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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릉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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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릉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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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1년 10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34g | 133*200*19mm
ISBN13 9788954682855
ISBN10 8954682855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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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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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제는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는 거였다. 나는 무엇을 두려워하길래 언젠가 그것이 찾아오리란 생각에서 이토록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그래서 일단 애썼다. 방어적으로 살았다. 사건 하나, 갈등 하나가 뭔가를 일으킬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것을 걱정하고 대비하며 지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어떤 일 때문에 무너지는 게 아니었다. 일이 일어나지 않게 버티는 힘으로 무너지는 거였다. 안에서 밖으로 점점 갈라지다가 스스로 무너지는 초라한 집 한 채. 그래서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어리석은 삶.
--- p.59, 「사라지는 것들」 중에서

“넌 몰랐지? 왜 울었겠어? 널 친구라고 생각했으니까. 배신당한 아픔이 주먹으로 맞는 것보다 더 아팠던 거야. 그런데 너도 똑같네. 걔를 친구로 생각하고 있는 거야. 그래서 네가 아직까지 걔를 생각하는 거야. 걔 이름도 아는 거고. 난 기억도 안 나. 그래서 네가 더 많은 벌을 받은 거야. 맞는 건 아무것도 아니거든. 피도 멈추고 멍도 사라지고 뼈도 붙어. 그런데 네가 한 짓은 회복이 안 돼. 사람을 죽이거든.” --- p.144~145, 「두번째 삶」 중에서

천막 한쪽 구석에서 팽이를 만지작거리는 주우를 보는 미이의 마음이 복잡했다. 하도 만져 이제는 까만 보석처럼 변한 한 토막의 나무를 주우는 부적이라 했고 친구라고 했으며 충격을 막아주는 쿠션 같은 것이었다고 했다. 왜 너는 부적이 필요했을까. 왜 쿠션 같은 것이 있어야만 했을까. 나 외에는 친구가 아무도 없었던 걸까. --- p.170, 「이코」 중에서

세탁과 건조에 각각 삼십 분. 짧지만 순도 높은 시간이다. 잘 읽히고 잘 써진다. 활자가 눈을 통해 뇌로 바로 인쇄되는 것 같다. 생각과 이미지는 막힘없이 단어와 문장으로 번역된다. 하지만 이상하지. 여기에 오면 좋을 걸 알면서, 이렇게 써지고 읽게 될 것을 알면서, 안 오게 된다. 아니, 그래서 안 오는 것일지도. 좋아지는 것을 원하면서, 좋아지는 나 자신은 원하지 않는 마음. 지친다. 지겹고.
--- p.199, 「미스터 심플」 중에서

나는 내 삶에서 뭘 배웠나. 무엇을 알고 있나. 그래서 얼마나, 얼마큼, 표현할 수 있나. 솔직하게? 순간 마음을 뚫고 무엇인가가 지나갔다. 국수를 먹으려다 젓가락을 움켜쥐었다. 얼마나 힘을 줬는지 관절 마디가 하얘졌다. 그 순간 내 표정에서 무엇이 보였던 걸까. 그가 내 눈치를 살피는 것이 느껴졌다.
--- p.217, 「미스터 심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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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자 정보

  •  대표자명 : 강성두
  •  사업자 종목 : 헌책
  •  업체명 : 문화헌책서점
  •  본사 소재지 : 서울 성북구 정릉1동16-158 문화헌책서점
  •  사업자 등록번호 : 209-90-54953
  •  고객 상담 전화번호(유선) : 010-9141-6615
  •  고객 상담 이메일 : kis68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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