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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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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 EPUB ]
리뷰 총점8.6 리뷰 6건 | 판매지수 2,4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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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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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2년 08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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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일부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50.26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7.3만자, 약 2.4만 단어, A4 약 46쪽?
ISBN13 9791160949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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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작가의 말
1. 돌연한 눈물
2. 아기에겐 무엇이 필요할까
3. 네가 강아지라면
4. 관용 속에 사라진 것들
5. 두 사랑의 평행우주
6. 고요한 세계
7. 상처 없이 혼나기
8. 할머니께 가는 길
9. 다섯 가지 사랑의 말
10. 보너스라니, 저런
11. 아이는 부모의 빈틈에서 자란다
12. 최선이라는 환상
13. 절반은 할머니
14. 내가 만만해?
15. 고마운 무심함
16. 기대와 격려의 두 얼굴
17.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추천의 말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질 때, 나는 할머니의 작은 방을 떠올린다. 지직거리는 브라운관 텔레비전과 사과 한 알, 흐린 햇빛과 오래된 요강이 있는 방이다.
---「작가의 말」중에서

할머니는 내 기억의 시초부터 오늘까지 늘 그런 식으로 존재했다. 그분은 내 눈앞에 얼굴을 들이밀거나 큰소리를 내지 않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목소리로 나를 둘러싸고, 괜찮다고, 예쁘다고, 다시 한번 괜찮다고 말했다.
---「두 사랑의 평행우주」중에서

나에게 평화는 고요함과 거의 동의어였다. 그 캡슐을 설명하자면 그곳은 노르스름한 햇볕이 비쳐드는 콩댐 장판,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 할머니의 숨결이 함께하고 있음을 느끼는 어린 날의 작은 방일 것이다. 그곳에 인간의 언어는 없다.
---「고요한 세계」중에서

할머니가 물려주신 대부분의 것들이 이런 식이었다. 그것은 너무나 일상적이고 조용하고 작아서 나는 그것의 중요한 의미들을 거의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것은 너무나 풍성하고 흔해서 도무지 감사할 일들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내면에 중요한 안정감의 기반이 되었고 나는 숲의 습기를 흠뻑 머금고 자라는 초록 이끼처럼 그 안에 살았으며 중요한 것들을 배운 줄도 모르고 배웠다.
---「보너스라니, 저런」중에서

내가 살아가는 데에 가장 중요한 터전이 되어준 나의 할머니는 이 세상에서 가장 만만한 사람이었다. 그러므로 꿀짱아가 나를 만만하게 여긴다 한들 잘못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아주 좋은 일이라고 반갑게 여길 만한 일일지도 모른다.
---「내가 만만해?」중에서

할머니의 무심한 반응은 청천벽력 같은 큰일도 견딜 만한 작은 것으로 만들어주는 그런 힘이 있었고 할머니에게 그런 무심한 이해를 받고 나면 사납게 파도치던 내 마음은 거칠던 너울이 가라앉고 어느덧 평화로움 쪽으로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었다.
---「고마운 무심함」중에서

지지와 격려는 눈에 보이지 않을 때 진정으로 힘이 된다.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모르고 받을 때 진짜 산소가 되어 그의 폐로 스며들고 근육에 힘이 된다. 지지와 격려가 귀에 들리고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그것은 서서히 긍정적인 힘을 잃고 부담이 되어간다.
---「기대와 격려의 두 얼굴」중에서

나도 내 딸에게 그런 사랑을 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사랑이 알고 보니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저 한없이 평범하고 소박하면서도 막상 내 곁에 두려 하면 한없이 멀고 어려운 사랑이었다.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나의 아름다운 정원』 『설이』의 작가 심윤경, 20년 만의 첫 에세이

『나의 아름다운 정원』 『설이』 등 독자들의 열렬한 응원과 지지를 받아온 소설가 심윤경이 작가 활동 20년 만에 에세이를 펴냈다. 2002년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작가의 첫 책 『나의 아름다운 정원』은 20년이 되었지만 여전히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작가의 첫 에세이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엔 다행히 동구 할머니나 아버지는 없다. 실제의 할머니는 외려 작가가 죽을 때까지 닮고 싶고, 독자들에게 선물하고 싶을 정도로 위대한 사랑을 전해주신 분이다. 우리 시대 부모의 자식 사랑에 대한 이중성과 위선을 가차 없이 폭로한『설이』에서도 작가는 아이가 성장하기 위한 좋은 환경은 무엇인지,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사랑이 달리다』에서는 폭주하는 주인공 김혜나와 가족들을 통해 평생 어른이 되지 못하는 어른들의 민낯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영원한 유산』에서 해동의 고모나 진형의 가족들이 보여준 믿음은 작품을 끌어가는 또 하나의 축이었다.

심윤경 작가는 매번 쓰는 작품마다 스타일이나 주제가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새롭지만 그 세계를 관통하는 화두 중 하나는 늘 가족과 사랑이었다. 작가는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를 통해 할머니와 함께한 자신의 유년 시절을 돌아본다. 그 돌아봄에는 자신이 아이를 키우며 좌충우돌했던 양육의 시간이 들어 있다. 자식을 키우면서 수많은 책들과 강연으로 부모 역할을 연구하고 연마하던 작가는 할머니가 주신 사랑이 그 어떤 육아 현인의 가르침보다 더 뛰어났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제 할머니가 남긴 위대한 사랑의 성분을 작가 특유의 정확한 분석과 생생한 복원을 통해 옮겨 놓는다.

할머니의 다섯 단어, 할머니의 유산

작가는 아기에게 ‘꿀짱아’라는 예쁜 애칭을 붙여주고 야심차게 엄마의 길로 들어섰지만 서툰 새내기 엄마의 일상은 그야말로 ‘이불 킥’의 연속이다. 물론 읽는 사람들에게는 커다란 웃음 버튼이지만. 똑똑한 아이를 향한 한국인의 피가 불러낸 ‘힘센 다리 한일전’과 까다로운 아이 돌보기에 지쳐 쓰러질 무렵 강아지와 놀아주다 깨우친 육아 비법, 늦을까 봐 초조한 마음으로 아이를 데려다주는 엄마와 느긋한 사춘기 아이의 모습, 설거지로 티격태격하다 “Do I look like water?”라는 실없는 농담으로 무마한 뒤 혼자 열폭하는 장면 등은 우리네 모습과 똑 닮아 있다. 어린 생명체의 성장에 크게 관여하는 양육자로 살면서 마주치는 고비마다 작가는 자연스레 할머니를 떠올린다. 심하게 낯을 가리고 생떼를 쓰는 아이 앞에서 인내심이 바닥을 보일 때 자신의 유난한 어린 시절과 그를 말없이 보듬어준 할머니의 관용을 기억해낸 것이다. 스무 살이 될 때까지 함께 살았던 룸메이트이자 심리적 안전판이 되어준 할머니의 모습을. 작가의 기억 속에 할머니는 ‘말없는 사람’으로 존재한다.

할머니가 평생 한 말들의 80퍼센트는 단 열두 글자로 요약할 수 있다. ‘그려, 안 뒤야, 뒤얐어, 몰러, 워쩌’다. 표준어로 하자면 ‘그래, 안 돼, 됐어, 몰라, 어떡해’일 것이다. (101쪽)

이 평범하고 단순한 일상 언어에는 지금 당장 우리가 따라야 할 지혜와 깊이, 공감과 이해의 의미로 가득하다. 작가는 할머니가 어떤 상황에서 이런 말들을 했고, 지금 우리에게 이 단어가 왜 필요한지 적절한 예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심윤경은 사춘기 아이를 키우면서 언어의 과용이 오히려 독이 됨을 깨닫고, 언어의 미니멀리스트였던 할머니의 다섯 단어를 실천하려고 애썼다.

최선이라는 환상 버리기

“아이는 부모의 빈틈에서 자란다”. 심윤경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교육 격언인데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이를 증명한다. 수험생 시절 공부하라며 엄마가 자신이 좋아하던 책들을 싹 치우고 문제집을 잔뜩 넣어줬는데, 한쪽 구석에 처박혀 있던 박경리 작가의『토지』를 발견하고 30권을 독파한 경험이 오히려 소설가가 되는 결정적 순간이 되었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한다”를 실천한 엄마의 교육과 사랑 덕에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게 되었지만 작가는 사십 대의 어느 날, 안정된 생활 속에서도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감정에 휩싸인다. 무기력함 속에서 휴대폰 게임 속으로 도피하기도 하고, 심지어 난독증까지 겪고 만다. 소설 속 동구가 겪은 그 증세가 자신에게 나타난 것이다. 늘 제3자의 눈으로 자신의 상황을 살펴보고 문제점을 분석하는 작가답게 심윤경은 자신의 상처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본다. 그리고 스스로를 비난하는 대신 고양이와 식물들을 돌보며 자신을 웃게 하는 일에 몰두한다. 이 시기가 마치 사춘기 청소년과 완전히 똑같은 상태였기에 그는 입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를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

우울과 난독의 기간 동안 ‘최선과 열심’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자신이 직접 겪은 만큼 까다롭고 엄격하게 들이대던 잣대를 거두게 된 것이다. ‘그가 지금 해낼 수 있는 만큼이 최선이고 열심이고 그 자체로 소중한 것이다’, ‘그는 한심하고 생각이 없어서 휴대폰 게임을 하며 웃는 게 아니라 온 힘을 다해 자신을 사랑하려 애쓰는 중이다’, ‘그사이 중요한 것들을 놓칠 수도 있지만 인생은 길고 다른 기회가 찾아올 것이다’라고. 이 속에서 탄생한 작품이 바로 『설이』다.

절반은 할머니처럼, 비 더 그랜마

심윤경 작가의 이런 분투를 할머니가 보셨다면 분명 “장혀”라고 말씀하셨을 것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 자신의 성취와 상관없이 ‘장하다’고 위로하고 격려해주던 할머니가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꿀짱아에게 함께 사는 할머니가 없다는 것, 그것이 의미하는 거대한 빈 구멍을 내가 인식한 날이었다. 아이들에게는 무턱대고 믿어주고 기특하게 여겨주는 누군가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예전에는 그런 존재들이 함께 살았는데 이제는 함께 살지 않는다. 내 딸에게 꼭 필요한 어떤 것이 없다면, 내가 그 존재가 되어야 한다. 나는 꿀짱아의 엄마지만, 절반은 할머니가 되어야 함을 깨달았다. (162쪽)

오늘날에도 조부모는 손주들에게 한없이 자애로운 분들이지만 한집에 사는 경우는 많지 않다. 작가는 이제 할머니 같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할머니처럼 남의 상처를 알지만 헤집지 않고 알면서도 모른체해주는, 무심한 이해를 보여준 딸과 지나친 기대와 격려 대신 부담 없는 편안함으로 두려움을 떨치게 해준 좋은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윤고은 작가는 추천사에서 ‘심윤경의 소설을 읽을 때면 자신을 흔들어놓는 이야기가 어떤 시간을 통과해왔는지 궁금했는데 그 중심에 할머니가 있었음을 알았다’고 밝힌다. 이 사랑스러운 에세이는 받은 사람이 받은 줄도 모르게 하는 작은 평화, 스스로를 다독이며 위로하는 일상, 소리 없는 함박웃음으로 자신의 존재를 채워가는 것이 할머니가 없는 시대의 좋은 사랑법임을 일깨운다.

그래서 나는 할머니처럼 웃었다.
내가 할머니처럼 웃는 것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그렇게 웃었다. (208~209쪽)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우리가 잃어버린 우아한 사랑이 여기, 할머니의 다섯 단어에 있다. 몇 배속으로 말들을 흘려보내는 시대에 고작 다섯 단어로 이뤄진 이토록 넉넉한 포옹이라니! 유효기간도 부작용도 없는 이 사랑은 한 사람을 우주처럼 너르게 품고 있다가 다른 사람에게로, 또 다른 사람에게로 확장된다. 심윤경의 소설을 읽을 때면 항상 밑줄 그을 펜이 필요했고, 이렇게 나를 흔들어놓는 이야기가 어떤 시간을 통과해왔는지 궁금했다. 이 책을 통해 그 궤적의 중심에 할머니가 있음을 알았다. 그리고 이제 그의 할머니에게도 반했다.
- 윤고은 (소설가)

eBook 회원리뷰 (6건) 리뷰 총점8.6

혜택 및 유의사항?
구매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호**로 | 2023.03.0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우연히 지역 도서관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ㄱㄱㅂ>이라는 책과 나란히 올라와 있는 걸 보고 흥미가 생겨서 구입했다. 정보가 아예 없이 샀다는 말이다. 따뜻하고 포근하며 다정하다. 그렇지만 할머니에 대한 추억보다 그 추억을 통해 자신의 자녀 양육을 되돌아보고 적용하며 이해하는 이야기였다면 내가 과연 구매했을까? 싶다.... 그래도 할머님이 무척 멋진 분이라, 비단 그분이;
리뷰제목

우연히 지역 도서관 홈페이지에 들어갔다가 <ㄱㄱㅂ>이라는 책과 나란히 올라와 있는 걸 보고 흥미가 생겨서 구입했다. 정보가 아예 없이 샀다는 말이다.

따뜻하고 포근하며 다정하다. 그렇지만 할머니에 대한 추억보다 그 추억을 통해 자신의 자녀 양육을 되돌아보고 적용하며 이해하는 이야기였다면 내가 과연 구매했을까? 싶다....

그래도 할머님이 무척 멋진 분이라, 비단 그분이 남겨주신 사랑이 자녀 양육에만 국한되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끝까지 완독했다. 사실 요새 마구잡이로 쏟아지는 나는 모르지만 유명한 이들의 에세이에 비하면 책 그 자체로도 훌륭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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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골드스타 니* | 2023.02.0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심윤경 작가님의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를 읽고 리뷰를 작성합니다. 처음 이 책을 발견하고 제목만 보고 무조건 구입했는데, 막상 리뷰를 작성하려고 보니 내가 내 할머니에 대한 글을 과연 쓸 수 있을까 어디서 부터 시작을 해야할까 고민되어 작성을 미뤄왔다. 작가처럼 나는 할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나 또한 엄마보단 할머니, 우리 가족 중에 할머니가 최고라고;
리뷰제목
심윤경 작가님의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를 읽고 리뷰를 작성합니다.

처음 이 책을 발견하고 제목만 보고 무조건 구입했는데, 막상 리뷰를 작성하려고 보니 내가 내 할머니에 대한 글을 과연 쓸 수 있을까 어디서 부터 시작을 해야할까 고민되어 작성을 미뤄왔다.
작가처럼 나는 할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나 또한 엄마보단 할머니, 우리 가족 중에 할머니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자랐다. 어느정도 머리가 크고 나서는 할머니가 세상에 없는 것이 가장 두려웠고, 세상에 안 계시다는걸 받아들이기가 가장 어렵고 사실 아직도 힘들다.
작가 또한 할머니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아이를 키우며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깨닫는다고 하는데 나도 마찬가지다. 육아가 이리도 힘들고 지치는데, 할머니는 나를 어찌그리 사랑으로 키워주셨을까? 짜증 한 번 내지않고 그저 보듬어 주셨던 그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져 할머니의 부재가 더욱 슬프다. 매일 늘 그렇듯 오늘 또한 할머니가 너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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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김영하 북클럽] 할머니가 남겨주신 위로_059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골드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J*y | 2022.11.27 | 추천9 | 댓글8 리뷰제목
나의 할아버지들(아빠의 아빠와 엄마의 아빠)은 남동생을 예뻐하셨다. 과자를 한 봉지만 사 들고 오셔서 남동생에게만 주신다거나 야구경기를 보러 가실 때도 남동생의 손만 붙잡아 외출하시곤 하셨다. 나의 할머니들(아빠의 엄마와 엄마의 엄마) 역시 남동생을 예뻐하셨다. 언제나 남동생을 끼고 계셨으며(어쩌면 나보다 애교가 더 많아서였을까?) 함께 잘못을 저질러도 남자아이는 원;
리뷰제목

나의 할아버지들(아빠의 아빠와 엄마의 아빠)은 남동생을 예뻐하셨다. 과자를 한 봉지만 사 들고 오셔서 남동생에게만 주신다거나 야구경기를 보러 가실 때도 남동생의 손만 붙잡아 외출하시곤 하셨다.

나의 할머니들(아빠의 엄마와 엄마의 엄마) 역시 남동생을 예뻐하셨다. 언제나 남동생을 끼고 계셨으며(어쩌면 나보다 애교가 더 많아서였을까?) 함께 잘못을 저질러도 남자아이는 원래 그렇다 하셨고 내게는 가시나가(아마도 나를 가시나라 처음 부르신 분이 외할머니셨을 듯) 왜 이리 드세냐고 역정을 내셨다.

 

그렇게 나의 할아버지들과 할머니들은 남동생을 대놓고편애하셨다. , 외할머니는 조금 다르셨는데, 우리 둘 모두에게 엄격하셨다.

그분들에게 서운함이 없다면 거짓이겠지만(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일테니), 그분들의 사고방식으로는 어쩔 수 없으셨겠지..애써 이해하려 한적도 있다. 그러지 않으면 계속해서 마음 한구석에 그분들에 대한 기억이 서운함과 등식이 되어버릴테니 말이다.

 

나의 이해하려는 마음에 힘을 준 분이 계셨으니, 나의 외할머니가, 내게 가시나라는 호칭을 가장 처음 사용하셨던, 바로 그 분이다. 어릴적 그렇게나 무서웠던 외할머니와의 관계가 변화된 건 내가 대학생이 된 이후였다. 한동안 우리 집에 머무셨던 할머니와 나는 의외로 마음이 잘 맞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언젠가는 함께 맥주를 홀짝이며 수다를 떨기도 했다.

 

할머니는 그 시대 많은 여성이 그러했듯이 가부장적인 남편과 자녀들(할머니는 여섯 명의 아이를 기르셨다)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했으며, 거기에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함(그 속에 담긴 마음을 가려버릴 만큼)이 몸이 배인 분이셨다. 당신의 마음 같지 않은 상황에 목소리도 커질 수 밖에 없으셨을텐데, 심지어 원래 목소리가 카랑카랑하시니 처음 듣는 사람은 놀랄 밖에(처음 가시나라는 말을 듣고 울음을 터뜨렸던 것처럼).

 

   자라면서 나는 할머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그런 적이 없다고 확신한다. ‘사랑한다는 할머니의 소박한 어휘 사전에 등재되지 못한 낯선 단어였다. p.5

 

   할머니에게 배운 사랑을 한 줄로 요약한다면 그것은 사람이 주는 평화일 것이다. 그 사랑은 평화였다..(중략)..그분은 나를 위해 애쓰고 고생하지 않았다. 그저 그분의 작은 평화 속에 나라는 존재를 온전히 끌어안으셨다. p.5

 

나의 할머니 역시 내게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신 적이 없다. 그저 때때로 말없이 내 손을 잡고 등을 쓸어주셨을 뿐이다. 그런데 나는 그럴적마다 자꾸만 마음이 울컥였다.

몇해전 병원에 계신 할머니를 마지막으로 뵈었을 때(그게 마지막일 줄은 꿈에도 몰랐던) 여느때처럼 손을 잡고 등을 쓸어주시며 우리 손녀인데, 이렇게 날 보러왔네자랑하듯 말씀하시던 그 모습은 아직도 나를 훌쩍이게 한다.

 

할머니가 내게 주신 사랑은 위로였다. 엄마가 나를 앞에 두고 속상해할때면(아마도 내가 뭔가 잘못을 했을텐데 그게 무엇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두라고, 그러면 다 알아서 해나간다고, 잘 할꺼라고 나 대신 그리 답을 해주시곤 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할머니한테 떳떳해지기 위해서라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으니, 어쩌면 할머니는 우리 엄마보다 나를 더 잘 다루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할머니는 내 기억의 시초부터 오늘까지 늘 그런 식으로 존재했다. 그분은 내 눈앞에 얼굴을 들이밀거나 큰소리를 내지 않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목소리로 나를 둘러싸고, 괜찮다고, 예쁘다고, 다시 한번 괜찮다고 말했다. p.26

 

저자의 할머니와 달리 나의 할머니에 대한 첫인상은 무섭다또는 목소리가 크시다였지만, 그분 역시 항상 괜찮다고, 잘 할꺼라고 끊임없는 응원을 보내주셨다. 그래서인지, 책 속의 할머니와는 참 다른 표현방식을 지닌 분인데도 책을 읽으며 계속해서 나의 할머니를 떠올렸다. 그렇게 저자에게도 내게도 할머니는 조용히, 미처 깨닫지도 못하게 마음 어딘가에 스며있다가 필요한 순간, 순간 응원을 전한다. 아주 조용히, 안온한 느낌으로.

 

   할머니가 물려주신 대부분의 것들이 이런 식이었다. 그것은 너무나 일상적이고 조용하고 작아서 나는 그것의 중요한 의미들을 거의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것은 너무나 풍성하고 흔해서 도무지 감사할 일들이라는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내면에 중요한 안정감의 기반이 되었고 나는 숲의 습기를 흠뻑 머금고 자라는 초록 이끼처럼 그 안에 살았으며 중요한 것들을 배운 줄도 모르고 배웠다. p.48

 

며칠이 지나면 할머니를 떠나보낸지 꼭 3년이 되는 날이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며, 글을 쓰며 자꾸만 마음이 일렁인다. 이런 나를 보신다면, 할머니는 예전에 그러셨듯이 내 손을 꼭 잡고 등을 쓸어주실 것 같다. 아이고, 가시나야, 괜찮다. 괜찮아. 잘 될기다. 그저 잘 지내라.” 이런 투박한 말씀과 함께.

 


FROM. YES24 eBook

 

*기억에 남는 문장

아이를 사랑하기 위해 무언가 힘써 좋은 것을 해줄 필요가 없었다. 사랑을 주기 위해서는 그저 평범한 일상이면 족했다. 가장 중요한 사랑은 아이의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었다. p.6

*어디 아이만 그럴까, 어른에게도 가장 중요한 사랑은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일게다.

 

살면서 그 이전이나 이후에도 나는 무수히 많은 잘못을 저질렀고 그만큼 많은 야단을 맞았다. 하지만 내가 가장 깊이 뉘우친 순간들은 분명 고함치고 화내고 모욕하거나 박탈하고 처벌하는 방식은 아니었다. 나를 효과적으로 야단쳤던 사람들은 아주 조용하게 마음의 평정을 유지했으며, 짧게 훈계하는 가운데 나의 감정선을 긍정적으로 노크했다. p.34

 

나는 할머니가 된다고 한 것, 안 된다고 한 것이 이후의 결과나 할머니의 기분에 따라 변하는 것을 한 번도 경험하지 않았다. 예전엔 안 됐던 것이 이번에는 되는 일도 없었다. 할머니에게 되는 것은 한결같이 되고 안 되는 것은 늘 안 되었다. 심지어 돌아가신 지 30년이 흐른 지금도 할머니에게 무언가를 묻는다면 그분이 된다고 할지 안 된다고 할지 헷갈림 없이 맞힐 수 있을 것 같다. p.42

 

혹시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관용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믿음은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도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의 씨앗이 되었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매우 중요한 창의력의 씨앗이기도 했다. 남들과 다른 선택을 하고, 다른 질문을 던지고, 반대하는 목소리에 굴하지 않고 나의 주장을 내세울 수 있는 용기의 근원이었다. p.43

 

젊은이가 낯선 세계에 용감하게 도전하는 것은 비극이나 위험이 전혀 아니며 이 세상을 더욱 풍성하고 아름답게 만드는 축복이다. p.54

 

그날 이후로 나는 내가 게으른 것이 아니라 아프다는 것을 이해했다. 말하자면 나는 부러진 다리로 축구를 하려고 애를 써왔던 셈이다. 다리가 부러진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훈련이 아니라 휴식이다. p.56

 

할머니가 특별히 눈이 밝아서 나의 고통스러운 순간들을 낱낱이 목격했던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긴 인생을 먼저 살아가신 현명한 한 어른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이 통째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니 내 눈앞의 너 또한 힘든 순간이 있었을 것을 미루어 아셨을 것이고 각자의 길 앞에 놓인 장애물을 건너뛰기 위해 발버둥친 너의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장하다고 말씀하셨을 것이다. p.61

 

우리 인생에서 만나는 좋고 나쁜 일이라는 게 대략 심산한 범주에 있을 때가 많고, 또는 심하게 너울 지는 격랑을 만나더라도 내 마음은 어쨋거나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좋은 일은 활짝 웃고 힘든 일은 한숨 한번 쉬어 넘기는 할머니의 무심한 반응은 보이지 않게 나에게 스며들어 웬만한 일에는 침착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내 마음을 추수르는 기술을 가지게 되었다. p.70

 

살면서 무척 헷갈리는 것들 중 하나가 무관심과 무심이다..(중략)..무심함은 그 중간 어디쯤의 기분 좋은 영역에 속한다. 그랬구나, 하는 정도의 반응일 것이다. 나에게 일어난 일을 들어주고, 고개를 끄덕여주는 것이다. 내가 더 말한다면 기꺼이 들어줄 것이고, 내가 입을 다문다면 캐묻지 않을 것이다. 사실 그것으로 충분하다. p.70

 

지지와 격려는 눈에 보이지 않을 때 진정으로 힘이 된다. 그런 것이 있는지도 모르고 받을 때 진짜 산소가 되어 그의 폐로 스며들고 근육에 힘이 된다. 지지와 격려가 귀에 들리고 눈에 보이기 시작하면 그것은 서서히 긍정적인 힘을 잃고 부담이 되어간다.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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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신 할머님 생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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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호**로 | 2023.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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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운다는 것! 가슴을 내리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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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1 |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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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할머니를 통해 관용과 사랑, 평화의 육아법을 배우고 나의 할머니도 추억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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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 2022.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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