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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란

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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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44쪽 | 476g | 130*205*30mm
ISBN13 9791169250726
ISBN10 1169250726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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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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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상떨지 말고 사람을 사서 해. 고기 두 근 값이면 하루 품을 살 수 있어. 그게 경제적이야. 우리 손으로 사흘 할 거 반나절이면 끝난다니까. 너 같은 사람들만 있으면 미장이가 밥 먹겠니? 나도 이제껏 알뜰히 살겠다고 내 손으로 다 했다만 일손 안 맞아서 남편과 싸우는 일이 지겨워 삯일을 줄란다.”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내가 고기 두 근 값을 아낄 만큼 알뜰한 주부이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 담 안에서의 모든 일에 남의 손을 빌리지 않는다는 수칙을 고수하는 것은 그것이 밥을 짓는 일, 빨래를 하는 일처럼 무언가 삶을 살아가는 근본적인 정직성과 관계있는 듯이 여겨지기 때문이었다.
---「부부」중에서

“하나를 보면 열을 알아. 난 상상력이 풍부해서 네 언행 하나하나에서도 네가 앞으로 살아갈 길이 훤히 보인다. 장차 어떤 인간이 되려고 사사건건 부모 말을 어기느냐.”
“소설 읽으세요?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하니 염려 마세요.”
아들이 픽 웃었다. 아내가 아무리 처녀 시절 한때 소설가 지망생이었고 지금도 소설 읽기가 유일한 취미라곤 하지만 상상이나 비약은 지나친 바 있다.
“알긴 뭘 알아. 아무리 큰 척해도 이제 겨우 열여섯 살이야. 아직은 내가 너보다 정신 맑고 판단력이 있으니 내 말을 들어야 해. 훗날 내가 노망들어 분별력이 없어지면 그땐 네가 나를 가르치렴.”
---「아내의 가을」중에서

아들 낳는 것이 큰 벼슬하는 것도 아닐진대 4대 독자 내세우는 집안에 들어가 지레 주눅이 들었던 탓인가. 첫딸을 낳았다는 소식을 듣고 삼칠일이 지나 찾아간 정임의 눈에 경옥의 모습은 처참해 보였다. […] “아들이었으면 좀 좋아?” 태기가 있자 그날부터 시어머니가 정한수 떠놓고 열 달 내내 아들이기를 축수했었다는 말에 정임은 기가 막혔다. 두 번째 임신을 하자 경옥은 거의 노이로제에 걸린 듯했다.
---「아들이 좋은 것은」중에서

“참 영이 혼사는 어떻게 됐지?”
한가하고 무료한 늙은 부부들처럼 대화는 종작없고 두서없었다. 영이란 큰댁 조카였다.
“궁합이 안 맞아서 형님이 꺼리세요. 하긴 궁합을 보나 안 보나 어차피 결혼은 도박이지 뭐.”
“그런가? 당신은 도박을 해서 딴 셈인가, 잃은 셈인가?”
“글쎄, 본전치기나 될라는가 모르겠네.”
“그래서 다음 세상에서 또 만나고 싶어?”
슬며시 장난기가 동한 듯 빙글빙글 웃으며 말하는 남편에게 ‘아니’라고 강하게 도리질까지 해댄 것에 당황한 것은 오히려 내 쪽이었다.
---「나는 누구일까」중에서

“반찬 투정은 어디서 배운 못된 버릇이니? 그리고 낟알 귀한 줄 알아야지. 옛날 나라님도 하늘이 무서워 음식 타박은 못 했단다.” 졸지에 얻어맞은 아이들은 울음보를 터뜨리고 저녁 식탁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시어미가 미우면 제 자식 팬다더라.” 부엌과 터진 거실 의자에 앉아 텔레비전을 틀던 시어머니가 아이고 내 새끼들, 애먼 화풀이를 당하는구나 어쩌구 너스레를 떨며 아이들을 불러 품에 안았다. […] 시종 못 본 척 묵묵히 밥을 먹고 난 민수는 역시 쓰다 달다 한마디 없이 석간신문을 주워들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해산」중에서

“내가 기억해야 할 게 당신 양복뿐이냐. 당신은 내 건망증이 마치 타고난 장애인 것처럼 타매하지만 선천성 건망증 환자가 어디 있겠는가. 천지 분별 없이 들뛰는 세 아이 기르느라, 구차한 살림 꾸려가느라, 또 성미 급하고 변덕이 죽 끓듯 하는 남편 비위 맞추느라 전전긍긍, 갈가리 흩어진 신경으로 살아오면서 맑은 정신도 기력도 다 도둑맞은 게 아닌가. 신문에서 보니 주부가 기억해야 할 것이 이천 가지도 넘는다더라. 당신은 컴퓨터하고나 살아야 할 사람이다. 나도 지쳤다. 당신 눈엔 내가 잊어버리기 대장, 무용지물로 보일 테지만 만약 하루라도 내가 없어봐라. […]”
---「건망증」중에서

“집에 가봤니? 엄마가 또 안 계셔?” 물으나마나 뻔히 알면서도 한마디 하는 것은 문은 열어주었으되 모처럼의 호젓한 시간을 방해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승한 탓이고 그 애 엄마에 대한, 달리 표현할 수 없는 힐난이었다. “봉사 나가셨어요. 저녁에 오신대요.” 곧 명우가 돌아오고 잇따라 욱현이가 올 테고, 그 애 엄마가 돌아오는 저녁때까지는 집 안이 도리 없이 난장판이겠지. 나는 한숨을 쉬며 어이구 내 팔자야, 가슴을 두드렸다. 내가 자기 친정 언니쯤 되는 줄 아나, 만만한 싹을 보았나, 아니면 먹다 버린 쉰 떡인 줄 아나, 허구한 날 애들을 떠맡기고 어디로 돌아다니는 거야. 제집, 제 아이 단속도 못 하면서 자원봉사라니. 구실이 좋고 이름이 좋아 사회활동이지. 결국 살림하기, 아이들 치다꺼리가 싫어서 차려입고 나돌아다니자는 거지 뭐야. 자기 성장이라구? 남에게 봉사라구? 수신제가치국평천하. 성인 말씀에 그른 게 없어.
---「어떤 자원봉사」중에서

거실 탁자의 갓등을 켜고 커피를 진하게 끓여 마시며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네 소나타를 들었다. 첼로의 감미로운 선율이 흐르고 나는 어슴푸레하고 아득한 공간, 먼 옛날로 돌아가는 듯한 기분에 잠겨들었다. 몽상과 시와 꿈과 불투명한 미래가 약간은 불안하게, 그러나 기대와 신비한 예감으로 존재하던 시절, 내가 이러한 모습으로 살아가리라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던 시절로. 사람이 단돈 몇 푼 잃는 것은 금세 알아도 본질적인 것을 잃어가는 것에는 무감각하다던가? 눈을 감고 하염없이 소나타의 음률에 따라 흐르던 나는 그 감미롭고 슬픔에 찬 흐름을 압도하며 끼어든 불청객에 사납게 눈을 치떴다. 드륵드륵드르륵, 무거운 수레를 끄는 듯 둔탁한 그 소리는 중년 여자의 부질없는 회한과 감상을 비웃듯 천장 위에서 쉼 없이 들려왔다. 십 분, 이십 분. 초침까지 헤아리며 천장을 노려보다가 나는 신경질적으로 전축을 껐다.
---「소음공해」중에서

오천만 원. 큰돈 관리는 남편이 하는 터라 활란으로서는 만져보기 어려운 거금이었다. 봉투를 열어 확인하고 핸드백에 넣다가 꺼내 내일 입을 옷 속주머니 깊이 넣었다. 자신의 건망증이 두려워 다시 꺼냈다. 천만 원짜리 수표 다섯 장을 찬찬히 들여다보았다. 불현듯 한 생각이 떠올라 후루룩 가슴이 떨렸다. 이 돈을 가지고 뒤돌아보지 않고 이 자리에서 그대로 걸어 나간다면? 통속적인 비유로 아마 운명이 바뀌는 게 될 테지. 흐르는 물살처럼 떠밀려온 듯한 생활에서 벗어나 자의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바꾸어 새로운 생을 살아본다는 것은 얼마나 통쾌한 일일까. 물론 그 돈을 가지고 집을 뛰쳐나가는 일이야 천만 없으리라는 것을 알면서도 활란은 단지 그 돈을 둘 곳이 마땅찮아 망설이는 양 찬장 서랍에 넣었다가 주머니에 넣었다가 다시 꺼내 떨리는 손으로 세어보곤 했다.
---「사십 세」중에서

“아니 왜 그래? 어디 아파?”
“당신은 내가 몸이나 아파야만 울 이유가 된다고 생각하나요?”
이유야 어떻든 상서롭지 못한 새벽의 곡성을 우선 멈춰놓고 보자는 생각에서 그가 할 수 있는 건 그 말뿐이었다. 하도 오랜만에 대하는 아내의 울음인지라 그는 달랠 방법을 몰라 적잖이 당황했던 것이다. 막내가 감기라더니 병원에 가서 무슨 못 들을 소리라도 들은 건가. 혹은 친정 쪽에 말 못 할 사정이 생긴 걸까. 아니면 어젯밤 술김에 내가 험한 말을 했었나. 그는 곰곰 생각해보았으나 도무지 까닭을 알 수가 없었다.
“나도 몰라요, 내가 왜 그러는지.”
---「아내의 삼십 대」중에서

며칠 전 밤에 이 길을 지나간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밤바람을 쐬러 길가에 나앉은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나누는 얘기를 들었다. 어린아이가 휘황히 불 밝힌 우리 아파트의 창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빠, 꼭 별빛 같다, 그치?”
“아냐, 떠 있는 방들이야. 공중에 둥둥 떠 있는…… 무서울 거야.”
떠 있는 방. 지상으로부터 13층 높이에 떠 있는 우리의 삶. 생활. […] 사는 것이 계단 오르기와 같았다. 계단을 오를 때 한 발을 올려놓으면 다른 한 발은 자동적으로 바로 위 계단을 향한 허공에 떠 있기 마련이고 그 허공에서 잠시 한눈을 팔거나 보폭이 불안하면 영락없이 헛디딤, 추락의 위험이 있는 것이다. 15평에서 20평으로, 30평으로…….
---「떠 있는 방」중에서

“세월이 너무 빨라요. 언니네는 내달이 은혼식이랍디다. 그래서 다이아 일 캐럿짜리하고 모피코트를 해달라고 형부한테 그랬대요.”
“당신 언니는 그 허영심이 문제야. 다들 정신이 썩었다구. […]”
무심히 내뱉은 말에 남편이 낯색을 달리하며 언성을 높인 것은 뜻밖이었다. 웃던 낯에 침 받은 꼴이 된 나는 무안함을 가리노라 어색하게 웃으며 농담조로 얼버무렸다.
“남의 부부 일에 당신이 왜 흥분을 하우? 내가 해달라면 불벼락을 맞겠네.”
“난 다이아몬드가 어떻게 생긴 건지도 몰라. 내 사전에 그런 건 없다구.”
“다이아를 본 적도 없다니 그런 새빨간 거짓말 말아요. 당신 큰형수, 작은형수, 막내 제수, 조카며느리들까지 다 꼈습디다. […]”
말이 말을 낳는다던가. 그럴 작정이 아니었는데 녹음기 틀듯 생각지도 않던 말들이 줄줄 나오고 서러움으로 격양된 감정에 눈물이 쏟아졌다.
---「결혼반지」중에서

은자는 가슴에 미미한 둔통을 느끼며 오래 그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이런 날도 있었구나. 자신의 미래를 누군들 알 수 있을까. 사진에 찍힌 세 사람 모두 자신들의 앞날을 알지 못하던 때였다. […] 시모의 가슴속 깊이 자리 잡은 망부의 추억. 그리고 몇 장의 사진 속에 존재하는 은자 부부와 그 아이들의 의미. 시모로서는 그것이 현세에서 그녀의 정들임, 관계의 모든 것을 뜻하는 것이리라. ‘오늘’은 언제나 과거가 되고 추억이 되고 우리는 모두 조그만 흔적들 빛바랜 몇 장의 사진으로, 인연 맺은 사람들의 가슴에 남을 뿐인 것이다.
---「긴 오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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