우 〈Not Alone〉 115
조예은 〈보증금 돌려받기〉 159
남유하 〈화면 공포증〉 191

작가의 말 223
프로듀서의 말 243

저자 소개 (6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왜 상수도 하수도를 도시의 혈관이라고 하잖아? 배수관은 또 어떻고? 아무도 자기 몸속에, 도시의 아래쪽에 뭐가 지나가는지 신경 안 쓰지만, 아무튼 그거 누군가는 관리해야 하는 거잖아? 아무도 신경 안 쓰고 관리 제대로 해 주지 않으면 사람들이 봐선 안 될 걸 보게 되고, 들어서는 안 될 걸 듣게 되는 거고.”
--- p.32 「아래쪽」 중에서

“… 찜찜하지 않아? 그 집주인 내 몸 훑어볼 때부터 변태 같았어. 조심해라 너.”
“아, 진짜 뭐야아….”
울상이 된 홍혜화는 한탄했다.
“내가 왜 뭘 조심해야 하는데? 여자 혼자 살기가 원래 이렇게 힘들어?”
--- p.67 「복층 집」 중에서

아니, 아직 모른다. 자신에게 아직까지 의식이 있는 이유가 뭘까. … 누군가 나를 봐 준다면, 내 존재를 기억해 준다면 나는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 내일 지워지기 전까지가 나의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 이대로 죽을 수 없다. 지금 내 존재를 알리지 않으면 나는 이대로 투명하게 지워질 것이다.
--- p.112 「분실」 중에서

저는 바로 앱을 종료하고 현관문이 제대로 잠겨 있는지, 안전 걸쇠는 걸려 있는지부터 확인했어요. 두 번 세 번 확인했는데도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어요. 심장은 불규칙하게 뛰고 호흡도 거칠어졌어요. 금방이라도 누군가가 초인종을 누르거나 문을 두드릴 것 같았죠.
… 혹시 앱을 해킹해서 내 주소를 알아내면 어떡하지?
아니, 애초에 나를 아는 사람이 지금껏 장난을 쳤던 거라면?
--- p.137~138 「Not Alone」 중에서

취했으면 오지 말고 다음 날에 만나자고 굳이 이야기하지 않은 것은, 당장 뭔가를 담판 짓지 않으면 답답해서 견딜 수 없을 것 같았을 뿐더러, 집주인이 술에 취해 정신이 없을 때 어떻게 구슬리면 보증금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희망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성아는 저도 모르게 부엌의 식칼을 쥐었다 내려놓기를 반복했다. 이 칼로 협박을 한다면, 가능할까? 헛웃음이 비어져 나왔다. 이렇게까지 매달려야 하는 자신이 한심하고 무력하게만 느껴졌다.
--- p.183~184 「보증금 돌려받기」 중에서

귓가에서 의미를 알 수 없는 속삭임이 들렸다. 이게 정말 환청이라면, 내가 화면 공포증의 단계를 밟고 있는 거라면… 마지막 단계가 되면 어쩌지? 공포심을 견디지 못하고 화면에 충돌하게 될까? 극장의 남자애처럼? 연구소의 신입처럼?
… 젠장, 이 도시에 화면이 없는 곳은 없다. 화면은 언제나 어디에나 존재하고, 사람들은 화면을 사랑한다. 21세기의 화면은 신흥 종교나 다름없다.
--- p.208~209 「화면 공포증」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아래쪽〉
나는 약 1년 전의 경험을 아무에게도 쉽게 털어놓지 못하고 있다. 당시 나는 매일 밤 세 시간씩 서울시 지하 관로 정비 일을 했다. 근무 첫날 팀장님은 관로 내부가 캄캄해도 빛을 비춰서는 안 되고, 이동할 때는 반드시 팀장님의 오른쪽 뒤에서 따라가야 하며, 무슨 소리가 들려도 절대 뒤돌아보지 말아야 한다고 일러 준다. 그 이후 사람을 닮은 형상이 기어와 기괴한 신음을 흘려도 애써 무시하며 일해 왔지만 결국 더는 모른 척할 수 없게 되는 날이 오고야 만다. 아래쪽에서 하는 일의 실체와 의미를 알게 된 것도 바로 그날이다.

〈복층 집〉
사회 초년생 혜화는 꿈에 그리던 복층 집을 월세로 구하면서 서울 독립생활을 시작한다. 구질구질한 외관과는 달리 내부가 깔끔하게 리모델링된 새집에서 만족스럽게 지내던 혜화는 집들이 이후로 마음에 불안을 품는다. 초대받은 친구들이 말하길 집주인이 영 변태 같고, 누군가 맞은편 건물에서 혜화네 집을 엿보는 듯하다는 것이다. 집이 안전한 장소가 아닐지 모른다는 혜화의 의심은 물건의 위치가 자기도 모르게 바뀐 것 같다고 느낀 이후 더욱 심각해지고, 불길한 예감에 힘을 싣는 단서들은 점차 늘어난다.

〈분실〉
6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석진은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고시원에 들어간다. 낡디낡은 방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침대 쪽 벽에 있는 사람 크기만 한 얼룩이다. 얼룩 부근에서는 누군가 자그맣게 속삭이는 소리까지 난다. 커터 칼을 동원해도 없어지지 않던 얼룩을 독성이 강하다는 용액으로 처리하고 개운해진 것도 잠시, 문제의 용액은 지워져서는 안 될 것들을 향해 퍼져 나간다. 그즈음부터 소유물을 계속해서 잃어버리게 된 석진은 상황을 되돌리고자 바삐 움직이기 시작한다.

〈Not Alone〉
미수는 경찰서에 찾아가 사람을 죽였다고 자백한다. 그리고 자신의 살인이 정당방위였음을 설명하겠다며 긴 이야기를 꺼낸다. 미수는 본디 활달한 성격으로 늘 무리의 중심에 있었지만, 지방대 졸업 후 대기업에 입사한 뒤로는 화려한 스펙을 지닌 동료들에게 철저히 무시당한다. 외로움에 몸부림치던 미수는 선배로부터 ‘Not Alone’이라는 앱을 소개받고, 그 안에서 대화를 나누고 커뮤니티 활동에 열중하는 동안 예전의 활기를 되찾는다. 그 과정에서 만난 한 친구에 대한 호감은 미수의 목숨을 위협하는 사건으로 번진다.

〈보증금 돌려받기〉
성아가 사는 월세 집의 계약 기간이 끝나 간다. 대낮에는 해가 들지 않아 캄캄하고 한밤에는 유흥가가 가까워 시끄러운 집이다. 집주인에게 방을 빼겠다고 전한 성아는 보증금을 돌려받아 이사할 날을 기다린다. 그러나 집주인은 방이 나가지 않으면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며 악을 쓰고, 지방에 사는 엄마는 보증금 일부를 동생 학원비로 써야 한다며 독촉하고, 집 앞 밤거리에서는 희뜩한 얼굴의 남녀 무리가 창밖을 내다보는 성아를 빤히 응시한다. 꼬일 대로 꼬인 상황에 둘러싸인 성아는 분노를 차곡차곡 쌓아 간다.

〈화면 공포증〉
남자친구와 영화관에 간 나는 기묘한 사건을 목격한다. 한 남자가 상영이 시작되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스크린을 들이받고는 피범벅이 된 채 쓰러진 것이다. 웹상에는 그 남자가 화면 공포증에 걸렸으리라는 추측이 떠돈다. 외국 네티즌의 정리에 따르면 화면 공포증의 증상은 화면에 대한 불쾌감으로 시작되어 환청, 극도의 공포감을 거쳐 충돌로 마무리된다. 화면을 많이 볼수록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는데 현대사회의 일원이자 회사원인 내가 화면에서 벗어날 방도는 없다. 주변에서 의심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나는 불안감에 휩싸인다.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가깝기에 증폭되는 공포
‘괴담’이란 단어는 흔히 ‘학교’나 ‘도시’ 등 우리 주변의 공간과 결합한다. 오랜 시간을 보내는, 안전해야 할 장소에 위협이 도사린다는 상상이 두려움을 증폭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장르 소설의 주 독자층인 청년은 학교나 직장과 가까운 도시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도시, 청년, 호러》는 호러 독자가 기대하는 기본적인 쾌감을 배경 설정을 통해 이미 준비해 두었다고 제목에서부터 알리는 책인 셈이다.

호러 장르에 꾸준히 관심을 둔 독자라면 작가진을 확인하고 반색할 수도 있다. 호러 콘텐츠의 부흥과 발전을 꾀하는 창작 그룹 ‘괴이학회’의 창립 멤버인 이시우 작가와 남유하 작가, 대형 커뮤니티 공포 게시판 활동을 바탕으로 열 권의 단편소설집을 출간하며 혜성처럼 등장한 김동식 작가, 〈살인의 추억〉이 세웠던 국내 스릴러 영화 관객 수 1위 기록을 무너뜨린 〈숨바꼭질〉을 통해 괴담과 현실의 오싹한 접점을 포착한 허정 감독, 30년에 걸쳐 호러를 사랑했고 근 15년 동안 공포 소설을 써 온 전건우 작가, 지극히 현실적인 괴로움과 상상에 기반한 섬뜩함을 매끄럽게 연결하는 조예은 작가까지, 상대적으로 척박했던 우리나라 공포 문학계에서 굳건한 존재감을 보여 온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가까운 곳에서 건네는 위로
‘도시, 청년, 호러’는 공감을 위한 테마이기도 하다. 수록 작품들은 이 시대 젊은 세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투영한다. 우리는 노동의 의미를 배울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알아주는 이 없는 일을 하다 스러진다. 여자 혼자 산다는 것이 알려지면 혹여 안 좋은 일이 생길까 봐 허술하게 만들어진 집 안에서 불안에 떤다. 수많은 사람과 얽혀 살면서도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해 인터넷 커뮤니티를 떠돌지만, 화면 속 세상을 현실로 삼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 꿈에 조금이나마 다가가기 위해 주거 환경과 인간관계와 생활 수준을 희생해 봐도 행복이 잡히기는커녕 더 멀어질 뿐이다.

도시민이기에, 청년이기에 괴로워하는 이들의 손을 장르 문법을 통해 맞잡고자 했다. 때로는 고통의 강도를 높이고 범위를 늘려 강조하는 방식을, 때로는 두려움에 통쾌하게 맞서는 방식을, 때로는 누적된 아픔을 견디다 못해 일그러진 존재를 보여 주는 방식을 택했다. 롤러코스터를 탄 뒤에 내딛는 땅이 이전보다 안전하게 느껴지듯, 《도시, 청년, 호러》의 마지막 장을 덮은 뒤 돌아본 독자들의 삶이 조금 덜 외롭기를 바란다.

회원리뷰 (18건) 리뷰 총점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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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가깝고 익숙한 공간 속에서 느끼는 공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달**러 | 2022.07.08 | 추천4 | 댓글0 리뷰제목
  " 가깝고 익숙한 공간 속에서 느끼는 공포  "   이시우, 김동식, 허정, 전건우, 조예은, 남유하의 <도시, 청년, 호러  >를 읽고     " 가깝고 익숙한 공간 속에서 느끼는 공포"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청년들이 느끼게 되는 공포 이야기-   예전에 우리는 끔찍한 모습의 괴물이나 귀신의 모습을 보고 공포를 느끼;
리뷰제목

 

" 가깝고 익숙한 공간 속에서 느끼는 공포  "

 

이시우, 김동식, 허정, 전건우, 조예은, 남유하 도시, 청년, 호러  >를 읽고

 


 

" 가깝고 익숙한 공간 속에서 느끼는 공포"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청년들이 느끼게 되는 공포 이야기-

 

예전에 우리는 끔찍한 모습의 괴물이나 귀신의 모습을 보고 공포를 느끼곤 했다. 그런데 요즘에 우리는 괴물이나 귀신이 아닌 일상 생활 속에서 만나는 사람이나 익숙한 공간 속에서 오히려 섬뜩하고 오싹한 공포를 느낀다. 뉴스를 통해 살인사건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장 무서운 것은 '사람'인 것 같다. 인간의 고독, 외로움, 분노, 증오, 복수심 등이 공포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취업이나 학업을 위해 고향을 떠나 상경한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취준생에게 도시라는 공간은 낯설고 새로운 곳이다. 각자 바쁜 일상에 쫓기고, 서로 먹고 살기 힘들어서 그런지 인간적인 따뜻함은 찾아보기 힘들다. 의지할 이 하나 없고 10평 남짓한 고시원 속 좁은 공간 속에서 혼자 남겨진 청년들은 고독함과 외로움, 불안감에 공포를 느낀다. 도시에서 여자 혼자 사는 것이 알려지면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불안에 떨며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일자리를 구하기가 어려워 남들이 안하고 알아주지 않는 일을 하는 청년은 오늘도 그 일을 힘겹게 하며 하루를 보낸다. 수많은 사람들과 얽혀 살면서도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서 오늘도 인터넷 커뮤니티를 전전하며 상대를 찾아 헤맨다. 

 

이 책 『도시, 청년, 호러』는 학교나 직장과 가까운 도시라는 공간 속에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의 고충과 아픔을 반영하였다. 도시민이기에, 청년이기에 느끼게 되는 고독과 외로움을 여섯 명의 작가들이 자신의 개성과 창의성을 발휘하여 오싹한 공포를 느끼게 하는 공포 이야기로 만들어냈다. 오히려 가깝기에 그 공포는 증폭이 되어 우리는 한층 더 깊어진 공포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이 책 『도시, 청년, 호러』의 여섯 명의 작가들은 한결같이 공포 문학계에서 굳건한 존재감을 과시해왔다. 호러 콘텐츠 부흥과 발전을 꾀하는 창작 그룹인 <괴이학회>의 창작 멤버인 이시우 작가와 남유하 작가, 대형 커뮤니티에서 공포 게시판 활용을 바탕으로 10권의 단편소설집을 출간한 김동식 작가, 국내 스릴러 영화인 <숨바꼭질>을 통해 공포를 선물한 허정 감독, 15년 동안 꾸준히 공포 소설을 써온 전건우 작가, 현실적인 괴로움과 상상에 기반한 섬뜩한 공포를 선물하는 조예은 작가까지 이 여섯 명의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들은 '도시', '청년' '호러'라는 세 가지 종류의 키워드가 포함된 공포 이야기들을 썼고, 그 이야기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서 『도시, 청년, 호러』라는 공포 엔솔러지가 탄생한 것이다. 

 

이 여섯 편의 공포 이야기들 중에서 이시우 작가의 『아래쪽』 작품은 서서히 스며드는 공포로 인해 가장 무섭고 공포스러웠다. 마치 물이 종이에 스며들 듯 아래쪽에 있는 존재들과 그 존재의 실체가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남에 따라 느껴지는 공포는 정말 압권이었다.

1년 전 겪었던 경험에 대해 화자인 '나'는 이야기한다. 그 당시 나는 매일 밤 세 시간씩 서울시 지하 관로 정비일을 했다. 잠금장치가 있는 맨홀 뚜껑을 열고 팀장과 함께 아래로 내려가서 작업을 진행하였는데, 그 당시 팀장은 나에게 관로 내부가 캄캄해도 불을 비춰서는 안 되고 이동할 때는 반드시 팀장 오른쪽으로 두세 걸음 뒤떨어져서 따라오고, 무슨 소리가 들려도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는 이런 이상한 주의 사항을 전달했다. 그래서 그런 주의 사항을 숙지하면서 애써 무시했지만, 결국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진실에 도달하게 된다. 계속해서 보이는 사람닮은 형상과 나를 향해 기어오는 저 미지의 존재들의 정체는 무엇일까. 서서히 밝혀지는 그 존재들의 진실에 오싹한 공포를 체험하게 된다. 

 

“왜 상수도 하수도를 도시의 혈관이라고 하잖아? 배수관은 또 어떻고? 아무도 자기 몸속에, 도시의 아래쪽에 뭐가 지나가는지 신경 안 쓰지만, 아무튼 그거 누군가는 관리해야 하는 거잖아? 아무도 신경 안 쓰고 관리 제대로 해 주지 않으면 사람들이 봐선 안 될 걸 보게 되고, 들어서는 안 될 걸 듣게 되는 거고.”
- p.32 「아래쪽」 중에서

 

그리고 이 이야기들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일하는 우리 청년들의 아픔과 고독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졌다. 

 

예전 낯선 공간에서 자취 생활을 해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김동식 작가의 『복층 집』에서 전하는 공포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사회 초년생인 혜화는 복층 집을 월세로 구하면서 서울에서 독립생활을 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깔끔하게 리모델링된 집에 만족하면서 편안한 생활을 했지만 집들이 이후 차츰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다. 집주인이 변태 같다는 말에 복층 집에 만족했던 그녀는 점점 불안감과 의심을 지우지 못한다. 생각해보니 누군가 맞은 편 건물에서 그녀의 집을 엿보는 것도 같다. 더이상 그녀의 집은 만족감을 주고 안정을 주는 공간이 아닌 불안하고 공포스러운 장소가 된다. 그녀가 느끼는 불안의 실체는 무엇일까. 

 

“… 찜찜하지 않아? 그 집주인 내 몸 훑어볼 때부터 변태 같았어. 조심해라 너.”
“아, 진짜 뭐야아….”
울상이 된 홍혜화는 한탄했다.
“내가 왜 뭘 조심해야 하는데? 여자 혼자 살기가 원래 이렇게 힘들어?”
- p.67 「복층 집」 중에서

 

이 책 속에 제시된 다른 4편의 이야기들인 허정 작가의 『분실』, 전건우 작가의 『Not Alone』, 조예은 작가의 『보증금 돌려받기』, 남유하 작가의 『화면 공포증』 도 가깝고 익숙한 공간 속에서 느끼는 공포를 잘 드러내준다. 이 이야기들을 통해서 공포라는 것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 생활 속 가까이에 존재함을 새삼 깨닫게 된다. 

 



 

 

댓글 0 4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4
나의 20대를 생각나게 한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f***2 | 2022.07.0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번 단편들도 <밀리의 서재>에 연재되었던 소설들이다. 이 플랫폼을 구독하지 않아 이런 작품들이 있었는지 몰랐다. 리디북스에서 단편들이 올라오는 것을 봤지만. 제목에 나오는 세 단어를 보면 이 앤솔로지에 참여한 작가들처럼 나의 20대를 떠올리게 된다. 읽다 보면 내 시절과 다른 모습들을 많이 발견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남자란 것이고, 전세로 살았다는 것이다. 그때;
리뷰제목

이번 단편들도 <밀리의 서재>에 연재되었던 소설들이다. 이 플랫폼을 구독하지 않아 이런 작품들이 있었는지 몰랐다. 리디북스에서 단편들이 올라오는 것을 봤지만. 제목에 나오는 세 단어를 보면 이 앤솔로지에 참여한 작가들처럼 나의 20대를 떠올리게 된다. 읽다 보면 내 시절과 다른 모습들을 많이 발견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남자란 것이고, 전세로 살았다는 것이다. 그때는 지금보다 학력 차별이 덜 한 시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쩌면 있었는데 내가 다닌 회사가 적었거나 내가 잘 느끼지 못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 친구나 후배 등은 이 소설 속 등장인물들처럼 집에 대한 공포를 가지거나 보증금 돌려받기까지 오랜 세월이 걸렸다.

 

첫 문을 연 이시우는 처음 만난 작가다. 황금가지에서 주로 장편을 낸 모양인데 이번에 단편에 참여했다. 처음 읽다 보니 작가의 성향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아래쪽>이란 제목처럼 맨홀 밑 지하 관로를 공포로 조금씩 채워가는 과정은 상당히 서늘했다. 약 1년 전 경험을 털어놓는 형식인데 무서운 이야기 형식이다. 자신이 경험한 사실을 조금씩 풀어내고, 우리가 눈 감고 있는 다른 존재를 조금씩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단편보다는 장편으로 만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작가가 창조한 지하 관로 세계가 너무나도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화자가 꼭 주인공일 필요도 없으니까.

 

김동식의 <복층 집>은 혼자 사는 낭만을 공포로 바꾼다. 외관과 달리 여성 취향의 인테리어가 혜화의 눈을 사로잡는다. 좋았던 것은 이때뿐이다. 친구들이 와서 툭 던진 말들과 집안의 이상한 느낌이 점점 고조되면서 불안과 공포를 조성한다. 여자 혼자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 가장 안전해야 할 집이 공포의 공간으로 바뀌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상황 등이 가슴 속으로 조용히 스며든다. 집에 나갈 때 집 안 사진을 찍고 돌아와서 사진을 비교하는 일상을 산다니 얼마나 피곤한 일인가. 멋진 심리물인데 마지막 장면은 왠지 불필요 없이 과한 듯하다.

 

허정의 <분실>은 고시원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싼 가격 때문에 들어간 석진은 낡은 방에서 사람 크기만 한 얼룩이 침대 쪽 벽에 있다. 왠지 신경 쓰인다. 다른 방을 찾지만 없다. 인강도 불펌으로 듣는다. 문제는 얼룩 부근에서 속삭이는 소리가 난다는 것이다. 지우개로 지우고, 커터 칼로 긁어본다. 가장 호율적인 방법은 다른 방 아저씨가 준 약을 사용하는 것이다. 얼룩이 잘 지워진다. 그런데 실수로 약을 엎질러 자신의 기록 등이 지워진다. 그리고 늦은 밤 카드 대금이 빠져나간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전화가 온다. 사기 전화가 분명하다. 이때부터 상황은 꼬이고, 이성은 마비된다.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도 흐려진다. 마지막에 드러나는 장면은 흔하지만 서늘하다.

 

전건우의 <Not Alone>은 학벌 때문에 사내 왕따를 당하는 사람이 앱으로 다른 사람과 관계를 쌓다가 겪는 이야기다. 경찰서에서 누군가가 사람을 죽였다고 자백하면서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병폐를 그대로 드러낸다. 앱으로 상대방을 어떻게 하려는 욕망이 넘쳐나고, 진짜 친밀한 관계를 쌓으려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마음에 맞는 친구를 만난다. 그런데 이 남자가 수상하다. 왠지 모르게 스토킹을 당하는 느낌이다. 경찰에 신고해도 실체가 없다. 생명의 위험에 빠지거나 사건이 발생해야만 경찰이 움직인다. 하지만 진자 이야기는 마지막에 나온다.

 

조예은의 <보증금 돌려받기>는 생각보다 주변 사람들이 많이 경험한 일이다. 전세가, 월세가 끝나면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데 집주인들은 새로운 입주자가 없다는 이유로 보증금 반환을 늦춘다. 대낮에도 해가 들지 않고 한밤에도 가까운 유흥가 때문에 시끄러운 이곳을 벗어나고 싶다. 보증금이 있어야 새로운 집에 들어갈 수 있다. 집의 환경을 본 사람들은 모두 고개를 젓는다. 빨리 보증금을 빼 동생 학원비로 써야 한다. 엄마의 독촉 전화가 오고, 새롭게 이사할 집 이사 일자가 다가온다. 그리고 집 밖에서는 문제가 있는 듯한 학생들이 머물고 있다. 상황은 꼬이고, 앞은 깜깜하다. 작가가 의미 없는 듯한 설정을 쳐내고, 무심코 보고 지나간 설정 하나를 무섭지만 약간 통쾌하게 그려낸다.

 

남유하의 <화면 공포증>은 우리의 일상이 어떻게 무너지는지 간결하게 보여준다. 남자친구와 영화관에서 본 이상한 행동을 하는 남자를 만난다. 그런데 이 남자의 증상이 이상하다. 화면 스크린을 머리로 들이받고 피범벅인 채 쓰러진다. 외국 네티즌의 정리에 따르면 ‘화면 공포증’이다. 작가의 말을 보면 그가 지하철이나 삼성역에서 본 것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다. 화면 공포증에서 벗어나기 위한 사람들의 처절한 노력과 우리 일상 주변에 얼마나 화면들이 많은 지 보여준다. 갑작스럽게 이 병에 걸린 사람들이 늘어나고. 끔찍한 일들이 일어난다. 화면 공포증에 걸린 사람들의 모습이 좀비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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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청년, 호러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명*********마 | 2022.07.0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여름은 오고야 말았고, 찌는 듯한 더위에 맞서 싸우려는 듯 냉기를 품은 호러물들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너무나 음산하고 소름 끼쳐서 읽기만 해도 온몸이 얼어붙을 듯한 이야기가 없나 하고 찾아보던 중, 이 책 [도시, 청년, 호러]를 만나게 되었다. [회색 인간]의 저자 김동식 작가와 [고시원 기담]을 쓴 전건우 작가 등등 장르물로 잘 알려진 친숙한 작가들의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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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은 오고야 말았고, 찌는 듯한 더위에 맞서 싸우려는 듯 냉기를 품은 호러물들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너무나 음산하고 소름 끼쳐서 읽기만 해도 온몸이 얼어붙을 듯한 이야기가 없나 하고 찾아보던 중, 이 책 [도시, 청년, 호러]를 만나게 되었다. [회색 인간]의 저자 김동식 작가와 [고시원 기담]을 쓴 전건우 작가 등등 장르물로 잘 알려진 친숙한 작가들의 면면이 보여서 좋았다. 도시, 청년 그리고 호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과연 뭘까? 어두운 배경 속 붉게 물든 도시 건물들이 이 책이 얼마나 공포스러울지 경고를 하는 듯했다.

 

시대에 따라 공포의 대상은 조금씩 변해왔다. 고추처럼 매운 시집살이로 인해 K 며느리들이 고생고생했던 조선 시대를 다룬 호러물에는 한을 품고 죽은 며느리 귀신이 무덤에서 튀어나오고,입시에 짓눌리는 우리 아이들의 현실을 그린 어떤 영화에서는 학교를 떠돌며 몇 년째 졸업 앨범에 등장하는 학생 귀신의 이야기를 그린다. 이런 게 바로 진정한 괴담이지!! 그렇다면 인간관계가 단절되고 냉정한 자본의 논리로 무장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우리 청년들은 어떤 이야기를 토해놓을까? 눈 뜬 채 벌건 대낮에서 도저히 현실 같지 않은 현실이라는 악몽을 꾸고 있는 것은 아닐지... 그렇다면 그들은 도대체 어떤 악몽을 꾸고 있을까?

 

이시우 작가의 [아래쪽]은 서울시 시설 관리를 담당하게 된 한 신입 비정규직 공무원이 맨홀 아래,즉 하수구 관리를 하면서 겪는 소름 끼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뉴스를 통해서 봤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어이없는 죽음이 한눈에 그려지는 단편이었다.

김동식 작가의 [복층 집]은 갓 독립해서 꿈에 그리던 낭만적인 구조의 집, 즉 복층 구조의 집을 얻게 된 한 여학생의 이야기이다. 가장 안락해야 할 집이 가장 공포스럽게 느껴질 때가 언제일까? 그것은 바로,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을 때가 아닐까? 집 안에 혼자 있어도 왠지 쳐다보는 눈길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 그때 느낄 수 있는 그 오싹한 공포를 담아낸 작품.

 

허정 작가의 [분실] 은 뭔가를 계속 잊어먹고 잃어버리는 한 청년에 대한 이야기이다. 갓 입주한 고시원 방의 벽에 생긴 커다란 얼룩을 지우던 지우개도 분실하고 친구들과 친척들의 전화번호를 포함, 본인의 모든 정보가 담긴 다이어리도 분실하게 되는 석진. 뭔가를 계속 잃어버리며 자신의 삶까지 잃어버리는 지경에 다다르는 한 청년의 불안이 매우 날카롭게 그려진다. 이 작품은 막판 반전이 좀 충격인데, 이런 게 서술 트릭인가 싶기도 하다. 내 지갑과 개인 정보는 잘 있는지 막막 궁금하게 만든 그런 작품이다.

 

전건우 작가의 [Not Alone] 은 개인적으로 제일 무시무시했던 작품이다. 혼자 사는 여성이 느끼는 공포가 정말 적나라하게 잘 그려진다. SNS에서 만난 미지의 대상에게 스토킹 당하는 한 여성을 그리고 있는데, 막판 반전이 진짜 소름 끼친다. 도시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고립감이 괴물로 변해 사람을 잡아먹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게 한 작품.


 

도시는 삭막하다. 누구 하나 죽어나가도 모른 채 도시는 잘만 돌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이 책 [도시, 청년, 호러]는 익명성이 보장되지만 그 삭막함과 냉혹함 때문에 고통을 겪는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보장되지 않는 미래를 향해 걷고 있는 현실이라는 땅은 그리 단단하지 않고, 도시에서 맺은 인간관계는 피상적이다 못해 공격적으로 변하기 십상이다. 매달 돌아오는 월세를 걱정해야 하고 전세금을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괴담이 과연 별것이겠는가? 이런 비정한 도시를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쌓이다 보면 괴담이 되는 것 같다. 대한민국의 현실이 청년들에게 선사하는 공포를 그야말로 실감 나게 그린 호러물 [도시, 청년, 호러]

* 출판사가 제공한 책을 읽고 주관적으로 리뷰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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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평점5점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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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b******e | 2022.09.07
평점5점
무서운 귀신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내 옆에서 나를 노리는 공포와 대면한 느낌을 주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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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s***h | 2022.06.28
평점5점
여섯 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오싹한 호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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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늘 | 2022.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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