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민감성은 사람에 따라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모호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단언컨대 정답은 반드시 있습니다. 그 정답을 찾아가는 시발점은 바로 지금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에 대해 이렇게 묻는 것입니다.
“이거 정말 당연한 거 맞아?”
--- p.56

다층적 지위를 가진 우리는 절대 무소불위의 강자가 아닙니다. 모두가 상대적인 사회적 강자이자 약자입니다. 그러므로 윤리적 가치 판단과 의사 결정은 더 이상 ‘하면 좋은 잉여의 것’이 아닌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것이 바로 지금의 우리와 다음 세대의 안전한 일상을 지켜내는 가장 적극적이고도 확실한 방법입니다.
--- pp.74-75

우리 모두는 상대적인 사회적 약자들입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혼자서는 스스로를 지켜낼 수 없지만 함께하면 서로를 지켜낼 수 있습니다. (…) 이런 이유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방관자가 아니라 파수꾼의 시선입니다. 그런데 파수꾼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있습니다. 지금 우리 주변에 일어나는 현상들이 ‘특정한’ 사람들에 의한 그들만의 ‘특정한’ 일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고의 전환입니다.
--- p.102

그렇다면 자발적 아너코드를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까요? 이 또한 매우 간단합니다. 지금 다이어리나 노트북을 열어서 매일 보는 곳에 이렇게 적어두는 겁니다. “나는 늘 옳은 선택을 한다” 혹은 “나는 내 삶을 조금씩 정의롭게 바꾸고 있다”라고 말입니다. 저의 노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나는 매일 더 좋은 어른이 되고 있다.”
--- p.123

한나 아렌트는 악의 평범성을 이야기하면서 잘못된 신념과 무지가 만나면 사회악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무지는 나의 행위에 대한 무성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윤리적 기준을 알고, 나의 행동과 결과에 대해 비판적으로 성찰해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생각해봐야 합니다. ‘나는 과연 성찰하는 어른인가?’를 말입니다. 나 자신을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만이 이 사회와 타인을 건강하게 바라볼 수 있습니다.
--- p.171

‘요즘은 예전 같지 않아. 많이 변한 거 같아’라는 막연한 생각에서 벗어나, 무엇이, 왜, 어떻게 변했는지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변화에 발맞춰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아가 변화를 주도해나가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 p.205

누구나 윤리에 대해 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주 말해야만 합니다.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윤리적으로 완전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보다 더 윤리에 가까워지기 위해 대화하고, 토론하고, 학습해야 합니다. 윤리라는 주제가 일상대화 속에서 흔한 주제가 될수록 윤리적인 사회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일상 속속들이 윤리적 이슈가 결부되어 문제를 예측하고 미연에 방지하는 기능이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죠.
--- p.239

이제 우리는 관점을 바꿔야 합니다. 윤리를 고리타분한 꼰대의 얘기로 치부하지 말고,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로 인식할 시점입니다. 윤리는 당신의 삶을 보다 명료하고 매력적으로 만들어주는 차별 포인트입니다. 윤리는 당신을 이 세상에서 대체 불가능한 유일한 존재로 만들어줄 강력한 도구입니다.

<b>경쟁력 있는 주체가 되기 위해 <br/>‘윤리 근육’ 키우기</b><br/><br/>학교폭력, 아동학대가 심심찮게 뉴스에 등장하고, 혐오, 갑질 같은 문제들이 연일 화두에 오른다. 우리 사회가 지금 극심한 아노미 상태에 맞닥뜨린 것일까? 오히려 그 반대로, 이제야 도덕발달 수준이 산업발달 수준을 따라잡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문제’가 많아진 것이 아니라, ‘문제 인식 수준’이 높아진 것이다. 예전에는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을 문제로 인식하고 공론화할 지식과 능력을 갖춘 사람들이 늘어나는 중이다. 세대가 교체되면서 국민들의 윤리적 민감성이 발달해가고 있다는 증거다.<br/><br/>비윤리적인 기업의 생산품은 불매하고, 윤리적 기업의 제품은 하나라도 더 구입하는 소비자들의 소비형태는 우리에게 그리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단순히 가격에 비해 질이 좋은 물건을 구매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구매로써 자신의 신념을 드러내는 ‘미닝아웃’ 소비는 최근의 소비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처럼 소비의 결정기준을 경제적 가치보다 윤리적 가치에 두는 트렌드 또한 윤리적 민감성이 발달한 시대의 특징이다.<br/><br/>앞의 두 가지 양상을 만들어내는 데 주축이 된 세대집단이 있는데, 이른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 세대)’이다. 공정과 정의를 무엇보다 큰 가치로 여기는 MZ세대는 2020년에 세계 인구의 33%를 차지했고, 2040년에는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으로 국민의 윤리적 민감성이 더 높아지고, 윤리적 가치에 따라 행동하는 현상이 당연하게 여겨지겠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이런 사회적 진보로 인해 윤리는 경쟁력 있는 주체가 갖추어야 할 필수 역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한 이 거대한 윤리적 변화에 우리 또한 발 빠르게 동참해야 한다. <br/><br/>그러나 책이 주는 메시지는 윤리적 변화에 동참하기 위해 특정 세대의 트렌드를 따라잡으라는 것이 아니다.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을 윤리적 자기결정권을 확고히 하라는 이야기이다. 저자는 이를 근육을 키우는 일에 비유한다. 근육이 많을수록 외부의 자극에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고, 무거운 물건도 상대적으로 가볍게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윤리 근육이 있으면 윤리적 딜레마 상황에서 의사 결정도 쉬워지고, 삶도 가뿐해진다. 이처럼 저자가 역설하는 윤리 근육, 즉 윤리적 자기결정권을 단단히 한다면 어느 변화에 직면하든지 경쟁력 있는 주체로서 정당한 해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는 더 나아가 아예 변화를 주도하며 사회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