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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초 후에 죽는다

15초 후에 죽는다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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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32쪽 | 530g | 125*188*30mm
ISBN13 9791189571801
ISBN10 118957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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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눈앞에 총알이 허공에 떠올라 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서 뒤쪽이 나를 향해 있다. ……뭐지, 이게? 야근 때문에 피곤해서 환각이라도 보는 건가?
---「첫 문장」중에서

“진정하세요, 진정하세요. 상황을 잘 파악하기 위해서는 우선 순서를 정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뭐, 혼란스러운 것도 당연하겠지요. 누님은 그 어떤 전조나 조짐도 없이 순식간에 죽어 버렸으니까요.”
“주, 죽었다고? 내가?”
“네. 보시다시피.”
--- p.12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가는 죽음에 대한 공포와 멈춰 버린 통각에 마음이 지배되고 만다. 그런 건 무의식의 영역까지 침범한다. 이 15초 동안만큼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지금 내게 필요한 건 범인을 향한 분노와 증오를 연료로 한 순발력, 오직 그뿐이다.
--- p.27

불쾌하게도 나는 점점 이 드라마의 결말이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내가 TV 앞을 떠난 시간은 기껏해야 15초 남짓에 불과하다. 고작 그사이에 어떤 일이 생겨 여주인공이 죽었다. 해피 엔딩이 순식간에 비극으로 돌변할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 p.90

다른 책을 펼치자 이번에는 ‘심인성 난청’이라는 눈에 띄는 부분이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두 귀가 들리지 않고 특별한 이유도 없이 회복된다. 여자아이에게 흔하다는 것을 보니 나와 일치하는데 발병 원인이 주로 마음의 문제라는 내용이 마음에 걸렸다.
--- p.197

미처 소리 지를 새도 없었다. 주변에 다른 차도 없는 길에 서 대형 트럭이 이쪽을 향해 똑바로 돌진해 온다. 일직선으로, 운전석을 향해. 순식간에 요란한 굉음과 충격이 내 몸과 의식을 아득히 먼 곳으로 날려 버렸다.
--- p.199

마쓰리의 마음은 이미 거의 한계에 도달해 있다. 유령인 내가 더 이상 이 아이를 괴롭혀서는 안 된다. 이제는 결단해야 한다. 내 인생 최후이자 최선이 될 마무리를.
--- p.231

얼른 도움을 청해야 해. 적토도인은 머리만 있어도 목소리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입술이 덜덜 떨리기만 하고 입이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큰소리로 비명을 지른다고 해도 이런 인적 없는 곳에서 과연 소용 있을까. 또 누가 이 주변에 있다고 해도 앞으로 몇 초 안에 내 머리를 휴게소에 있는 몸 에 돌려놓아야 한다. 불가능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시간에 맞출 수 없다. 앞으로 5초 정도 후에 나는 죽는다.
--- p.291

내 몸. 태어나 16년 동안이나 함께해 온 내 몸이 재가 되어 사라졌다. 이제 두 번 다시 그 다리로 일어서거나 가슴 두근거림을 느낄 수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죽었다. 살해됐다.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에게…….
--- p.308

나는 오늘 거의 하루 종일 쉬지 않고 10초를 계속 세어 왔다. 머리 교환까지의 시간 감각이 이미 머릿속에 정확히 새겨져 있다. 고우의 머리가 몸에서 떨어진 후 발돋움까지 소비한 시간이 아마 4초. 고우가 죽기 전까지 남은 시간은 앞으로 10초 정도밖에 없다. 뛰어가면서 내 사고 회로는 어지러이 회전했다.
--- p.350

모히로의 머리가 기도 선배의 몸에 붙자 우리 셋은 사흘 만에 나란히 자기 다리로 일어설 수 있게 됐다. 물론 벌써부터 누구의 몸이 누구 것인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적어도 도모히로의 몸은 기도 선배의 것이지만 그 밖에 이어 붙일 수 있는 몸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 나는 이제 더 이상 15초를 세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을 만끽하기로 했다.
--- p.418

“맞아. 모로즈미 씨가 젊은 사람들의 머리를 뽑고, 던지고, 또 뽑고, 던지고…… 아니, 던지지는 않았지만 아무튼 정말 아비규환이었어. 지옥에서 온 귀신인 줄 알았다니까.”
“어쩔 수 없지.”
그렇게 말하는 모로즈미 씨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처음 보는 그의 미소였다.
“난 귀신의 후예니까.”
“또 그런 농담을.”
--- p.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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