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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제국주의란 무엇인가

미우라 노부타가,가스야 게이스케 공편 / 이연숙 등역 | 돌베개 | 2005년 06월 17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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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5년 06월 17일
쪽수, 무게, 크기 570쪽 | 97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1992159
ISBN10 8971992158

중고도서 소개

사용 흔적 약간 있으나, 대체적으로 손상 없는 상품
  •  판매자 :   saboni   평점4점
  •  특이사항 : * 본문 밑줄, 낙서 없이 깨끗함 / 겉표지 하단 투명테이핑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언어 제국주의‘를 둘러싼 사회언어학계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최신 논의와 주요 연구 성과를 정리한 책.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로 대표되는 언어 제국주의의 역사와 유형, 그리고 제국 언어의 지배로부터 살아남은 소수 언어의 저항 전략을 분석하고, 언어와 권력 간의 관계를 고찰한다.

1부에서는 소수의 강력한 제국 언어인 일본어, 영어, 프랑스어의 언어 제국주의의 역사를 유형화하여 비교한다. 2부에서는 크레올, 베르베르, 롬 등의 예를 들며 소수 언어의 역사와 생존하기 위한 소수언어의 노력을 소개한다. 3부에서는 ‘언어 헤게모니’와 ‘언어권’, ‘언어적 공공성’의 개념을 중심으로 언어와 권력의 관계를 고찰하고 있다.

롤랑 바르트는 ‘랑그는 파시스트’라고 하며 언어 자체의 전체주의적 성격을 지적했다. 이 책은 ‘언어의 평등’이나 ‘중립적 의사소통의 도구로서의 언어’ 등 ‘언어 기능주의적 사고’에 도전하여 언어 간에는 지배와 종속 관계가 엄연히 존재함을 말하고 있다.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_식민지 시대와 포스트식민지 시대의 언어 지배(미우라 노부타카)

서론 모어, 국민어, 국가어
1. 모어, 국민어, 국가어-언어생태학을 위한 중력 모델(루이-장 칼베)
2. 언어와 민족은 분리할 수 있다는, 언어 제국주의를 지탱하는 언어 이론(다나카 가쓰히코)

Ⅰ부 언어 제국주의의 유형
1. 일본의 언어 제국주의―아이누, 류큐에서 타이완까지(오구마 에이지)
2. 제국 일본의 언어 편제―식민지 시기의 조선·‘만주국’·‘대동아공영권’(야스다 도시아키)
3. 일본어의 근대화를 둘러싸고―대일본제국의 공용어와 가타카나의 기능(파스칼 그리올레)
4. 영어 제국주의의 어제와 오늘(로버트 필립슨)
5. 공화국의 언어동화정책과 프랑코포니(미우라 노부타카)
6. 프랑스어는 ‘프랑스인’을 창출하는가―식민지 제국에 있어서의 알리앙스 프랑세즈의 언어 보급 전략(니시야마 노리유키)

Ⅱ부 소수 언어의 저항
1. 생태언어학과 언어 정책―크레올권의 경우(장 베르나베)
2. 크레올, 크레올화, 크레올성(쓰네카와 구니오)
3. 아랍어화에 직면한 베르베르어―마그레브 지역을 중심으로(살렘 샤케르)
4. 구 프랑스령 아프리카에서 아프리카의 제 언어는 어떻게 해서 ‘복권’될 수 있나?―세네갈의 사례에서(스나노 유키토시)
5. 여러 국가에 흩어져 사는 민족적 소수 집단에 대한 언어 정책―로마니어의 경우(마르셀 쿠르티아드)
6. 이누이트인들과 근대성의 선택―신어 창조라는 무기(미셸 테리앵)
7. 카탈루냐어와 한국어: 동일한 투쟁(앙드레 파브르)
8. 소수 언어 부흥 운동의 일본과 유럽 비교(하라 기요시)

Ⅲ부 언어와 권력
1. 언어 헤게모니―‘자발적 동의’를 조직하는 권력(가스야 게이스케)
2. 언어권: 최근의 인권 문서들에서의 문제점 및 논점들(토베 스쿠트나브-캉가스)
3. 유럽 지역어 및 소수 언어 헌장에 대한 몇 가지 고찰―언어 정치의 실천 과제(살렘 샤케르)
4. 인터넷 시대의 아시아 언어(니시가키 도루)
5. ‘고쿠고’와 언어적 공공성(이연숙)
6. 제국주의와 한국어 문제―제국주의와 민족주의가 한국 언어학에 미친 영향을 중심으로(김하수)
7. 김시종의 시와 일본어의 ‘미래’(우카이 사토시)
에필로그_언어 제국주의론의 사정(가스야 게이스케)

·편집후기
·언어 제국주의 관련 책 안내
·집필자 및 옮긴이 소개
·옮긴이 후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편자 : 미우라 노부타카 외 21명
· 미우라 노부타카_주오(中央) 대학 문학부 교수. 불어불문학·프랑스 문화사회론.
· 가스야 게이스케_히토쓰바시(一橋) 대학 대학원 언어사회연구과 교수. 사회언어학·언어사상사.
· 루이-장 칼베_프로방스(Provence) 대학 교수. 사회언어학.
· 다나카 가쓰히코_히토쓰바시 대학 명예교수·주쿄(中京) 대학 교수. 언어학.
· 오구마 에이지_게이오기주쿠(慶應義塾) 대학 조교수. 역사학·사회학.
· 야스다 도시아키_히토쓰바시 대학 조교수. 근대 일본 언어사.
· 파스칼 그리올레_국립 동양어 대학(INALCO) 조교수. 일본어학.
· 로버트 필립슨_로스킬데(Roskilde) 대학 조교수. 언어 교육·언어 정책·언어권.
· 니시야마 노리유키_니가타(新瀉) 대학 조교수. 프랑스어 교육학·언어 정책.
· 장 베르나베_앤틸리스-기아나(Antilles-Guiana) 대학 교수. 크레올어학.
· 쓰네카와 구니오_히토쓰바시 대학 대학원 교수. 프랑스 문학, 아프리카·카리브 문학.
· 살렘 샤케르_국립 동양어 대학 교수. 베르베르어학.
· 스나노 유키토시_구마모토켄리쓰(熊本縣立) 대학 교수. 카리브·아프리카 문화.
· 마르셀 쿠르티아드_국립 동양어 대학 교수. 로마니어학.
· 미셸 테리앵_국립 동양어 대학 조교수. 이누이트어학.
· 앙드레 파브르_국립 동양어 대학 명예교수. 한국어학.
· 하라 기요시_조시비주쓰(女子美術) 대학 교수. 언어사회학.
· 토베 스쿠트나브-캉가스_로스킬데 대학 조교수. 언어권·소수 언어 교육.
· 니시가키 도루_도쿄(東京) 대학 대학원 교수. 정보학.
· 이연숙_히토쓰바시 대학 대학원 언어사회연구과 교수. 사회언어학.
· 김하수_연세 대학교 교수. 사회언어학·언어 정책론·언어사상사.
· 우카이 사토시_히토쓰바시 대학 대학원 교수. 프랑스 문학·프랑스 사상·포스트콜로니얼리즘 문제.
역자 : 이연숙
이연숙_연세 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히토쓰바시 대학 대학원 사회학연구과 박사후 과정 수료. 현재 히토쓰바시 대학 대학원 언어사회연구과 교수. 저서 [고쿠고라는 사상](이와나미 서점, 1996) 등. cl00362@srv.cc.hit-u.ac.jp
역자 : 고영진
저서 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현재 도시샤(同志社) 대학교 언어문화교육연구 센터 조교수. 저서 [한국어의 문법화 과정](국학자료원, 1997) 등. yko59@hotmail.com
저자 : 조태린
연세 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현재 파리10대학 언어학과 박사과정. 사회언어학. 논문 「일제시대의 언어정책과 언어운동에 관한 연구」(석사 논문), 「계급언어, 지역언어로서의 표준어」(당대비평 26호, 2004). taerin_cho@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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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란 사회 속에서 무색무취한 중립적 의사소통의 도구일 수만은 없다. 어떤 특정 언어에는 높은 사회적 위신이 주어져 그 언어의 화자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는 반면, 그 외의 다른 언어의 화자들은 갖가지 면에서 사회적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 언어학에서는 모든 언어는 평등하다고 하다. 그러나 사회적 현실은 결코 그렇지 않다. 언어 간에는 지배와 종속 관계가 엄연히 존재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면 ‘언어 제국주의’는 언어와 권력과의 관계를 백일하에 드러내는 작업이 된다.
--- ‘옮긴이 후기’중에서
"언어 제국주의"와 지구화의 물결 속에서 영어가 다른 소수 언어를 몰아내는 모습은, 국민국가 내부에서 "언어의 통일"이라는 구호 아래 각지의 방언과 소수 언어를 몰아내는 과정의 확대판이라고 보아도 전혀 무리가 없다. 영어가 세계의 소수 언어를 위태로운 입장에 서게 하는 것은, 일본이 아이누어나 류큐어를, 프랑스가 브르통어나 바스크어를 위기에 떨어뜨린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 이렇게 보면 "언어 제국주의"라는 개념은 지구화에 대한 비판을 넘어서, 국민국가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언어적 폭력에 조명을 들이대는 작업이기도 하다.
--- '옮긴이 후기' 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 ‘언어 제국주의’란 무엇인가
레닌은 ‘제국주의’를 ‘독점 단계의 자본주의라는 특정한 생산 양식과 사회구성체의 특징’으로 규정했다. 반면 리히트하임(Lechtheim)은 ‘지배 내지 통제 권력과 그 통제하의 인민 혹은 국민과의 관계’라는 권력 관계의 틀에서 제국주의를 파악하고자 했다. 제국주의에 면역이 있는 사회구성체도 정치 체제도 존재하지 않음을 나타내는 리히트하임의 개념하에서만 소련이나 중국이라는 사회주의 국가의 제국주의 문제가 명확해질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제국주의는 특정한 통치나 지배의 형식이 아니라 지배-피지배 관계의 일정한 양태를 가리키게 된다. 레닌이 정의한 의미에서의 제국주의나 정치적 식민지 지배의 시대가 끝났다고 해서 언어 제국주의가 사라졌다고 할 수 없듯이 지구화의 도래가 문화, 언어 제국주의의 종언을 고하지는 않는다. 제국주의가 "지배, 그 자체가 자기목적화한 결과 지배권의 무한한 팽창을 목표로 하는 정치 과정"임을 지적한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의 통찰을 되새긴다면 언어 제국주의를 정치적 지배의 차원으로만 환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언어 제국주의’는 언어적 지배가 타민족에 대한 정치적 지배의 단순한 귀결이 아니라 그 통합적 요인이 되었을 때 발생하는 언어적 지배-피지배의 관계이며, 결국 권력 관계가 어떻게 언어들을 배치하는가, 메이저 언어와 마이너 언어, 지배 언어와 피지배 언어, 중심 언어와 주변 언어라는 관계는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는가 하는 점이 언어 제국주의 문제의 핵심으로 부상하게 된다.

1. 언어의 지배와 피지배, 언어와 근대성 문제에 관한 총체적인 조망
‘언어 제국주의’라는 말은 "언어로 구분되는 집단들 사이의 권력과 자원의 불평등한 배분을 정당화하고 효과적으로 만들며 재생산하는 것을 합법화하기 위한 이념, 구조, 실천"을 의미한다. "언어 제국주의"는 아직 논쟁의 여지가 많고 학문적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은 개념은 아니지만, 언어적 지배와 피지배 문제에 대한 통찰력과 언어적 불평등 상황에 대한 문제제기에 유용한 개념임에 틀림없다.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기술 혁신으로 채색된 1990년대의 특징적인 담론의 하나인 영어 제국주의는, 언어 제국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몇 년 전 국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영어 공용어화론을 둘러싼 논쟁을 상기해보더라도 언어 제국주의 논의는 학술적으로도 영어 제국주의로만 수렴되어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영어의 세계적 지배에 대한 옹호나 신랄한 비판, 그 어느 쪽도 또 다른 "제국"이었던 일본과 프랑스를 망각하게 할 뿐만 아니라, 국민국가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언어적 차별에 면죄부를 쥐어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따라서 언어 제국주의를 총체적인 시각으로 조망하기 위해서는, 영어뿐만 아니라 소수의 강력한 제국 언어로 군림해온 일본어, 프랑스어가 국민국가 형성기에 어떻게 수많은 방언과 이언어들을 축출하고 내셔널 랭귀지의 지위를 얻게 되었는지, 그리고 식민지에 어떤 방식으로 그들의 언어를 강요해왔는지, 우선 그 역사를 추적해내지 않으면 안 된다.
전 세계의 주요 사회언어학자들이 참여한 ‘언어 제국주의의 과거와 현재’라는 국제 심포지엄(1999년 일본 히토쓰바시 대학)의 자료를 토대로 한 이 책은, "언어 제국주의"를 둘러싸고 사회언어학계에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최신 논의와 주요 연구 성과를 한눈에 개괄한 책이다. 언어와 근대성의 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담고 있는 23편의 논문은, 언어 제국주의를 지탱하는 언어학적 담론의 이데올로기성을 비판하는 것으로 시작해, 영어·일본어·프랑스어로 대표되는 언어 제국주의의 역사와 유형, 그리고 제국 언어의 지배로부터 살아남은 소수 언어의 저항 전략을 밀도 있게 분석하며, 나아가 언어와 권력 간의 관계를 이론적으로 고찰한다.
언어 자체가 권력인가, 아니면 권력이 이용하는 도구에 지나지 않는가? 롤랑 바르트는 ‘랑그는 파시스트다’고 하여 언어 자체의 전체주의적 성격을 지적한 바 있다. 바르트의 언급처럼 언어 간에는 지배와 종속 관계가 엄연히 존재한다. 어떤 특정 언어에는 높은 사회적 위신이 주어져 그 언어의 화자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설 수 있는 반면, 그 이외의 다른 언어의 화자들은 갖가지 면에서 사회적 불이익을 받는다. 따라서 ‘언어는 평등하다’, ‘언어는 중립적 의사소통의 도구다’라는 너무나 자명한 언어학의 테제와, ‘언어 자체에는 그 어떤 이데올로기나 권력이 없다’고 보는 언어 기능주의적 사고는 이 책을 통해 중대한 도전에 직면한다.

2. 언어 제국주의의 이면, 언어 내셔널리즘을 넘어서
내셔널리즘은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의 논리지만, 외부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내부에 대해서도 배타적이 되기 때문에 이민족 지배의 논리도 된다. 예를 들면, 알제리는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얻은 후 강력한 아랍어화 정책을 펴면서, 독립에 기여한 소수 민족인 베르베르인들과 베르베르어에 대한 철저한 차별정책을 실시했다. 이렇듯 언어 간의 지배와 피지배 관계가 단계를 낮추어 전이되어, 보다 마이너한 언어를 주변화하는 현상은 언어 내셔널리즘의 최대 문제다. 제국 언어의 지배로부터 살아남은 소수 언어가 내셔널 랭귀지를 형성해가면서 "언어의 통일"이라는 구호 아래 각지의 방언과 소수 언어를 몰아내는 과정은 역설적이지만 "제국주의적"이다. 우리가 언어 내셔널리즘의 이 양의성을 명확하게 인식하지 못하면, 언어 간의 패권 다툼과 지배의 전이의 연쇄를 끊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일본어의 지배로부터 독립한 한국어가 강한 민족주의적 언어관을 바탕으로 방언과 이언어 사용자들을 배타적으로 몰아내는 현상에 대해서는 제국주의의 핵심으로서의 내셔널리즘에 대한 이 책의 통찰을 되새길 필요가 있을 것이다.
언어 내셔널리즘의 밑바닥에는 단일언어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프롤로그를 쓴 미우라 노부타카(三浦信孝)는 언어 내셔널리즘의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하나의 언어 자체를 "다"(多)로 해석하고 그 내부에 복수성과 이질성을 인정하는 다언어주의적 언어관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여기서 말하는 다언어주의는 단순히 복수언어의 병존으로서가 아니라 하나의 언어 그 자체의 복수성과 잡종성을 말한다. 개인은 단 하나의 주권 언어에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고방식이 근대의 언어의식을 지배해왔다면 다언어주의, 다문화주의, 혼성문화는 스스로를 근대의 틀에서 해방시키기 위한 사상이다. 즉 "언어 제국주의" 논의는 지구화, 내셔널리즘, 영토성, 주권성, 희소성 등 근대의 근원을 이루는 개념을 근본적으로 성찰하는 작업이기도 한 것이다. “인류 역사 속에서 아주 중요한 논쟁점을 제공한 제국주의 문제를 우리의 언어학이 전혀 학문적 계기로 삼지 못한 것은 학문적 진화를 통한 ‘전향’이 아니라 미래를 포기한 ‘투항’이라는" 김하수(3부-6)의 문제의식처럼, 이 책이 던지는 언어 제국주의라는 화두를 한국어의 근대성 문제로 바라보고 성찰할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온전히 한국 학계의 몫일 것이다.

3. 이 책의 내용
서론-모어, 국민어, 국가어
서론에서는 언어생태학(루이-장 칼베)이나 언어 제국주의를 지탱하는 언어 이론(다나카 가쓰히코) 등 논의의 전제가 되는 키워드를 정의하고 있다. 다나카 가쓰히코(서론-2)에 따르면 언어 제국주의를 지탱해주는 언어 이데올로기로 다음의 세 가지가 있다. ① 세계의 언어에는 미개 상태에 머물러 있는 발달이 늦은 언어와 진보한 언어의 차이가 있다는 주장, ② 세계의 제 언어는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 근저에서는 보편적이라고 하는 주장, ③ 인간은, 자신의 의지에 의해서 모어를 버리고, 보다 훌륭한 언어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
프랑스 사회언어학자 칼베(서론-1)는 언어들 사이의 전 세계적인 조직체계를 "주변·중심·대중심·초중심"이라는 중층적 위계로 표현하고 영어의 독점에 대항하기 위해 다중언어사용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다언어주의는 또 다른 대언어이자 매개언어인 프랑스어, 스페인어, 아랍어 등의 기능을 유지, 강화하는 것으로 미우라(1부-5) 등의 학자들로부터 "언어 유산의 보호"를 말하는 언어 생태학이 아니라 "언어의 현실정치학"으로 불러야 마땅할 담론이라는 비난을 받는다.

Ⅰ부-언어 제국주의의 유형
1부에서는 소수의 강력한 제국 언어인 일본어·영어·프랑스어의 언어 제국주의의 역사를 유형화하여 비교한다. 근대국가 건설과 식민지 획득이 단기간에 일어난 일본에서는 일본인의 동일성의 근원이 되는 고쿠고(國語)가 우에다 가즈토시(上田万年)에 의해 1894년 제창되었고 문부성이 고쿠고 조사위원회를 설치하여 표준어의 확정에 나선 것이 타이완 점령 7년 뒤인 1902년이 일이다. 다시 말해 국민국가에 꼭 필요한 "고쿠고"가 이론적·정책적 준비도 없이 갑자기 식민지의 이민족들에게 강요된 것이다. 오키나와, 홋카이도, 타이완, 조선에 대한 일본의 언어 제국주의의 전개는 그 주변성의 정도에 따라 각각 달랐지만 "황국신민화 정책"이나 "창씨개명"에서 보이는 언어 동화의 폭력성은 일본 언어 제국주의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1부-1, 2, 3)
식민지기와 탈식민지 시대의 영어 제국주의의 양상을 분석한 로버트 필립슨(1부-4)은 영어의 전 세계적 보급이 "제2언어" "외국어로서의 영어 교육"(ESL, EFL, TESOL)과 같은, 교육의 수출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밝힌다. 현대 사회에서 국제통화기금이나 세계은행이 탈식민지 국가들의 교육 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하는 필립슨은, 불균형한 세계 질서 속에서 정치, 경제, 군사 및 의사소통 영역에서의 제국주의와 맞물려 언어 제국주의가 작동하는 방식을 입증한다.
영국과 함께 일대 식민지 제국을 구축했던 과거가 있음에도 프랑스는 자신에게는 언어 헤게모니 비판을 면제하는 측면이 있다. 미우라(1부-5)는 구 식민지의 프랑스어권 여러 나라에 대한 개발 원조나 군사 협력과 한 세트가 된 프랑스어 보급 정책뿐만 아니라 국내의 방언과 지역어를 박멸하고 프랑스어로 동화하려고 하면서 균질한 ‘국민’을 창출해 내려고 한 프랑스의 언어 통합의 폭력성을 언급한다. 이어서 니시야마(1부-6)는 프랑스가 제국주의적 영토 팽창 정책을 실시하고 있던 시대에 어떻게 프랑스어를 보급·교육했고 어떻게 ‘프랑스인’을 창출했는지를 알리앙스 프랑세즈의 언어보급 전략으로 검증한다.

Ⅱ부-소수 언어의 저항
2부는 크레올(2부-1, 2), 베르베르(2부-3), 세네갈(2부-4), 롬(2부-5), 이누이트(2부-6), 카탈루냐와 한국(2부-7)을 예로 들어 소수 언어의 역사와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소개한다. 소수 언어의 저항과 복권 운동은 식민지 시기와 탈식민지 시대로 나누어서 고찰할 필요가 있다. 미우라(프롤로그)에 의하면 지배 언어에 대해 소수 언어가 취할 수 있는 전략에는 ① 자신의 언어를 버리고 지배 언어에 동화되는 종속적 동화, ② 지배 언어를 거부하고 민족어로 저항하는 저항에 의한 독립, ③ 공사(公私)에 따라 지배 언어와 모어를 나누어 사용하는 소극적 공존, ④ 소수 언어를 정비하여 지배 언어와 나란히 공용어로 되는 적극적 공존, 네 가지가 있다. 잉글랜드 사람 이상으로 영어다운 영어를 말하는 웨일스 사람 등은 과잉 동화의 예, 130년에 걸치는 식민지 지배를 받으며 치열한 독립 전쟁 끝에 독립한 알제리가 철저한 아랍어화 정책을 펼친 것과 독립 후 일본어를 대신하여 한국어를 부활시킨 예는 저항에 의한 독립, 소 앤틸리스(Antilles)의 프랑스령 해외 주에서 프랑스어의 하위 언어에 머물러 있는 크레올어(Creole)는 소극적 공존. 카스티야어와 나란히 공-공용어(共-公用語)의 지위를 얻은 스페인의 카탈루냐어는 적극적 공존의 예가 될 수 있다.

Ⅲ부-언어와 권력
3부는 주요하게 ‘언어 헤게모니’ ‘언어권’(言語權) ‘언어적 공공성’의 개념을 중심으로 언어와 권력의 관계를 이론적으로 고찰한다.
집단의 ‘자발적 동의’에 기초해서 지배의 정당성을 획득하는 힘인 헤게모니 개념은 언어 제국주의의 ‘현재’를 평가하는 데 분수령이 된다(3부-1). 언어 제국주의를 정의할 때, 식민지주의 시대에 제국의 언어가 식민지에 강요된 과거는 기본적으로 참조해야 하지만 탈식민지 시대인 현재 일어나고 있는 소언어의 대언어로의 이동을 언어 제국주의로 설명하는 것은 미흡하기 때문이다.
토베 스쿠트나브-캉가스(3부-2)에 의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6000개가 넘는 언어 가운데, 구승언어의 절반은 앞으로 백 년 이내에 소멸할 것이라고 한다. 오늘날 언어들은 인류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사멸해가고 생물학적 다양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빨리 사라지고 있다. 이는 신자유주의가 언어의 사장에도 몰아닥치고 있어, 강제가 없어도 자발적으로 소언어가 대언어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언어 제국주의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언어를 완전히 시장 원리에 맡기지 않는 안전망이 필요하게 된다. 여기에서 소수 언어의 언어권(言語權) 개념이 도출된다. 절멸하는 종을 구하는 생태학의 비유로 소수 언어 화자의 언어적 인권에 대해 말하는 스쿠트나브-캉가스는 생물학적 다양성과 언어적 다양성의 상관관계를 상세히 분석하고, 언어 말살을 예방하는 언어권을 인권의 하나로 명시하고 이것을 법률과 조약에 의해 보호할 것을 주장한다.
살렘 샤케르(3부-3)는 "유럽 지역어 및 소수 언어 헌장"의 비준을 둘러싸고 프랑스 내에서 벌어진 격렬한 정치적 논쟁을 통해 프랑스의 단일언어주의에 균열이 일어나는 장면을 전달한다. 식민지 사람들에게 일본어를 강제하면서, 아무리 일본어를 잘해도 일본인과는 차별하는 혈통주의적인 폐쇄된 ‘고쿠고’ 개념을 비판하는 이연숙(3부-5)은, 소수 언어의 승인에 의한 ‘언어적 공공성’을 구축하는 것이 일본의 과제라고 말한다. 이어 파시즘의 원류가 되기도 한 피히테 언어 사상이 식민지 조선에 어떻게 민족주의적 언어관의 전형을 만들었는지를 탐색한 김하수(3부-6)의 흥미로운 보고는, 일본과 함께 제국주의와 파시즘의 길을 간 독일의 대표적인 보수 철학이 식민지 지식인 사회에서 대단히 날카로운 대항 담론을 만들어낸 역사적 아이러니를 추적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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