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형''저녁형'이라고 구별하기보다는 하루 중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얼마나 가지는가가 중요하다. 나는 두 시간만 집중해도 아주 잘했다고 생각한다. 하루의 일을 프랑스 요리의코스 메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갑자기 '집중'이라는 메인 요리가 나오지는 않는다. 우선 전채 요리나 수프, 이어서 생선 요리가 나와서 위가 준비됐을 때 비로소 메인 요리가 등장한다. 그리고 요리를 즐긴 뒤 마지막으로 디저트가 나온다.
바꿔 말하면 하루 중에 지금 어떤 요리를 먹고 있는지를 점검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전채 요리일까, 아니면 수프일까, 그리고 이제부터 '집중'이라는 메인 요리에 들어가는지, 혹은 별로 의식하지 않은 채 어느새 메인 요리가 지나가버리고 디저트를 먹고 있는지. 그런 식으로 오늘 하루를 돌아보아 얼마만큼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는가 반성한다.
이런 일을 매일 계속하면 한 가지 경향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자신은 '아침형'인가, '오후형'인가, '저녁형'인가. 집중하는 방법은 '짧은 시간 피크형'인가 '긴 시간 플랙형'인가 하는 것이다. 이제 자신의 경향을 알았다면 집중력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 중요 안건을 기획해보자. 그러면 일이 좀 더 효율적이고 멋지게 될 것이다. 자신의 집중시간을 아는 것은 일 잘하는 사람의 필수조건이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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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잡어일수록 무리를 지으려고 한다. 송사리가 그렇고, 정어리가 그렇고, 전갱이가 그렇고, 숭어가 그렇다. 그러나 도미, 넙치, 잿방어 등은 절대 무리를 짓지 않고 유유히 바다를 헤엄쳐간다. 무리를 만들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물고기들과도 구별되지 않고 공생하고 있음을 말한다. 바꾸어 말하면 무리를 짓는다는 것은 다른 물고기들을 배제하는 것과 다름없다. 비즈니스도 그와 마찬가지다.
누구도 구별 없이 대할 수 있는 사람은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여러 유형의 사람과 공생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그에 비해 무리 짓는 사원, 곧 배타적인 인간은 정보량이 적은 데다가 편협하다. 우물 안 개구리는 우물 안 정보밖에 얻지 못한다. 따라서 누구와도 솔직하게 구별 없이 사귈 수 있는 사람은 일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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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좋아해서 인망이 높다고 평가받는 사람이 어느 직장에도 반드시 한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성격이 밝고 사람을 잘 사귀며, 남이 상담을 해오면 그 사람 처지에서 잘 이해해 준다. 직장 내에서 인간관계가 이 사람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듯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자세히 관찰해보면 인망이 있는 대신 일은 잘 못한다. 게다가 회의가 시끄러워진다든가 할 경우 이 사람이 수습하려고 나서면 왠지 이야기가 정리되지 않는다. 좋은 사람이지만, 어쩐지 이거다 싶지가 않다. 이런 사람은 실은 '인망가'가 아니라 '남 비위를 잘 맞추는 사람'이다. 적이 없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인망가'와 '남 비위를 잘 맞추는 사람'은 비슷한 듯하지만 엄연히 다르다. '남 비위를 잘 맞추는 사람'은 자신의 의견은 없고 상대에 따라 변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인기가 있다. 인망가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A씨 의견도 옳아, B씨 의견도 옳아, C씨 의견도 옳아"해서는 일이 전혀 진척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은 적이 적을지도 모르지만, 결국 신용을 잃어버리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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