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에는 다양한 공동체가 군집해 있고, 각 공동체는 저마다 다른 감성과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마치 각기 다른 형태의 공동체와 문화, 인구 집단이 억지로 맞물려 복합적인 퍼즐을 이루는 형상이다. 이 퍼즐의 모양은 계속 변하고 있다. ‘천사들의 도시(City of Angels)’ LA는 현재와 미래 모두에 몰두하는 동시에 과거와 그 유산을 기리고 있다. 고전에 빗대어 표현하자면 미국 도시의 ‘위대한 개츠비’라 할 수 있겠다. 상상의 산물이자 초현대적인 동화 나라인 것이다. LA는 오늘날 세계적인 도시 가운데 하나로 손꼽히며 그 거대한 무대에서 전 세계인이 함께 어울린다. p14
구역마다 남다른 분위기가 두드러지는 파리는 거리와 건물의 외관뿐 아니라, 그곳에 머무는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배어나온다. 파리의 특별한 매력은 독특하면서도 변해가는 각 지역, 그 안의 골목들, 섬세하게 설계된 광장과 공원, 꽃들의 색채와 향기, 그리고 일일히 열거할 수 없는 디테일을 통해서 느낄 수 있다. 파리를 진정으로 이해하려면 구석구석을 계절마다 걸어야 한다. 파리는 매혹적이고, 언제나 어떤 멋진 일이 금방이라도 일어날 것만 같은 곳이다. p25
할리우드 사인은 영화 황금기를 상징하는 랜드마크로 인식되고 있다. LA의 영화 산업은 수천 명의 고용을 창출해내고 전 세계 영화 제작 분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이렇게 제작된 영화는 각각의 스토리와 배우를 통해 수백만 명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변화, 더 나은 삶, 낭만적인 사랑, 여행, 여가와 모든 종류의 모험에 대한 환상을 북돋는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할리우드 신화를 바탕으로 한 통합적인 삶의 방식이 나타났고, LA는 ‘꿈의 도시’로 거듭났다. p56
프랑스의 대통령이 거주하는 엘리제 궁(Palais de l’Elysee)은 18세기에 두드러졌던 로코코 양식의 한 예이다. 이후 파리는 18세기 후반과 19세기 초반에 거쳐 신고전주의 건축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나폴레옹은 이 양식을 기념비적인 건축물에도 널리 사용하여 도시의 장엄함을 살리고자 했다. 신고전주의 양식의 대표적인 예로는 개선문, 팔레 가르니에(Palais Garnier), 생쉴피스 교회, 팡테옹(Pantheon), 마들렌 사원(Eglise de La Madeleine) 등이 있고 이 모두가 유명한 랜드마크이다. 순수한 사암으로 건물 전면을 치장한 오스만 양식은 1853년 처음 등장해 파리를 차별화하는 데 한몫했다. 20세기 파리 건축에 사용된 아르누보와 아르데코 양식은 오르세 미술관(Musee d’Orsay)과 그랑 팔레(Grand Palais) 외에도 다수의 브라스리와 지하철 역사를 장식했다. 파리의 현대건축은 1977년 퐁피두 센터의 급진적인 건축적 정체성을 필두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퐁피두 센터는 오늘날 상징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다. 파리의 건축은 세월에 걸쳐 특별한 세련미와 일관성을 유지해왔는데, 그 덕분에 빛의 도시 파리는 너무도 아름다운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p182
이토록 문화적으로 다채로운 도시에서 음식 트렌드를 선도하는 것은 바로 미국식 컴포트 푸드이다. 컴포트 푸드는 이질성을 포용한다. 컬버 시티의 러시 스트리트(Rush Street)와 브렌트우드의 태번(Tavern)은 트렌디한 공간에서 옛 맛을 즐길 수 있는 식당들이다. LA의 상징적인 식당 몇 곳도 비슷한 음식을 선보인다. 다운타운의 필립 디 오리지널(Philippe the Original)은 시내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 중 하나로, 프렌치 딥 샌드위치로 특히 유명하다. 컴포트 푸드를 팔면서 시내 여러 군데에 지점을 둔 로스코스 하우스 오브 치킨 앤 와플(Roscoe’s House of Chicken and Waffles)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LA를 방문할 때마다 들르는 식당이다. 긴 대기 줄과 30센티미터 길이의 핫도그로 유명한 핑크 핫도그(Pink’s Hot Dogs)는 여러 유명 스타들의 단골집이기도 해서 이곳을 찾으면 먹는 맛의 즐거움뿐 아니라 사람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패어팩스 디스트릭트의 캔터스델리(Canter’s Deli)는 전통 유대인 식품점으로 지나간 세월을 간직한 채 24시간 운영하며 전 세계인을 끌어당긴다. p182
음식은 감각을 일깨우는 하나의 장치다. 그러기 위해서는 눈을 즐겁게 하고 미각을 매료시켜야 한다. 레스토랑은 극장과도 같다. 저들만의 무대가 있고 백스테이지가 있다. 알랭 뒤카스(Alain Ducasse)는 인기 셰프로 파리 요리의 우수성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그는 현존하는 셰프 가운데 그 누구보다도 파리의 요리법을 전 세계에 알리는 데 가장 크게 공헌했다. 뒤카스는 최고의 재료를 선택하고 최고의 직원을 고용하며 멋진 실내 공간을 꾸미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이는 플라자 아테네 호텔(Hotel Plaza Athenee) 안에 있는 그의 식당에 잘 드러나 있다. 뒤카스는 세부적인 부분까지 심혈을 기울여 잊을 수 없는 식사 경험을 만들어준다. 1998년 그는 스푼 푸드 & 와인(Spoon Food & Wine)이라는 스마트 캐주얼 비스트로를 열어 손님들이 직접 믹스매치할 수 있게 했다. 실제 로스앤젤레스에서 볼프강 퍽에 의해 시작된 이 콘셉트는 유행에 발 빠른 젯셋족 사이에서 크게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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