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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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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베이비부머 세대 노동 계급의 사랑과 긍지

리뷰 총점9.4 리뷰 30건 | 판매지수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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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치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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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6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296쪽 | 472g | 140*210*20mm
ISBN13 9791160949391
ISBN10 1160949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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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중년 영국 노동자 계급 다수가 브렉시트에 찬성표를 던졌고 극우주의자로 비판받았다. 그런데 브레디 미카코가 만난 아저씨들은 복지 국가, 노동 조합, 다양성을 존중했다. 이들을 향한 저자의 시선이 마냥 긍정적이진 않지만, 이 책은 지금 세상에서 연대, 계급의 의미를 묻는다. - 손민규 사회정치 MD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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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 제도의 과실, 동네의 오타쿠 전문가들
영국의 노동 계급 아저씨 중에는 이런 사람들이 많다. 단순히 질이 나쁜 아저씨인가 했는데, 실은 은근히 오타쿠 같은 면이 있어서 무언가 하나에 관해 쓸데없이 풍부한 지식을 갖추고 있는 사람들. 대처 정권부터 브라운 정권 정도까지는 생각보다 간단하게 실업보험과 생활보호수당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노동 계급의 도시에는 일하지 않고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그런데 이것이 생각지도 못한 풍요로운 과실을 맺은 것이다. 실업보험의 과실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우리 동네의 ‘지역사 연구자’ 스티브였다.
--- p.27

계급 재생산의 길을 끊으려 하는 노동 계급 아저씨들
『해머타운의 녀석들』에서 “반항적이고 권위에 저항하면서도 사회 계급의 틀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스스로 ‘육체노동’으로 살아가기를 택하여 기존의 계급 제도를 재생산한다”라고 지적된 영국의 노동 계급 아저씨들이 이 계급 재생산의 길을 드디어 끊으려 하고 있다. 나보다 출세하라면서 계급 재생산의 길을 끊어내려 한 아버지들은 이전에도 많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그들이 하는 말에는 “이제 우리가 하는 일은 없어질 것이다”라는 궁지에 몰릴 대로 몰린 현실감이 있었다.
--- p.45

긴축 재정이 무너뜨린 노동 계급의 일상
부유한 사람은 이런 공공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으니 긴축 재정이 대규모로 이루어진들 아무런 괴로움도 불편함도 없다. 그들은 사립 병원과 사립 학교를 이용하고 복지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이 정책의 영향을 오롯이 감내해야 하는 사람은 바로 노동 계급, 즉 우리다. (…) 마지막 보루라고 여겼던 도서관마저 폐쇄되었다. 정말로 정부는 이 빈민가를 버리는구나 싶었다. 설마 저 위에 계신 분들은 어리석은 민중은 책 따위 읽지 않을 거라 생각하는 걸까.
--- p.68~69

브렉시트 국민투표로 드러난 영국인의 속마음
그때 제마가 감정을 발산하는 모습을 보면서 영국 사람들이 평소에는 꺼내 보이지 않던, 깊은 곳에 묻어두고 있던 감정이 한꺼번에 폭발한 게 아닌가 싶었다. 영국 땅에서 우리가 땀 흘리며 슬픔을 안고 어렵사리 키워온 것들을 이방인이 나타나 휙 하고 수확해 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쏘냐. 이런 느낌의 분노, 아니 두려움에 가까운 어떤 감정.

증오. 분명 영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들은 요즘 이런 것에 과민해졌다. 그것만으로도 브렉시트 찬반 투표는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유해한 것이었다. 영국 사람들의 속마음이 드러나는 바람에 우리 이민자들은 투표 이전처럼 그들을 믿어줄 수 없게 되었다.
--- p.101~102

최후의 저항자들
“그러니까 이건 건강과 돈만의 문제가 아니야. 더 큰 거라고. 나는 대처한테도, 글로벌 자본주의한테도 질 수 없다고. 물론 가담하지도 않아.”
(…) 남편 말처럼 이는 NHS만의 문제가 아니라 더 큰 문제일지도 모른다. 대처리즘에 반대하는 것도, 글로벌리즘에 반대하는 것도, EU 탈퇴도 전부 이어져 있고 얽혀 있다. 해머타운의 아저씨 세대는 현 사회에 최후의 저항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 p.151~153

20대 베트남 여성과 60대 영국 아저씨의 사랑
자본과 노동력이 이동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국경을 닫아두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사람들은 페이스 타임이니 스카이프니 하는 걸로 만나서 이야기하고, 사랑에 빠지고, 그렇게 되면 베트남이든 아프리카의 통북투든 날아가는 것이다. 사랑은 광기다. 사랑은 배외주의를 관통하는 최종 병기다.
--- p.218~219

오늘의 노동 계급
노동 계급 안에는 상당한 다양성이 존재한다. 이 다양한 사람들이 노동자로서 겪은 공통의 경험이 이들을 같은 계급으로 만든다. 이들이 겪은 같은 경험이란 보수당의 긴축 재정으로 공공 서비스와 복지가 삭감되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 노동조합의 약화로 기업의 힘이 비대해진 현 상황에서 악화된 고용 조건과 임금으로 인해 생활고를 겪고 있다는 점 등일 것이다. (…) 노동 계급의 세력이 약해진 현대에 바람직한 노동 계급의 모습이란 다양한 인종, 젠더, 성적 취향, 종교, 생활습관과 문화를 가진, 그럼에도 ‘돈과 고용’이라는 하나의 점에서 이어지는 집단일 것이다.
--- p.269~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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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물기는 하지만 생동감이 넘치고, 편견을 뒤엎고, 지적인 데다 읽기의 즐거움을 주는 책이 있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당대 영국 노동 계급 아저씨에 관한 이야기지만, 한국의 ‘아저씨’를 떠올릴 필요는 없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 이후 브렉시트와 샤이 보수를 주도하는 ‘만악의 근원’인 아저씨를, 그들 사이의 차이를 드러냄으로써 차별화, 분리, 이해하고자 하는 책이기 때문이다.

영국은 여전히 계급과 계급투쟁에 관한 글을 ‘쓰는’ 나라다. 동양 여성 이민자인 저자의 시각에서 본 영국 문화의 다양성, 록과 술 이야기는 정치경제학 역시 마음에 오솔길을 내는 슬픔과 기쁨의 서사임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한국의 강남 좌파와 강남 우파의 계급 연대를 비판하는 데 도움이 될, ‘지금 여기’의 필독서가 등장했다.
- 정희진 (『페미니즘의 도전』 저자, 문학박사)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아저씨, 아줌마가 여기에 있다. 당신들 너무 최고인데.
- 다카하시 겐이치로 (소설가)
브래디 미카코는 새의 눈과 벌의 눈을 다 가지고 있다. 하늘 높은 곳에서 긴축 재정의 여파를 조망하는 한편, 땅바닥에서는 그 속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한다. 젊은 세대에게 눈엣가시처럼 여겨지는 베이비부머 세대 아저씨들의 강인함을 새와 벌의 두 가지 시점으로 그려냈다.
- 세키 미와 (번역가)
상냥한 사람의 잘못을 놓치지 않고 지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을 범한 사람의 상냥함을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브래디 미카코의 ‘계속해서 주목하는’ 시선에 커다란 용기를 얻었다.
- 니시 가나코 (소설가)
영국 서민들의 매력을 끌어내는 브래디 미카코의 사랑과 관찰력, 필력에 마음을 송두리째 빼앗겼다. 한 편 한 편 인정이 넘치는 최고의 드라마!
- 야마자키 마리 (만화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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