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떤 일을 하려고 ‘계획할’ 때 불안한 마음이 든다. 다시 말해, 실제로는 아직 아무 일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불안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 p.6쪽
아들러는 불안의 ‘원인’이 아닌 ‘목적’에 주목했다. 그는 일이나 대인관계처럼 살아가는 데 피해 갈 수 없는 과제를 ‘인생의 과제’라고 명명하고, 불안은 이런 인생의 과제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들어지는 감정이라고 지적한다. --- p.22
이런 사람이 정말로 원하는 건 죽음이 아니다. 자신이 직면한 과제를 포기하고 싶은 것이다. 아들러는 이런 심리를 분석하며 사람들이 인생의 과제를 회피하기 위해 꺼내 드는 구실을 ‘인생의 거짓말’이라고 지칭했다. --- p.36
과거의 경험에서 현재 일어난 문제의 원인을 찾는 것은, 아들러의 표현을 빌리면 ‘겉으로 보이는 인과율’이다. 마치 인과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인과관계도 ‘없다’는 뜻이다. --- p.64
이런 사람들은 언제 이 관계가 끝날지 모른다는 불안을 느끼며 관계를 유지하기보다는 끝냄으로써 오히려 불안을 해소하려 한다. --- p.67
질투는 자신보다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 자신보다 행복한 상태에 있는 사람을 향해 일어난다. 하지만 그 차이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도 그 사람처럼 될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생기는 감정이다. --- p.72~73
질투하는 사람이 자신보다 높은 곳을 목표로 하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그것은 겉모습만 그럴 뿐이고 사실은 더 높은 데 있는 상대의 발목을 잡아당겨 평준화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 p.74
‘독립적 개체’로 존재하려면 누구에게 무슨 말을 들어도 양보하지 않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타자에게 자극을 주고 타자에게서 자극을 받는다. 타자에게 자극을 받더라도 자신은 여전히 변함없는 자신이며 타자의 자극으로 인해 자신을 형성한 것이다. --- p.80~81
소문은 그 누구의 것도 아니며 소문 당사자의 것도 아니다. 소문은 사회적이라고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사회의 것도 아니다. 이 실체 없는 존재를 아무도 믿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믿고 있다. --- p.89
타인이 자신을 함정에 빠뜨리려는 무서운 사람이라고 의심하기 시작하면,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먼저 자숙하게 되고, 문득 깨닫고 보니 어느새 자신 또한 타인을 감시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 p.97
우리는 100미터 경주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을지를 필사적으로 배웠다. 하지만 넘어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 p.109
내가 더는 불안을 느끼지 않고 잠이 들고, 게다가 숙면까지 취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인생을 에네르게이아로 볼 수 있게 된 데다 자신의 가치를 무언가를 달성하는 데서 찾지 않아도 좋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 p.135
안주하고 있던 세상, 모든 것이 명백했던 세상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자각하기 시작한 때부터 사람은 세상에 대해서도 자신에 대해서도 거리를 두고 살아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