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22년 08월 24일 |
---|---|
쪽수, 무게, 크기 | 200쪽 | 232g | 130*190*14mm |
ISBN13 | 9791188571161 |
ISBN10 | 1188571168 |
발행일 | 2022년 08월 24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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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0쪽 | 232g | 130*190*14mm |
ISBN13 | 9791188571161 |
ISBN10 | 1188571168 |
들어가는 말 1. 인신공격 2. 우연 3. 모호함 4. 애매어 5. 정황적 대인 논증 6. 연상 7. 공정한 세상 8. 출처와 근원 9. 고차원의 인식 10. 조롱 11. 개인적 이해관계 12. 힘 13. 오류의 오류 14. 후건 긍정 15. 전건 부정 16. 유행 17. 관습 18. 권위 19. 감정 20. 문화 21. 다수 22. 무지 23. 예외 24. 관습 25. 쿠이 보노 26. 둑 터짐 27. 선언적 긍정 28. 잘못된 유추 29. 거짓 등가 30. 거짓 딜레마 31. 스코틀랜드인의 역설 32. 분할 33. 구성 34. 낮은 확률 35. 갈릴레오 카드 36. 결과의 독단 37. 논점 일탈 38. 인과 환원주의 39. 복합 질문 40. 결합 41. 현실 외면 42. 도덕적 분노 43. 자연주의 44. 도덕주의 45. 매개념 부주연의 오류 46. 무관한 추론 47. 개인적 선호 48. 포스트 호크 49. 합리화 50. 물화 51. 훈제 청어 52. 가상 인과관계 53. 가상 상관관계 54. 반복해서 확증하기 55. 도박사(몬테카를로)의 오류 56. 허수아비 논증 57. 골대 옮기기 58. 피장파장 59. 입증 책임 전가 60. 왜곡된 선택 61. 네 가지 개념어 62. 성급한 일반화 63. 희망적 사고 64. 순환 논리 주 참고문헌 |
나는 말을 잘 못 한다. 물론, MBTI 돌풍 속 'E'가 나온 사람이기에 사람을 사귀는 말하기를 함에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비판적인 말하기를 해야 할 때, 예를 들어 토론을 하는 상황에서 머리가 하얗게 되곤 한다. (좀 더 실생활적인 예시를 들자면 말싸움을 할 때 정도를 들 수도 있겠다.) 머리에 생각나는 건 없는데 마이크는 손에 넘어왔고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하고. 이런 상황에서 아무 말이나 주절주절거리는 내 모습을 볼 때마다 정말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다. 아 나도 내 말이 헛소리라는 거 아는데, 이거 말고 떠오르는게 없는데 어쩌란 말입니까! 그런 일이 몇 차례 더 일어나자, 이 말하는 방식을 좀 뜯어고쳐야 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말하기 이전에 생각이 있다. 그 생각을 조금 더 다듬으면 좀 더 그럴듯한 말하기를 하게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인' 희망을 갖고 <합리적인 사고를 방해하는 64가지 오류(이하 합사방 64오류)>를 첫 장부터 읽어가기 시작했다.
<알코올은 금지된 약물이다. 금지된 약물이 많은데, 알코올은 왜 허용되는 건가?>
이 질문을 딱 마주했을 때, '아니, 그게 아니지, 그건 아니지' 하는 생각만 들어 결국 모범 반박을 살펴보았다.
우선 우리는 이 문장을 세 문장으로 뜯어볼 수 있다.
알코올은 약물이다.
약물은 금지된다.
따라서 알코올은 금지되어야 한다.
여기서부터 하나씩 반박해보는 것이다. 물론 알코올은 약물이 맞기는 하다. 하지만, 금지되는 약물의 종류들을 한번 세세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약물마다 생명을 해치는 정도가 다르고, 때에 따라 필요한 경우가 있기에 실제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위의 세 문장은 거짓 등가의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 문장이라 말할 수 있다.
논리의 매듭이 하나씩 풀리는 듯한 기분이 들어 뒤이어 몇 가지 문장들을 더 읽어보았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집권한 이래로 실업률이 하락했다. 메르켈이 실업률 하락을 이끈 것이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참 자주 보였던 문장이었던 것 같아서 눈길이 자연스레 갔다. 이 문장의 전제와 결론을 정리해보면 오류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전제: 사건 A는 사건 B와 거의 같은 시기에 일어났다.
결론: 그러므로 B는 A의 원인임에 틀림없다.
'같은 시기에 일어났다' 라는 사실만으로는 분명 원인과 결과를 추론해낼 수 없다. 메르켈 총리 문장의 경우에도 같은 논리이다. 메르켈 총리가 집권한 것과 실업률이 하락한 것은 같은 시기에 일어났다. 그러나 오직 그뿐이다. 만약 메르켈 총리가 어떤 정책을 펼쳤고 그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고... 를 따지고 들어가면 옳은 논증이 될 수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그저 '시기'만을 이유로 들었다. 때문에 이는 '가상 인과관계', 즉 '논리가 안 맞음' 이라는 뜻이다.
이외에도 '복합 질문' 속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 <백신 접종에 찬성합니까? 그럼 제약 회사들의 탐욕에 동조하는 건가요?>, '왜곡된 선택'의 예시를 보여주고 있는 <옛날이 좋았어요. 범죄도 이혼도 거의 없었습니다. 젊은이들은 노인을 공경했죠.> 라는 질문들 등 다양한 오류 문장들을 볼 수 있다. 요즈음 우리를 둘러싼 가짜 뉴스,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피해가기 위한 이유에서나, 좀 더 날카로운 사고를 하고 싶은 사람이 읽으면 좋을 만한 책이다.
SNS상에 인플루언서 중에 극히 일부지만 한심(?)한 이들이 있다. 인터넷이 정보의 보고라며 인터넷 서칭 만으로 모든 자료를 얻고 박사가 될수 있다는...마치 스스로 무식함을 인증이라도 하는 한 환경운동가의 페이스북을 보고 실소를 금치 못했던 일이 생각난다.
인터넷이 정보의 보고임은 맞지만 그만큼 오류가 더 많다. 그리고 그런 오류를 인지하고 판단하는데는 자신의 합리적인 사고가 절대적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런 합리적 사고가 작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편견이 자리한다.
<합리적 사고를 방해하는 64가지 오류>는 바로 앞서 언급한 환경운동가처럼 자신이 편견에 사로 잡힌지도 모른채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한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도록 조언하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논리적 오류를 형식적, 비형식적으로 구분하는데서 시작한다.
앞서 환경운동가는 가짜뉴스 생산자이다. 왜 그럴 수밖에 없냐면 본인이 인터넷서 가짜뉴스와 거짓 정보를 접하면서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판별할 합리적인 사고가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저자는 이 책에서 64가지 오류에 대해 배우면 합리적인 추론과 논증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상대의 추론과 논증의 오류에 대해서도 정확히 짚어 낼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이 책에서 다루는 오류들을 숙지한다면 거짓 정보 등이 우리를 속이려 해도 당하지 않을 수 있다. 고의적으로 우리를 현혹하는 상대방의 주장이나 각종 정보를 선별할 수 있으며, 이를 반복하면 일상의 크고 작은 위험들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평범한 사람이 일상에서 상대방과 대화할때 논리적 오류를 따져가며 이야기 하는 일은 거의 없을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논쟁거리가 생기면 상대방과 어색한 기류가 흐를까봐 대화의 주제를 다른것으로 바꾸거나 상황을 슬며시 회피하려고한다. 하지만 논리적 사고의 주체가 사회나 정치영역이 될 경우 얘기는 달라진다. 토론 속에 나오는 패널들이 주고 받는 주장속에서 옥석을 가리는 것은 그 토론을 지켜보는 우리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영원한 행복을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바보들과 다투지 않아야합니다.
-전, 그렇게 생각지 않습니다.
네. 당신 말이 옳습니다.
한때 '당신 말이 옳습니다' 밈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적이 있다. 아직까지도 여러 상황에서 종종 등장하는 이 밈을 볼때면 바보들과 상대할바에 논쟁 자체를 피하는 방법이 낫다는 이 밈을 우스개소리로 치부해버리기엔 영 개운치 않다. 실제로 토론 중 상대방과 논쟁이 붙었을 경우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해서 이런식으로 회피해 버리면 생각의 발전은 없을 것이다.
몇 년 전 J*** 신년토론에서 나온 한 패널의 대답이 토론회장을 웃음거리로 만든적이있었다.
한 사건과 관련해 어떻게 확신하냐는 상대편 패널의 질문에 그의 대답은 "제가 아니까요." 였다. 순간 토론장을 개그프로로 만든 그의 말에서 합리적 사고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때 토론장에서 열띤 주장을 펼치곤했던 그의 입에서 나온 말 치곤 매우 초라했다.
패널의 논리적 오류를 단지 웃고 넘기기엔 우리 사는 세상이 그렇게 녹록치 않다.
『합리적 사고를 방해하는 64가지 오류』는 정치와 사회영역에서 논쟁을 벌이는 이들의 주장을 보다 합리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선택한 책이다. 스스로 공부하지 않으면 그렇고 그런 주장에도 쉽게 현혹되어 버리기 쉽기 때문이다. 내 스스로의 권리를 위해 선택한 책, 하지만 읽을 수록 평소 나의 대화 태도도 돌아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세계사의 수치인 나치도 동물 보호 활동가였다며 전체 동물 보호자를 나치와 연결 시키는 행동은 '연상'에서 유도되는 잘못된 오류이다. 상대방의 주장을 묵살시키기 위해 나치까지 등장 시키는 이런 태도는 정말 되먹지 못한 졸렬한 행동일 것이다.
p.47 10 조롱
1860년 성공회 주교 새뮤얼 윌버포스와 생물학자 토머스 헉슬리 사이에 있었던 다윈의 진화론에 관한 토론에서
헉슬리에게 윌버포스는 "당신 조부모의 조상은 원숭이입니까?" 라고 물었다.
상대방의 주장을 조롱하기 위한 윌버포스의 질문에 헉슬리는 대답한다.
"만약 제게 할아버지로 하찮은 원숭이가 좋은지 아니면 광범위한 수단과 영향력을 지닌 인간이 좋은지 묻는 것이라면, 저는 진지한 학문적 토론을 단지 웃음거리로 만드는 데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사용하는 인간보다 차라리 원숭이를 할어버지로 택하겠습니다."
어느 쪽이 보다 더 합리적 사고인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것이다. 이런 논리적 오류들을 상황과 함께 설명해주어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었다. 평소 나의 말과 사고에도 항상 논리적 오류가 없는지 확인하는 자세를 가지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