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7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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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92쪽 | 734g | 140*210*35mm |
ISBN13 | 9791191247206 |
ISBN10 | 1191247201 |
발행일 | 2022년 07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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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592쪽 | 734g | 140*210*35mm |
ISBN13 | 9791191247206 |
ISBN10 | 1191247201 |
"당신을 살게 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이 책은 '삶'과 '죽음'이 먼저 생각난다. 600페이지에 가까운 긴 이야기를 읽는 동안 끊임없이 회자가 되는 키워드이기도 하다.
나에게 삶과 죽음은 어떤 의미일까? 책에서 나오는 비올레트의 삶과 비교해보자면 굴곡진 인생을 살았던 건 아니지만, 순탄한 삶도 아니였던 것 같다.
늘 바쁜 부모님 밑에서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했고, 사랑을 주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었다. 그러다 내가 부모가 되어보니 사랑을 주고 받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게 되었고, 온전한 사랑을 줄 수 있도록 계속 배워나가는 중이다.
비올레트를 보면 레오닌에 대한 사랑은 기쁨이고, 행복이고, 자신의 전부였던 것 같다.
유년시절 자신이 받지 못했던 사랑을 딸 레오닌에게 아낌없이 주고 싶었던 게 아니였을까. 만족스런 결혼생활을 하진 못했지만, 그저 레오닌의 행복한 웃음을 보면서 자신도 살아나갈 힘을 얻게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책에는 행복했던 레오닌과 비올레트의 모습이 잘 나타나있는 문장이 있다.
P151. 내 딸과 나는 결혼 선물과 생일 선물을 뒤섞어 손에 잡히는 대로 개봉했다. 즐거웠다. 아무튼 나는 즐거웠다. 결혼식 날 웨딩드레스는 입지 못했지만, 레오의 웃음 덕분에 나는 가장 아름다운 드레스를 걸쳤다. 내 딸의 유년이라는 드레스를.
그런 레오닌의 죽음은 비올레트를 삶의 끝자락으로 끌어내리는 사건이였다. 예상치 못한 전개였기에 가슴 아픈 죽음이였다. 나의 삶 속에서 애달픈 죽음은 경험하지 못했기에 아이를 먼저 보내는 엄마의 마음을 감히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 그저 책을 통해 내가 비올레트였다면 나는 어떻게 행동했을지 생각하면서 읽을 수 밖에 없었다.
비올레트의 고통스런 마음이 잘 나타나 있는 문장이 있다면 p240~p241이다.
p240 "아이들이 고통받지 않았어. 자는 중에 죽었다고." 나는 대답했어. "고통은 우리가 받겠지." 셀리아가 혹시 관 속에 물건이든 옷이든 넣고 싶은게 있는지 물었어. 나는 대답했어. "나"
p241. "고통을 1에서 10까지의 단계로 표현하면 어디쯤인가요?"
"무한정, 무한대, 영원이요."
온종일 팔다리가 잘려 있는 기분이었어. '심장이 멈출거야, 멈춰버릴 거야, 가능한 한 곧.' 정말 가능한 한 곧, 나의 심장이 멈추기를 바랐어. 나의 유일한 희망은 죽음이었어.
레오닌의 죽음 이후 비올레트가 묘지지기로서 다양한 인물들을 만나고, 어떻게 삶을 회복하는지 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기억에 남는 인물이 있다면 셀리아와 사샤이다. 우연한 만남이였지만, 기쁨과 슬픔을 함께했던 셀리아, 그리고 슬픔 속에서 비올레트가 일어날 수 있게 묘지지기로서의 삶과 정원을 가꾸는 일을 알려주고, 나 자신으로 살 수 있게 도와준 사샤가 있었기에 비올레트가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꼭 이야기하고 싶은 인물은 필리프 투생이다. 자신의 부모에게 비뚤어진 사랑을 받고 자란 투생이 사랑을 찾아 방황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웠다. 진정한 사랑을 알지 못한 채 갑작스런 죽음으로 삶을 마감하게 된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인물로 기억된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던 묘지지기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어 좋았고, 특히 <94>개의 소제목은 기록하고 싶을 만큼 마음에 와닿는 좋은 글귀가 많아서 읽는동안 나 자신도 회복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였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던 만큼 많은 사람들이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독서모임의 발제였던
'내가 죽는다면 내 묘비명에 넣고 싶은 문구는?' 으로 마무리 하려 한다.
고민끝에 적은 나의 답은 소제목에서 찾았다.
'어떤 회한도 없다. 어떤 후회도 없다. 충만하게 살다가는 삶이다.'
어떤 후회도 없이 욕심없이 행복하게 살다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