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얼마나 빠르게 사라지는가? 몸은 우주 속으로 사라지고, 그 기억은 시간 속으로 사라진다.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특히 쾌락으로 인간을 유혹하고, 고통으로 인간을 두렵게 하며, 물거품 같은 허영심을 부추기는 것은 무엇인가? 이것들이 얼마나 무가치하고, 추악하며, 덧없이 말라 죽기 쉬운지 알아차리는 것이 예리한 지성이다.
---「제2권」중에서
6. 그대가 만일 정의, 진리, 절제, 인내보다 더 선한 것을 발견한다면, 모든 일에 올바른 이성을 좇아 행동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대 자신이 선택한 것이 아닌 운명을 불평 없이 따름으로써 얻는 만족보다 더 선한 것을 발견한다면, 그대는 거기에 온 마음과 온 힘을 다하라. 그리고 그대가 최선이라 생각하는 것을 누리도록 하라. 그러나 만일 그대의 마음속의 신성보다 더 뛰어난 것, 다시 말해 그대의 모든 욕망을 통제하고 모든 인상을 정확히 비판하고, 소크라테스가 말한 것처럼 관능의 유혹에서 벗어나 완전히 신들에게 속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무언가를 찾을 수 없다면, 그대는 다른 무엇도 추종해서는 안 된다.
---「제3권」중에서
44. 그대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라. 죽은 후에도 명성이 남기를 바라는 자들은, 지금 그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나 후대의 사람들이나 다를 바 없고 언젠가는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잊고 있는 것이다. 설령 후대의 사람들이 그대에 대해 이러니저러니 하는 악평이나 호평을 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지금과 무슨 상관인가.
---「제8권」중에서
1. 그대가 바라는 모든 것은 그대의 방식대로 얻고자 했을 때 굽잇길을 돌고 돌아 얻을 수도 있고 영영 얻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대가 지금 주어진 모든 것을 순순히 받아들이는 태도를 갖는다면, 그대는 바라는 것을 지금 얻을 수 있다. 모든 것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과거를 생각지 않고, 앞날을 섭리에 맡기며, 현재를 오직 경건함과 정의감으로 살아간다면 가능하다. 그대에게 주어진 운명에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서는 경건해야 한다. 자연은 그대를 위하여 운명을 설계했으며, 또 그 운명을 위해 그대를 만든 것이다.
---「제12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