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내 맘대로 꼬맹이 나라에서 온 공주님이라고!”
반짝반짝 뾰족구두를 신고
황금 왕관을 쏙 써야 하는 라라 공주님!
오늘은 공주님이 학교에 가는 날!
고린과 꼬뽈소 같은 애완동물은 없지만 상관없어요.
잘생긴 짝꿍 루시앙이 있거든요.
수학, 미술, 음악, 체육..... 휴!
배울 게 너무 많아요.
그러나 걱정 없어요.
라라 공주는 무엇이든 ‘ 내 맘대로’ 해내는 놀라운 능력이 있으니까!
라라 공주를 따라서 수를 세어 볼까요?
호나, 두, 세바, 네보, 다서바, 여서비.......
시비빵!
오늘은 공주님이 학교에 가는 날!
아이들에게는 어른들의 보호와 가르침이 필요합니다. 등굣길에서의 차 조심부터 차차 시작되는 사회생활에서의 새로운 규칙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당연한 얘기이지요. 그런데 라라는 그 어른들의 시각을 살짝 비틀어 봅니다. 자신을 돌봐 주고 학교로 데려다 주는 루루 언니, 그녀는 라라에게 있어 자신이 언제나 손을 꼭 붙잡고 다녀야 하는 어른입니다. 언제 차도로 뛰어 들지 모르는 위험한 존재기 때문이지요. 루루 언니가 라라를 돌보는 것이 아니라, 라라 생각엔 자신이 루루 언니를 돌보아 주는 것입니다. 또, 외투는 왜 옷걸이에 걸어야 하는 걸까요? 바닥에 던져 놓으면 옷이 사라지는 것도, 또 다시 못 입는 것도 아닐 텐데요. 라라는 어른들 자신이 편하기 위해 만들어 놓았을지도 모르는 규칙에 대해 이렇게 하나씩 하나씩 의문을 가집니다. 그리고 으레 그러려니 지나가 버리는 어른들의 무심함을 콕콕 찌릅니다. 어른들 입장에서는 참 발칙하다 싶지만 그래도 마음 한 구석으로는 왠지 뜨끔하면서 ‘앗, 그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일깨워 주는 사랑스러운 아이입니다. 게다가 갖고 싶은 온갖 동물에 대한 투정을 꽃미남 짝꿍 루시앙을 보는 것으로 대신하여 만족하면서 즐거움을 잃지 않으니, 이보다 더 지혜로운 아이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하나, 둘, 셋, 넷’이라고 수를 세는 현실에서 ‘호나, 두, 세바, 네보’라고 읽기를 고집하고 1+1은 ‘시비빵’임을 강력히 주장하는 라라의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는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부모에게는 아이들의 생각과 마음에 한 걸음 다가가 그 순수함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고, 아이에게는 풍부한 상상력을 북돋우는 그야말로 비타민 같은 책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