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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클럽연대기

샛별클럽연대기

: 조용한 우리들의 인생 1963~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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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클럽연대기 (큰글씨책)
[도서] 샛별클럽연대기 (큰글씨책)
고원정 저 파람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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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별클럽연대기 (큰글씨책)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530g | 150*215*30mm
ISBN13 9791192265568
ISBN10 1192265564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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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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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중요한 게 있었다. 대사를 외우고 노래를 배우고 연기를 익히는 동안 우리는 뭔가 조금씩 다른 사람이 되어가는 느낌에 사로잡혔던 것 같다. 맹호부대나 청룡부대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는 나은 일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생겼다. 나는 이렇게까지 생각했다. 이게 바로 ‘날아가는’ 일이라고. 더 어렸을 때 송미혜에게 했던 거짓말처럼. 그랬다, 멀리는 못가지만.
--- p.51

그랬다. 창수와 광도는 집을 잃기도 했다. 거기에 대면 나는… 잘 죽어서 오페레타를 망치지 않았고, 꽃다발을 두 개나 받았다. 끝내 주인공이 되어버린 요섭이에겐 하나도 없었고, 윤태도 하나뿐이었다. 그리고 엄마가 굽는 고기 냄새는 처음으로 담을 넘어서 윤태네 큰 집까지 풍겨갈 것이었다. 노래하다가 피를 토하기도 하는 ‘꾀꼬리’ 미선이가, 하필 나에게 붉은 장미꽃다발을 안겨준 이유도 어렴풋이 짐작이 갔지만… 슬퍼하지 않으려고 했다. 나를 위해서도, 미선이를 위해서도.
--- p.61

나는 달랐다. 같을 수가 없었다. 무슨 전쟁이라도 나가는 것처럼 왔다. 미선이의 목숨을 구하기라도 할 것처럼. 대사 한마디도 하지 못한 ‘죽는 왕자’ 주제에. 사생대회 때마다 결석계나 내던 주제에! 고개를 떨구자 노란색 운동화가 바싹 다가왔다. 두 팔이 어깨를 감싸 안았다. “미안해…. 우리만 편하게 지내서.” 속으론 화들짝 놀랐지만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미혜의 몸에서는… 수박이나 참외 같은 냄새가 났다. 그런데, ‘우리’라고? 나는 슬그머니, 천천히 미혜의 품에서 벗어났다. 아무도 보는 사람은 없고, 들어갈 때는 몰랐는데 공개홀을 빙 둘러서 코스모스가 왁자하게 피어있었다. 흰 꽃, 분홍 꽃. 드문드문 자주색 꽃은 꼭 미선이 같았다.
--- pp.95~96

유인실. 서창포에 있는 서포중학교에서 왔다. 역시 뭔가 사고를 쳤겠지만,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었다. 껑충하게 키가 컸고, 그다지 예쁜 얼굴은 아니었는데 늘 살짝 흘겨보는 듯한 눈빛이 매력적이라고 남자애들은 입을 모았다. 영화배우 유안나의 동생이라는 게 또 화젯거리였다. 우리는 알지 못했다. 짝짝 소리 내어 껌을 씹으면서 기린처럼 성큼성큼 걸어 다니는 그 여자애가 두고두고 요섭이의 발목을 잡을 줄은. ‘천재’ 한요섭의 늪이 될 줄은.
--- p.158

끄덕이면서 재호는 네 장을 모두 거둬들였다. 성냥통을 끌어당겨 불을 그어서 한 장 한 장 태우기 시작했다. 화르르 타올라 빈 그릇에 내려앉는 검은 재를 보면서 나는 옛날 일을 떠올렸다. 미선이 묘에서 요섭이가 졸업장, 손으로 쓴 그 졸업장을 태워 소지 올리던 일을. 요섭이도 같은 생각이었을까… 남은 재를 훌훌 털어버린 손바닥으로 재호는 탕! 하고 탁자를 두들겼다.
“우리, 데모하자!
--- p.176

김창일을 제압한 흰 와이셔츠가 아래을 손가락질하며 뭔가 소리를 쳤고, 분수대 주변은 돌연 어지러운 싸움판이 되어버렸다. 아니, 싸움이 아니었다. 이십여 명쯤 되는 한 무리가 시위대 학생들을 일방적으로 공격하고 있었다. 대로 저항도 못 하면서 대열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분수대로 뛰어드는 여학생도 있었다. 쫓아 들어가서 머리채를 움켜잡는 놈도…….
--- p.205

“내 말 새겨들어요. 결국엔 인호씨 같은 사람이 역사의 기록자, 증언자가 되는 거예요. 나나 요섭이나, 성재호나 이건 다 허깨비예요, 허깨비! 뭐, 그렇게 되기도 힘들겠지만, 잘돼봤자 한 시대의 허깨비들… 당장은 무대 위에서 춤을 추고 있으니까 뭐라도 되는 것 같지만, 긴 눈으로 보면 주인공들은 따로 있다, 이 말이에요. 비록 객석이라고 해도 끝까지 남아있는 사람, 모든 것을 지켜본 사람… 그게 바로….”
--- p.219

각각 이름이 송희, 창순이, 양숙이라는 ‘아가씨’들도 있었다. 학교 앞인 이 회기동에 방을 얻어놓고 청량리 술집에 나가는 호스티스들이었다. 그중 제일 반반한 얼굴인 양숙이가 성재호를 숨겨주고 있었다. 방 두 칸짜리인 바깥채를 혼자 쓰고 있어서, 한 칸을 선뜻 내주었다고 했다. 대룡이 잠깐 화장실 간 사이에 요섭이와 박충규가 조심스럽게 나누는 얘기도 들었다. “형, 정말 괜찮은 걸까? 성재호하고 양숙이?”
--- p.222

이 게 장송곡이던가? 느리고 어둡고 장중한 음악이 끝도 없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간간이 울음을 참는 듯한 아나운서의 목소리. “박정희 대통령은 가셨습니다….” 이어서 박정희의 이력이 소개된다. 끝나면 음악의 볼륨이 높아지고… 되풀이되고 또 되풀이된다. 하숙집 세면장 옆방의 한의대생이 한껏 크게 라디오를 틀어놓았고, 아홉 개의 방문이 모두 열려있었다. 날은 이미 밝아있었지만 어쩐지 한밤중인 것만 같았다.
--- p.273

하얀 소복에 회색 코트를 걸친 영란이가 일어났다. 그 옆 의자에는… 하얀 보자기로 싼 상자 하나가 놓여있었다. 나를 내려다보며 내미는 광도의 손을 잡으면서도, 답싹 안겨 오는 영란이의 어깨를 감싸 안으면서도 그 상자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파들파들 떨면서 흐느끼던 영란이가 한 손을 뻗어서 상자를 가리켰다. “광춘이야. 저게 광춘이래애….” 내 품 안에서 ‘여장부’ 영란이가 몸부림을 쳤다.
--- p.284

살아오면서 나는 두 사람을 죽였다. 문인오를 죽음에 이르도록 방치했다. 한요섭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그리고 나는 살아있었다. 이토록 편안하고 달콤하기까지 한 죄책감속에서…. 뻔뻔스럽게 울지는 말자고 머리를 흔들며 발아래 강물을 내려다보았다. 예전 섶다리가 있던 자리에 놓인 남강2교 자전거길을 검은 옷의 여자가 건너가고 있었다. 유인실이었다. 나처럼 일행과 떨어져 남은 모양이었다. 바람에 떠밀리듯 휘청휘청 걷다가 멈춰 섰다. 쪼그려 앉았다. 멀어서 알 수 없지만 흐느껴 우는 것 같았다. 사람들은 항상 한 발 뒤늦게 운다. 일 년만, 한 달만, 며칠만 더 일찍 요섭이를 위해 울어주었다면…. 그래도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저 한 사람은, 요섭이를 찾아오겠구나…. 나는 그럴 수 없다.
--- p.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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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이니 이십 년이니 과거를 돌아볼 게 아니라, 이 자리에선 우리 다 앞일만 얘기하기로 하자.” 이 소설의 한 작중인물처럼 이렇게 말하는 ‘이 자리’의 사람이 참으로 많다. 앞일만 해도 치러야 할 게 많을 뿐 아니라, 그래야 재화도 쌓고 안정도 얻는 그날이 곧 올 것 같으니까. 나도, 어디서나 대강 그렇게 말하고 생각하며 살아온 그런 사람 중 하나다. 그런데 나는 날이 갈수록 깨닫고 있다. 과거를 돌아보지 않았더니 그때 얻은 상처가 점점 커져 왔다는 걸. 그때를 제대로 돌아보지 않고는 죽을 때까지 ‘진정한 나’를 만나지 못할 거라는 걸. 국가안보, 경제개발의 미명으로, 또는 그 피해 전력의 명분화(名分化)로 ‘자기 이익’만 챙겨온 ‘잘난 인간’들과 그들로부터 파괴당한 ‘조용한 인생’들 사이에 ‘나와 우리’가 있지 않았나! 이 소설은 곧, 그 파괴함과 파괴됨의 세월을 돌아보는 소설이자, 그 돌아봄으로 ‘진정한 나’를 회복하려는 한 인물의 ‘지고한 순정의 스토리’다. 근대화와 민주화 시대를 잇는 거대한 풍속도로 1980년대 후반 큰 화제를 모은 『빙벽』을 연상시키는 소설이자, 그로부터 더 나아간 21세기의 시선에서 20세기 후반을 아프게 성찰하는 내성(內省)의 소설이다.
- 박덕규 (소설가,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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