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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조

: 제2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 양장 ]
송섬 | 사계절 | 2022년 07월 2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8 리뷰 17건 | 판매지수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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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22년 07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08g | 115*188*20mm
ISBN13 9791160949483
ISBN10 1160949484

이 상품의 태그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제2회 박지리문학상 수상작
신인 작가 송섬의 첫 책

“조, 골목에 있고 싶다면 얼마든지 있어도 돼.
그곳은 그러라고 있는 장소니까.”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으면서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곳.
오직 고양이 두 마리와 두 사람만을 위해 존재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장소.
그곳에 가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온전히 받아주는 곳.
당신에게도 그런 장소가 있나요?

‘박지리문학상’은 2010년 스물다섯의 나이로 샛별같이 나타나 『합체』『맨홀』『다윈 영의 악의 기원』등 일곱 작품을 남기고 2016년에 세상을 떠난 박지리 작가를 기리고, 그가 남긴 문학 세계를 이어가기 위해 만든 신인문학상 공모이다. 인세와는 별도로 창작지원금 5백만 원에 독자 후원금 2백만 원이 주어지는 이 상의 두 번째 수상작 『골목의 조』가 출간되었다. 『골목의 조』는 1995년생 송섬 작가의 첫 책으로 심사위원 이기호, 김성중 소설가와 윤경희 평론가가 수상작으로 선택한 작품이다.

국비 지원 프로그램으로 배운 기술로 건축사 사무소에서 도면 긋는 일을 하며 사는 ‘나’는 어디에서도 딱히 존재감을 드러내거나 환영받는 스타일은 못 된다. 하지만 나의 반지하 집에는 버려진 고양이 두 마리와 변변찮은 술집을 운영하는 조, 그리고 어느 날 벽에서 돋아난 아저씨 유령까지 함께 살게 된다. 어머니의 부재와 아버지의 자살로 유년기의 상처를 안고 사는 스물네 살 반지하 생활자에게 찾아온 무해한 존재들, 이들과 함께 인생의 절기를 보내며 관계 맺고 이별하는 과정을 통해 ‘나’는 스스로의 공백을 채워나가며 삶에 대한 담담한 용기를 얻는다.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언젠가 사람들은 일기장에도 거짓말을 쓴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는 기분이 더러워져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실컷 운 다음에는 단팥빵을 사 먹었다.
--- p.10

정체성은 늘, 그리고 항상 상처에 뿌리를 두게 된다. 라캉이었던가?
--- p.34

내겐 무슨 일이든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곧바로 절망해버리는 습관이 있다.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는 것이다. 사소한 실패에도 어김없이, 아니 사소한 실패일수록 더 절망한다. 제대로 생각할 수 있을 만큼 회복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 p.45

우리는 일부러 시간을 들여 웃었다. 각자 가진 비밀의 모서리를 맞춰 서랍에 집어넣는 것처럼 꼼꼼히, 단어마다 라벨을 붙여가며 웃었다.
--- p.110

조는 그곳에 이름을 붙였다. 〈남겨진 골목〉. 초록 지붕의 앤이 붙인 것처럼 황홀하지는 않아도 썩 잘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그곳은 아무리 보아도 누구에게나 철저히 버려진 장소였으니까.
--- p.112

나와 밤비를 돌보던 것은 분명히 설리였다. 우리는 그 빈자리를 어찌해야 할지 몰라 아주 오랜 시간을 헤맬 예정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고 또 울었다. 어째서 모든 죽음은 이렇게도 일방적인 것인지 알 수 없었다.
--- p.133

저녁의 중력은 조금 더 무겁기라도 한 듯 시간은 아주 느릿느릿 움직였다. 기차 안에서 아주 멀리 있는 풍경을 보는 것처럼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을 만큼 느렸다. 그러나 여름 한복판에서조차 우리는 그 계절이 찰나에 지나갈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잠시라도 여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멈추면 어느새 아무것도 없는 흉흉한 밤 한복판에 떨어져버릴 것이라는 사실을.
--- pp.136-137

산다는 것이 마치 이야기를 쓰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고, 언젠가 조는 말했었다. 이쯤에서 의미 있는 대사를 던져야 할 것 같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고. 그러지 않으면 슬슬 졸작이 되어버릴 텐데, 도대체가 할 말이 없어서 문제라고. 사는 것 자체에 그다지 재능이 없는 것 같다고.
--- p.161

살아간다는 일은 이렇게 두려운데, 남들은 어떻게 그런 일을 해낼 수 있을까?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의논해보았어야 했어. 둘러대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 p.187

매일같이 무언가를 후회했지만 그 무엇도 변하지 않았어. 그저 끝도 없이 이어지는 슬픔뿐이었어. 시간이 흐르면 조금씩 나아진다던데, 내겐 그렇지도 않았어. 앞으로도 뒤로도 시간은 흐르지 않았으니까. (…) 언제나 시간이 가만히 흘러서 나를 어딘가로 데려가주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결국 이동하는 것은 나였어. 그리고 이동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미아가 되지 않는 것이었고.
--- p.212

조, 너는 그때 골목에 있었지? 바람이 세차게 불던 골목에서 마지막 낮과 밤을 보낸 다음 조용히 나와 선로를 향해 걸었지? 내가 창문을 열어젖힐까 두려워하면서도 창문을 열어주기를 바라면서.
--- p.213

네가 떠난 다음 나는 한 번도 골목에 나가보지 못했어. 빈 골목을 보면 네가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할 것 같아서. 그러니까 여전히 골목을 떠나지 못하는 건, 사실 네가 아니라 나일지도 몰라.
--- p.214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반지하 생활자들의 모임, 작고 힘없고 무해한

작품 해설을 쓴 박혜진 평론가의 표현에 따르면 『골목의 조』는 세상사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자기만의 영역에서 삶을 영위하는 스물네 살 여성의 시점으로 쓰인 ‘반지하 생활자의 수기’다. 태어나자마자 겪은 엄마의 부재와 열아홉에 마주친 아버지의 죽음으로 유년기의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나’는 1층에서 계단 세 개를 내려가야 하는 반지하에서 살고 있다. 내가 책임져야 하는 식구는 버려진 고양이 설리와 설리가 데려온 고양이 밤비다. 나는 셋이 간신히 살아갈 만큼의 월급을 받으며 막연한 희망과 불안 속에서 하루하루를 연명한다.

물풀처럼 꼬리를 흐느적거리며 바닥에 녹아 붙은 고양이를 보면 무슨 일이든 잘 되리라는 막연한 희망이 든다. 당장 충치 치료를 받을 돈이 없어도 양치질만 잘하면 더 이상 썩지는 않겠지 하는 희망. 어차피 돈이 별로 없다면 그런 것이 중요하니까. 그러나 나는 결국 인간인지라 회의감에 휩싸일 때도 있다. 그럼 나는 내 나이를 되돌아보고, 직장을 되돌아보고, 수입과 집과 고양이의 수명을 되돌아본다. (19-20쪽)

어느 날, 나는 집 나간 고양이를 찾아 헤매다 우연히 조의 술집을 발견한다. 마치 세상의 끝처럼 버려진 골목, 낡은 건물 지하에 위치한 술집은 모든 것이 변변찮다. 의욕 없는 주인 조는 두 종류의 맥주만 팔고, 손님들은 늙은 비둘기들처럼 얌전히 자기 잔을 비울 뿐이다. 나는 날마다 퇴근길에 들러 술을 마시다 조와 가까워지고 조 역시 고양이들이 그랬듯 자연스레 나의 반지하 집으로 흘러들어온다.

그리고 이 시기에 나의 반지하 집에 아저씨가 나타난다. 미처 벽에서 다 나오지 못한 듯한 자세로 모퉁이에 딱 붙어 있는 아저씨의 존재는 무엇일까? 오래된 양복 차림에 기묘한 광택이 도는 새 와이셔츠, 지극히 평범한 무표정의 중년 남자는 유령이거나, 죽은 아버지의 환영일 수도 있고, 우리 사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사회인의 허상일 수도 있다. 아저씨 유령과 조우하게 된 건 나 자신이 조를 통해 내면의 상처를 들여다볼 용기가 생겨서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민 씨라는 의외의 인물이 나의 삶에 들어온다. 상사의 결혼식장에서 우연히 알게 된 그는 내가 아버지의 유골함을 분실했을 때 도움을 준 사람이다. 그 역시 지하철 역사 분실물 센터 직원으로 일하는 지하 생활자이다. 한없이 가볍고 다정한 지민 씨 역시 결코 호감형이라 할 수 없지만 나는 그의 느슨한 친절이 마음에 든다. 이처럼 나와 관계 맺는 이들은 하나같이 특별할 것 없는 존재들이다. ‘작고 창백하고 힘없는’ 존재들의 별거 아닌 생활이 주는 안정적인 무해함, 그 무용의 매력을 작가는 이십 대 특유의 감성으로 풀어낸다.

남겨진 골목과 떠나간 이들, 애도와 생존을 위하여

박지리문학상 심사를 맡은 이기호 소설가는 이 작품의 매력으로 ‘골목’이라는 장소를 꼽았다. 어떤 장소를 통해 우린 달라지고 변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성장할 수 있음을 『골목의 조』는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좋아하는 것과 유용한 것, 갖고 싶은 것과 필요한 것의 의미를 구별할 줄 아는 조는 아저씨가 서 있던 벽에서 바깥으로 통하는 자투리 땅을 발견한다. 다세대 빌라들이 등 돌리고 서 있는 버려진 공간에 ‘남겨진 골목’이라 이름 붙이고, 그곳을 ‘나’와 자신만의 안식처로 꾸민다.

창문을 닫으면 골목도 사라졌다. 아무도 그곳에서 우리의 창문을 노크할 수 없었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으면서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곳. 오직 고양이 두 마리와 여자와 남자만을 위해 존재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장소. 로버트 프로스트가 집을 두고 말했듯, 그곳은 우리가 그곳에 가야 하는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를 받아주는 곳이었다. 물론 로버트 프로스트는 우리의 골목을 알지 못했지만. (114쪽)

한편으로 조는 사회가 부여한 정체성에 합류해야 하는 삶에 숨 막혀 한다. 서른을 앞둔 조는 사회의 고정관념으로 보자면 의사, 변리사, 변호사 등 이름 앞에 사회적 지위가 부여된 고교 동창생들과 달리 대학에 들어가는 데 2년, 나오는 데 8년이 걸렸으면서도 결국 졸업은 못한, 지금껏 “아무것도”(58쪽) 해본 게 없는 “서른 살쯤 된 아이”(152쪽)에 불과하다.

“나는 긴 줄에 서 있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긴 줄이야. 늘 그 줄에 서 있었어. 그 줄에 끝이라는 게 있을까 따위는 고민해본 적도 없었어. 그런데 언젠가부터 저 멀리서 어렴풋이 끝이 보이는 것 같은 거야. 그 줄에 끝이 있다는 걸 알자마자 나는 두려워져. 줄에서 빠져나가고 싶은데, 아무도 나가지 않아. 나만이 나가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지. 그리고 문득 그 줄의 끝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었다는 걸 깨달아.” (86-87쪽)

나는 아버지의 죽음 이후 사람 모양 구멍을 남기고 탈출하는 것처럼 유년기로부터 급하게 도망쳐 나왔다. 그러다 조를 통해 조금씩 자신의 트라우마를 되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아버지의 죽음은 여전히 내 삶을 짓누른다. 조는 주말마다 본가에 가는데 그가 없는 동안 나는 홀로 고양이 설리의 죽음과 마주한다. 나는 고양이의 죽음을 잠시 멈춰두고 싶다는 생각에 사체를 냉동실에 보관한 채 슬퍼한다. 그리고 조는 서른이 되면 더는 자기 자신으로 남지 못하고 사회 구조 안에 편입되어야 함을 잘 알기에 결국 그 줄에서 빠져나와 ‘기요틴’에 자신의 목을 맡긴다. 나는 조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그의 부모와 마주하면서 아버지의 죽음으로부터 탈출하고 싶어 했던 자신을 만난다.

아버지가 죽었을 때 나는 정말 슬펐어. 너무 슬퍼서 한 걸음도 떼지 못할 만큼. 현관문에 매달려 죽은 아버지를 바라보면서, 정말로 깊이 슬퍼했어.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건 거짓말은 아니지만, 잊은 적도 없었어. 닫힌 문 뒤에 매달려 달랑거리는 기억처럼 아버지의 죽음은 내게 늘 남아 있어. (186쪽)

나는 조의 죽음을 통해 아버지의 죽음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조와 함께한 순간들을 되짚으며 아버지의 시간들을 바라볼 용기를 갖는다. 아버지의 납골당 안치 기간이 만료되어 5년 만에 고향을 찾은 나는 아버지의 유골함을 든 채, 태어나서 처음으로 어머니와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사라졌던 아저씨 유령과 또다시 조우하고, 그를 쫓아가다 유골함을 잃어버리고 만다.

나는 아버지와 조, 설리로 이어지는 일련의 죽음들을 통해 시간이 흐르기만 기다리며 회피하거나 탈출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결국 그 상처를 관통해내야 하는 것은 나 자신이고, 그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그래서 어떤 날은 유독 많이 슬프고, 헤어나오기 힘들어도 괜찮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제 나는 자신을 남들보다 더 불행하다 생각하는 대신 ‘남겨진 골목’을 보며 조에 대한 사라지지 않는 기억을 갖게 된다. 둘러대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된 것이다.

조, 골목에 있고 싶다면 얼마든지 있어도 돼. 그곳은 그러라고 있는 장소니까. 원한다면 언제든 내 창문을 노크해도 좋아. 네가 떠나기 전까지 나는 여기에 있을게. (214쪽)

신인 작가 송섬은 무용하고 무해한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섬세한 묘사로 예민하게 포착한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골목에서 조와 ‘나’가 그랬듯이 해 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네 개에 만 원 하는 캔 맥주의 여유를 즐기게 된다. 녹록지 않은 세상을 통과하는 방법은 작가의 말대로 결국 하나일지도 모른다. 서로 아껴주는 마음. 존재의 공백을 견뎌내고, 세속의 작은 행복 속에서 실재를 견뎌내는 것이 불행의 터널을 통과하는 방법임을 작가는 평범하고 보잘 것 없어 보이는 공간과 인물들을 통해 보여준다.

불행은 좁은 골목과 낮은 집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다. ‘나’는 삶이 던져주는 불연속성을 품고 당당하게 터널을 지나는 것처럼 골목을 지난다. 터널을 빠져나오며 어둠과 멀어지듯 서서히 불행을 통과하는 이 소설은 도래할 불행을 기약한다. 그리고 나는 『골목의 조』를 통과하며 새로운 비극을 기다리는 담담한 용기를 얻는다. (박혜진 평론가, 작품 해설에서)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어떤 ‘장소’는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주제가 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 소설이 쓸쓸하게 남겨진 작은 골목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이다.
- 이기호 (소설가, 심사위원)

이 소설은 어떤 절기에 관한 이야기, 죽은 남자와 죽을 남자, 살아 있는 고양이와 죽을 고양이와 더불어 한 시절을 보낸 주인공이 마침내 외면해오던 자신의 슬픔과 마주하고 애도를 할 수 있게 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 김성중 (소설가, 심사위원)

우리는 『골목의 조』의 위스키, 맥주, 피자의 세속적 장례식을 택했다. 박지리 이후, 이 작은 애도와 생존의 용기를 더 많은 독자들과 나누고 싶어서.
- 윤경희 (평론가, 심사위원)

회원리뷰 (17건) 리뷰 총점9.8

혜택 및 유의사항?
인간이 감내할 수 있는 슬픔은 어느 정도일까?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s*****a | 2022.09.1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인간이 감내할 수 있는 슬픔은 어느 정도일까? 너무도 담담히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내 마음이 더 아팠던 작품이었다.태어나자마자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아버지와 단둘이 살다가 아버지의 자살마저 목격한 나나에겐 친구도 없고, 설리와 밤비 고양이 둘뿐이다. 퇴근후엔 조의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조와 이야기를 나누다 반지하 집으로 돌아간다. 대화에 병;
리뷰제목
인간이 감내할 수 있는 슬픔은 어느 정도일까? 너무도 담담히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나'의 모습을 보며, 내 마음이 더 아팠던 작품이었다.

태어나자마자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아버지와 단둘이 살다가 아버지의 자살마저 목격한 나
나에겐 친구도 없고, 설리와 밤비 고양이 둘뿐이다.

퇴근후엔 조의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조와 이야기를 나누다 반지하 집으로 돌아간다. 대화에 병적으로 서툰 '나'이지만, 조와 이야기할 땐 좀 나은편이다.

어느날 갑자기 내방에 나타났다 사라진 아저씨처럼 조도 어느날부턴가 나와 함께 지낸다.

나와 조는 고양이들을 찾다가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으면서도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 곳. 오직 고양이 두 마리와 여자와 남자만을 위해 존재하는, 처음이자 마지막 장소. <남겨진 골목>을 발견한다.

고양이 설리가 죽은 밤, 눈물이 번진 얼굴을 들어 내게 입을 맞춘 조에게 이유도 모르는 두려운 기분을 느끼면서도 나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조의 머리를 그저 오랫동안 안고만 있는다.

그리고 얼마후, 조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자살을 한다. 갑자기 왔다가 사라진 아저씨처럼 그도 그렇게 갑자기 사라진다.

준비없는 헤어짐에 주인공 '나'도 떠난이들을 - 아버지, 설리, 조 - 제대로 보내지 못하는 것 같았다. 조에게도 보였던 아저씨는 누구였을까? 내가 미처 보내지 못한 아버지의 허상이었을까?

"오늘 설리를 묻어줬어."
"설리는 오랫동안 냉동실에 있었어. 묻어줄 생각을 할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어. 지민 씨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영영 못 했을지도 몰라. 이 근처에는 적당한 곳이 없고, 냉동한 설리를 안은 채로 길을 헤맬 용기는 없었을 테니까. 멀지 않은 곳에 묻었어. 앞으로 종종 보러 갈 생각이야. 새벽에 깨어나 냉장고 앞에 앉는 것이 아니라." (P.211)

죽은 고양이를 어쩌지 못해 냉동실에 보관만하다 이제서야 묻었다며, 죽은 조에게 이야기하는 '나'를 보면서 드디어 내가 떠난이들을 보낼 준비가 된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네가 죽은 다음 시간은 흐르지 않게 된 것 같았어. 시간이라는 것은 입자고, 나는 그 모래밭 같은 곳에 묻혀서 어디로도 가지 못하는 것처럼 느껴졌어. 지난 기억만이 강한 중력처럼 나를 끌어당겨서 과거로 향하게 했어. 매일같이 무언가를 후회했지만 그 무엇도 변하지 않았어. 그저 끝도 없이 이어지는 슬픔뿐이었어. 시간이 흐르면 조금씩 나아진다던데, 내겐 그렇지도 않았어. 앞으로도 뒤로도 시간은 흐르지 않았으니까. (중략) 나는 어딘가에서 어딘가로 탈출하고 있는 것이 아니야. 탈출하려다 번번이 실패하는 것이 아니야. 앞으로도 종종 슬플거야. 어떤 날은 유독 많이 슬프고, 헤어나오기 힘들지도 몰라. 하지만 그래도 괜찮을거야." (P.212~213)

"조, 골목에 있고 싶다면 얼마든지 있어도 돼. 그곳은 그러라고 있는 장소니까. 원한다면 언제든 내 창문을 노크해도 좋아. 네가 떠나기 전까지 나는 여기에 있을게." (P.214)

조에게 하는 마지막 말은 조가 아니라 나 자신에게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 나만의 골목에 있다가도 언제든지 누군가의 창문을 노크할 수 있는 용기가 내게도 생기길. 내가 떠나기 전까진 언제까지고 옆에 있어줄 누군가가 내게도 있길 바라는 나의 마음이 느껴지는 건 나뿐일까?

언젠가는 골목을 바라보며, 슬픔이 아니라 기쁨을 이야기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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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공간을 따라 흐르는 이야기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낙* | 2022.08.1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책 읽고 뭔가 진짜 소설이라기보다 경험했던 이야기 읽는 기분이어서 빨리 읽혀지구. 그때 마음이 한참 일렁일때여서 그런지 사람은 참 외로운 존재라는 생각도 들구, 근데 그런 감정선이나 이야기가 공간에 따라 흘러간다(?) 라고 표현을 해야되나... 근데 확실한건 비밀 테라스 발견한 이후에 읽는 나도 안정? 안도감이 생겼다고나 할까! 왠지 위로가 되는 책...;
리뷰제목

책 읽고 뭔가 진짜 소설이라기보다 경험했던 이야기 읽는 기분이어서 빨리 읽혀지구. 그때 마음이 한참 일렁일때여서 그런지 사람은 참 외로운 존재라는 생각도 들구, 근데 그런 감정선이나 이야기가 공간에 따라 흘러간다(?) 라고 표현을 해야되나... 근데 확실한건 비밀 테라스 발견한 이후에 읽는 나도 안정? 안도감이 생겼다고나 할까! 왠지 위로가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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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조를읽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z*******l | 2022.08.0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p 73굳이 버리지 않아도 돼그곳에 있다는 걸 잊어버리면 없는거나 마찬가지야 그렇다면 반대로떠나버린 조와 설리를 잊지 않는다면 그들은 언제까지나 곁에 있는것과 마찬가지일까?주인공 나는 별 생각없이 말했을 수 있지만자꾸만 떠난이들을 생각하며 저 말을 다시 읽어보게 된다이별이라는건 언제나 낯설다이별 뒤엔 외로움 슬픔 어둠뿐아니라 무언갈 새로 시작할수있는 마음이 찾아온;
리뷰제목
p 73
굳이 버리지 않아도 돼
그곳에 있다는 걸 잊어버리면 없는거나 마찬가지야

그렇다면 반대로
떠나버린 조와 설리를 잊지 않는다면 그들은 언제까지나 곁에 있는것과 마찬가지일까?
주인공 나는 별 생각없이 말했을 수 있지만
자꾸만 떠난이들을 생각하며 저 말을 다시 읽어보게 된다

이별이라는건 언제나 낯설다
이별 뒤엔 외로움 슬픔 어둠뿐아니라
무언갈 새로 시작할수있는 마음이 찾아온다는것을
골목은 언제나 날 기다려주고 있다는것을
우리는 알아야한다
이 세상 모두에겐 각자의 골목이 있을것이다

p 213-214
그 주말에 어디에 있었을까
나는 늘 생각했어
어떻게 아무 카메라에도 찍히지 않은 곳으로 도망칠수 있었을까
그러다 문득 깨달았어
세상어디에도 없는 장소가 또 어디에 있을 수 있겠어
언제나 그렇듯 나는 너무 늦게 깨달아 버리고 말았던거야
조 너는 그때 골목에 있었지?
바람이 세차게 불던 골목에서 마지막 낮과 밤을 보낸다음 조용히 나와 선로를 향해 걸었지?

내가 창문을 열어젖힐까 두려워하면서도 창문을 열어주길 바라면서.


조의 마음 설리의 마음
아저씨의 마음 아빠의 마음
떠나버린 사람들의 마음
모두 저랬으려나


마음에 가장 와닿았던 문장이다
내가 아마 조였다면 저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그래서 다음 부분을 빨리 읽지 못했다
골목의 조를 읽고 느낀 감정이 그래서 어떤마음이다 라고 확실하게 표현하기 쉽지않지만
정확한건 무언가가 날 관통했단것이다
여러번 다시 읽으면 더 나의 감정이 솔직하게 느껴질거같다
댓글 0 이 리뷰가 도움이 되었나요? 공감 0

한줄평 (1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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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몇 장 읽어보고, 나머지도 읽고 싶어서 구매. 어떻게 이런 글을 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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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s****5 | 2022.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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