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 그리고 부의 미래
미래는 어떻게 다가오는가?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미래가 불안할수록 변화의 본질을 꿰뚫어 보는 혜안이 필요하다.
앨빈 토플러 박사는 이 15년만의 대작에서 ‘부(wealth)'라는 개념을 통해 미래를 내다보려 한다. 그리고 그는 부의 개념을 단순히 돈에 국한시키지 않고 인간의 욕구까지 포함한 넓은 의미로 새롭게 정의하면서 부를 창출하는 근원이 어디로 옮겨지고 있느냐를 설명하고 있다.
세계는 지금 눈에 보이는 부(visible wealth)와 보이지 않는 부(invisible wealth), 즉 화폐 경제와 비화폐경제가 서로 뒤섞이면서 엄청난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미래는 보이지 않는 부가 더 커지게 될 것이며, 이것이 자본주의의 미래를 바꿔 나갈 것이라고 토플러 박사는 강조한다.
세 가지 심층 기반 - 시간, 공간, 지식
그는 시간, 공간, 지식이 앞으로 미래 사회를 주도할 혁명적 부를 만들어 낼 심층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먼저 시간과 관련하여 토플러 박사는 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 상황이 속도의 충돌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경제 발전의 속도를 사회 제도나 정책 등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갖가지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는 각 기관과 조직들의 변화 속도를 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9대의 자동차에 비유하면서 알기 쉽게 예거하고 있다.
두 번째로 공간과 관련하여 그가 내놓은 예측은 의미심장하다. 그는 부의 중심축이 한국과 일본은 물론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아시아로 옮겨지는 지각 변동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산업혁명을 통해 유럽으로 넘어갔고, 2차 세계대전으로 미국으로 옮아간 부의 주도권이 지식혁명이라는 제3물결과 함께 아시아로 다시 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식혁명은 국가, 인종, 지역, 문화의 경계를 허물고 공간의 범위를 전지구적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우주라는 어마어마한 공간으로까지 부의 기반을 넓혀 가고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부는 극대화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토플러 박사는 지식이야말로 부의 원천이라고 역설한다. 60억 인간의 머릿속 지식과 함께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두뇌 바깥의 지식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미 무한대로 돌입한 지식이 상호 작용하면서 거대하고 힘 있는 새로운 지식으로 만들어져 부의 원천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는 무용지식(obsoledge), 즉 쓰레기 지식이라는 신조어를 통해 지식의 특성에 관해 설명하고 이것과 부의 미래가 가지는 상관관계를 밝혀냈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쓸모없는 지식을 골라내고, 진실을 찾아내는 능력이다. 미래의 부를 거머쥐려면 유용한 것들을 골라내는 정확한 잣대를 가져야 하며 무용지식을 구별하는 능력이 부를 결정한다고 말한다.
보이지 않는 절반의 부, 프로슈머 경제
토플러는 숨겨진 절반의 부가 비화폐 경제, 즉 프로슈머 경제로부터 오게 될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개인 또는 집단이 스스로 생산하면서 동시에 소비하는 행위, 즉 프로슈밍이야말로 아직 수치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인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경제라는 것이다.
비화폐 경제는 프로슈머(prosumer:생산적 소비자)들이 창출한다. 집안일, 육아, 자녀 교육, 부모 봉양처럼 가정의 울타리에서 행하는 활동은 물론, 지역 공동체에서 상부상조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돈으로 환산되지 않고 있는 무형의 생산이 도처에서 벌어진다. 지식 경제의 높은 이윤은 프로슈머 경제를 화폐 경제로 얼마나 끌어들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토플러 박사는 지적한다.
한국의 청소년들을 위하여
이 책을 통해 여든을 바라보는 이 노학자가 전하는 것은 미래 사회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이다. 그는
인간의 창조성은 심각한 위기의 순간에 오히려 가장 큰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미래를 결코 비관적으로 보지 않기를 당부한다. 그리고 시간이라는 가장 큰 자산을 가진 청소년들이 미래에 대비할 폭넓은 지식을 키워 갈 것도 아울러 당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의 청소년들을 향해 이렇게 말한다.
“청소년 여러분! 미지의 21세기에 들어온 것을 뜨거운 가슴으로 환영합니다.
커다란 꿈과 희망을 가지고 미래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