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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시 전집
이상 | 민음사 | 2022년 08월 1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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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8월 19일
쪽수, 무게, 크기 616쪽 | 668g | 132*225*30mm
ISBN13 9788937464119
ISBN10 89374641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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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거울속에는소리가없소
저렇게까지조용한세상은참없을것이오



거울속에도내게귀가있소
내말을못알아듣는딱한귀가두개나있소



거울속의나는왼손잡이오
내악수를받을줄모르는-악수를모르는왼손잡이오



거울때문에나는거울속의나를만져보지를못하는구료마는
거울아니었던들내가어찌거울속의나를만나보기만이라도했겠소



나는지금거울을안가졌소마는거울속에는늘거울속의내가있소
잘은모르지만외로된사업에골몰할게요



거울속의나는참나와는반대요마는
또꽤닮았소
나는거울속의나를근심하고진찰할수없으니퍽섭섭하오
---「거울」중에서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오.
(길은막다른골목이적당하오.)

제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4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5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6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7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8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9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0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1의아해가무섭다고그리오.
제12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제13의아해도무섭다고그리오.
13인의아해는무서운아해와무서워하는아해와그렇게뿐이모였소.(다른사정은없는것이차라리나았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운아해라도좋소.
그중에2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그중에1인의아해가무서워하는아해라도좋소.

(길은뚫린골목이라도적당하오.)
13인의아해가도로로질주하지아니하여도좋소.
---「오감도 시제1호」중에서

찢어진벽지에죽어가는나비를본다.그것은유계에낙역되는비밀한통화구다.어느날거울가운데의수염에죽어가는나비를본다.날개축처어진나비는입김에어리는가난한이슬을먹는다.통화구를손바닥으로꼭막으면서내가죽으면앉았다일어서듯이나비도날아가리라.이런말이결코밖으로새어나가지는않게한다.
---「오감도 시제10호」중에서

○ 지비 3

이방에는 문패가없다 개는이번에는 저쪽을 향하여짖는다조소와같이 아내의벗어놓은 버선이 나 같은공복을표정하면서 곧걸어갈것같다 나는 이방을 첩첩이닫치고 출타한다 그제야 개는 이쪽을향하여 마지막으로 슬프게 짖는다
---「지비」중에서

문을암만잡아당겨도안열리는것은안에생활이모자라는까닭이다.밤이사나운꾸지람으로나를조른다.나는우리집내문패앞에서여간성가신게아니다.나는밤속에들어서서제웅처럼자꾸만감해간다.식구야봉한창호어디라도한구석터놓아다오내가수입되어들어가야하지않나.지붕에서리가내리고뾰족한데는침처럼월광이묻었다.우리집이앓나보다그러고누가힘에겨운도장을찍나보다.수명을헐어서전당잡히나보다.나는그냥문고리에쇠사슬늘어지듯매어달렸다.문을열려고안열리는문을열려고.
---「역단 가정」중에서

꽃이보이지않는다.꽃이향기롭다.향기가만개한다.나는거기묘혈을판다.묘혈도보이지않는다.보이지않는묘혈속에나는들어앉는다.나는눕는다.또꽃이향기롭다.꽃은보이지않는다.향기가만개한다.나는잊어버리고재차거기묘혈을판다.묘혈은보이지않는다.보이지않는묘혈로나는꽃을깜빡잊어버리고들어간다.나는정말눕는다.아아.꽃이또향기롭다.보이지도않는꽃이-보이지도않는꽃이.
---「위독 절벽」중에서

임의의반경의원(과거분사에관한통념)

원안의한점과원밖의한점을연결한직선

두종류의존재의시간적영향성
(우리들은이것에관하여무관심하다)

직선은원을살해하였는가
---「이상한가역반응」중에서

배고픈얼굴을본다.

반드르르한머리카락밑에어째서배고픈얼굴은있느냐.

저사내는어디서왔느냐.
저사내는어디서왔느냐.
---「조감도 얼굴」중에서

1+3
3+1
3+1 1+3
1+3 3+1
1+3 1+3
3+1 3+1
3+1
1+3

선상의일점A
선상의일점B
선상의일점C
---「삼차각설계도 선에관한각서 1」중에서

미래로달아나서과거를본다, 과거로달아나서미래를보는가,미래로달아나는것은과거로달아나는것과동일한것도아니고미래로달아나는것이과거로달아나는것이다. 확대하는우주를우려하는자여, 과거에살아라, 광선보다도빠르게미래로달아나라.
---「삼차각설계도 선에관한각서 5」중에서

이슬을아알지못하는다…리아하고바다를아알지못하는금붕어하고가수놓여져있다. 수인이만들은소정원이다. 구름은어이하여방속으로야들어오지아니하는가. 이슬은들창유리에닿아벌써울고있을뿐.
계절의순서도끝남이로다. 산반알의고저는여비와일치하지아니한다. 죄를내어버리고싶다. 죄를내어던지고싶다
---「수인이만든소정원」중에서

사과한알이떨어졌다. 지구는부서질그런정도로아팠다. 최후.
이미여하한정신도발아하지아니한다.
---「최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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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시는 시적 정서를 희생시킨 대신 예술에 있어서 관념의 문제를 새롭게 제안한다. 이상의 시는 기성적인 모든 것에 대한 거부이며, 인습처럼 굳어진 제도와 가치에 대한 저항이다.
- 권영민 (책임 편집)
이상은 한국 문학사상 최초의 아방가르드 시인으로 모더니즘, 다다, 초현실주의를 시도했고 실험적인 시각시를 처음 발표했다. 실험적 언어로 암호처럼 쓰인 이상의 시는 억압적 질서와 식민 제국주의에 대한 문학적 해부, 강한 대결성을 품은 한국 시의 혁명이었다.
- 박상순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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