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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랜드

[ 작가 사인 인쇄본, 양장 ]
리뷰 총점9.8 리뷰 50건 | 판매지수 18,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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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2년 06월 2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20쪽 | 512g | 134*195*25mm
ISBN13 9791160404944
ISBN10 116040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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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따뜻한 푸른 빛이 어린 이야기의 땅] 우주 너머에는 더 나은 세계가 있을까. 망해버린 세상의 우리에게는 어떤 선택이 남을까. 『노랜드』의 인물들은 차가운 진실 앞에서 하릴없이 무릎이 꺾여 휘청이지만 이내 다시 땅을 딛는다. 저 너머를 향해 새로 달릴 채비를 한다. 당신과 보폭을 맞춰 시린 날들을 건너갈 그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소설 MD 박형욱

“언니는 나를 믿어요?”
한국 문학의 빛나는 별, 천선란 두 번째 소설집 출간!
경이롭고 헤아릴 수 없는 열 편의 이야기


상처 입은 존재들의 사랑과 회복의 서사를 우아하고 경이로운 소설적 상상력으로 보여주었던 천선란 작가가 신작 소설집 『노랜드』로 돌아왔다. 『노랜드』에는 멸망하는 세계 속에서도 느리지만 꿋꿋하게 희망을 곁에 두는 열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SF 소설이기도 하고 순문학이기도 하며, 아포칼립스 서사이자 추리와 스릴러를 넘나드는, 느리지만 자유롭고 아름답지만 무서운 이야기들이다.

분명 가상의 이야기이건만, 『노랜드』 속 인물들은 당장이라도 우리가 사는 이 세계로 뛰쳐나올 것처럼 생생하게 살아 있다. 그건 아마도 ‘사랑하고 싶어 소설을 읽고, 삶을 알고 싶어 소설을 읽는다’는 작가의 마음이 소설집 곳곳에 온전히 담겨서일 것이다. 천선란 작가는 소설 속 인물의 입을 빌려 우리에게 묻는다. ‘언니는 나를 믿어요?’라고. 그 물음은 ‘나를 믿어요?’라는 확인으로도, ‘소설을 믿나요?’라는 질문으로도, ‘소설이 느리지만 반드시 이 세계를 더 나아지게 한다는 걸 믿으세요?’라는 외침으로도 들린다.

그렇게 우리가 이야기에 대한 믿음을 두 손에 꼭 쥔 채 『노랜드』를 읽어나갈 때, 소설 바깥에서 불어온 시원하고 파리한 바람은 우리의 눈을 멀게 했던 까맣고 역한 불행을 저만치 치워버릴 수 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우리는 푸른 점들로 가득한 저 너머를, 가상의 세계가 아닌 수많은 진짜 이야기가 묻혀 있는 아름다운 땅 ‘노랜드’를 보게 될 것이다. “사랑하고 싶어 소설을 읽고, 삶을 알고 싶어 소설을 읽는, 가끔은 더 지치고 싶어 소설을 읽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흰 밤과 푸른 달
바키타
푸른 점
옥수수밭과 형
제, 재
이름 없는 몸
-에게
우주를 날아가는 새
두 세계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대장님, 우리는 앞으로 제2의 지구에서 새 문명을 꾸려야 합니다. 우리는 밝게 빛나는 별에 태양이라는 이름을 붙일 것이고, 우리가 살아갈 수 있도록 도시를 건설할 테지만 우리가 누렸던 과학과 기술을 재현하려면 배양통에 있는 인간이 자라고, 배우고, 아이를 낳고, 세대를 몇천 년간 넘겨야 가능하겠지요. 저는 벌써 고민입니다. 우리가 살았던 첫 번째 지구에 대한 기록을 남길 것인지에 관해. 그래도 대장님, 저는 인간이 바키타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두 번 다시 어떤 것도 빼앗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p.79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세상에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 p.161

운전을 할 수 없었던 나이였던 우리는 고라니를 치고 가는 운전자의 마음을 농담 따 먹기 하듯 추측할 뿐이었다.
보지 못했을 거야. 놀랐겠지.
하지만 그중에는 분명 기분 더럽다며 침을 뱉는 사람도 있었을 거야.
놀라 벌벌 떠는 사람도 있었을 거고.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가는 사람도 있겠지.
친 줄도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설마. 그런 사람이 진짜 있을까?
있지 않을까.
그럼 미안해서 우는 사람도 있었을까?
모르겠다. 근데 있었으면 좋겠다. 한 명쯤은.
--- p.196~197

엄마는 시집오기 전에 번호로 불렸대. 예비 신부 몇 번. 인터넷에 그렇게 이름이 올라가는 거야. 엄마는 327번. 예뻐서 조회수가 가장 높았대. 그러다 아빠가 가장 값을 높게 불러서 온 거야. 그 후에는 한국식에 맞춰 개명을 했지만 그 이름조차 안 불렀어. 혼을 뺏으려고.
혼?
응. 이름을 잊게 해서 정체성을 흐리게 만드는 거야. 이름이 불리지 않는다는 건 결국 내가 누군지 잊게 된다는 거고, 그렇게 되면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기는 거야. 뭔지 모르는 것에게. 그럼 이름 없는 몸이 돼.
--- p.219

나 있잖아. 가끔씩 어떤 목소리가 들리는데 너무 생생해.
무섭게 왜 그래.
진짜로. 너무 화가 나서 숨을 크게 내뱉고 있을 때 가끔 누가 말을 걸어.
뭐라고 말을 거는데?
죽이고 싶으냐고. 죽여줄까? 하고.
그럼 너는 뭐라고 그래?
나는.
…….
응, 이라 말해.
--- p.260

나는 가장 잊고 싶지 않았던 사람의 모든 것을 조금씩 잊어가는 중이었다. 해가 지날수록 너는 더 빛바래질 것이다. 너와 나누었던 이야기를 잊고, 네 목소리를 잊고, 네 얼굴을 잊고, 그렇게 끝내 네 이름을 잊게 될까 봐 두려웠다. 내가 아니면 너를 누가 기억해주지? 태어났지만 누구에게도 기억되지 못하고 죽으면 그건 태어났다고 말할 수 있을까? 왜 어떤 사람은 태어난 것조차 잊혀질까. 그게 왜 너여야 했을까. 나는 여전히 모르겠다. 너를 살릴 수 있었던 수억 개의 가능성이 매일 밤마다 소리 없이 파묻혔다.
--- p.236

원망하고 싶다면 마당 밖을 원망하지, 절대로 이 마당은 원망하지 않아.
--- p.249

내가 뭐라고 했더라. 그래. 가만 생각해보니 네 말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럼 우리는 중력이 없는 곳에 가서 살자고 말했다. 묶여 있지 않으면 어디든 행복할 거야.
네 방 천장에는 아직도 야광 별 스티커가 붙어 있다. 여전히 빛날까. 밤이 되어야 알 수 있을 텐데, 아직도 해가 지고 있다. 조금씩 노을빛이 네 방 창을 통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토록 느리게 저무는 태양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 p.256

너는 쓸쓸하고, 서글프고, 외롭고, 억울하게 걸어가는 길에 누구를 만난 거니.
--- p.258

“혹시 인공지능이 밖으로 나올 수도 있을까요?”
그러니까 밖이라 함은…….
“이 세상으로요. 우리가 사는 세계.”
--- p.331

빛이 보여서 왔어.
어두운 새벽에 깜빡이는 빛이 보여서 왔다. 생명은 빛을 따라갈 수밖에 없어. 그 빛이 시초니까. 이 우주의. 그리고 죽지. 생명은 누구나. 하지만 죽음은 두 갈래로 나뉘어 있어. 죽는다는 것과 사라진다는 것. 저 너머에는 뭐가 있어?
검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면 그곳에 무엇이 있더라. 매몰됐던 기억은 또다시 차츰차츰 조각을 맞춰갔다. 짙은 보랏빛의 하늘, 그리고 그 하늘에서 보았던 나무의 뿌리. 바스락거리는 잎사귀들의 대화.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가 있어, 저기 너머에는.”
--- p.412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천 개의 파랑》 《어떤 물질의 사랑》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나인》
한국 문학의 빛나는 별, 천선란 두 번째 소설집 출간!
*
외롭지 않기 위해 외로워진 사람들과
이름 없는 땅에서 자라난 무섭고 아름다운 이야기

로봇과 동물, 인간의 공존을 보여준 《천 개의 파랑》, 외로움 속에 갇힌 자들과 뱀파이어의 로맨스를 그린 《밤에 찾아오는 구원자》, 식물의 소리를 듣는 외계인의 이야기 《나인》까지. 그야말로 종횡무진 활약해온 천선란 작가의 소설을 따라 읽어온 독자라면 아마도 이 질문이 하고 싶을 것이다. “사이보그, 뱀파이어, 외계인…… 그다음은 뭐지?” 그다음은 《노랜드》다. 이름 없는 땅에서 자라난 이야기다.
상처 입은 존재들의 사랑과 회복의 서사를 우아하고 경이로운 소설적 상상력으로 보여주었던 천선란 작가가 신작 소설집 《노랜드》로 돌아왔다. 《노랜드》에는 멸망하는 세계 속에서도 느리지만 꿋꿋하게 희망을 곁에 두는 열 편의 작품이 담겨 있다. SF 소설이기도 하고 순문학이기도 하며, 아포칼립스 서사이자 추리와 스릴러를 넘나드는, 느리지만 자유롭고 아름답지만 무서운 이야기들이다.

“싸우는 게 아니라 지킨 거야”, 〈흰 밤과 푸른 달〉
반은 염소, 반은 악마인 ‘크람푸스’로부터 인류를 구하기 위해 늑대의 유전자를 심은 인간들은 아주 잠시 인류의 영웅이 되었지만, 이내 크람푸스가 사라진 뒤 언제 인류를 통제하려 할지 모르는 불가해한 존재가 된다. ‘강설’은 지구에 남기보다 우주로 나가 계속 강한 존재들과 전쟁을 하는 걸 선택한 친구 ‘명월’을 만나기 위해 늑대 인간들이 있는 기지로 찾아간다.

“우리가 두 번 다시 어떤 것도 빼앗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바키타〉
어느 날, 밝게 빛나던 하늘이 갈라지며 갑자기 지구에 등장한 ‘바키타’는 인간들이 만들어낸 인공화합물을 먹어치우기 시작한다. 그 이후 자그마치 11년 동안 인간은 일회용품을 가장 많이 배출했던 시대로 회귀한 채 모든 쓰레기를 바키타에게 넘긴다. 하지만 바키타의 식성은 인공화합물에만 그치지 않고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걸 먹어버린다. 인간은 바키타에게 길들여진 문명의 인간과 바키타에게서 도망친 숲속의 인간으로 나뉘고, 그렇게 수십 년이 흐른다. 제2의 지구 건설을 위한 배아통을 싣기 위해 지구를 찾은 탐사대원 ‘나’는 우주선 배터리가 충전되길 기다리는 동안 바키타와 숲속의 인간, 문명의 인간을 차례대로 만나며 지구의 변화를 기록하는데…….

‘가끔은 진실보다 믿음이 더 중요하니까’, 〈푸른 점〉
사투르호는 위기에 처한 지구를 떠나 지구와 닮은 행성을 찾아 정착한다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우주를 유영 중이다. 웜홀을 통과하기 전, 사투르호의 함장인 시에라는 외부 선체를 직접 수리하겠다는 핑계로 함선 밖으로 나가 이젠 영원히 갈 수 없을 지구에 작별을 고하려 한다. 그런데, 사투르호의 관리자인 인공지능 러스가 시에라를 가로막는다. 러스의 방해를 뚫고 기어코 함선 밖으로 나온 시에라는 파랗게 빛나는 조그만 점을 찾아 선미로 향하지만 어디에도 푸른 점은 보이지 않는데…….

“사람은 다른데 똑같은 기억을 가지고 있으면?”, 〈옥수수밭과 형〉
자폐증 천재인 ‘푸코’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다정한 형과 함께 살고 있다. 하지만, 백혈병에 걸린 형은 투병 끝에 죽고 만다. 슬픔 속에 지내던 푸코는 형을 잊기 위해 형과의 추억이 깃든 옥수수밭으로 향한다. 그런데 그곳에서 죽은 줄 알았던 형이 아프기 전의 모습으로 나타나 ‘푸코’에게 부탁이 있다고 말한다.

“여전히 모르겠다. 그래도 되는지. 그 애의 계획을 내가 망쳐도 되는지”, 〈제, 재〉
해리성 인격 장애가 있는 ‘재’에겐 또 다른 인격인 ‘제’가 있다. ‘재’는 천재이지만 싹수가 없고, ‘제’는 평범하지만 다정하다. 하나의 몸을 나눠 쓰던 둘은 ‘재’가 깨어 있는 시간을 늘려 연구에 몰두하게 되면서 균형이 깨지고 만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눈을 뜬 ‘제’는 자신이 ‘재’의 시간에 눈을 떴다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책상 위에서 이상한 메모와 수상한 흰 가루를 발견하는데…….

“왜 어떤 사람은 태어난 것조차 잊혀질까”, 〈이름 없는 몸〉
모든 과거를 잊은 채 우체국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던 ‘나’는 엄마가 죽었다는 사회복지사의 연락을 받는다. 조촐한 장례를 끝내고 엄마의 짐을 챙기러 그동안 외면해왔던 고향 집으로 향한다. ‘나’의 고향인 외면리는 이상하고 음침한, 수수께끼 같은 안개로 뒤덮인 잊혀진 마을이다.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니게 된 자들이 사는 마을. 마을은 조용하다. 새소리도, 개 짖는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나’는 이상한 적막감에 텅 빈 골목을 살피다 한 번도 들어간 적 없는 앞집의 대문을 민다. 하지만, 다행히 기척이 있던 창고 문을 연 ‘나’의 눈에 보인 건 할아버지를 뜯어 먹고 있는 할머니의 모습이었다.

“다음 생에는 네 이름을 절대 잊지 말거라”, 〈-에게〉
너무 오랫동안 이름을 잊은 상태로 결국 성불하지 못한 채 구천을 떠돌던 ‘나’는 어느 봄 광화문에서 ‘잊지 않겠다’는 구호를 열창하는 한 시위대를 마주한다. 그리고 그 순간 ‘나’ 앞에 ‘이름을 불리지 못한 영혼은 떠돌 수밖에 없다고’ 말했던 차사가 다시 나타나는데…….

“우주는 공(空)이다. 존재에는 실재가 없다. 그러니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기에 얼마나 좋은 세상이냐?”, 〈우주를 날아가는 새〉
검은 흙먼지가 차지해버린 지구를 떠나는 마지막 수송선이 섬에 온 날, ‘효원’은 동생들을 떠나보내면서도 끝끝내 ‘효종 스님’을 따라 절에 남기로 한다. 그날 밤, 바깥 기척에 멧돼지인가 하고 법당 문을 열어본 효원은 다리가 꺾인 저어새를 발견한다. 그 새는 이제 이 행성에 더는 살지 않는 새이기도 했고, 몇십 년 전 효종 스님이 구해주었다는 새와 꼭 닮은 한쪽 눈에만 노란 칠이 된 새이기도 했다. 새의 부러진 다리에 붕대를 감아준 효원은 법당에 누웠다가 깜빡 잠이 든다. 낮같이 밝은 하늘을 보자마자 새벽 예불을 드리지 못했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라, 새가 사라진 것도 잊고 효종 스님의 거처로 향하는데, 아무리 불러도 안에선 기척이 없다.

“제가 이곳에 있으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두 세계〉
‘유라’는 ‘노랜드’ 사이트의 판매 도서인 〈아락스〉의 결말이 설명과 다르다는 독자의 항의를 받는다. 주인공 ‘아락스’가 원래 결말과 달리 창고 기둥에 목을 매달아 죽게 된다는 거다. 유라는 〈아락스〉의 구매 명단을 열람하고 곧, ‘신규영’이라는 고객이 서른다섯 번이나 완독했고 마지막 구매가 불과 나흘 전이라는 기록을 발견한다. 그런데 어렵게 연락이 닿아 만난 ‘신규영’은 어딘가 좀 이상한 다른 세계의 사람 같은데…….

‘모두가 적대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지, 우리처럼’,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
지구를 침략한 외계 생명체와의 전쟁이 끝난 뒤, 한국군 중에 유일하게 부대에 남은 ‘이인’은 전투에서 죽은 전우 ‘벤’을 추모하기 위해 그가 마지막으로 사라진 장소를 찾아간다. 하지만 불의의 차 사고로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음의 위기를 맞게 된다. 그런데 그때 이인의 귀에 외계 생명체가 내는 ‘딱? 딱?’ 소리가 들려오는데…….

‘언니는 나를 믿어요?’
바깥에서 불어오는 마음으로 읽게 되는 소설

“혹시 인공지능이 밖으로 나올 수도 있을까요?”
그러니까 밖이라 함은…….
“이 세상으로요. 우리가 사는 세계.” _본문에서

분명 가상의 이야기이건만, 《노랜드》 속 인물들은 당장이라도 우리가 사는 이 세계로 뛰쳐나올 것처럼 생생하게 살아 있다. 그건 아마도 ‘사랑하고 싶어 소설을 읽고, 삶을 알고 싶어 소설을 읽는다’는 작가의 마음이 소설집 곳곳에 온전히 담겨서일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오게 될 이곳이 정말 ‘그들 세계의 밖’일까? 혹시 ‘안’보다 더 깊은 ‘안’은 아닐까?
우리가 한 소설가의 소설을 읽는 것만으로 우리 안에 있는 느리고 약한 마음을 열어 보일 수 있다면 독서에 있어 그것보다 멋진 뜻은 없을 것이다. 천선란 작가는 소설 속 인물의 입을 빌려 우리에게 묻는다. ‘언니는 나를 믿어요?’라고. 그 물음은 ‘나를 믿어요?’라는 확인으로도, ‘소설을 믿나요?’라는 질문으로도, ‘소설이 느리지만 반드시 이 세계를 더 나아지게 한다는 걸 믿으세요?’라는 외침으로도 들린다.
그렇게 우리가 이야기에 대한 믿음을 두 손에 꼭 쥔 채 《노랜드》를 읽어나갈 때, 소설 바깥에서 불어온 시원하고 파리한 바람은 우리의 눈을 멀게 했던 까맣고 역한 불행을 저만치 치워버릴 수 있다. 그리고 그제야 비로소 우리는 푸른 점들로 가득한 저 너머를, 가상의 세계가 아닌 수많은 진짜 이야기가 묻혀 있는 아름다운 땅 ‘노랜드’를 보게 될 것이다. “사랑하고 싶어 소설을 읽고, 삶을 알고 싶어 소설을 읽는, 가끔은 더 지치고 싶어 소설을 읽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우주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기억나지 않지만, 우주를 떠올릴 때마다 고요한 그곳에 홀로 시끄럽게 돌고 있는 지구가 좋았다. 밖은 저토록 조용한데 이 안은 지나치게 시끄럽고, 지나치게 피곤하고, 지나치게 빠르게 흐르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평생 좋아하는 노래만 듣다 죽어도 괜찮을 것 같았다.
행복과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었는데 그게 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래서 읽고 나면 지치는 책이 될까 봐 두렵다. 사랑하고 싶어 소설을 읽고, 삶을 알고 싶어 소설을 읽듯 가끔은 더 지치고 싶어 소설을 읽는, 나와 같은 사람이 또 있으리라 믿으며 두 번째 소설집을 이렇게 엮어 당신께 보낸다. _‘작가의 말’에서

회원리뷰 (50건) 리뷰 총점9.8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노랜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p******q | 2022.11.0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이 리뷰는 천선란 작가님의 노랜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워낙 천산란 작가님의 전작들을 좋아해서 이번 책도 믿고 구매했습니다. 단편은 늘 아쉽게 책장을 넘겨야해서 아쉬웠는데 노랜드는 끝 그 너머에 대해 한참을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또한 천선란 작가님의 특유의 담담한 문체와 어우러진 풍부한 상상력은 끝맛이 씁쓸해지는 이야기들도 너무 쓸쓸하지 않게 풀어;
리뷰제목

이 리뷰는 천선란 작가님의 노랜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워낙 천산란 작가님의 전작들을 좋아해서 이번 책도 믿고 구매했습니다. 단편은 늘 아쉽게 책장을 넘겨야해서 아쉬웠는데 노랜드는 끝 그 너머에 대해 한참을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또한 천선란 작가님의 특유의 담담한 문체와 어우러진 풍부한 상상력은 끝맛이 씁쓸해지는 이야기들도 너무 쓸쓸하지 않게 풀어내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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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노랜드 리뷰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삼* | 2022.09.3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천선란 작가님이 출간하신 책은 전부 읽었을 정도로 작가님의 글을 좋아한다. 그만큼 기대를 갖고 읽었는데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작품이었다. SF만을 위한 SF도 아니고 재미만을 위한 SF도 아니고, 늘 어떤 테마(주로 어두운 소재로 현실에 관한 주제)가 녹아 있는데, 노랜드에서는 이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어둡고 외로운 감이 있다. (물론 작가님;
리뷰제목

천선란 작가님이 출간하신 책은 전부 읽었을 정도로 작가님의 글을 좋아한다. 그만큼 기대를 갖고 읽었는데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는 작품이었다. SF만을 위한 SF도 아니고 재미만을 위한 SF도 아니고, 늘 어떤 테마(주로 어두운 소재로 현실에 관한 주제)가 녹아 있는데, 노랜드에서는 이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어둡고 외로운 감이 있다. (물론 작가님 소설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렇긴 하다.) 그러나 슬픈 이야기를 통해 결국 전달하고 싶은 주제는 결국엔 사랑이라는 게 느껴진다. 그래서 더 여운이 남는 것 같다. 읽을 때는 아프고 괴롭고 지치더라도 덮었을 때 참 아름다웠지... 하는 마음이 드는 책이 더 오래 남는다고 생각한다. 지독한 어둠 속에서 옅은 빛을 발견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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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란, 노랜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은* | 2022.09.29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노랜드'. 처음 제목과 마주했을 때 이 소설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자연스럽게 생각해 보게 되는데 보자마자 No Land 라고 읽혀서 열 편의 이야기가 전부 이 땅의, 그러니까 지구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땅이 없다는 뜻이니까 우주의 얘기를 다룬 SF물은 아닐까 추측도 해봤었고.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우주라기엔 지구였고 그렇다고 또;
리뷰제목

'노랜드'. 처음 제목과 마주했을 때 이 소설이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가 자연스럽게 생각해 보게 되는데 보자마자 No Land 라고 읽혀서 열 편의 이야기가 전부 이 땅의, 그러니까 지구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땅이 없다는 뜻이니까 우주의 얘기를 다룬 SF물은 아닐까 추측도 해봤었고.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우주라기엔 지구였고 그렇다고 또 지구라기엔 너무 우주였다. 인간이 나오지만 그와 동시에 허구의 생명체(정말 허구라고 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우주는 미지의 영역이니까.)도 아주 많이 나온다. 읽고 나서야 왜 '경이롭고 헤아릴 수 없는 열 편의 이야기'라는 설명이 붙었는지 이해하게 됐다.

<흰 밤과 푸른 달> : '헷갈리면 안 돼요, 강설 씨. 우리가 진짜 두려워했던 게 뭔지를요.'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고민할 것도 없이 위의 문장을 꼽겠다. 사람들은 자주, 스스로 정말 두려워하는 것이 뭔지 착각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상황이 두려웠던 것인지, 사람이 두려웠던 것인지, 낯섦이 두려웠던 것인지, 부재가 두려웠던 것인지 등등. 자세히 들여다보면 명확한 이유가 있을 텐데 두려움이 복합적인 감정을 너무 큰 범위로 통합해버리는 바람에 실제로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것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야기의 전체적인 느낌도 좋았지만 특히 저 문장이 오래 마음에 남았던 것 같다.

<바키타> : 아주 먼 미래에, 지금 살고 있는 인류가 멸종한 뒤 새로운 인류가 생겨난다면 그들은 어떤 모습일까? 그 새로운 인류와 우리는 무언가 유대감이 있을까? 이야기에선 유대감이 있을 것이라고 답한다. 그리고 그 답에 공감했다. 생각해 보자면 우리도 현재 낯선 타지에서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을 만나면 반가움을 느끼곤 한다. 그와 비슷하게 먼 미래에 인류와 외계 생명체, 딱 둘로 범위가 나누어진다면 인류는 그들끼리 친근함을 느끼고 그것에서 나아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지 않을까. 다르기 때문에 배척하기도 하겠지만 그럼에도 유대감이 없진 않을 것이라고 바라고 싶었다.

<푸른 점> : 사실 지금의 나로선 지구를 떠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우주 비행사가 있고 각국에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지만 그렇다고 지구 밖에서 산다는 건 아직 불가능한 일이니까. 만약 지구가 멸망해서 지구를 떠나야만 한다면 망설임 없이 그러겠다고 할 수 있을지, 멸망하는 지구에 남은 사람들이 우주로 나아간 사람들에게 계속 가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결국엔 인류의 미래, 희망을 위해서겠지만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 같았다.

<옥수수밭과 형> : 읽는 내내 머리가 아팠던 단편 중 하나. 분명 내가 알던 사람의 죽음을 목격했고 그가 죽었음을 아는데 만약 그 사람의 기억을 완벽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나타난다면 나는 그 사람을 이전의 그 사람이라고 여길 수 있을까? 사람을 구성하고 있는 것 중 가장 큰 요소가 기억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내가 이미 그 사람의 죽음을 봤음에도 아무렇지 않게 그를 대할 수 있을까? 몇 번이고 내 경우에 빗대어 생각해 보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역시 직접 겪어보지 않았으니 쉽게 답할 수 없다는 것이 결론이었고 리뷰를 쓰는 지금도 명확하게 어떨 것이라고 말하기엔 너무 어려운 논제다.

<제, 재> : 어렸을 적 비슷한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내 안의 인격이 두 개인데 그중 하나가 다른 하나를 없애려고 한다면?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인류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다른 인격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희생을 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 않을까. 꼭 무엇 하나 없애려고 하지 않고 공존하며 살 수는 없을까. 만약 내가 제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고민해 봤는데 제와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 죽기엔 억울했고 설득은 통하지 않을 것 같으니 내가 살아남기 위해선 날 죽이려고 하는 이들을 속여야 하는.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 때문인지 유독 마지막 문장이 섬뜩하게 느껴졌다.

<이름 없는 몸> : 열 편을 다 읽고 나서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던 이야기였다. 이야기에서 묘사하는 죽었음에도 죽지 못하는 이들이 꼭 좀비와 닮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렇게까지 해서 마을의 모든 사람들을 죽이고 싶었던 그 애의 심정이 이해되기도 했으며 그런 친구를 마지막엔 본인 손으로 죽여야 하는 주인공의 심정이 너무 아프게 다가왔기 때문에. 마지막 장면이 개인적으로 좋았다. 마을 사람들 전부가 주인공에게 달려들었는데 그 애만큼은 좀비와 같은 모습이면서 주인공을 마주하고서도 아무런 미동이 없었고 오히려 의식이 있는 듯 행동하는 모습이 그 애는 주인공을 끝까지 기다렸을 것 같았다. 그리고 바랐던 것 같다. 주인공이 찾아와 마을 사람들 전부를 죽이고 끝내 자신을 본인이 있던 세계로 돌려보내주기를. 생생한 묘사도 정말 좋았는데 둘의 관계, 그리고 주인공의 마음이 너무 잘 표현되어서 몇 번이나 마지막 장면만 곱씹었던 것 같다.

<-에게> :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는 이른바 묻지 마 살인 사건이 떠올랐다. 여성들이 시위를 하고 이름을 잊지 않겠다며 연대하는 그 모습이 현재와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있는 것 같아서. 그래서 공감이 됐고 공감이 된 만큼 쓰렸다. 세상은 여전히 똑같아서 바로 며칠 전에도 몇 년 전과 똑같은 사건이 벌어진다는 현실이 착잡하게 느껴졌다.

<우주를 날아가는 새> : 종교적 의미가 유독 짙은 글이었다. 우주에 가지 않고 마지막으로 남은 스님을 데리러 온 저어새의 얘기였는데 물론 정말로 저어새가 스님을 데리러 온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미 멸종했다고 알려진 그 저어새의 의미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보면 어쩌면 효원이 믿고 따르던 효종 스님일 수도 있고 부처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세계> : 이 이야기 역시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이 세상에 태어났지만 이곳은 내가 원한 세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데이터 너머 저 밖의 세계를 궁금해하는 인공지능. 그게 대체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다. 아무리 이해해보려고 해도 나는 그들을 평생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들은 반대로 이 세상을 이해하지 못하겠거니 싶었다. 이 세계가 아닌 다른 세계로 가기 위해 죽음을 택하는 사람들. 그들은 과연 죽음을 통해 이 세상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으로 갔을까? 남겨진 사람들은 그저 그들이 그랬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리고 노랜드라는 제목이 이 이야기에서 왔구나 알 수 있었다. 노랜드는 이야기 속의 회사이면서 동시에 그렇게 다른 세계로 가버린 사람들을 뜻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뿌리가 하늘로 자라는 나무> : 서로 다른 존재라고 해도 무언가 통하는 것이 있을 수도 있겠다. 외계 생명체라고 하면 우리는 보통 알지 못하기에 두려움을 먼저 느끼지만 막상 대화를 하고자 한다면 적의를 갖지 않을 수도 있다. 사실 말이 외계 생명체지 따지고 본다면 낯선 사람, 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우리가 모든 낯선 사람에게 적의를 갖지 않고 상대 역시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외계 생명체도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겠다고 여겼다. 확실히 우주는 너무 어렵고 미지의 영역이지만 그만큼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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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8건) 한줄평 총점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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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몸 특히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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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b***e | 20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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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책 재밌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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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m*****4 | 202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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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선란 작가님, 역시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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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p******q | 20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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