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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시계

그 남자의 시계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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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08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16쪽 | 1156g | 178*280*24mm
ISBN13 9791160078039
ISBN10 1160078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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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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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계가 나에게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내게는 아버지라는 존재가 필요했고, 그 시계가 나와 아버지를 계속 이어줄 거라 믿었다. 지금도 그 시계를 차거나 바라볼 때마다 아버지와 이어져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지금 나는 시계 수집가들이 아주 귀하게 여기는 더 값비싼 시계도 갖고 있지만 그 어떤 시계도 아버지의 데이트저스트를 대신하지는 못 한다. 지금도 데이트저스트를 볼 때마다 아버지의 모습이 생생히 떠오른다. 데이트저스트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조차 없다.
---「서문 - 맷 흐라넥의 롤렉스 오이스터 퍼페츄얼 데이트저스트」중에서

어린 시절, 할아버지는 내 우상이자 영웅이었다. 내가 진심으로 우러러 보는 위대한 사람이었던 할아버지는 사업체 몇 곳을 일구시다가 1960년대에 라이터 회사로 명성을 떨치셨다. 나는 그런 할아버지를 무척 존경했고, 할아버지 역시 내게 동질감을 느끼셨다. 우리는 죽이 잘 맞는 사이였다. 할아버지는 수집가는 아니었지만 손목시계에 관심이 많으셨다. 앤티쿼룸Antiquorum(시계 전문 경매 회사 - 옮긴이) 에서 발행하는 카탈로그를 받아볼 만큼 시계에 박식하셨다. 내가 열대여섯 살쯤이던 어느 날 할아버지께서 불쑥 말씀하셨다. “네가 이 시계를 받아준다면 좋겠구나.” 그러더니 할아버지는 손목에 차고 있던 오메가 시계를 끌러 내게 주셨다. 나는 숨이 멎는 듯했다.
---「벤자민 클라이머 - 오메가 스피드마스터 마크 40」중에서

사람들은 시간이 허상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우리에게는 시간이 필요하다. 훌륭한 시계는 그 시계를 차고 있는 사람이 시간을 잘 지키고, 책임감이 있고,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걸 보여준다. 또 시간을 관리할 줄 알고 삶을 진지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준다. 삶은 그 누구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걸 깨닫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결국 시간을 허비하게 될 것이다.
---「나스 - 파텍 필립 노틸러스 레퍼런스 5712R」중에서

시계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드러내는 아주 개인적인 물건이다. 그리고 시계에 얼마를 지불할지는 전적으로 그 시계의 가치를 얼마로 보느냐에 달려 있다. 아마도 딥 씨 알람은 1950년대와 60년대에 100달러 정도에 팔렸을 텐데, 그 정도면 적지 않은 가격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주 비싼 것도 아니다. 그랬던 시계가 요즘 들어 값이 50~100배 넘게 뛴 것을 보면 요상한 일 같기도 하다. 하지만 이 시계는 모든 걸 간단명료하게 보여준다. 누군가가 처음에는 이 시계를 아주 좋아하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흥미를 잃고 말았다. 나는 이 시계를 보자마자 웃돈을 얹어서라도 꼭 사야 한다는 걸 알아차렸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이런 식의 가치판단에 따르면 누군가는 정말로 이 시계를 5.99달러짜리라고 여겼을 거라 생각한다.
---「에릭 쿠 - 예거 르쿨트르 딥 씨 알람」중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이상향과 관련된 시계를 착용한다. 오메가 스피드마스터를 차고 닐 암스트롱이 되거나, 제임스 본드나 에드먼드 힐러리가 찼던 시계를 차고 제임스 본드나 에드먼드 힐러리가 된다. 아무리 사무실에 매여서 일하는 신세라고 해도 자신의 영웅과 똑같은 시계를 차기만 하면 그들과 똑같은 사람이 된다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 그건 진짜가 아니다. 나는 우주비행사가 되건 스파이가 되건 등반가가 되건 직업상 주어지는 보상과 더불어 그에 뒤따르는 위험도 모두 감수하는 편을 택하고 싶었다. 극한의 활동을 계속해온 나는 그런 상황에 걸맞은 시계가 필요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계가 있어야 시간을 확인할 때마다 아이폰이라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지 않을 수 있다.
---「톰 삭스 - 카시오 ‘뉴 베드포드’ 커스터마이즈드 지쇼크 DW-5600」중에서

내가 방문했던 다른 수장고와 달리 에르메스의 수장고는 스위스가 아닌 파리에 있다. 에르메스는 원래 승마에 사용하는 안장이나 아름다운 가죽 제품을 만들던 브랜드였다. 그러다가 회중시계보다 손목시계의 인기가 더 높아지면서 손목시계 시곗줄을 찾는 수요가 생겨났다. 에르메스는 대단히 멋지고 만듦새가 좋은 가죽 제품을 만들어왔기에, 시계 회사들이 에르메스와 손잡고 시계를 제작하게 된 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에르메스는 시계를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서 새로운 시도나 기발한 제품으로 스위스 시계 회사들과 차별화된 시계를 내놓기에 좋은 입장이었다. 일례로 그들은 리베르소가 떠오르는, 뒤집어서 찰 수 있는 시계를 생산한 적이 있는데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을 위해 이 시계를 벨트에 장착하기도 했다. 에르메스 수장고에도 잘 나타나 있듯이, 에르메스 디자이너들은 놀랍게도 시계를 가죽 공예와 스타일, 패션을 기리는 물품으로 바라보았다. 다시 말하면 매우 에르메스다웠다.
---「에르메스 수장고 이야기」중에서

이 시계를 처음 봤을 때, 시계는 그 유명한 올맨 브라더스 밴드Allman Brothers Band의 리드싱어 그레그 올맨Gregg Allman의 손목에 채워져 있었다. 그때는 1976년으로, 우리는 비행기를 타고 있었고 그레그는 잠을 자고 있었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다가 그때까지 본 것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계를 보게 되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나는 구입처를 알아냈고, 그 이후로 이 시계는 내 자랑이자 기쁨이 되었다. 이건 내 힘으로 사들인 첫 번째 고가품이며, 지금까지도 무척 아끼고 있다. 단순하고 박력 있고 남성미 넘치는 그 모습은 지금까지도 어디 하나 흠잡을 곳이 없다. 그건 영화 〈록키 2〉에서 록키가 에이드리언에게 말하던 대사와 비슷하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 그럼 좋은 시계를 차야 해!” 이 시계는 나를 ‘그리운 지난날’과 이어주는 몇 안 되는 물건 중 하나다.
---「실베스터 스탤론 ? 롤렉스 티파니 앤 코 서브마리너 금시계 레퍼런스 1680/8」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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