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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414쪽 | 642g | 153*224*30mm
ISBN13 9788984370753
ISBN10 8984370754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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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가 한 행동이 어떤 결과를 낳게 될지 모를 때가 많아요.”
“왜 저한테 그런 말을 하죠?”
“당신이 출발하기 전에 그걸 깨달아야만 하니까.”
--- p.32
“지금 이 순간 내 인생에 남자 따위는 필요 없어!”
줄리에트는 그 사실을 자신에게 납득시키기라도 하듯이 입 밖으로 소리 내어 말했다.
“아니, 그건 당신이 잘못 생각한 거야. 기회가 왔을 때 잡아. 앞날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어.”
바로 옆 화장실에서 들려온 어떤 여자의 목소리였다. 그 낯모르는 여자는 마치 친한 친구에게 하듯 줄리에트에게 그렇게 충고했다.
--- pp.66~67
줄리에트는 따사로운 눈길로 바라보는 샘의 시선 속에서 자신이 종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멋진 여자이며 비로소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되찾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비록 한시적일지라도 줄리에트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불확실하고 두렵기만 한 미래의 일들을 깨끗이 잊고 있다는 것에 내심 놀랐다. 그녀의 자신감은 사랑하는 사람의 시선에 따라 한순간에 무너지고 또 되살아나기도 했다. 보잘것없을뿐더러 실패를 거듭해온 그녀의 삶이 사랑의 마법으로 인해 감쪽같이 화려하게 채색되고 있었다.
--- pp.89~90
“당신이 생각하기에는 누가 죽음의 시간을 결정하는 것 같은가요?
그레이스가 다시 물었다. 샘이 그 질문에 눈살을 찌푸렸다.
“살해되거나 자살한 경우가 아니라면 모든 인간은 신체기관이 그 능력과 기능을 상실하게 되었을 때 죽음을 맞이하죠.”
“오호, 그런가요?”
“그건 흔들릴 수 없는 명백한 진리입니다. 인간의 동맥은 수명이 있어요. 수명은 체질과 영양, 건강관리에 좌우됩니다.”
“그럼 사고사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죠?”
샘은 어깨를 으쓱했다.
--- p.159
스털링은 타인의 고통을 즐겼다. 간단히 머리에 총알을 박아버리면 되는 경우에도 그는 온갖 끔찍한 고문과 신체 절단을 가해 고통스럽게 죽이는 것을 선호했다. 배신한 마약상을 붙잡아 당구대에 못 박아 죽인 일은 그의 잔혹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그는 마치 십자가에 못을 박듯 마약상의 손목과 발목을 드릴을 이용해 당구대에 박아두고, 숨이 완전히 넘어갈 때까지 관절을 하나씩 부러뜨려 살해했다. 그 무시무시한 사건으로 그는 사우스 브롱크스의 전설을 확립했다.
--- p.286
“운명이 정해져 있다는 그 말을 받아들일 수 없어요. 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운명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 힘겹게 싸워왔어요. 나는 이 도시에서 최악인 빈민가에서 태어났어요. 어느 모로 보나 범죄자가 될 운명이었죠. 하지만 나는 안간힘을 다해 주어진 운명과 싸웠고, 마침내 벗어나는 데 성공했어요.”
“그런 얘기는 이미 충분히 했잖아요. 난 당신에게 인간의 구체적인 행동 하나하나까지 미리 정해져 있다고 말한 적도 없고, 삶이 단지 미리 쓰여 있는 시나리오를 완성하는 과정이라고 말한 적도 없어요.”
그레이스는 그의 눈을 쳐다보고 나서 말을 이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건 인간에게는 결코 거역할 수 없는 섭리가 있다는 거예요.”
--- p.354
“자네 정말 못 말리겠군. 신은 슈퍼맨이 아니라네. 자네는 자유를 사랑하겠지? 자네는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하네. 만약 어떤 절대적인 힘이 자네의 삶에 개입해 자유의지를 억압하고 행동반경을 제약한다면 어떤 생각이 들겠나?”
샘은 그 말은 자신에게 아무런 위안도 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어깨를 으쓱했다.
하지만 셰이크는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인간은 자유의지에 따라 최고가 될 수도 있고, 최악이 될 수도 있어. 자유를 많이 가질수록 선택은 더 복잡해지는 게 사실이지. 하지만 인간은 그 자유에 대한 책임을 신에게 떠넘겨서는 안 돼.”
셰이크는 그 말을 마치고 나서 샘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 p.387
줄리에트의 환하게 웃는 모습, 그녀가 오래 된 샹송을 흥얼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는 그게 그녀임을 확신했었다. 그가 언제까지나 함께 살고 싶은 여자, 그가 보호해줄 수 있는 여자, 그를 보호해줄 여자. 마치 하늘이 그의 고통을 거둬가기 위해 천사를 보내준 것 같았다. 그는 그 주말에 그들이 얼마나 행복했던가를 회상하며 물밀듯이 밀려오는 슬픔을 주체할 수 없었다. 운명은 그에게 잠시 행복을 맛보게 하고는 그 갑절로 고통을 안겨주며 모든 걸 빼앗아가버렸다. 왜 그랬을까? 그는 그 의문에 대한 해답을 영원히 찾지 못할 것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완전히 탈진하고 패배한 그는 마침내 항복했다.
--- p.406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아내를 잃은 후 좌절감에 휩싸여 살아가는 젊은 의사 샘 갤러웨이와 여배우의 꿈을 안고 뉴욕에 온 줄리에트 보몽.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겠다는 일념으로 뉴욕에 오지만 생활비를 벌기에도 벅찬 생활에 염증을 느낀 줄리에트 보몽은 프랑스로 돌아갈 결심을 굳힌다. 무대보다는 카페 웨이트리스가 직업이 되다시피 한 줄리에트에게 뉴욕은 패배와 무력감을 일깨워준 냉혹한 도시일 뿐이었다.
샘은 타임스퀘어의 길을 운전해가던 중 줄리에트를 차로 칠 뻔한 사고 일보직전에서 겨우 멈춰 선다. 그 우연한 사건은 뉴욕에 살지만 전혀 남남일 뿐이었던 이 두 사람의 삶을 운명적으로 가까워지게 한다.
샘의 매력에 빠진 줄리에트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자신이 변호사라며 직업을 속인다. 아내를 잃은 후 삶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찾을 수 없었던 샘은 발랄하고 귀여운 이 프랑스 여자를 만나 자신의 생이 혹시 변할 수도 있다는 작은 희망에 사로잡힌다. 48시간의 만남과 격정적인 사랑의 시간이 지나가고, 이내 줄리에트에게는 프랑스로 돌아가야 하는 시간이 다가선다. 샘은 줄리에트를 보낼 수 없다는 생각과 단지 짧은 엔조이일 뿐이었다는 생각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결국 그녀를 잡지 못한다.
파리행 비행기에 오른 줄리에트. 이제 돌아가면 영영 샘을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생각으로 고민하던 그녀는 출발 직전에 비행기에서 내려선다. 이 선택이 그녀를 예정돼있던 죽음으로부터 구해낸다. 파리행 비행기가 대서양 상공에서 폭발해 승객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빚어지기 때문.
한편 줄리에트를 잡지 못해 죽음에 이르게 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채 망연자실해 있던 샘에게 그레이스 코스텔로라는 신비로운 여형사가 접근해온다. 그레이스는 줄리에트가 아직 살아있지만 며칠 후에는 죽어야 할 운명이라고 말하며 그를 깊은 혼란 속으로 빠뜨리는데…….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이 소설은 출간 즉시(2005년) 주목받기 시작해 현재에 이르는 장장 78주 동안 아마존 프랑스 베스트셀러 최상단(현재 1위)에 랭크돼 있을 만큼 신드롬에 가까운 열풍을 이끌어내고 있다. 프랑스 독자들이 그토록 이 소설에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아마도 기욤 뮈소라는 이 젊은 작가의 시도가 프랑스 소설이 노정해 온 매너리즘을 속 시원하게 벗어던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간 프랑스 소설은 지극히 관념적이며 고급스러운 지적 유희에 매몰돼 있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문학성, 예술성, 실험성이라는 측면에서 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약진을 보여 왔지만 소설을 소비하는 독자들에게 요령부득의 난해함 때문에 외면 받을 수밖에 없었던 것 역시 주지의 사실이었다.
이 소설로 프랑스 변방 앙티브 출신의 젊은 작가 기욤 뮈소는 일약 세계적인 명성을 획득하게 되었다. 기욤 뮈소의 소설은 지금까지 우리가 익숙하게 대해온 프랑스 소설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그의 소설은 마치 한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보듯 속도감 있게 읽어나갈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개성 있는 등장인물과 신비하고 흥미로운 사건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독자를 끊임없는 긴장 속으로 몰아넣는 현란한 스토리 전개 그리고 복잡한 퍼즐 같은 미스터리를 정교하게 꿰어 맞춰나가는 마법 같은 반전의 미학은 이 작가에게서만 볼 수 있는 두드러진 매력이다. 모든 사물의 세부까지 꼼꼼하게 들여다보는 프랑스 소설의 전통에 미국적인 소설 기법, 즉 하드보일적인 잔혹함, 빠른 전개, 영상미학의 감각적인 요소를 적절히 혼합해 모든 소설 독자들이 기본적으로 원하는 덕목인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는 것이 기욤 뮈소 소설의 특징이다.
해답 없는 의문으로만 가득 차 있는 프랑스 소설의 한계를 과감하게 벗어던진 이 작가의 시도는 프랑스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발자크 이래로 독자들과의 긴밀한 호흡을 다시 찾은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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