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6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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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84쪽 | 566g | 133*203*24mm |
ISBN13 | 9791164796885 |
ISBN10 | 1164796887 |
발행일 | 2022년 06월 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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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484쪽 | 566g | 133*203*24mm |
ISBN13 | 9791164796885 |
ISBN10 | 1164796887 |
MD 한마디
[심사위원 만장일치, 나오키상 수상작] 나오키상을 비롯한 일본 3대 문학상을 석권한 작품. 1970~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 『류』는 할아버지를 살해한 범인을 추적하는 미스터리이자, 세대와 세대의 이야기, 거대한 역사와 함께 흐르는 개개인의 치열한 삶의 기록이다. 강렬하게 생동하는 이야기가 마지막까지 힘있게 펼쳐지는 책 -소설 MD 박형욱
프롤로그 제1장 위대한 총통과 할아버지의 죽음 제2장 고등학교를 자퇴하다 제3장 도깨비불의 대해 제4장 불새를 타고 유령과 만나다 제5장 그녀 나름의 메시지 제6장 아름다운 노래 제7장 입시 실패와 첫사랑에 대해 제8장 열아홉 살의 액운 제9장 춤을 제대로 추지 못해 제10장 군혼부대에서의 2년간 제11장 격렬한 실의 제12장 사랑도 두 번째가 되면 제13장 바람에 실려 들어올 수 있어도 소가 끌어도 나갈 수 없는 장소 제14장 대륙의 땅에서 에필로그 옮긴이의 말 |
2015년 나오키상을 만장일치로 수상하고,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서점대상까지 수상한 작품이라는 홍보 문구에 혹해 읽게 된 소설이다. 작가가 대만 출신이라서 그런지 일본 소설인데 배경이 대만이고, 역사 소설, 추리 소설적인 요소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청춘 소설의 느낌이 강하다. 개인적으로 '대만판 69(무라카미 류의 소설)' 같다고 느꼈는데, 작가 프로필을 보니 나이도 비슷하고(히가시야마 아키라는 1968년생, 무라카미 류는 1969년생), 소설 제목도 무라카미 류(龍)의 류와 (한자는 다르지만) 발음이 같은 '류(流)다.
이야기는 예치우성이 1975년을 회상하면서 시작된다. 대만의 장제스 총통이 사망한 그 해, 중일전쟁과 국공내전을 겪은 후 온가족을 데리고 대만으로 피신해 일가를 이룬 예준린이 변사체로 발견된다. 최초 발견자이자 예준린이 가장 아끼는 손주였던 예치우성은 할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는 것이 자신의 책무라고 느끼고 열심히 범인을 찾는다. 그러나 그럴수록 공부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질 나쁜 학생들과 얽히는 일이 늘어나고, 그런 모습을 지켜본 가족들(특히 부모님)은 학생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딴청을 피운다며 예치우성을 꾸짖는다.
이후 예치우성은 여느 청춘들처럼 험난한 인생을 산다. 대학 입시에 실패하고, 군대에 끌려가고, 첫사랑과 헤어지고, 취업에 고전하고, 그러다 어찌어찌 겨우겨우 사회에서 자리를 잡는다. 그 사이 세상도 변한다. 40년 간 지속된 계엄령이 해제되고, 탈냉전 무드에 맞춰 대만과 중국 관계도 해빙 무드로 바뀐다. 그동안 수많은 일을 겪으면서도 할아버지를 죽인 범인을 찾겠다는 생각을 잊지 않고 있었던 예치우성은 중국 본토에 있는 할아버지의 고향을 찾아간다. 그곳에서 밝혀지는 범인의 정체와 사건의 진실은, 480쪽이 넘는 이 두툼한 소설을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로 충격적이면서도 애잔하다.
이 소설은 줄거리 자체도 흥미롭지만, 소설을 읽는 것만으로 대만의 역사와 대만인과 중국인, 대만 본토 출신의 본성인과 중국에서 건너온 외성인 간의 갈등에 대해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공부가 된다. 대만인들의 일본에 대한 인식이 (비슷한 시기에 똑같이 일본의 지배를 받았던) 한국인들의 그것과 어떻게 다른지도 비교할 수 있고, 일본과 대만의 경제가 어떤 식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일본의 경제 상황에 따라 대만의 경제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도 알 수 있다. 한 시대의 반영이자 한 세대의 증언과도 같은 이 소설. 과연 나오키상을 만장일치로 수상할 만하다.
류.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작품이다. 굉장히 단순한 제목인데도 책 표지가 뭔가 그로테스크하여 신비로움을 주는 작품이다. 일본 작품이다. 영혼과 범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역시 일본 소설들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지난 주에 와서 이제야 읽고 있다, 귤을 까먹으며. 나 역시 범죄소설에 도전하고 싶은 충동을 늘 느끼기에 이런 작품들을 보노라면 애착이 드는 것을 숨길 수가 없다. 화잉.
글을 잘 쓴다. 대만 출신 일본작가라고 한다. 문장에 쓰인 표현들이 범상치 않다. 언뜻 그냥 추리소설이겠거니 했는 데 여러 장르가 혼재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문학적 수사가 범상치 않다.
그에 비해 이야기 구조는 좀 단순하다. 어찌 보면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는 줄거리였다. 하지만, 이것이 작품의 가치를 줄이지는 않는다. 왜일까 생각해 보니, 단순하 큰 이야기 줄기 옆으로 뻗어있는 작은 이야기들 때문인 것 같다. 대만 사회의 분위기, 대만 사회 하층민들의 이야기, 사랑이야기, 중국과 대만 현대사와 관계 문제 등이 얽혀 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할아버지의 죽음을 파헤쳐가는 추리 소설이면서 성장소설이기도 하다.
자연스럽게 대만이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일까 생각하며 인터넷 검색을 해 보기도 했다. 대만과 중국 양안 관계에 대해서도 살펴보기도 했다. 읽다 보면 궁긍증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사실 대만이라는 나라가 무척 작은 나라이고, 중국과의 관계 때문에 사회적 복잡성 자체를 허용하지 않는 나라이며 어떤 면에서는 무척 개방적인 나라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런 생각이 어디서 왔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소설을 통해 읽는 대만은 어쩌면 대한민국과 공통점이 많은 나라이기도 했다. 그래서, 소설이 더 잘 읽혔는지도 모르겠다. 물론 차이점이 공통점보다 더 많겠지만.
초반에 이야기의 빌드업(?)이 너무 길어서 조금 지루하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 속도가 붙으니 놓을 수 없었다. 특히, 작가의 문장이 더 독자인 나의 시선을 끌었다. 최근에 읽어 본 작가 중 문장에 쓰인 수사들이 갖는 힘이 가장 뛰어난 것 같다. 내가 평가할 자격은 안 되지만 좋은 작작가인 것 같다.
대만인들의 삶과 중국과 대만 양안 관계의 복잡성을 문학적으로 엿보기를 원하는 독자라면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