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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자라는 집

: 임형남·노은주의 집·땅·사람 이야기

[ 개정증보판 ]
리뷰 총점9.6 리뷰 29건 | 판매지수 6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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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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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2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68쪽 | 636g | 152*210*30mm
ISBN13 9788959066339
ISBN10 8959066338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나무처럼 자라고, 들꽃처럼 피어나는 집
“부부 건축가 임형남·노은주의 땅과 사람이 함께 꿈꾸는 집 이야기”


집을 짓는다는 것은 기초를 깔고 기둥을 세우고 벽을 붙이고 지붕을 덮는 물리적인 일이기도 하지만, 가족의 생활을 깔고 가족의 이야기로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덮는 일이다. 그 이야기는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땅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집은 사람이 짓지만 시간이 완성한다고 한다. 집은 엄마 혹은 고향 같은 단어처럼 온도를 가지고 있다. 건축은 어딘가 차갑고 무뚝뚝한 구석이 있지만, 집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따뜻해진다. 특히 ‘우리 집’이라는 말처럼 좋은 말이 또 있을까? 집은 땅과 사람이 함께 꾸는 꿈이다. 지금도 집은 자라고 있다. 아이들이 자라듯이 집은 자랄 것이다. 그리고 그 집은 나무처럼 열매를 맺고 자랄 것이다.

건축에는 시간이 담긴다. 어떤 찰나일 수도 있고, 어느 길고 긴 시간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의 생각일 수도 있다. 말하자면 건축은 타임캡슐이다. 좋은 시간이든 나쁜 시간이든 건축에는 그런 시간들이 담긴다. 그래서 건축은 삶을 담는 그릇이고, 그 안에서 살아간 사람이 남기는 기록의 저장소다. 인간에게 집이란 매우 독특한 의미를 가진다. 단순히 비와 바람을 피하는 물리적인 껍질만이 아닌, 자아의 실현이라는 의미를 함께 가진다. 그래서 건축이란 땅과 같은 리듬을 가져야 하고, 주인과 같은 리듬을 가져야 하며, 무엇보다도 성장하는 것이다. 건축가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땅의 이야기를 듣고 그 둘 사이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임형남·노은주의 『나무처럼 자라는 집』은 부부 건축가가 생각하는 땅과 사람이 함께 꿈꾸는 집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에는 지난 30여 년간 꾸준히 집을 설계해온 임형남·노은주의 집에 대한 성찰과 건축 철학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들에게 집은 살아 있는 생명체이고, 나무처럼 자라고 괴로우면 신음을 내고 즐거우면 모두에게 복이 되는 그런 생물체다. 또 집은 시간이 갈수록 아름다워진다고 생각한다. 행복은 바로 집이라는 공간이고 집이라는 단어이고 집이라는 온도다. 행복은 바로 집에 있다. 체온이 남아 있는 이불 속에, 햇살이 내려앉은 낡은 소파에, 보글거리는 찌개 냄비 속에 있다. 집은 얼었던 마음을 풀어주고 딱딱하게 긴장된 근육을 풀어주고 ‘괜찮아’ 하면서 위로해줄 것만 같은 한없이 넓고 넉넉한 품을 가진 곳이다. 집은 생각으로 지어야 한다. 집이란 생각의 집적체이며, 집의 이름을 짓는 것은 그 생각을 정리해서 집의 토대를 만드는 일이다. 그래서 집의 이름을 짓는 것은 자신이 살아가는 동안의 자세를 정하는 것이고, 가족의 미래를 꿈꾸는 일이다.

『나무처럼 자라는 집』은 임형남·노은주가 20년 전에 출간한 첫 책으로, 2022년에 새롭게 개정·증보한 ‘출간 20주년 기념판’이다. 이들은 첫 번째 집을 설계하고 완성한 이후 그 이야기를 담은 첫 책인 이 책을 냈다. 이들은 이 책을 10년마다 개정판을 낸다면 몇 번이나 낼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하며, ‘나무처럼 자라는 책’이라고 했다. 이들은 집을 한 채 짓고 나면 책을 한 권 쓰고도 남을 만큼 이야기가 모이기 때문에, 그 안에 사는 한 가족이 모두 한 권의 책에 다 담을 수 없을 만큼의 이야기를 남기기 때문에 100권 정도의 책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1장 ‘집은 땅과 사람이 함께 꾸는 꿈’은 최근 10년 동안 집을 지으면서 썼던 글들이다. 집에는 시간이 담기고 이 시간이 모여서 이야기가 된다는 ‘오래된 시간이 만드는 건축’(제2장)과 집짓기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인 땅, 돌, 나무, 빛 등에 대한 이야기인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제3장)과 충주 산척면 상산마을의 김 선생 댁을 지었던 이야기인 ‘나무처럼 자라는 집’(제4장)은 초판의 원고를 다듬고 일러스트를 추가로 그려 넣었다. 표지도 앞표지는 20년 전의 표지를, 뒤표지는 20년 후 즉 2022년의 표지를 담았다. 어쩌면 2002년과 2022년이 공존하는 느낌의 표지다. 그만큼 이 책에는 20년이라는 시간이 축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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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 시간이 갈수록 6
책머리에 : 여전히 집을 짓고 있습니다 10

프롤로그 : 지금, 여기서 20

제1장 집은 땅과 사람이 함께 꾸는 꿈

가족 풍경 27 | 모두가 같이 꾸는 꿈 33 | 집의 온기, 건축의 온기 37 | 내 마음의 꽃밭 41 | 살강 45 | 경계가 없는 50 | 금산주택 54 | 땅에 대한 예의 61 | 까사 가이아 65 | 보이지 않는 집, 기록의 건축 73 | 수납되는 삶에서 벗어나기 77 | 물은 제 갈 길을 간다 81 | 집의 이름 85 | 서백당처럼 살고 싶다 89 | 초심을 지키는 일 93 | 즐거운 마음 97 | 처음도 과정도 결과도 즐거운 중도의 집 101 | 건축의 즐거움 109

제2장 오래된 시간이 만드는 건축

집을 생각한다 121 | 모든 것에는 시간이 담긴다 129 | 궁전의 장엄 132 | 일탈의 공간 138 | 시간을 담은 벽, 통의동 옛집 143 | 명당 148 | 느티나무 그늘 152 | 그림 155 | 좋은 집은 주인을 닮는다 161 | 이야기라는 공간 171 | 마고 할머니와 지리산 호랑이 176 | 비너스 모텔 185 | 청래골 푸른 이끼 집 188

제3장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

사과 201 | 지리산 바윗돌 204 | 빛 209 | 숭림사 214 | 손때가 묻은 오래된 것들 221 | 속도 224 | 밀레니엄 230 | 산천재 234 | 허위의식 241 | 병산서원 244 | 소외 248 | 송광사 253 | 들꽃처럼 피어나는 집 259

제4장 나무처럼 자라는 집

첫 만남 267 | 상산마을 275 | 설계의 단서들 281 | 땅의 내력 288 | 집을 그리기 시작하다 297 | 첫 번째 보고 303 | 나무가 살린 집 312 | 투명한 집 319 | 마당과 풍경 326 | 두 개의 속도 330 | 봄을 기다리는 동안 334 | 집을 짓기 시작하다 339 | 여름 동안 347 | 집이 자라기 시작하다 353

에필로그 : 집으로 가는 길 360

참고문헌 366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제가 지어본 중 가장 작은 집은 오래된 상가주택의 옥상 물탱크실과 계단참 사이에 있는, 폭이 2.4미터 깊이가 6미터 정도 되는 작은 공간에 꾸며준 신혼집입니다. 아주 좁았지만 다행히 층고가 4미터가량 되어 복층을 만들어 부족한 공간을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작은 공간에 화장실과 옷방, 침실 심지어 작은 주방까지 만들어 넣었습니다. 같이 꿈을 꾸고 즐겁게 이야기하는 동안 작은 집은 완성되었습니다. 지은 지 오래되어 습기 먹은 신문지처럼 후줄근해진 상가건물 꼭대기에 작은 선물 상자 같은 예쁜 공간을 끼워넣으니 신혼부부는 물론 건물까지도 기뻐하는 것 같아 덩달아 저까지 흐뭇했습니다. 같이 꾸는 꿈은 참 행복합니다.
---「모두가 같이 꾸는 꿈」중에서

2019년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대학에서 강연한 적이 있습니다. 건축과 학생들과 더불어 다양한 사람이 모여 약간 당황스러웠는데요, 아마 요즘 강하게 부는 한류의 영향도 있었을 겁니다. 아무튼 진지하게 듣는 그들의 열의에 감복해 열심히 이야기했습니다. 강연이 끝나고 많은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첫 번째 질문은 “건축에서 왜 땅이 중요하다는 것인가?”였습니다. 강연 중에 ‘건축은 땅에서 시작되므로 땅과의 타협이 중요하고, 건축가는 반드시 땅에 대한 존경을 가져야 합니다’는 이야기를 강조했기 때문인 듯했습니다. 오히려 저는 반문했습니다. “왜 땅이 중요하지 않은가요?”
---「땅에 대한 예의」중에서

우리는 이상한 강박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즐겁게 산다는 것은 인생을 낭비하는 자세라는, 그런 강박 속에서 사람들은 점점 시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럴 때 “즐겁게 살아도 돼”라고 누군가 이야기해준다면 그 얼마나 자유로워질까요? 부처님의 가르침이 원래 그것이며, 다만 많은 시간이 지나는 동안 여러 역사적·지역적인 요소가 통합되며 불교의 처음 정신이 많이 훼손되었다고 합니다. 설계를 협의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몇 개월을 보내는 사이, 건너편 산 위에 짓기로 한 법당과 선방 등 주요 시설들이 제가 설계하는 대지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러기 위해 옆에 바로 붙은 땅이 추가로 포함되었습니다.
---「처음도 과정도 결과도 즐거운 중도의 집」중에서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은 그 살들을 덜어내는 것이었습니다. 하나씩 덜어내면서 후련해하고 시원해하는 집을 보며 저도 머리가 개운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실 벽을 둘러치고 있는 나무판을 떼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나무판은 처음에는 금강석처럼 단단하고 늘씬했겠지만 나무 위를 덮은 바니시(니스) 피막으로 숨을 쉬지 못해서 껍질을 벗은 매미처럼 속은 텅 비어 있었고 겉만 반질반질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나무판들이 우수수 쏟아져내리고, 그 안쪽으로 집을 지탱하고 있는 벽돌들이 드러났습니다. 대강대강 쌓아놓은 벽돌들과 벽돌들을 붙여주었던 시멘트 풀이 벽돌을 타고 내리기도 하고 벽돌 틈으로 삐져나오기도 했습니다.
---「시간을 담은 벽, 통의동 옛집」중에서

오래전 돈암동에서 아는 사람의 이삿짐을 날라줄 때 본 적산가옥은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집은 낡은 목조 2층집이었는데, 마루며 계단 난간이 오랫동안 걸레질로 반들반들했고 긴 복도는 그 집 식구들의 그림과 글로 가득 채워져 있었습니다. 그 집은 걸레질하는 주인과 함께 곱게 늙어 있었습니다. 건물이란 생물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자라고 늙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전통 건축에 대한 애착은 이런 퇴행적 감상의 차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예산으로 해남으로 공주로 함양으로 이곳저곳을 기웃거렸습니다.
---「손때가 묻은 오래된 것들」중에서

이제는 집도 사람도 다시 자신만의 이름을 찾아야 합니다. 그것은 자신이 만드는 것입니다. 집은 ‘껍질’이기도 하고, ‘재산’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자신’입니다. 산다는 것은 자신을 구체적인 의미로 실현하는 과정이 아닐까요? 사회생활을 하고, 일에서 성과를 거두고, 자식을 낳아 기르는 일들이 자신을 실현하는 일입니다. 말하자면 세상에서 존재를 확인하는 일입니다. 저는 집을 짓는 것도 그 범주에 든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생각을 담아, 자신의 꿈을 담아 집을 지을 때 가능한 이야기지만 말입니다. 제가 옛집을 좋아하는 것은 옛집에 가면 그 주인을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만한 집, 겸손한 집, 작지만 생각이 큰 집. 저에게는 집을 읽는 즐거움을 주고, 그 집에 사는 자손들에 게는 말로 표현되지 않는 집안의 이야기가 전해질 것입니다.
---「들꽃처럼 피어나는 집」중에서

동네를 닮기 위해 동네를 담았습니다. 집을 관통하는 길을 만들었습니다. 집 지을 땅에 원래 길이 하나 있었습니다. 집이 약간 뒤로 물러앉으며 그 앞으로 난 길이었습니다. 그 길은 동네의 위와 아래를 연결해주고, 동네 사람들이 밭으로 혹은 산으로 다닐 수 있는 통로였습니다. 없어지면 조금 곤란한 길이었습니다. 저는 그 길을 김 선생 땅 안쪽으로 끌어들였습니다. 굳이 공치사할 일은 아닙니다만, 동네 사람들이 의아해하면서 좋아할 겁니다. 사람들은 김 선생 집을 관통하게 되고 집 안이 훤히 드러나게 되겠지요. 그러나 이곳에서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닐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집을 구성할 때 적당히 가려주는 장치를 사용하거나 사적인 침실을 안쪽으로 밀어넣어 해결할 생각이었습니다.
---「집을 그리기 시작하다」중에서

집을 지을 때 보면 전체 과정에서 뼈대를 완성했을 때가 가장 아름답습니다. 욕심이 들어가지 않은 본연의 모습이라서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 위에 살을 붙이고 눈을 붙이고 머리를 얹으면서 집은 멍청해지기 시작합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서 얼굴과 몸에 욕심이 들어가 둔해지고 탁해지는 것처럼, 집도 순수한 골격 위에 사람의 욕심이 덧붙으면서 점점 탁해집니다. 껍데기를 씌울 때 건축가의 실력이 드러납니다. 구제역이 한창 기승을 부릴 때라 상산마을 가는 길 몇 군데에서 소독약 샤워를 해야 했지만, 날씨가 좋아서 일은 거칠 것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집을 짓기 시작하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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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주택’과 ‘제따와나 선원’과 ‘까사 가이아’

금산주택은 충남 금산 외곽, 진악산이 마주 보이는 언덕에 있다. 이 집은 거주 면적 43제곱미터(약 13평), 마루 26제곱미터(약 8평)의 소박한 집으로 마루에 앉으면 산이 걸어 들어오고, 발아래 경쾌하게 흘러가는 도로를 내려다보는 시원한 조망을 가졌다. 한옥 같은 느낌이면 좋겠다는 집주인에게 진악산을 바라보는 동서로 긴 집을 권했다. 집의 여러 가지 조건이 600여 년 전의 철학자 이황의 집 ‘도산서당’을 떠올리게 했기 때문이다. 이 집은 교육자인 집주인과 책들과 학생들과 동료 선생님들을 위한 집이다. 그리고 서양식 목구조를 적용하되 한국 건축의 공간을 담은 집이다.

임형남?노은주는 “왜 우리는 우리의 몸에 맞지 않는 집을 원하는 것일까요?”라고 묻는다. 현대인들은 집에 집착하고 집의 크기에 집착한다. 그리고 집도 커져야 사회적 성공을 이룬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나 화려한 집에 담기는 것은 빈곤한 마음이다. 몸에 맞지 않는 옷처럼 집도 사람을 기형으로 만든다. 어느 날 물밀듯이 밀려오는 존재에 대한 회의처럼, 집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집은 달에서도 보일 정도로 큰 신전과 같은 거대한 집이 아니라 생각이 담긴 집이어야 한다. 금산주택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담기면서 자연과 조화롭게 마주 보고 있다. 금산주택은 한국공간디자인대상(2011년)과 한국건축가협회상 특별상(2012년)을 수상했다.

제따와나 선원은 강원도 춘천에 있는 ‘처음도 과정도 결과도 즐거운 중도의 집’이다. 당시 선원장 스님에게서 불교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설계의 가이드라인 중 사성제는 고집멸도(苦集滅道), 즉 괴로움과 괴로움의 원인과 소멸에 대한 고찰이다. 집착을 통한 괴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행 공간이므로 사성제가 기본적인 개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가 ‘중도’라는 개념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즐겁다.’ 그래서 과거의 방식과 불교적인 교리를 바탕에 깔되 현대적인 생활 습관에 적합하게 설계했다. 그리고 불교의 기본 정신을 되살렸다. 대부분의 사찰처럼 한옥으로 짓지 않고 콘크리트 구조로 뼈대를 만들고 벽돌로 옷을 입혔다. 그렇게 1년 동안의 설계 기간을 거쳐 공사를 시작했고, 뼈대를 올리고 벽돌을 외부에 쌓고 바닥에 깔아서 무려 30만 장의 벽돌로 공간을 완성했다. 처음도 과정도 결과도 즐거운 중도의 정신이, 집의 안과 밖에 스며든 공간이 완성되었다. 제따와나 선원은 아시아건축사협의회 건축상(2020년)을 수상했다.

까사 가이아는 바다색이 아름다운 김녕 바닷가에 제주도의 풍광을 담은 집이다. 건축주는 제주도 토박이 부부로, 제주도 바닷가의 전망 좋은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요란한 형태와 색채를 집어넣은 집은 결코 짓지 않겠다고 했다. 단지 바다가 훤히 보이는 욕실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래서 바다를 가리지 않으며 바닷바람에 견딜 만한 집을, 오랫동안 그곳에 있었던 제주도의 돌처럼 단단하게 세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왕이면 그 자리에 옛날부터 있었던 오랜 집처럼 보이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까사 가이아는 무수한 비바람을 견디며 살아온 제주도의 강인한 여성성을 상징하고, 어머니의 안온한 품처럼 따뜻하고, 바다와 오름 사이를 넘나들며 오가는 햇빛과 바람과 바다라는 제주도의 자연으로 채워졌다. 까사 가이아는 2021년 1월 EBS 〈건축탐구 집 : 그 집으로의 특별한 초대〉에 소개되기도 했다.

좋은 집은 주인을 닮는다

집은 사람이 짓지만 시간이 완성한다. 집이란 짧은 시간 동안 단번에 지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의미이기도 하고, 집 자체가 스스로 완성을 유보한 채 시간을 두고 천천히 완성되어간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에게 집을 짓는 것을 허락한 땅과 돌과 나무들도 집에 대해서 일정 부분의 몫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집은 사람이 계획하고 쌓고 세워서 짓기 시작하면 어느 정도의 모양과 공간은 갖추게 되겠지만, 최종 완성은 집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과의 원만한 합의와 조화가 이루어질 때다. 시간은 그렇게 사람이 만들어놓은 건물에서 풀기를 빼주기도 하고, 생경한 색깔을 누그러뜨려주기도 하고, 성질을 눌러주기도 한다.

어떤 집은 땅이 너무 세서 집을 앉히느라 고생을 하고, 어떤 집은 그 집에 살 사람이 너무 강해서 고생을 하기도 하고, 어떤 집은 땅이나 주인이 아무런 요구가 없어서 곤란할 때도 있다. 드물긴 하지만 원래 있던 집을 고치려 할 때, 집의 주장이 너무 강해서 고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게 집을 짓는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기도 하고 가슴 부풀게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매우 골치 아픈 일이다. 사실 건축이라는 것은 구체적인 생활을 담다 보면 구차해지기도 하지만, 표현하기 힘든 사람들의 생각이나 잡히지 않는 시간의 흔적들이 담길 때는 고상하고 우아해지기도 한다.

경남 마산의 인곡리라는 마을에 신 선생 댁을 짓고 있을 때다. 건축주는 기껏해야 거실과 안방이 잘 연결되었으면 하고, 주차 공간과 자식들이 명절 때라든가 집에 모일 때 있을 장소만 만들면 된다는, 간단하기 그지없는 요구 조건만 내밀었다. 그래서 아주 단순하게 모든 창이 남쪽으로 향해서 집 안이 고르게 환해질 수 있도록 방들을 길게 늘어놓고, 땅의 모양과 흐름대로 해가 움직이는 방향을 생각해서 집을 앉혔다. 말하자면 신 선생의 세상 사는 모습처럼 그냥 흐르는 대로 집을 앉혔다. 그것이 설계의 전부였다. 그래서 이 집은 그냥 널찍한 뗏목을 타고 얼굴에 모자를 덮고 입에 갈대 물고 팔베개하고 누워서 물결이 순탄한 강을 타고 하류까지 안전하게 도착한 기분이 들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집은 주인의 품성대로 지어지는 모양이라고 말한다.

지리산 청래골에 푸른 이끼 집을 짓고 있을 때다. 그곳의 공기는 원시의 숲과 같이 적막하고 투명했다. 그곳에 진주에 사는 여덟 사람이 뜻을 모아 주말에 와서 쉴 집을 짓겠다고 했다. 그런데 청래골 땅은 만만하지 않았다. 지리산을 바라보되 너무 으스대지 않으며, 지리산에 기대되 너무 비굴하지 않은 그런 자세를 취한다는 것은 건축으로만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었다. 자칫하면 건축주도, 땅도 모두 만족하지 못하는 어정쩡한 결과가 나오지나 않을까 해서 불안해했다. 집이 있으나 산을 가리지도 않고 땅을 짓누르지도 않는, 말하자면 투명하고 가벼운 집을 지을 수 있을지 고민했다. 우리는 땅에 얹혀살고 있으면서도 땅의 아픔에 대해 무관심했고,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나무나 돌이나 풀에게 무관심했다. 우리보다도 훨씬 전부터 그 땅은 있었을 것이고 우리는 그 땅에 얹혀살고 있다.

들꽃처럼 피어나는 집

집에도 격이 있다. 집에도 안에서부터 은은히 번져 나오는 향기가 있다. 산천재는 격이 있고 향기가 있는 집이다. 집이 크지도 깊지도 않다. 그저 빠르게 지나가는 국도변 강가에 앉아 있는 낮고도 단순한 집이다. 그러나 위엄이 있다. 산천재 뒷마당은 지리산 천왕봉이 잘 보이는 몇 곳 중의 하나다. 산천재는 지리산 천왕봉을 쳐다보며 고즈넉이 앉아 있다. 특히 산천재가 지리산을 바라보는 시선이 참 좋다. 아무런 자기 주장도 없어 보이는 낮은 집이지만, 집을 드러내지 않고 산의 흐름에 몸을 맡긴 그 모습이 근엄하다. 그리고 절대 낮아 보이지 않는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주위와 어울리는 품위가 있다.

자연스럽고 편안하고 의도가 없어 보이는 집과 의도 없이 자연스레 형성된 마을이 있다. 그러나 유기적으로 소통되고 아무런 문제없이 잘 돌아가는 동네다. 사는 것에 대한 욕망, 아름다운 것에 대한 욕망, 그런 것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 없이 자연스러움만으로 구성된 집들이 있다. 길섶에서 피어나는 들꽃처럼, 도시의 매연 속에서 보도블록의 좁은 틈을 비집고 피고 자라는 민들레처럼, 집들이 따뜻한 양지에서 볕을 받으며 웃고 있다. 집주인의 기호가 보이고 재료의 자연스러운 표현이 보이고, 무엇보다도 사는 사람들과 편안한 조화가 있어 보인다. 국도를 따라가다가 만나게 되는 집들처럼, 서울이 아파트와 다세대주택에 뒤덮이기 전에 골목골목에서 만나던 건강한 집들을 우리는 그리워한다.

충북 충주시 산척면 상산마을의 김 선생 댁을 짓고 있을 때다. 제천에 있는 중학교에서 화학을 가르치는 김 선생, 서울에 있는 중학교에서 국어를 가르치는 안주인 신 선생, 칠순이 훨씬 지난 노모,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딸, 이렇게 다섯 식구였다. 노모와 김 선생은 제천에서 살고 아이들과 신 선생은 안양에서 살았다. 이들은 집을 지으면 다시 식구들이 모여 살 거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선생은 동네에 자연스럽게 정착할 것과 앞으로 닥칠 여러 가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첫 번째는 동네에서 튀지 않는 소박한 집이었으면 좋겠다. 두 번째는 도서관을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세 번째는 농사를 지을 것이니, 창고가 필요하다. 네 번째는 가족 간의 프라이버시가 보장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섯 번째는 손님이 많이 올 것이므로, 손님과 가족이 어느 정도 분리되기를 원했다.

김 선생의 집은 뼈대를 철골로 세우고, 샌드위치 패널로 벽체를 세우고, 그 위에 드라이비트로 마감을 했다. 내부는 석고보드를 치고 그 위에 도배를 했다. 말하자면 김 선생의 현실적인 여건에 맞춘 재료들이며, 어느 곳에서나 시공이 가능한 ‘이 시대의 재료’들이다. 김 선생은 내부의 계단이나 외부의 마루는 학교에서 버리려던 아카시아나무를 사용하고자 했고, 사랑채도 주변에 있는 공장에서 흙벽돌을 사다가 지어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가족과 친척과 친구를 모으고, 동네 사람들과 축대를 쌓고 공을 들여 수공예 작업을 하기로 했다. 그것은 집을 지으려고 확보한 자금이 빠듯했기 때문이다. 공사하는 과정에서 생략되고 변경된 것이 몇 개 있었지만 별다른 문제없이 진행되었다. 그렇게 여름이 끝나갈 즈음 공사는 마무리되었다. 이제는 주인이 집을 키워나갈 차례다. 집은 그렇게 주인의 숨을 불어넣어주는 것이고, 또 그만큼 자랄 것이다.

좋은 집이란 무엇인가?

임형남?노은주는 좋은 집이란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집이라고 말한다. 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추억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집이 얹혀 있는 땅에도 어떤 내력을 담고 있어야 한다. 즉, 추억이 스며들어 있는 오래된 집이 좋다. 또한 좋은 집은 투명하고 유기적이며 들꽃처럼 피어나는 집이다. 투명한 집이란 안이 훤히 보이는 집이 아니라 안팎의 경계가 조화롭고 공간과 공간이 단절되지 않고 연결되는, 그 사이로 빛이 넘나드는 집이다. 어쩌면 집은 자기의 실현이며, 집의 완성은 가족이 모두 제자리에 앉아 있는 풍경이다. 그러면서 온기를 품고 인간을 받아들여주고 안아주는 집이 좋은 집이다.

유기적인 집이라는 것은 우리나라의 옛집처럼 공간이 닫히거나 완결된 것이라기보다는 생명체처럼 자라나는, 그럴 여지가 있는 집이라는 의미다. 들꽃처럼 피어나는 집이란 어떤 유명한 건축가가 지은 집이 아니라 동네에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삶에 어우러지며 생겨난 집, 그런 집들이 모인 동네의 모습이 들꽃처럼 강한 생명력을 갖는다는 의미다. 그 밖에 좋은 집은 구성원들 간에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집을 의미하기도 한다. 가족 간, 이웃 간 일정한 거리는 사람 사이의 예의 혹은 친밀함의 정도를 나타내기도 한다. 옛집은 마당을 통해 거리를 유지하고 시선을 분산시켰다. 그래서 임형남?노은주가 만드는 집들은 시간이 지나고 손때가 묻으면 ‘옛집’이 될 테고, 생물처럼 자라 기억들을 불러 세우는 집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좋은 집은 몇 년만 살다가 팔고 나오는 집이 아니라 오랫동안 살 집, 투명한 집,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집, 그리하여 길가의 들꽃처럼 생명력 있게 피어나고 나무처럼 자라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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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건축가 두 명의 이야기가 나온다. 하나는 하산 파시라는 실존했던 이집트 건축가고, 하나는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 나오는 윤보라는 목수다. 하산 파시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흙집을 지었고, 윤보 목수는 대목으로서 자신의 솜씨보다 진정한 의인으로 평가받는다. 나는 이 두 건축가가 ‘가온건축’이 추구하는 건축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나무처럼 자라는 집은 시간이 갈수록 아름다워지는 집이다. 수군거리는 뒤란처럼 깊어지는 집이다. 우리 모습도 꼭 그랬으면 좋겠다.
- 함성호 (건축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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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자라는 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수퍼스타 k*******2 | 2022.07.2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 책에는 건축가 두 명의 이야기가 나온다. 하나는 하산 파시라는 실존했던 이집트 건축가고, 하나는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 나오는 윤보라는 목수다. 하산 파시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흙집을 지었고, 윤보 목수는 대목으로서 자신의 솜씨보다 진정한 의인으로 평가받는다. 나느 이 두 건춝가가 '가온건축'이 추구하는 건축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나무처럼 자라는 집은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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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건축가 두 명의 이야기가 나온다. 하나는 하산 파시라는 실존했던 이집트 건축가고, 하나는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 나오는 윤보라는 목수다. 하산 파시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흙집을 지었고, 윤보 목수는 대목으로서 자신의 솜씨보다 진정한 의인으로 평가받는다. 나느 이 두 건춝가가 '가온건축'이 추구하는 건축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나무처럼 자라는 집은 시간이 갈수록 아름다워지는 집이다. 수군거리는 뒤란처럼 깊어지는 집이다. 우리 모습도 꼭 그랬으면 좋겠다. (-9-)

 

 

우리의 조상들은 오랜 경험으로 그런 지혜를 터득했고 생활에 적용했습니다. 물이 흐르는 자리를 피해서 집을 앉히고 욋자리를 찾았습니다. 그런 지혜가 우리나라의 땅에 대한 사상으로 발전했습니다. 한국의 풍수는 발복 發福하고 장수하기 위한 미신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터득한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지혜입니다. 물길을 인위적으로 도리고 두터운 콘크리트 옹벽으로 막아놓은 방어막이 어느 날 하루 내린 비에 힘없이 스러지던 모습을 보며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82-)

 

 

"지리산은 올라가는 산이 아니고 들어가는 산이야." 이런저런 이야기 끝에 산이라면 모르는게 없는 친구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산이 포근해서 사람이 안지는 기분이 들게 한다는 이야기인지, 산이 너무 깊어서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다는 이야기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사람들이 즐겨 쓰는 역설적인 수사 같기도 하고, 밑도 끝도 없는 잠언 같기도 해거 이야기가 길어지기 전에 슬그머니 뒥걸늠쳐서 빠져나왔던 적이 있습니다. (-188-)

 

 

오래전 어느 새벽 동트기도 전에, 부석사 무량수전 앞 안양루의 난간에 기대어 무량수전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새벽 에불은 방금 끝났습니다. 사위는 적막하고 어슴푸레한 형체만이 둔하게 어른거렸습니다.어둑어둑하던 색이 푸르스름한 색이 되고 금세 붉은 기운을 조금씩 타기 시작하더군요. (-209-)

 

 

김 선생이 내놓은 집의 조건들은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었습니다. 밤하늘의 별을 보는 창을 달아다라거나 벽 뒤에 방을 숨겨달라는 그런 요구는 없었습니다.오히려 이곳에 집을 앉히는 작업의 준비 과정이나 그 행위에 큰 의미를 두는 것 같았습니다. (-281-)

 

 

그러나 사실 철골로 집의 뼈대를 세우는 것은 우리의 옛 건축 방식과 상당히 유사한 방법입니다.우리의 옛 방식이란 나무를 짜나가며 집의 골격을 만드는 가구식 架構式입니다. 뼈대를 조립하느 방식인 셈입니다. 그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의 추이에 따라 벽돌로 쌓아나가는 조적식 組積式 이 쓰이다가 요즘은 콘크리트로 기둥, 벽,지붕을 일체로 만드는 방법이 흔히 쓰입니다. (-345-)

 

 

시골 집을 가면, 어떤 공간에 그 마을을 상징하는 나무가 서 있다.사골 집이란 단순히 먹고 자고 , 슴쉬는 평범한 삶의 공간이 아닌 복이 드나들고 나가는 특별한 공간이었다. 집에 대해 설명할 때 , 집 주변의 나무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그래서 나무는 자연에 가깝다. 산과 인접하고, 가까운 곳에 나무가 있는 그공간에 집이 들어서게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한다. 현대에 들어와서 전원생활을 하더라도, 나무를 심고 집을 짓는 것도 이와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단순히 집을 짓는 건축이 아닌 집과 나무와 삶을 일치시키는 특별한 장소에서 시간을 보내는 개념이다.

 

 

그래서 삶도 자라고, 나무도 자라며, 집도 자란다. 나무가 죽는다는 건 집에 우환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죽은 나무를 다시 사리거나 고사된 나무를 제거하고 다시 나무를 심는 작업을 반복한다. 수맥이 있느 곳을 피하고, 건축가의 시선으로 집이라는 물질도 아닌, 장소나 시간도 아닌 특별한 가치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으며, 우리가 가지고자 하는 것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다. 건축설계사가 누군가의 집 주문에 대해서, 집의 장향이나, 차문의 위치, 방의 구조에 대해서 꼼꼼히 신경쓰게 되는 이유는 여기에 있으며, 겉축가 임형주 노은주 부부는 집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땅의 본질을 짚어 나간다. 땅과 사람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서로 다리르 놓아주는 것, 건축가가 가지는 건축철학의 본질이다. 그래서, 어떤 공간에 집을 지을 때, 집 주인이 누군지에 따라서 집의 성격이나 기질이 달라져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 책에서 말하고 있으며, 우리가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이루어진 천편일률적인 집구조에서 탈피하여, 자연친화적이며며, 자연과 공존하는 돌과 바람, 시간이 스며드는 집과 건축을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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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나무처럼 자라는 집 임형남 노은주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j********7 | 2022.07.1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부제: 임형남 노은주의 집, 땅, 사람이야기 부제 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임형남, 노은주 라고 하면 EBS에서 보던 집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시는 건축가 부부아니신가?    건축탐구 - 집 연출 최수진, 이혜진, 박은미, 최재영, 김택준, 배우찬 출연 미등록 방송 2019, EBS1 이 책은 무려 출간 20주년 기념판이다! 20년 전에 발간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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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 임형남 노은주의 집, 땅, 사람이야기

부제 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임형남, 노은주 라고 하면 EBS에서 보던 집이라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하시는 건축가 부부아니신가?

 

 건축탐구 - 집

연출
최수진, 이혜진, 박은미, 최재영, 김택준, 배우찬
출연
미등록
방송
2019, EBS1

이 책은 무려 출간 20주년 기념판이다! 20년 전에 발간된 책이 아직도 찾는 이가 있어서 20주년 기념판을 낸 것이다. 그 20년 동안 두 부부는 더 유명해지셨을 지도 모른다.

먼저 내 호기심의 의식의 흐름에 따라 작가님 부부에 대해서 알아본다.

1999년부터 함께 가온건축을 운영하고 있는데, ‘가온’이란 순우리말로 가운데·중심이라는 뜻과, ‘집의 평온함(家穩)’이라는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 가장 편안하고, 인간답고, 자연과 어우러진 집을 궁리하기 위해 이들은 틈만 나면 옛집을 찾아가고, 골목을 거닐고, 도시를 산책한다. 그 여정에서 집이 지어지고, 글과 그림이 모여 책으로 엮이곤 한다.

나도 뭔가를 이렇게 키워가고 싶다.

 

이게 뒷표지. 뒷표지가 더 화려하다!
이게 앞표지

제따와나 선원으로 건축상을 수상하셨다는 것이 눈에 띈다!

 

 

p132 오래전 신문에서 읽기를 전라도 어느 절에 가면 어떤 신흥종교 집단이 그 절에서 자기내 식대로 예배를 드린다는 것. 이유는 그 종교를 만든 이가 죽어 이 절에서 미륵으로 다시 환생한다는 말을 남겼고, 신도들이 그 말을 믿어서라고. 기자가 당시 그 절 스님께 이 상황이 괜찮은지 물어보니, 스님 왈 "절은 누구나 다 받아줍니다."라고 했다고.

p133 인사동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조계사가 보였습니다. 조계사는 원래 거기 있었지만 저는 그날 처음 보았습니다. 큰 도로변에 서 있던 건물을 헐어버리고 나니 절이 드러나게 된 것이었습니다. 절의 한적함은 없었고 분주함이 가득할 뿐이었습니다.

<일탈의 공간> p138

아이들에게 (가능하다면 집안에) 일탈의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다

아이와 함께 이 공간 저 공간 가보아도 좋다고 - 설령 경비원이든 누가 나가라고 해도, 좀더 있어도 된다고 알려주고 싶다.

저는 학교 수업 시간에 기계적으로 외워야 했던 '강박'들은 보지도 않고 휙휙 지나쳤습니다. 그 대신 천장은 높고 복도는 넓으며 외부의 기온과는 무관하게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그곳을 아주 천천히 걸어다니며 그 냄새를 맡았습니다.

그것은 참선을 하는 것과 비슷한 경험이었는데, 이런저런 생각은 저절로 지워지고 여러 가지 욕심은 소리 없이 바닥으로 가라앉고 몸은 흐르는 물처럼 그 안에서 저절로 흘러갔습니다.

세상은 점점 빨라지고 모두 한군데 모여 살다 보니 갈수록 사람들은 엽기와 신경질에 칡넝쿨처럼 엉켜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20년전 글이 마치 방금전 쓰여진 듯한 느낌이 드는게 신기하네~~~^^

p145

시간의 더께와 사는 사람의 욕심이 보태져서 집은 얇고 앙상한 뼈대 위에 많은 군살을 얹고 있었습니다.

제일 먼저 해야 하는 일은 그 살들을 덜어내는 것이었습니다. 하나씩 덜어내면서 후련해하고 시원해하는 집을 보며 저도 머리가 개운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거실 벽을 둘러치고 있는 나무판을 떼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 나무판은 처음에는 금강석처럼 단단하고 늘씬했겠지만 바니시(니스)로 숨을 쉬지 못해 속은 텅 비어 있었고 겉만 반질반질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나무판들이 우수수 쏟아져내리고 그 안쪽으로 집을 지탱하고 있는 벽돌들이 드러났습니다.

p150

경기도 여주 신륵사에 가보자

우리나라 풍수지리의 큰 스승인 무학 대사가 자신의 선생님을 위해 자리를 잡아놓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 명당. 부도가 있는 자리.

p154

아이가 학교에서 그려온 그림 맑고, 엄마한테 보여주어야지~ 하며 그린 그림 말고 그냥 아무생각없이 어쩌다 끼적인 그림을 액자에 넣어 고이 간직해주어야겠다.

기교 없이 솔직한 아이들의 그림을 보면 언제나 감동을 받습니다. 기교가 없고 장식도 없지만 무언가 예민한 마음의 급소를 푹 하고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에너지를 발산하는 데 그림보다 좋은 것은 없을 것입니다. 조기 축구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그리느냐에 따라 그림은 달라집니다. 학교에 제출하기 위해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그리는 그림은 언제나 '후지게' 마련입니다. 그냥 그리는 그림이 좋습니다.

"yes24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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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자라는 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j*****f | 2022.07.1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교육방송에서 방영중인 <건축탐구-집>이라는 프로그램은 짬 날때마다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유형의 집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고, 그 집을 짓게되는 과정과 집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재미있기 때문이다. 집 도슨트?!!인 임형남 소장과, 노은주 소장의 집에 대한 관도 여유로와서 건축전공 부부의 책도 찾아보고 있다. <그들은 그 집에서 무슨 꿈을 꾸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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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방송에서 방영중인 <건축탐구-집>이라는 프로그램은 짬 날때마다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유형의 집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있고, 그 집을 짓게되는 과정과 집 안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재미있기 때문이다. 집 도슨트?!!인 임형남 소장과, 노은주 소장의 집에 대한 관도 여유로와서 건축전공 부부의 책도 찾아보고 있다.

<그들은 그 집에서 무슨 꿈을 꾸었을까> <도시 인문학> 이후로, 이번에 만난 책은 < 나무처럼 자라는 집 > 이다!

- 건축은 결국 사람과 땅의 관계이고 그에 대한 매개체로서 건축가가 존재하게 됩니다. 땅을 이롭게 하고 사람을 이롭게 하며, 지금 이 시간에 충실한 삶을 영위하게 하는 역할, 그 만남과 그 주선이 저의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이어주는 작업!!! 이를 위해 만남이 전제가 된다.

이 부부의 건축을 매개로한 만남의 이야기,, 기대된다.

부부의 글쓰는 필력이,, 그 이음과 연결의 방식이 범상치 않다. 건축가가 아닌 문인의 글을 읽는 느낌이 전해진다. 수많은 책과 영화와 경험 그리고 건축을 위해서 여기저기 외부로 많이 다니면서 익힌 인문학적 편력도 종횡무진~!!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으로 시작하는 이야기 살강,, 옛날 부엌에 부뚜막이 있던 시절.. 부뚜막 위에 간략하게 나무판자로 걸친 선반 지칭 하는 말!! 글의 lead-in 에서부터 내공이 묻어난다. 이야기 보따리 풀어주세요 하면서 성큼 다가가 앉게하는 힘이 있다.

- 살강 또한 무척 아름다운 말입니다. 입에 넣고 굴리면 어린 시절 어른들에게 졸라서 얻어낸 알사탕은 입안에 넣고 또르르 굴리던 느낌이 살아납니다. -

더하여, 페이지에 생기를 불어넣는 일러스트레이션도 한 몫 한다.

건축 사무소를 운영하면서, 각계 각층의 건축의뢰인을 만나게 되고, 집에 들어갈 지형과 지세를 보는 안목이 트이고 건축의 과정에서 의사교류와 협업의 작업의 기록도 함께 이야기로 전한다.

 

 

이 책에는, 부부가 금산 땅에 올린 집 - 금산주택과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가는가 하면, 상산마을에 집을 올리던 일련의 과정도 그 집을 키워나갈 집 주인의 이야기와 함께 풀어나간다. 사실, 집을 짓는 과정 자체가 단기간에 끝나는 과정이 아니기에 오랜 시간 동안 차곡차곡 싸여가는 이야기의 깊이도 이에 더해가지않을까.. 저자의 말처럼 집 한채를 마칠 때마다 책 한권이 나올만할듯....

제주의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욕실,,

요 몇년간, 집장만 하면 영끌이란 단어가 떠오르고,,

집과 관련된 정보라 하면, 오로지 숫자의 증감에 예민해지고 갑갑해지는 세태 속에서 이에 거리를 두고 집과 그 집이 담아내는 집의 역사, 그리고 공간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니 편안하고 푸근해지는 느낌이다.

삶의 기억을 담고 있는 집!!

살면서 기억 속에 존재하는 이사의 횟수는 그리 많지 않다. 세 번의 이사로 나의 과거의 추억이 묻어나는 집을 연대기 삼아 유년시절을 소환하곤한다. 지금까지 살던 4채의 집에 한옥은 없다. 그렇기에 한옥에 대한 동경도 조금은 남아있다. 저자는 한옥의 상량문에 대한 서술을 통해서 한옥에 집의 탄생과 역사를 기록을 품은,, 집의 내력을 전한다. 기억을 담은, 기록을 담은 집 속에 전하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이집은 싯가 얼마..라는 메마른 정량보다 더 가치롭지 않은지... 저자의 말에 백분 동감이다.

 

집은 사람이 짓지만 시간이 완성합니다.

집이란 짧은시간 동안 단번에 지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의미이기도하고, 집 자체가 스스로 완성을 유보한 채 시간을 두고 천천히 완성되어간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집을 통해 풀어내는 글 속에서 저자의 삶과 철학 속으로 여유롭게 산책한 느낌이 남는 책~!!!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을 읽고, 자유로이 작성한 후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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