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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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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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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0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94g | 153*224*30mm
ISBN13 9788994040103
ISBN10 8994040102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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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휘갈겨 쓴 문서의 첫 번째 줄에 손전등을 가까이 가져가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첫 번째 행의 끝에서 두 번째 단어는 몇 번씩이나 지운 다음 고쳐 쓴 흔적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입술을 움직여 낮은 목소리로 그 행을 읊조리는 순간, 그는 고쳐 쓴 그 단어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Nel mezzo del cammin di nostra vita
우리네 삶의 여정의 절반을 지나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금방이라도 심장이 멈출 것 같았다. 지금까지 이런 기적을 경험한 적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 p.61

나는 왜 작가가 되고 싶어 했을까? 진정한 해답, 적어도 내가 진정한 해답이라고 믿을 수 있는 답이 떠오른 건 여러 해가 지나서였다. 나는 나 자신을 터프 가이라고 여겼다. 그런 측면에서 글쓰기는 그럴듯하고 멋진 일로 보였다. 헤밍웨이나 그와 비슷한 작가들 덕분이었다. 실제로 어떻든 글을 쓰는 건 남자다운 일로 보였다. 1940년대 후반의 W. H. 오든은 예외였다. 그에게는 ‘지배적인 동성애적 특성’이 있었다.
남자다운 일. 나는 작가가 된 이후에야 비로소 그것이 새빨간 거짓임을 알게 되었다.
나는 소심함과 두려움을 느끼며 글을 썼다. 나는 마음 깊은 곳에서 내 감정을 전달해야 했고 그 감정을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예전에 살던 마을에서는 솔직하게 속내를 드러내면 곧 그곳으로부터 추방당하는 걸 의미했다. 게다가 그건 나와 어울리지 않는 일이었다. 누군가의 눈빛을 마주 보며 가슴에서 우러나는 이야기를 나누는 일은 나와 맞지 않았다. 따라서 글을 쓰는 건 누군가의 눈빛을 쳐다보지 않고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이었다. 그것은 남자다운 일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것은 겁쟁이가 할 일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그 둘은 똑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 p.71

“그럼 진짜를 보고 싶나?”
“물론 보고 싶습니다. 하지만 친필 원고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단테가 직접 손으로 쓴 친필 원고는 단 한 조각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단 한 조각도.”
“만약 존재하면 그 가치가 얼마나 될 것 같나?”
“값으로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중할 겁니다. 저 그림 값의 천 배에 달할 겁니다.”
나는 렘브란트의 그림을 가리켰다.
“단테의 친필 원고가 있다면 역사상 가장 귀중한 문학 자료가 될 겁니다. 친필 원고에 값을 매기는 건 미켈란젤로의 〈피에타〉 상에 값을 매기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감히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우린 그걸 손에 넣을 거야.” --- p.131

나무 그림자가 드리운 해먹, 바다, 별, 미풍이 불고 웃음소리와 자유와 사랑이 있는 이 세계에서, 나는 삶에 대한 욕망이 내 혈관을 관통해 흐르는 걸 느낀다. 희망이 있다고 내게 말해준 전문가들이 제네바에 있다.
마음속에서, 나는 여전히 닉이고 줄리에타 역시 여전히 줄리에타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녀의 배 속에 든 기적과 함께 단둘이 있을 때만, 그 이름을 낮은 목소리로 속삭인다.
그렇다. 글을 씀으로써 진실을 밝힐 수 있다면, 내가 쓰는 이 글이야말로 진실을 밝혀 줄 것이다. --- p.352

# 자, 내 무덤을 찾아봐, 내 무덤을 찾아봐.
--- p.355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닉 토시즈는 단테의 「신곡」 원본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 가치가 얼마나 될 것 같냐고 물으며 접근해온 루이와 조 블랙을 따라 이탈리아로 간다. 그곳에서 한 사제가 안내한 곳을 가보니 단테의 필사본이 확실했다. 동행한 루이는 그곳에 있던 사제와 하수인들을 모두 죽이고 그 물건을 훔쳐 달아났다. 6살 때 첫 살인을 해본 경력이 있는 그로서는 그 사건에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닉 토시즈는 일단 그 문서의 제작 연도를 확실히 알아보기 위해 베르나의 문서보관국에서 관련 문서를 훔친 후, 라베나로 건너가 또 하나의 문서를 훔쳤다. 그 종의의 무늬와 사제에게서 훔친 것 중 하나의 무늬가 일치했고, 그 무늬를 검증한 결과, 그것은 진본임이 밝혀졌다. 그리고 애리조나 대학에 훔친 문서들의 탄소연대 측정법을 통해 제작 연도를 의뢰한 결과 1300년대 초반의 것임이 밝혀졌다. 원본이 밝혀지자, 루이와 조 블랙, 닉 토시즈의 친구 래프티가 그를 죽이려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닉 토시즈는 자기가 살해당하기 전에 그들을 죽였다. 숨 쉴 틈 없이 이어진 총성이 울린 이후 그는 이제 죽은 사람으로 기록되어야 할 필요성을 느껴 비서에게 거짓말을 시켜 확실하게 알리바이를 만들고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그리고 그는 애인을 만나 단테의 신곡 원본을 팔기 위해 살 만한 사람들을 물색해 접근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신분을 확실히 바꾸기 위하여 여러 가지 요구를 하고 거짓 인물로 살아간다. 닉 토시즈의 애인도 마찬가지로 가짜 신분을 가지고 살고 있다. 둘은 다른 사람이 없을 때에만 비로소 자신이 된다. 이는 어쩌면 단테의 신곡 중 ‘지옥’편 맨 첫 페이지와 ‘천국’편 맨 마지막 페이지에 똑같이 쓰인 말, ‘천국으로 가는 유일한 길은 지옥에서 시작된다.’라는 말이 시사하는 바를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닉 토시즈는 이 두 페이지는 절대 팔지 않기로 결심한다.
한편, 14세기의 단테는 3이라는 숫자와 33이라는 숫자, 100이라는 숫자의 의미를 통해 삼위일체의 진정한 의미를 찾으며 저작 활동을 한다. 그 원리를 젊은이에게 이야기해 주는 과정을 통해 단테의 철학과 종교적 교리를 보여준다. 그리고 지도 제작자와 만나 그의 삼위 일체 교리에 맞는 곳을 찾는다. 그러다 결국 그는 세상을 맞이하며 자신의 무덤을 찾으라는 말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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