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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강사입니다 배민 합니다

걷는사람 에세이-16이동
리뷰 총점9.5 리뷰 19건 | 판매지수 972
[단독] 김신지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북토크 & 선착순 친필 사인본
2월의 굿즈 : 산리오캐릭터즈 독서대/데스크 매트/굿리더 더플백/펜 파우치/스터디 플래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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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236g | 128*188*20mm
ISBN13 9791192333205
ISBN10 1192333209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프롤로그

세상의 모든 불빛

1부

공부를 많이 해서
당근마켓에서 40만 원 주고 2006년식 스쿠터 산 이야기
20만 원 벌기
쪽방촌
배달 준비
배달 계급
인세 들어온 날
배달하는 마음

2부

레모네이드
동수야
호두과자
눈치게임
한여름의 마라톤
피자집인데 육회집입니다
한 번에 한 집만
만나서 현금 결제
모태 비흡연자도 담배 피우고 싶은 날

3부

우리 집 치킨이 맛있대요
조심히, 안전하게 와 주세요
위대한 밥상
차단기
폭우
금융치료를 조심합시다
따뜻한 비
치킨런

4부

딸배를 위한 변명
이렇게 멀어지나 봐
순수익 늘어나는 세상
소주 한잔하자
안양 사고 현장을 지나며
엄마의 첫 해외여행
아버지와 부대찌개
포기합니다, 아닙니다
나는 행복한 배달 라이더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시간강사를 속칭 ‘보따리장수’라고 부르는 것은 이 학교 저 학교를 떠돌아다니며 강의 시수대로 급여를 받기 때문이다. 이번 학기에는 세 학교에서 수업 다섯 개를 맡았는데, 시간당 강의료는 3만 5천 원에 불과하다. 몇 군데 신문과 잡지에 글도 연재하고 있지만 강의료와 원고료를 다 합해도 월 2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
(…)
구직 사이트를 한참 뒤져보다가 문득 요즘 ‘배달 대행’ 아르바이트가 ‘핫’하다는 뉴스가 떠올랐다. 그래, 이거야! 그날 바로 당근마켓에서 2006년식 낡은 스쿠터를 40만 원 주고 샀다. 구청에 가 번호판 달고, 보험 가입하고, 안전 교육도 받았다. 그렇게 배달 라이더 부업을 시작하게 됐다.
---「공부를 많이 해서」중에서

며칠 뒤, 인근 아파트에 배달을 갔다. 김밥과 떡만둣국이었던가. 초인종을 눌렀다. 문을 열고 나온 중년의 여자는 다짜고짜 음식이 늦게 왔다며 다시 가져오라고 화를 냈다. 김밥 포장이 엉망이라며, 떡만둣국이 불어 터졌다며,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그 한 음절 한 음절 “이.런.걸.누.구.더.러.먹.으.라.는.거.야.” 내 가슴에 쾅쾅 못을 박았다. 음식을 도로 철가방에 집어넣고 계단을 내려왔다. 다시 음식을 갖다주고는 가게 구석에서 다 식은 김밥과 떡만둣국을 먹었다.
---「쪽방촌」중에서

비록 빠른 속도는 아니지만 스쿠터를 타고 바람 속을 달리면 기분이 좋다. 작년 한 해 동안 본 가장 아름다운 저녁놀도 배달 길에 본 것이었다. 살면서 그런 빛깔을 몇 번이나 볼 수 있을까. 방 안에서 글 쓰고 책 읽고 있었다면 못 봤을 텐데, 그 아름다움을 모르고 살았을 텐데, 건강한 몸으로 길 위에서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이게 나의 ‘배달하는 마음’이다.
---「배달하는 마음」중에서

간신히 도착한 아파트, 엘리베이터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사람 형상이 아니었다. 길게 늘어진 치즈 혹은 푹 삭은 묵은지처럼 보였다. 예정 도착 시간을 3분 넘겨 문 앞에 음식을 내려 두고서야 땀을 닦았다. 더는 일할 수 없을 것 같아 ‘운행 종료’를 눌렀다. 다시 스쿠터를 세워 둔 곳까지 걷다가 기다가, 한여름의 마라톤을 완주한 나는 스쿠터를 밀며 집으로 돌아갔다. 쇠똥구리처럼. 혹은 망가진 기계처럼. 망가진 건 스쿠터가 아니라 나였다. 배달료 6천 6백 원이 그날의 수입이었다.
---「한여름의 마라톤」중에서

“다 와서 좀 헤맸어요. 찾기가 너무 힘들어서.”라고 말하는 내게 손님은 “이거 단건 배달 아닌가요? 어플로 보니까 박달동 갔다가 오신 것 같던데,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요.” 항의했다. 나는 연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 일 이후 나는 묶음 배달을 완전히 포기했다. 산타클로스의 선물을 기다리는 마음으로, 치킨에 대한 순정으로, 피자에 대한 사랑으로, 수제버거에 대한 로망으로 배달이 오기만을 설레어 기다리는 손님들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 번에 한 집만 가자. 그게 덜 위험하고, 나도 마음 편하다. 나는 고객의 ‘설렘’을 배달하는 사람이다.
---「한 번에 한 집만」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공부를 많이 해서 할 일이 이것밖에 없는 거야”

지금까지 이런 책은 없었다
이것은 유쾌한 에세이인가 서글픈 모노드라마인가

시인? 문학평론가? 시간강사? 배달 라이더?!
직접 헬멧을 쓰고 거리로 나선 이병철의 배달 분투기


띵동, 배달입니다!

코로나 시대, 언택트 시대, 비대면 시대…… 빠르게 변화하면서 낯선 세계를 맞이하게 된 현대인들에게 배달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손가락으로 버튼 하나만 눌러도 모든 음식이 문 앞으로 도착하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그러한 편리함 뒤에는 배달 라이더의 치열한 삶이 존재하는데……

시와 문학평론을 쓰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다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병철 시인의 에세이 『시간강사입니다 배민 합니다』가 걷는사람 에세이 16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작가가 직접 배달을 하면서 겪었던 일들을 써 내려간 일종의 ‘배달 분투기’라고 할 수 있다. 대학에서 시간강사로 활동하며 연구와 창작을 병행하는 이병철 시인은 어느 날 헬멧을 쓰고, 스쿠터에 음식을 싣고 직접 거리로 나선다. “박사 학위를 받자마자 지원한 한국연구재단 ‘박사 후 국내 연수’ 연구원에 선정됐을 때만 해도” “앞날이 장밋빛”으로 보였다는 그는 어째서 밤낮없이 스쿠터를 몰고 거리를 누비게 된 것일까. 사회에서 소위 지식인으로 불리는 어느 시간강사의 유쾌하고도 쓸쓸한 배달 일지는 ‘배달’이 일상화된 우리에게 위로와 공감을 건넨다.

생활비에 대출이자에 각종 공과금까지 해결하려면, 그렇게 빠듯한 와중에도 가끔 낚시도 가고, 클래식 연주회도 가고, 지금의 ‘나’를 구성하는 것들을 계속 지키려면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구직 사이트를 한참 뒤져보다가 문득 요즘 ‘배달 대행’ 아르바이트가 ‘핫’하다는 뉴스가 떠올랐다. 그래, 이거야! (…) 다만 엄마한테는 괜히 말했다 싶다. 배달 라이더들 사고가 많은 요즘, 아무리 걱정하지 말라 한들 엄마는 걱정할 것이다. 내 얘길 듣고 속이 탄 엄마는 “공부를 그렇게 많이 했으면서 할 일이 그것밖에 없어?” 말했고, 나는 “공부를 많이 해서 할 일이 이것밖에 없는 거야” 대답했다.
-「공부를 많이 해서」 부분

이병철 시인은 생계를 위해 배달 라이더가 되기로 결심한 이후에 바로 행동에 나선다. 그러나 그것은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 배달 일을 걱정하는 어머니에게 “공부를 많이 해서 할 일이 이것밖에 없는 거야”라고 대답한다. ‘좋은 대학만 가면 인생 편다’는 이 사회의 명제가 보란 듯이 깨진 것은 이미 오래전이다. 그는 2006년식 낡은 스쿠터를 40만 원에 구입하고, 구청에 가 번호판을 달고, 보험을 가입하고, 안전 교육까지 받는다. 그렇게 도로를 질주하는 그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들과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당근마켓에서 스쿠터를 산 이야기, 배달 라이더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계급, 헷갈리는 아파트 동수 때문에 “동수야 동수야!” 부르며 스쿠터를 몰았다는 웃픈 에피소드들부터 배달 음식을 전해 받은 이웃들과 가게 사장님 등 여러 인물들과 얽힌 따듯한 사연들까지. 푸짐하게 펼쳐진 이야기들은 스쿠터 한편에 온기를 가득 품은 음식처럼 한 권 안에 가득 들어차 있다.

“배달 어플을 실행하고 ‘운행 시작’을 누른다……”

“그래, 다시 달려 보자.
안 좋은 날이 있으면 좋은 날도 또 오겠지.”

삶의 돌파구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마주하는 것뿐!
냉철한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좌충우돌 생존법


그렇다면 그는 어떤 사람일까. 추천사를 쓴 류근 시인에 의하면 그는 문학 좀 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상남자’로 통하며 “크고 늠름하고 수려한 외모에 그보다 더 우렁우렁한 내면을 두루 갖춘” 사람이다. 그뿐인가. 쉬는 날에는 바다와 강에서 물고기를 낚는 역동적인 낚시꾼이기도 하며, 비와 파스타와 클라라 주미 강의 바이올린을 좋아하는 낭만주의자이기도 하며, 섬과 옥상과 일인용 텐트에서 자주 잠드는 소박한 시민이기도 하다. 그런 그는 지금 “시인의 자존심, 박사의 콧대, 시간강사의 허울을 아랑곳않고 세계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있다. 아파트 40층의 문 앞에 음식을 내려놓은 후에 들려오는 “감사합니다” 한마디에 마음이 환해지고, 40층에서 내려다보는 “물기를 머금어 보석처럼” 빛나는 불빛들을 보고 감동을 받기도 한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고 받아들이지만, 배달 스쿠터를 타고 달리면서 그간 책 속에서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아름다움을 본다.

40만 원 주고 산 2006년식 중고 스쿠터는 늘 불안하다. 언제 엔진이 멈춰도 이상할 게 없을 만큼 낡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난가을과 겨울을 잘 버텨 주었다. 겨울에 시동이 잘 안 걸려 애를 먹은 일이 종종 있긴 했지만, ‘킥스타터’를 발로 수십 번 세차게 밟으면 ‘덜덜덜’ 하며 겨우 시동이 걸리곤 했다. “오늘도 무사히”는 안전 운전을 기원하는 말이지만, 내게는 그 의미가 좀 다르다. 스쿠터가 고장 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나는 오늘도 “제발 무사히!”를 외친다.
-「한여름의 마라톤」 부분

이병철 시인의 『시간강사입니다 배민 합니다』가 가볍고 유쾌하게만 읽힐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이 사회에 던지고 있는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다.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시간강사가 배달 일을 해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모순적인 사회 구조를 그려내고, 배달 라이더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딸배충”이라는 은어가 생겨날 만큼 혐오와 조롱으로 얼룩진 사회의 분위기를 꼬집는 한편 라이더들의 교통법규 준수 등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그런가 하면 안양에서 일어난 끔찍한 사고 현장을 보며 기본적인 안전 조치마저 이행되지 않는 노동 현실을 고발하기도 한다. 냉정하고 부조리한 현실이지만 그는 굴복하지 않고 오늘도 ‘운행 시작’ 버튼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마치 희망은 먼 곳에 있는 게 아니라는 듯이. 그저 “많은 길들을 달리고, 많은 식당에 드나들고, 많은 일들을 겪으며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노부부가 주문한 칡냉면, 젊은 연인들이 주문한 페스트리와 커피, 재래시장 상인들이 주문한 햄버거, 몸이 불편한 아저씨가 주문한 초밥, 파출소에서 주문한 김치찌개”를 배달하면서 그는 보람을 느끼고 행복해한다. 그렇게 시간강사는 오늘도 달린다. 단지 “건강한 몸으로 길 위에서 일할 수 있음에 감사”를 느끼며, “배달하는 마음”으로 후끈후끈한 음식을 싣고 “행복과 설렘”을 배달하러 간다.

작가의 말

시간강사 봉급과 원고료만으로는 좀 쪼들려서 짬짬이 배달 라이더 투잡을 하고 있습니다. 벌써 일 년 가까이 됐는데요. 배달을 소재로 에세이집을 내보자는 제안을 받았을 때 좀 망설였습니다. ‘학위까지 하고 학교에 나가는 사람인데……’ 같은 체면 문제는 아니고, 이런 책들이 으레 그러듯 제 글도 자기연민에 빠지거나 페이소스 과잉이 될까 봐서요. 그래도 스쿠터를 몰고 음식을 나르는 시간들 또한 ‘삶’이고 내 것이기에, 기록하고 기억하고 나누는 게 글 쓰는 사람의 일이라고 생각해 결국 책을 내게 됐습니다.
(…)
요즘 빨래만 널면 비가 옵니다. 빨래 널어 놓고 엄마 집에 심부름 다녀왔는데, 이런…… 다 젖어 버렸네요. 그나저나 간장약과 냉장고에 굴러다니는 캔맥주 두 개를 같이 챙겨 주는 엄마의 마음이란 무엇일까요? 아들은 저 하나뿐이지만, 우산장수 아들과 부채장수 아들을 동시에 걱정하는 뭐 그런 걸까요? 엄마 마음을 생각하다가, 그 걱정을 걱정하다가, 생각하고 걱정하자니 소주가 필요해서, 불효의 방식으로 오늘은 한잔 마십니다. 요즘 엄마 소원은 제가 배달 라이더 일 안 하는 건데……. 이 책을 읽으면 엄마는 덜 걱정할까요 더 걱정할까요? 저도 엄마도 여러분도 걱정을 좀 내려놓고 살아야 할 텐데요. 각설하고, 여기 쓴 이야기들은 가벼운 단상들입니다. 기죽지 않는 유쾌함 같은 게 전해지면 좋겠습니다. 아마 말복쯤 되면 여러분들 손에 책이 들려 있을 거예요. 그날 저는 열심히 배달하고 있을게요. 삼계탕 주문이 많을 거거든요.

2022년 여름, 안양 1번가 먹자골목에서
이병철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소위 문학 좀 한다는 사람들 사이에서 이병철 시인은 ‘상남자’로 통한다. 크고 늠름하고 수려한 외모에 그보다 더 우렁우렁한 내면을 두루 갖추었다. 그러나 그는 요 몇 년 새 내게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 몹시 괘씸한 후배였다. 나의 속물 같은 속내를 비웃으며 그는 도시의 높고 낮은 길을 혼자서 달리고 있었다. 시인의 자존심, 박사의 콧대, 시간강사의 허울을 아랑곳않고 세계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있는 중이었다. 갸륵하다, 고독한 상남자여! 어떠한 경우에도 기죽지 않는 시인의 생계여! 세상살이의 안과 밖을 온몸으로 발견하고 있는 이 책은 비겁에 찌든 내 영혼에 모처럼 높고 귀하게 읽힌다.
- 류근 (시인)
낮에는 학생들을 가르치고, 저녁엔 배달을 하는 시간강사 배달 라이더. 그의 배달 오토바이 빨간 후미등은 차가운 도시의 혈관처럼 반짝이며 흐른다. 그 불빛에는 소박하고 따뜻한 음식과 마음의 온기가 있다. 배달 오토바이는 쪽방촌이든 고층 아파트든 어디든 희망을 배달한다. 이 책은 세상에 기죽지 않는 시간강사 라이더가 배달을 마치고 40층에서 내려다본 야경처럼, 반지하에서 올려다본 크리스마스 불빛처럼 우리들의 바쁘고 지친 마음을 달래 준다.
- 한경록 (밴드 ‘크라잉넛’ 베이시스트)

회원리뷰 (19건) 리뷰 총점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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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시간강사입니다 배민 합니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j*****7 | 2022.12.11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엘리베이터가 꼭대기 층에서 옴짝달싹을 안하고 있다.  필경 15층에서 누군가 한 명이 문 열림 버튼을 잡고 있는 것 같았다. 1층으로 내려오면 눈길 한번 흘겨주리라 드디어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주민이 아니라 두툼한 라이;
리뷰제목

엘리베이터가 꼭대기 층에서 옴짝달싹을 안하고 있다. 


필경 15층에서 누군가 한 명이 문 열림 버튼을 잡고 있는 것 같았다. 1층으로 내려오면 눈길 한번 흘겨주리라


드디어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주민이 아니라 두툼한 라이더 복장을 하고 헬멧을 눌러쓴 라이더였다. 

내리고 난 뒤 엘리베이터에 타자 아직도 그 안을 채우고 있는 건 아마도 배달이 막 끝난 어느 브랜드의 양념 치킨 냄새였다. 


배달, 10년 전만 해도 배달 시켜 먹는 일에 추가로 돈을 내는 일 따위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중국집에 전화를 걸어 탕수육 작은 것과 짜장 한 그릇 정도면 얼씨구나 사는 곳으로 가져다 주었다. 거기엔 아무런 배달비 추가가 없었다. 

지금은 아니다. 몇몇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적게는 몇 천원, 많으면 1만원이 훌쩍 넘는 배달비를 따로 내야 하는 세상이다. 처음엔 누가 그걸 내고도 배달을 시킬까 싶었다. 어떤 경우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사례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를 거치며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카드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시스템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그 안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주는 링커 역할을 하는 직업군이 생겼다. 라이더라고 불리는 배달업 종사자들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시집도 낸 저자의 책을 보고 있노라니 그동안 매우 궁금했지만 속내를 잘 알지 못했던 배달 종사자들의 일상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배경을 가진 저자의 이야기와 맞물려 배민과 쿠팡등이운영하는 배달 시스템의 대략과 배달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쉴새 없이 전개된다. 

후루룩 국수를 면치기 하듯 넘어가듯 읽혀진다. 시대가 참 빠르게 흘러간다. 그 사이엔 빨리빨리를 외치는 국민성도 한 몫 한다. 그게 아니고서야.. 한국의 택배, 퀵 사업은 아마 전세계에서 톱을 찍지 않을까 싶다.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누군가는 나도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누군가 사이를 링크해주는데 워낙에서툴러 금방 피식 웃고 만다. 세상의 실핏줄 역할을 해내는 라이더 만세다.



바람이 분다 살아봐야 겠다<폴 발레리의 시: 해변의 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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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얻을 것이 있는 배달맨의 에세이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로얄 참* | 2022.11.0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KBS1라디오 오후3시반에는 강원국이 진행하는 <지금 이사람>이란 인터뷰프로그램이 있다. 운전중 접하게 되는데 얼마전 제목처럼 시간강사이면서 오토바이배달하는 분이 책을 냈다고 출연했다. 삼십대후반 거의 마흔에 가까운 총각 (이 책에서도 헤어진 연인과의 추억이 남긴 지역을 지날 때의 감성이 담겨 잇기도 하다^^)의 글을 굳이 읽을 이유는 없는데, 인터뷰를 듣다보니 이 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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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1라디오 오후3시반에는 강원국이 진행하는 <지금 이사람>이란 인터뷰프로그램이 있다. 운전중 접하게 되는데 얼마전 제목처럼 시간강사이면서 오토바이배달하는 분이 책을 냈다고 출연했다.
삼십대후반 거의 마흔에 가까운 총각 (이 책에서도 헤어진 연인과의 추억이 남긴 지역을 지날 때의 감성이 담겨 잇기도 하다^^)의 글을 굳이 읽을 이유는 없는데, 인터뷰를 듣다보니 이 젊은이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실업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뒤늦게 학사, 석사 그리고 박사까지 취득햇지만 현실은 시간당 3만5천원 강의료를 받고 여기저기 캠퍼스를 순회하고도 경제적인 문제에 직면한 시간강사. 49CC 중고 스쿠터를 구입해 배달업에 뛰어들어서 생생한 현장을 풀어쓴다. 아무래도 작가를 꿈꾸던 저자의 장점은 자기가 겪는 단순한 배달업무에서도 소재를 찾는다는 점이고, 그냥 돈벌이로 보내야 하는 그 배달시간과 만남에서 의미를 부여한다.199페이지지만 소책자라서 카페에서 한 잔의 커피를 마시는 동안에 다 읽을 수 있었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으로도 의미로운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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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강사입니다 배민합니다 / 이병철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t******7 | 2022.09.2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시간강사가 배달을?! 뭔가 어울리지 않는 두 직업을 한 사람이 하고 있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시간강사와 배달원은 결이 달라도 한참 다르기 때문이다.   <시간강사입니다 배민합니다>(이병철 지음 / 걷는사람 / 2022)는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자 시간강사인 저자가 생계를 위해 배민 라이더를 하면서 느낀 점과 생각을 담은 에세이다. 일반적으로 가방끈이 긴 사람(?)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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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강사가 배달을?!

뭔가 어울리지 않는 두 직업을 한 사람이 하고 있다니, 믿어지지 않았다. 시간강사와 배달원은 결이 달라도 한참 다르기 때문이다.

 

<시간강사입니다 배민합니다>(이병철 지음 / 걷는사람 / 2022)는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이자 시간강사인 저자가 생계를 위해 배민 라이더를 하면서 느낀 점과 생각을 담은 에세이다. 일반적으로 가방끈이 긴 사람(?)은 그래도 먹고살 만할 것이란 통념이 있다. 물론 시간강사의 페이는 많이 알려진 대로 많지 않다. 하지만 두 권의 시집, 한 권의 평론집, 세 권의 산문집을 낸 작가라면 글을 쓰며 적어도 생계 걱정은 하지 않으리란 환상 아닌 환상이 있었나 보다.

 

시간강사에 원고까지 써가면서 아무리 바쁘게 살아도 월 200만원을 벌기가 힘들어서 배달일을 시작했다는 저자의 말을 듣고 마음 한켠이 먹먹했다. 시를 쓴다는 것, 순수문학을 한다는 것이 여전히 '배고픈' 직업인 걸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 책에는 시인이면서 라이더인 투잡인의 생활이 생생하게 표현되어 있다. 작가는 애써 무심히 그려내고 있지만, 행간에 숨은 땀과 눈물을 볼 수 있었다. 글만 써서 살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곧 마흔을 바라보는 저자의 삶을 돌아보면 무척 파란만장하게 살아왔다.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전문대로, 4년제 대학교로 편입하고,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를 땄다고 한다. 게다가 석사도 학비 걱정이 되어 전 과목 A+를 받으며 3학기 만에 수업을 마치고 4학기째에 논문을 썼다 한다. 반지하 단칸방에 10년을 살면서 이를 악 물고 달려온 저자의 생활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했다.

 

 

다들 치열하게 살아가는구나.

저 노을은 수많은 이들의 성실한 생이 익어 가는 빛깔이겠지.

그래, 다시 달려 보자.

안 좋은 날이 있으면 좋은 날도 또 오겠지.

생계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배달을 하면서도 마음의 뿌리만큼은 문학에, 시에 두고 있기에 이렇게 또 아름다운 글이 나오는구나 깨달았다. 배달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게 되고, 다른 시간강사가 하지 못하는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면서 저자의 시와 글이 더 깊어지리라 믿는다.

 

 

요즘 배달음식을 먹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배달원도 예전에 비해 훨씬 많아졌다. 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싸늘한 시선은 예전과 다르지 않다. 너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맛있는 음식을 최대한 빨리 전해주기 위해 달려오는 사람이란 생각을 한다면, 그리 매몰차게 대하진 않을 텐데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사회적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지 잘 알 수 있었다. 박사를 볼 때와 라이더를 볼 때 온도의 차이 말이다.

 

당장 먹고살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매 순간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저자를 응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머지않아 멋진 시인으로, 교수로 어디선가 이 순간을 추억하고 있을 거란 기대도 해본다.

 

지금은 너도나도 편히 살기 힘든 시대이다. 그래서 닥치는 대로 일을 하고, 알바를 하고, 대리운전을 하고, 배달을 하고, 투잡을 한다. 하지만 영원한 행복도, 영원한 불행도 없을 테니 이 수고로움이 보람으로 바뀔 수 있는 시간이 하루빨리 오기를, 그래서 이병철 시인도 자신이 좋아하는 시쓰기에 전념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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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시인과 배민라이더. 그 안에 담긴 땀과 노력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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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t******7 | 2022.09.22
평점5점
이병철님의 주업이 배민이 아닌 강사가 될 그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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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 | 2022.09.19
평점5점
시간강사와 배민커넥터는 흔하지만, 그것을 하는 주인공이 진실하고 산문집이 알찬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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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n | 2022.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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