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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죽음
중고도서

신의 죽음

김진명 | 새움 | 2012년 0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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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550g | 129*187*30mm
ISBN13 9788993964356
ISBN10 8993964351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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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우가 감히 항의를 할 수 있는 사안은 오직 하나, 수령의 죽음에 대한 것뿐이죠.”
민서의 말에 클라크가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김일성의 죽음에 대해 항의한다? 그게 뭘 말하는 거요?”
제럴드가 물었다.
“뭔지 모르지만, 오진우가 김정일이라는 절대자를 상대로 공개된 장소에서 저렇듯 위험한 태도를 보이는 힘의 원천은 그의 양심과 명분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을 거예요. 마찬가지로 김정일이 저렇게 모양을 구기면서 오진우에게 안간힘을 쓰며 이해를 구하는 것은 그에게 뭔가 약점이 있다는 거지요.”
“무슨 약점이 있을까요?”
“어쩌면 김일성의 죽음에는 김정일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민서의 대답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김정일이 김일성의 죽음에 책임이 있다는 말이 나오자 세 사람 사이에 깊은 침묵이 흘렀다.
---p.231

“우연치고는!”
“네, 우연치고는 참 고약한 우연이죠. 평생 따라다니던 수행비서가 자리를 비운 그날 하필이면 쓰러졌으니.”
민서는 잠깐 김일성이라는 인물에 대해 생각했다. 비록 인민의 삶을 도탄에 빠뜨린 채 수십 년간 독재를 이어온 사람이었으나 죽는 그 순간은 외로웠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레인, 당신의 생각은 뭐요?”
“아무것도요. 정말 아무것도 속단하고 싶지 않아요. 그렇지만 김일성의 죽음은 예사롭지 않아요. 뭔가가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은 있지만 그게 무언지 알 수 없어요. 그래서 교수님의 도움이 필요해요.”
---pp.273~274

“선상회담을 제안한 것만으로 김일성이 비정상적이라고 생각하신 건 아닐 것 같습니다만.”
“물론이오. 그는 선상에서 너무나 엉뚱한 얘기를 했어요.”
민서는 귀에 힘을 모았다.
“그는 갑작스레 남한에 있는 미군 2사단을 북한에 주둔시키면 어떻겠느냐고 물어왔소.”
“네?”
황당한 얘기가 아닐 수 없었다.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말이었다.
“나는 상당히 당황했어요. 그런데 그가 이어서 했던 말이 더 가관이었소. 그는 2사단을 북한으로 옮기면 비용도 덜 들고 북한과의 대치도 없어질 게 아닌가 하는 거였소.”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제안이었군요.”
“그래서 내가 주한미군 주둔의 필요성을 인정하느냐고 했더니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북아의 안정을 위해 긍정적 측면이 있다고 했소.”
민서는 카터의 말을, 아니 김일성의 생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반세기가 넘게 괴뢰집단으로 규정하고 선전선동해 오던 미군을 북한으로 옮겨 주둔시키자는 말은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그래서요?”
---pp.294~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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