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부터가 '병원' '목매달아 죽은 이' 같은 불길하고 공포영화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인 이 소설. 처음 서두에는 세이시 본인이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시작하며 호겐 가문과 이라가시 가문에 대한 설명이 제법 길게 나오는데 그 가계도가 너무 복잡하고 또 기묘해서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진도가 잘 나가지 않지만 마지막 결국 전쟁 후 호겐 가문의 안주인으로 실권을 쥐게 되는 '야요이'와 그녀의 손녀 '유카리'를 위주로 이야기가 응집될 것 같은 느낌으로 서론은 끝이 난다.
그리고 사진관 아들이 긴다이치 코스케에게 의뢰를 하는 장면으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혼조사진관의 아들은 최근 기묘한 주문을 받고 사진을 찍었는데, 혹시라도 문제가 생길까 걱정이 되어 경찰서에 갔지만 긴다이치 코스케를 소개받고 찾아온 길이었다. 그의 말인즉슨 왠 여자가 찾아와서 출장촬영을 요청했는데 그 장소가 기묘하게도 호겐 가문의 병원이 있던 장소의 빈집이었던 것이다. 당시 호겐병원의 원장 호겐 다쿠야는 전쟁 중 폭격으로 병원과 함께 운명을 달리했는데, 이 빈집에서 전쟁 후 목매달아 죽은 사람이 있었는데, 그녀는 다름아닌 호겐병원의 호겐 다쿠야의 정부였던 여자였다. '후유'라고 불리었던 그녀는 이미 피가 섞이지 않은 전 남편의 아들인 '빈'을 키우고 있었는데, 다쿠야와의 사이에 고유키라는 딸을 낳게 되고 두 아이를 키우며 조용히 살았지만 다쿠야가 죽자 생활고에 시달려 호겐가에 갔다가 심한 모욕을 당하게 된다. 그녀는 호겐 병원 고개의 빈집에서 샹들리에가 있던 철물구조에 목을 매달아 죽었고 심하게 부패해 온 몸에 구더기가 끓었는데 그것을 딸인 고유키가 씹어 먹었다고 한다.
여튼 사진관 아들의 말에 의하면 결혼사진을 찍으러 갔는데, 그의 말에 의하면 신랑은 매우 크고 사납게 생긴 인물이며 신부는 다름 아닌 출장 촬영을 신청하러 온 그 여자였다고 하는데 묘하게도 약을 한 것처럼 멍한 눈빛에 수동적 자세였다고 한다. 그래서 사진관 아들은 혹시라도 그 여자가 약에 취해 억지로 결혼식을 한 건 아닌가 의심했던 것이다.
그래서 이 사건에 대해 긴다이치 코스케에게 의뢰를 하러왔는데, 운 좋겠도 당시 긴다이치 코스케는 다른 의뢰를 진행하고 있던 상황에서, 이 남자가 해준 이야기는 그야말로 딱 좋은 증거물이었다. 하여튼 결혼식과 같은 기쁜 일을 사람이 목을 매달아 죽었다는 바로 그 장소에서 했다는 것은 이상하기 그지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혼조사진관으로 걸려온 신부의 전화와 그 빈집에서 발견된 잘린 신랑의 머리, 사라진 신랑의 몸통, 사라진 후유의 딸 고유키, 갑작스럽게 결혼하고 미국으로 떠난 이라가시 가문의 시게루와 호겐 가문의 유카리. 또 빈과 고유키가 몸 담았던 재즈밴드. 이야기가 방대해서 정리하기는 어려우나 2권으로 나누어질만큼 방대한 내용임에도 늘어지거나 지루할 틈이 없었다. 과연 이 사건의 내막은 무엇인지, 또한 범인은 누구인지 얼른 2권을 보러 가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