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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3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84쪽 | 447g | 145*210*17mm
ISBN13 9788926887325
ISBN10 892688732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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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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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여러 종류의 책을 읽는 편이다. 적게는 3권에서 많게는 5권의 책을 번갈아 읽는다. 독서의 재미가 가중될뿐더러 다른 장르의 책을 읽다 보면 융합효과가 발생한다. 역사서, 에세이, 인터뷰집, 이론서, 인물서 등의 조합을 즐기는 편이다. 가끔 만화책도 등장한다. 만화는 그림과 문자가 어울려 절묘한 상상력을 제공한다. 사진이나 디자인서적을 탐닉하는 즐거움도 놓치지 않는다. --- p.30

상상해보라, 돈만 생기면 몽유병 환자처럼 음반점에 출몰하는 수집가의 일상을. 게다가 음반수집이란 행위는 치명적인 경제적 부담이 따른다. 음반수집과 함께 그럴까한 오디오시스템을 추가하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결국 음반수집은 주변의 무시와, 구박과, 냉소를 모두 이겨낼 만한 정신력과 광기가 없다면 엄두 내지 못할 취향임이 분명하다. 현실과는 한참이나 떨어진 동네에서 생존하는 이들의 일상은 일반인의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그들은 절실한 각오로 취향저격자라는 비탈길을 택한다. --- p.44

특별한 노력 없이도 지속 가능한 취향이 있다. 바로 영화감상이다. 이젠 극장까지 발걸음을 재촉하지 않아도 장소에 상관없이 영화를 접할 수 있다. 따라서 영화감상이라는 행위는 호사취미가 아닌 가볍고 부담 없는 취향에 속한다. 그러나 영화의 세계는 파면 팔수록 방대하다. 시대, 배우, 감독, 국가, 장르에 따라 영화는 광활하고 복잡한 스펙트럼을 과시한다. --- p.76

읽고 또 읽다 보면 쏟아내고 싶어지는 순간이 도래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 날이 오기 마련이다. 신내림처럼 번쩍하고 글을 써보겠다고 모니터를 노려보는 해괴한 일이 벌어진다. --- p.127

초면인 사람을 만나면 의례적으로 바둑을 좋아하는지 물어본다. 당연히 열에 아홉은 바둑을 두지 못한다고 답한다. 젊은 층일수록 바둑에 관심이 없다. 그들은 컴퓨터 오락세대니까. 나머지 10%도 기껏해야 바둑규칙을 아는 정도에 그친다. 비슷한 급수의 바둑애호가를 만나기란 광화문 사거리에서 첫사랑을 우연히 만나기만큼 어렵다. --- p.154

수집이라는 취미는 지갑의 무게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어떤 수집 취미를 가지느냐에 따라 파산의 공포에서 살짝 자유로울 수도 있다. 진득하게 수집 취미를 이어나가는 길은 아이러니하게도 금욕과 절제에 달려 있다. --- p.169

나는 소설을 쓰기 위해 돈을 벌었다. 돈을 벌면서 소설을 쓰려고 했는데 그럴 수가 없었다. 사는 게 너무 힘이 들었다. 그러다 한 줄도 못 쓰게 됐다. 힘들게 사는 동안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글 쓰는 법을 잊어버렸다. 아파했던 그 시간보다 생각만 하면서 글 한 줄 쓰지 못하는 시간들에 더 상처를 받았다.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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