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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괜찮은 죽음

참 괜찮은 죽음

: 살아 숨 쉬는 현재를 위한 생각의 전환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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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76쪽 | 508g | 148*210*30mm
ISBN13 9791140700301
ISBN10 114070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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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담긴 이야기는 초연함과 연민 사이에서, 그리고 희망과 현실 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외과 의사의 시도와 실패에 대한 것이다. 뇌를 수술하는 외과 의사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려고 내 실패담을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그저 이 책으로 의사와 환자가 만날 때 서로가 느끼는 인간적 어려움을 이해하는 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서문」중에서

시한폭탄을 멈추는 전선을 잘 골라야 하는 것처럼, 혈관도 잘 골라야 한다. 잘못 잘랐다간 갑자기 환자에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이 순간 나는 그동안 쌓아온 의학적 지식과 경험이 모조리 사라져 백지 상태가 돼버린 것만 같다. 혈관 하나를 자를 때마다 두려움으로 온몸이 떨릴 지경이다. 가슴 아프지만 외과 의사라면 누구나 이런 강렬한 불안을 일상으로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리고 이 불안을 무릅쓰고 계속 가는 법을 배워야만 한다.
---「모든 외과 의사의 마음 한구석엔 공동묘지가 있다」중에서

내가 굳이 수술을 집도하려는 이유는 헬렌의 가족들에게 이제 그녀가 죽을 시간이 됐다고 말할 용기를 못 낼 것 같기 때문이다. 암 전문가들이 값비싼 최신 신약이 환자를 몇 개월만 더 살려도 큰 성공이라고 하는 마당에, 의사로서 ‘고작 몇 개월’이라는 말로 가족들에게 수술을 하지 말자고 말할 용기가 내겐 없다. (...)

외과 의사는 항상 진실을 말해야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환자에게서 실낱같은 희망까지 빼앗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때문에 낙관주의와 현실주의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일은 매우 어렵다.
---「희망과 현실 상시의 외줄 타기」중에서

어렵게 입을 뗀 나는, 만일 내 가족이라면 더 이상 치료 받지 않기를 바랄 거라고 말한 뒤, 마침내 마음을 다잡고 실토했다.
“꽤 여러 해를 버텨왔는데…… 이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끝난 것 같아요.”(...)
급기야 나는 고함을 지르며 머저리같이 주먹으로 운전대를 마구 내리쳤다. 그러다 의사로서의 초연함을 잃은 나 자신이 수치스럽게 느껴졌다. 그가 보여준 평정심, 그의 가족들이 겪을 고통에 비해 내 괴로움은 한없이 저속하게만 느껴졌다.
---「죽을 환자와 죽음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중에서

항상 겸손한 마음으로 일이 잘못되었을 때 실수를 숨기거나 부인하지 않으면 의외의 결과가 기다리는 잠깐의 행복을 맛볼 수 있다. 환자와 그의 가족이 진심으로 괴로워하는 의사의 마음을 알아준다면 그리고 정말 운이 좋다면, 그 의사는 용서라는 귀한 선물을 받을지도 모른다.
---「책임이란 무엇인가」중에서

괜찮은 죽음의 조건은 무엇일까? 순간적으로 소멸하는 죽음을 끝내 이루지 못한다면 내 삶을 돌아보며 한마디는 남기고 싶다. 그 한마디가 고운 말이 되었으면 하기에, 지금의 삶을 후회 없이 열심히 살아야 하는 것이기도 하다. 어머니는 마지막 순간 의식을 차렸다 잃었다 하는 동안 모국어인 독일어로 이렇게 되뇌셨다.
“멋진 삶이었어. 우리는 할 일을 다했어."
---「참 괜찮은 죽음」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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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kg의 뇌를 수술하는 신경외과 의사에게 환자의 삶과 죽음은 어떤 의미일까.

의사의 손길 한 번에 환자는 죽다 살아날 수도 있지만 언어능력을 잃거나 팔다리가 마비될 수도 있다. 이때 믿어야 할 건 오직 의사의 통찰뿐이다. 그런 점에서 헨리 마시는 망설임 없이 신뢰할 수 있는 의사 중 한 명이다. 그가 단지 신경외과의 최고 권위자이기 때문이 아니다.환자와 가족들을 위한 최선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의사이기 때문이다.

오직 인간적 관점에서 바라본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은 그래서 어떤 인문학적 지혜보다 깊은 울림을 전한다.

정말 오랜만에 밤을 새워가며 읽은 훌륭한 책이다.
- 김대식 (교수,뇌과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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