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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본스

리뷰 총점9.5 리뷰 51건 | 판매지수 2,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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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2년 06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472쪽 | 438g | 128*190*25mm
ISBN13 9788936438746
ISBN10 8936438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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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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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폭력의 시대를 살아가는 법] 『밀크맨』으로 부커상을 수상한 작가 애나 번스의 데뷔작. 『밀크맨』과 같이 북아일랜드 분쟁 시기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어린 소녀 어밀리아와 그의 가족, 이웃들의 이야기를 통해 혐오와 폭력이 보통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생생하게 그려낸다. -소설 MD 박형욱

일상이 사투가 된 혐오와 폭력의 세계에서
소녀 어밀리아와 ‘평범한’ 이웃들이 살아가는 법
50주년 부커상 『밀크맨』 작가의 천재적 데뷔작


2018년 “소문과 정치적 충성이 개인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운동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준다”는 평과 함께 『밀크맨』으로 50주년 부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애나 번스의 데뷔작 『노 본스』가 발간되었다.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이 대담하고 능란한 서술과 훨씬 더 날것 같은 생생한 언어와 천연덕스러운 블랙 유머로 애나 번스의 천재적 면모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밀크맨』과 마찬가지로 북아일랜드 분쟁 시기, 즉 ‘트러블’을 배경으로 벨파스트 북부의 한 마을에 사는 소녀 어밀리아와 가족, 이웃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종교와 신념의 이름으로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세상, 우리 편이냐 저들 편이냐 선택을 강요당하며 억압과 감시와 폭력이 일상이 된 동네에서 가장 고통 받는 건 주인공 어밀리아 같은 아이들과 여자들, 병자들, 성적 소수자들, 어느 쪽 편에도 서지 않아 나약한 인간 취급을 받는 남자들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그래서 『노 본스』를 읽는 건 불편하고 때로는 불쾌한 경험일 수 있다. 혐오와 폭력이 만연한 사회에서 보통 사람들의 삶과 정신이 어떻게 피폐해져가고 지역 공동체가 어떻게 무너져가는지 잔인하도록 생생하고 서늘하게, 하지만 연민과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 보여주는 이 소설은 독자들을 말 그대로 그 세계 안으로 깊숙이 끌어들인다.

멀다면 먼 과거, 우리와 상관없는 먼 나라의 이야기로 볼 수도 있지만, 심각한 혐오와 편 가르기로 병들어가고 있는 지금 여기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에도 많은 생각해볼 거리를 던진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목요일, 1969년
동기 없어 보이는 범죄, 1969~71년
십자포화, 1971년
보물 창고, 1972년
무기의 실용적 사용, 1973년
아기, 1974년
아주 작은 부주의, 1975년
정치적인 무엇, 1977년
잡다한 일들, 1978년
메아리, 1978년
트러블, 1979년
헌치 씨가 승기를 잡다, 1980년
공황의 조짐 없음, 1981년
악당도 그 누구도, 1982년
현재의 갈등, 1983년
침투, 1986년
술병, 1987년
전쟁 경련, 1988년
초상初喪, 1989년
기폭제, 1991년
의문의 여지 없음, 1991~92년
안전한 집, 1992년
평화 협상, 1994년

옮긴이의 말

저자 소개 (2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말하지 않을 것이다. 사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방에서 벌어지는 동기 없는 범죄 가운데 또 하나가 일어났을 뿐.
--- p.47

어밀리아는 로버타가 친구니까 들어주었지만 사실 이제 계단에 별 관심이 없었다. 전에는 있었다. 당연히 그랬다. 하지만 그건 어릴 때 이야기다. 어밀리아가 여덟살 때 일이다. 지금은 아홉살이고 계단에 싫증 난 지 이미 오래다. 당연한 수순을 따라 이제 단추로 관심이 옮겨갔다. 로버타는 발달이 조금 더딘 모양이라고 어밀리아는 생각했다.
--- p.53

평화에 대해 경쟁적으로 시를 쓴다는 게 있을 수 있는 일인지? 무슨 할 말이 있지? 선생님들이 바라는 게 뭐지? 누가 힌트라도 주지 않으려나? 또 그 평화라는 게 두루뭉술하게 모든 사람을, 그러니까 개신교도들까지 포괄해야 하나, 아니면 콕 집어서 우리한테 한정된 것이어야 하나? (…) 다른 아이들처럼 어밀리아도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다. 평화를 반대한다거나 그래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단지 아무 할 말이 없었을 뿐. 평화에 대해 아는 게 뭐지? 누구한테 물어볼 수 있지? 물어볼 사람이 없었다. 어밀리아가 아는 사람 누구도 평화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 p.55~57

일요일에 장례미사는 없었지만 월요일에 앨로이시어스 팰런, 로버트 존 매코믹, 그리고 브렌던 맥데이드의 합동 장례식이 치러졌다. 세 사람은 그날 오후에 밀타운 공동묘지에 묻혔다. 다들 처참한 일이다, 끔찍한 일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영영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그렇지 않았다. 모든 일이, 언제나 그렇듯, 그다음의, 새로운, 과격한 죽음에 묻혔다.
--- p.152~153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50주년 부커상 『밀크맨』 작가의 천재적 데뷔작
“살과 피와 뼈를 지닌 언어가 멱살을 잡고 흔든다.” 구병모

일상이 사투가 된 혐오와 폭력의 세계에서
소녀 어밀리아와 ‘평범한’ 이웃들이 살아가는 법

구병모, 금정연 추천!

★ 2001 위니프리드홀트비 기념상 수상
★ 2002 오렌지상(현 여성소설상) 최종 후보


한림원 내의 잇단 성 추문으로 인해 노벨 문학상 시상 자체가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던 2018년, “소문과 정치적 충성이 개인의 성폭력을 고발하는 운동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준다”는 평과 함께 『밀크맨』으로 50주년 부커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애나 번스의 데뷔작 『노 본스』가 창비에서 발간되었다. 데뷔작이라고는 믿을 수 없이 대담하고 능란한 서술과 훨씬 더 날것 같은 생생한 언어와 천연덕스러운 블랙 유머로 애나 번스의 천재적 면모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소설은 『밀크맨』과 마찬가지로 북아일랜드 분쟁 시기, 즉 ‘트러블’을 배경으로 벨파스트 북부의 한 마을에 사는 소녀 어밀리아와 가족, 이웃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문제, 골칫거리, 소요를 뜻하는 영어 단어 ‘trouble’은 영국과 아일랜드에서 좀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정관사가 붙고 복수형이 된 ‘The Troubles’는 196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후반에 걸쳐, 지리상으로 아일랜드섬에 속하나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에서, 과거에 한 나라였던 아일랜드와 재합병하려는 가톨릭교도 세력과 현재 속한 국가인 영국에 그대로 남아 있으려는 개신교도 세력이 충돌하며 수많은 삶의 터전이 파괴되고 민간인을 포함해 3500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만명의 부상자, 실종자를 낳은 현대사의 크나큰 비극이다.

올해 3월에 국내에 개봉하고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케네스 브래너 감독의 자전적 영화 「벨파스트」도 이 트러블 시기의 초반을 다루고 있다. 『노 본스』의 주요 배경인 ‘아도인’이라는 마을은 가톨릭교도 노동자들이 주로 사는 곳으로, 작가 애나 번스가 실제로 나고 자란 동네이다. 번스는 부커상 수상 당시 소감에서 “나는 폭력과 불신, 피해망상이 만연하고 사람들은 가능한 최대로 스스로 알아서 생존해야 하는 곳에서 성장했다”고 아도인을 묘사한 바 있다.

종교와 신념의 이름으로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세상, 우리 편이냐 저들 편이냐 선택을 강요당하며 억압과 감시와 폭력이 일상이 된 동네에서 가장 고통 받는 건 주인공 어밀리아 같은 아이들과 여자들, 병자들, 성적 소수자들, 어느 쪽 편에도 서지 않아 나약한 인간 취급을 받는 남자들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그래서 『노 본스』를 읽는 건 불편하고 때로는 불쾌한 경험일 수 있다. 혐오와 폭력이 만연한 사회에서 보통 사람들의 삶과 정신이 어떻게 피폐해져가고 지역 공동체가 어떻게 무너져가는지 잔인하도록 생생하고 서늘하게, 하지만 연민과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 보여주는 이 소설은 독자들을 말 그대로 그 세계 안으로 깊숙이 끌어들인다. 멀다면 먼 과거, 우리와 상관없는 먼 나라의 이야기로 볼 수도 있지만, 심각한 혐오와 편 가르기로 병들어가고 있는 지금 여기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에도 많은 생각해볼 거리를 던진다.

소설가 구병모는 이 소설을 먼저 읽고 “행간에 십자포화가 쏟아진다. 충격과 비극의 여진을 수습할 틈 없이, 살과 피와 뼈를 지닌 언어가 멱살을 잡고 흔든다”고 소감을 전했고, 작가이자 서평가 금정연은 “북아일랜드의 비극적인 현대사를 관통하는 소설이지만 배경지식은 없어도 좋다. 역사에 관심 있는 이에게는 북아일랜드의 ‘트러블’을 다룬 끝내주는 소설이, 그렇지 않은 이에게는 그냥 그 자체로 끝내주는 소설이 될 테니까”라면서 “놀랍도록 우습고, 혼란스럽고, 슬프고, 두렵고, 절망적이고, 종내 아름답다”고 했다.

일상이 사투가 된 혐오와 폭력의 세계에서
소녀 어밀리아와 ‘평범한’ 이웃들이 살아가는 법


“트러블은 목요일에 시작됐다. 저녁 6시에”라고 첫 문장을 여는 이 작품은 1969년 아도인에서 처음 소요가 시작되었던 날부터 1994년 어밀리아와 친구들이 함께 모여 뉴스로 정전 협상 소식을 접하는 날까지 트러블 시기 거의 전체를 시간순으로 따라가며, 작은 지역 공동체를 중심으로 일어난 일을 한 장면 한 장면 보여주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형식으로 한줄기의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형태가 아니라 분절된 단편들로 이루어졌다. 연작소설처럼, 각각의 장을 완결된 글로 볼 수도 있지만 또 이 이야기들이 느슨하게 연결되며 전체적인 구조를 만들기도 한다. 이야기마다 중심인물이나 시점이 달라지는데 가장 많이, 주요하게 등장하는 인물은 어밀리아라는 여자아이다.

소설 첫 부분에서 어밀리아는 이 ‘트러블’이라는 것 때문에 앞으로 친구들과 길에 나와 놀 수 없을 거라는 말을 듣고도, 길에서 못 놀 정도로 나쁜 일이 있을 수 있다는 걸 도무지 이해 못할 만큼 순진하고 평범한 일곱살짜리 아이다. 그러나 우리는 시간이 흐르면서 트러블이 그뒤로 30년 가까이 계속되며 사람들을, 일상을 처절하게 파괴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된다.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그야말로 폭력으로 가득하다. 국가의 폭력, 무장단체의 폭력, 학교 선생님들의 폭력, 학생 사이의 폭력, 가족 안에서의 폭력이 겹겹이 어밀리아의 삶을 극한으로 몰고 간다. 그런데 소설은 이런 처참하고 부조리한 폭력과 죽음의 삽화를 “모든 일이, 언제나 그렇듯, 그다음의, 새로운, 과격한 죽음에 묻혔다”라는 식의 심상한 말투로 맺으며 그다음 비극을 향해서 나아가곤 한다. 청소년에서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어밀리아의 심신이 섭식장애와 알코올중독을 거쳐 조현병으로 추정되는 정신병에 이르기까지 점점 망가져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 과정은 제3자가 외부에서 거리를 두고 관찰하는 식의 묘사와는 거리가 멀다. 번스는 실제 북아일랜드 분쟁의 생존자로서, 독자로 하여금 이 고통스러운 여정에 함께 참여하기를 요청한다. 극단적인 폭력을 그리는 건조하고 심상하고 때로 “사악하게 웃기는” 어투는 그 한복판에서 수십 년간 폭력에 익숙해지며 충격에 무뎌진 사람들의 망가진 정신을 역설적으로 강조하는 효과를 자아낸다. 어밀리아는 “대체 사람이 장례식에 몇번이나 가야 하는 건가?”라고 자문한다. 옆집 아주머니가 죽고 심지어 자신의 아빠가 중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해 있어도, 일은 신경 쓰지 말고 빨리 가보라는 직장 상사의 배려를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며 오히려 짜증이 솟을 만큼 무감하기만 하다.

분쟁의 한복판에서 가장 고통 받는 건 사회적 약자들
위협받는 여성의 섹슈얼리티


‘노 본스’(No Bones)라는 원제를, ‘본’(bone)이 소설에서 여러가지 중의적 의미로 쓰였기 때문에 그대로 음차해서 한국어판 제목으로 삼았다. 소설에서 ‘본’은 아도인에 있는 어떤 구역의 이름이기도 하고, 여러차례 등장하는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라는 뜻의 숙어 ‘no bones about it’에서 가져온 말이기도 하다. 그런 한편 ‘뼈’는 이 소설에서 여자들이 도달하려고 하는 앙상한 몸, 욕구도 희망도 없는 몸, 섹슈얼리티가 거세된 몸을 뜻하기도 한다.

여성들이 이런 신체를 추구하는 까닭은 소설에 묘사된 것과 같은 암울하고 폭압적인 사회에서 폭력이 특히 여성의 신체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밀크맨』에서 주인공이 위험한 반국가단체 지도자의 성적 관심을 받으면서 위기에 처하듯이, 『노 본스』에서도 어밀리아가 성적 폭력에 거듭 노출되고 어밀리아의 어린 시절 친구 메리 돌런이 친족 강간으로 아기를 출산하는 일이 벌어지는 등, 섹슈얼리티 자체가 여성들에게 무엇보다도 위험한 것이 된다. 전쟁 상황에서는 여성의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무엇보다도 쉽게 저버려진다. 어밀리아의 거식증은 여성의 신체를 함부로 침해하는 폭력 속에서 차라리 몸이 없어지기를 바라며 자기 몸과 벌이는 전쟁일지도 모른다. 전쟁에 관련된 이야기는 보통 남자들을 중심으로 남자들이 주도하는 군사적 움직임을 따라 서술되는 경우가 많지만, 『노 본스』는 어밀리아를 비롯해 가장 약한 존재들이 폭력의 무게를 가장 무겁게 짊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노 본스』의 이런 주제의식과, 사뮈엘 베케트를 연상시키는 부조리함과 희비극성 등의 특징은 『밀크맨』에서도 그대로 볼 수 있다. 『노 본스』의 어밀리아는 여러모로 『밀크맨』의 주인공 ‘가운데 딸’을 떠오르게 한다(어밀리아는 4남매 가운데 셋째이다). 『밀크맨』에 나오는 알약소녀나 알약소녀의 동생, 아무개 아들 아무개의 원형 같은 인물들도 볼 수 있다. 『노 본스』는 17년 뒤에 독창적 문체와 강력한 목소리를 갖춘 『밀크맨』이라는 완성도 높은 소설로 재탄생할 토대와 씨앗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노 본스』 출간을 기념해 『밀크맨』도 리커버 특별판으로 함께 펴내었다. 기존의 표지가 암울한 1~6장까지의 기조를 표현했다면, 이번 새로운 표지는 7장의 ‘빛을 내쉬는’ 순간을 담았다. 모든 고유명사가 드러나지 않아 공간적 배경이 모호했던 『밀크맨』과 달리, 『노 본스』는 작은 골목 하나까지 실제 지명으로 등장하며 역사적 맥락을 뚜렷이 드러낸다. 따라서 이 두 작품을 묶어서 읽는다면 보다 풍성한 독해가 가능할 것이다.

옮긴이의 말

전쟁에 관련된 이야기는 보통 남자들을 중심으로 남자들이 주도하는 군사적 움직임을 따라 서술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노 본스』는 어밀리아를 비롯해 가장 약한 존재들이 폭력의 무게를 가장 무겁게 짊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노 본스』의 이런 주제의식과, 사뮈엘 베케트를 연상시키는 부조리함과 희비극성 등의 특징은 『밀크맨』에서도 그대로 볼 수 있다. 『노 본스』는 17년 뒤에 독창적 문체와 강력한 목소리를 갖춘 『밀크맨』이라는 완성도 높은 소설로 재탄생할 토대와 씨앗을 고스란히 품고 있는 소설이었다.
- 홍한별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내가 들여다보는 건 분명 글자인데 행간에는 십자포화가 쏟아진다. 충격과 비극의 여진을 수습할 틈 없이, 살과 피와 뼈를 지닌 언어가 멱살을 잡고 흔든다. 내 말을 믿기 어렵다면, 부디 이 책을 집어들고 중간 아무 챕터든 펼쳐보기 바란다. 페이지마다 쌀알만 한 평화도 찾아볼 수 없는 세계에서, 읽는 동안 머리가 울리고 영혼은 옥수수처럼 털릴 테니까. 취기 혹은 광기 어쩌면 오기를 동원하여 대수롭지 않다고, 그 무엇도 개의치 않는다고 위악의 제스처라도 가장하지 않고선 제정신으로 버텨내기 어려운 폭력의 국면들과 진창의 나날들에 대한 비망록이 펼쳐진다. 일상이 되어버린 죽음과 악몽에 접붙인 유령의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다.
- 구병모 (소설가)

『밀크맨』으로 부커상을 수상하기 전까지 애나 번스가 무명에 가까운 작가였다고? 나는 그 말을 믿을 수 없다. 번스의 첫번째 장편소설 『노 본스』를 읽어버렸기 때문에. 그때 그는 이미 송곳이었다. 읽을 수 있는 자들의 허벅지를 찌르는. 북아일랜드의 비극적인 현대사를 관통하는 소설이지만 배경지식은 없어도 좋다. 역사에 관심 있는 이에게는 북아일랜드의 ‘트러블’을 다룬 끝내주는 소설이, 그렇지 않은 이에게는 그냥 그 자체로 끝내주는 소설이 될 테니까. 놀랍도록 우습고, 혼란스럽고, 슬프고, 두렵고, 절망적이고, 종내 아름답다.
- 금정연 (작가)

시작하자마자 신선하고, 독창적이며, 에너지와 드라마로 가득하다. 『노 본스』는 폭력과 자기파괴와 기회의 상실에 뒤따르는 슬픔으로 얼룩져 있다. -
- [더 타임스]

번스는 어두운 시절을 아름답게 재창조해냈고 그 시대의 정신을 사려 깊은 연민과 이해로 되살려냈다. 『노 본스』는 오직 어린아이만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실을 말한다.
- [아이리시 뉴스]

번스는 순수함을 잃어가는 한 소녀와 그의 나라를 그린 이 통렬하고 풍자적이며 지독한 소설에서 자신이 다루는 소재에 대해 단 한번도 멈칫하거나 통제력을 잃지 않는다. 실제 생존자 중 한 사람이 현실적으로 재현한 허구의 이야기.
- [커커스 리뷰]

애나 번스는 장기간에 걸친 분쟁에서 태어난 기이한 생태계를 탁월하게 상기시킨다.
- [가디언]

회원리뷰 (51건) 리뷰 총점9.5

혜택 및 유의사항?
포토리뷰 노 본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g****y | 2022.08.09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밀크맨의 작가 애나 번스의 데뷔작이 뒤늦게 출간되었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북아일랜드 분쟁 시기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어린 소녀 어밀리아와 그의 가족, 이웃들의 이야기는 종교와 신념의 이름으로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세상, 우리 편이냐 저들 편이냐 선택을 강요당하며 억압과 감시와 폭력이;
리뷰제목

밀크맨의 작가 애나 번스의 데뷔작이 뒤늦게 출간되었다. 어렴풋이 알고 있던 북아일랜드 분쟁 시기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어린 소녀 어밀리아와 그의 가족, 이웃들의 이야기는 종교와 신념의 이름으로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를 ‘적’으로 규정하는 세상, 우리 편이냐 저들 편이냐 선택을 강요당하며 억압과 감시와 폭력이 일상이 된 동네에서 가장 고통 받는 건 주인공 어밀리아 같은 아이들과 여자들, 병자들, 성적 소수자들, 어느 쪽 편에도 서지 않아 나약한 인간 취급을 받는 남자들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어쩌면 우리 사회도 전쟁중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지금의 혐오와 폭력이 지속되면 얼마나 더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을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지 한참을 생각하게 했다.  

 

밀크맨에서 주인공이 위험한 반국가단체 지도자의 성적 관심을 받으면서 위기에 처하듯이, 노 본스에서도 어밀리아가 성적 폭력에 거듭 노출되고 어밀리아의 어린 시절 친구 메리 돌런이 친족 강간으로 아기를 출산하는 일이 벌어지는 등, 섹슈얼리티 자체가 여성들에게 무엇보다도 위험한 것이 된다. 전쟁 상황에서는 여성의 신체에 대한 자기결정권이 무엇보다도 쉽게 저버려진다. 어밀리아의 거식증은 여성의 신체를 함부로 침해하는 폭력 속에서 차라리 몸이 없어지기를 바라며 자기 몸과 벌이는 전쟁일지도 모른다. 전쟁에 관련된 이야기는 보통 남자들을 중심으로 남자들이 주도하는 군사적 움직임을 따라 서술되는 경우가 많지만, 노 본스는 어밀리아를 비롯해 가장 약한 존재들이 폭력의 무게를 가장 무겁게 짊어져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댓글 0 1명이 이 리뷰를 추천합니다. 공감 1
구매 아직 끝나지 않은 평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민**빠 | 2022.08.0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어늘나라든 한 국가라 할지라도 지역간의 다름이 있고, 그 다름이 격화되어 분쟁을 만들고 그 분쟁이 심화되어 지역감정과 대립과 반목, 그리고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정치적 편가르기가 되는... 아주 인간의 기본적인 끼리끼리문화를 만드는 것은 생존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탓할 것은 아닌, 아주 자연스런 인간의 속성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이 나만 옳고 남은 부정하는 지경에만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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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늘나라든 한 국가라 할지라도 지역간의 다름이 있고, 그 다름이 격화되어 분쟁을 만들고 그 분쟁이 심화되어 지역감정과 대립과 반목, 그리고 삶을 피폐하게 만드는 정치적 편가르기가 되는...

아주 인간의 기본적인 끼리끼리문화를 만드는 것은 생존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탓할 것은 아닌, 아주 자연스런 인간의 속성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이 나만 옳고 남은 부정하는 지경에만 이르지 않으면... 

1921년 아일랜드 분할이 결정되면서 영국에 통합된 현재의 북아일랜드는 17세기 초부터 영국 개신교도들이 이주하여 카톨릭교도인 아일랜드 원주민들과 끊임없이 분쟁했던 지역이다.

북아일랜드지역은 영국을 지지하는 개신교도와 원주민이었던 카톨릭교도간의 반목이 끊이지 않는 지역이다.

이 책은 '트러블'이라 불리는 1968년도부터 일어나 1998년 체결된 벨파스트 협정으로 마무리 된 시기의 이갸기를 여덟살도 안된 어밀리아와 그녀를 둘러싼 이들의 삶을 비추어 이야기하고 있다.

개신교도든, 카톨릭교도든 누군가에 의해 행해지는 폭력과 테러와 평범하고, 힘이없는 자들이 당해야만 하는 잉 시기의 잔혹함은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잠시 쉬고 있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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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본 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먹* | 2022.07.30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끔찍하고 잔인하고 불쾌한 묘사가 끝없이 나열된다. 열두 살에 친부로부터 강간당해 임신한 메리는 죽은 아이의 시체를 유아차에 싣고 다닌다. 비행 청소년들은 반군에게 잘못 걸리는 날엔 '무릎 쏘기'를 당한다. 학교에서 선생들은 폭력을 가르치고, 가정에서 보호자는 아이를 학대한다. 가장 읽기 힘들었던 부분은 어밀리아의 가정환경이 서술될 때였는데, 다른 집안들도 대체로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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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하고 잔인하고 불쾌한 묘사가 끝없이 나열된다. 열두 살에 친부로부터 강간당해 임신한 메리는 죽은 아이의 시체를 유아차에 싣고 다닌다. 비행 청소년들은 반군에게 잘못 걸리는 날엔 '무릎 쏘기'를 당한다. 학교에서 선생들은 폭력을 가르치고, 가정에서 보호자는 아이를 학대한다.

가장 읽기 힘들었던 부분은 어밀리아의 가정환경이 서술될 때였는데, 다른 집안들도 대체로 비슷했을 거라 생각되지만, 어밀리아네 가정은 정말이지 꿈틀거리는 지옥의 한가운데를 엿보는 느낌이었다.

보면서 같은 여성으로서 안타깝고 또 두려웠던 건, 외부에서만 위협을 가해오는 게 아니라는 것. 섹슈얼리티를 상실하기 위해 거식증을 자초한 어밀리아처럼 스스로에게 폭력을 행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끔찍했다. 현재 세계의 한쪽 편에서 전쟁이 지속되고 있고, 전쟁이 아니더라도 무분별한 폭력과 혐오 속에서 삶을 투쟁하듯 살아가는 이들은 곳곳에 있기에, 이처럼 참혹한 비극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우리나라도 군사독재 시절을 겪었지만, 비단 그때에만 투영할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니편내편 나눠서 '우리'에 속하지 않는 이들을 박해하고 내쫓는 데에 익숙해진 사회를 살고 있지 않은가. 폭력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것은 책의 제목처럼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No bones about it)이다.

 

 

* 본 게시물은 출판사 창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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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애나 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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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 | 2022.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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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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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민**빠 | 2022.07.13
평점4점
기대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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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n | 202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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