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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소가 웃는 순간
중고도서

염소가 웃는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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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1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560쪽 | 704g | 140*210*26mm
ISBN13 9791160074383
ISBN10 1160074380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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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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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괴이한 모양의 오각성五角星이 그려져 있었다.
오각성은 지하실 바닥을 반 정도는 차지할 만큼 컸다. 위아래로 뒤집힌 모양의 오각성을 동심원 두 개가 둘러싸고 있었다. 오각성 안에는 염소 머리가 그려져 있는데, 염소의 양 뿔과 두 귀와 수염이 오각성의 각 꼭짓점을 향해 있었다.
염소 머리가 나를 보며 교활한 미소를 짓고 있다.
--- p.13

누가 내 특징을 묻는다면 ‘평범하다는 점입니다’라 대답할 것이다. 사실 오리엔테이션에서 이렇게 자기소개를 했더니 같은 조 여학생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나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고, 평범한 고등학교를 졸업했으며, 평범한 성적으로 대학에 합격했다. 내 인생은 그야말로 ‘평균값’이다. 0에서 10까지의 범위가 있다고 한다면 나는 언제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5를 가리킨다.
일본식 카레를 먹을 때도 늘 ‘보통 맛’을 선택한다. 너무 좋은 것, 너무 나쁜 것, 너무 빠른 것, 너무 느린 것, 너무 강한 것, 너무 약한 것 등은 모두 나와 인연이 없다. ‘너무’라는 단어를 써서 나를 나타낼 수 있는 말은 오로지 ‘너무 평범하다’뿐일 것이다.
--- p.22

“활화경수오수사. 노퍽관의 일곱 가지 귀신 이야기 순서야. 이야기 제목에서 한 글자씩 딴 거지. [살아 있는 조각상活雕像] [불길 속의 원] [거울에 비친 모습鏡中倒影] [나무에 매달린 시체樹影懸屍] [5층 반五樓半] [방문 세기數房門] [444호실四四四室]. 이 중에서 [444호실] 괴담이 가장 무섭다는 건 사람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그게 가장 오래된 이야기라는 건 분명 잘못됐어.”
--- p.66

“1889년에 그 저택에 살던 사람들이 모두 죽었거든. 백작 가족 네 명에 하인 다섯 명까지 전부 하룻밤 사이에 죽었어. 심한 화재로 타 죽었지. (중략) 불이 시작된 곳이 저택 지하실이었는데, 바로 거기서 신원 불명의 시체가 여럿 발견됐어. 그 지하실은 무슨 제단 같은 용도로 사용됐던 걸로 밝혀졌는데, 바닥에 마법진 같은 도안이 그려져 있던 걸로 보아 무슨 주술 의식 같은 걸 했던 모양이야. 당시 지하실에서 발견된 시체들은 전부 숯처럼 새카맣게 탄 채 팔다리가 이상한 모양으로 꺾여 있었대. 이스트베스 백작도 마찬가지였고. 지하실에 갇혀서 산 채로 타 죽은 거야.”
--- p.72

꾸르륵.
버스는 말을 마치지 못했다.
마칠 수가 없었다.
나와 야묘의 눈앞에서, 상식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책상이 입을 쩍 벌리고 버스를 삼켜버렸다.
--- p.156

“지하실은 북쪽에 있고, 입구는 남쪽이야. 지하실이 팔각형이니까 벽면 여덟 개가 각각 여덟 방위에 대응하게 돼. 아화, 우리가 거기서 무슨 게임을 했지?”
“게임? 그 ‘모퉁이 두드리기’ 말이야? 점점 사람이 줄어서…….”
샤오완이 걸음을 멈추고 나를 돌아봤다.
“그 놀이를 두 글자로 뭐라고 부른다고 했지?”
순간 나는 얼어붙었다.
초혼招魂.
--- p.180

하지만 거울 속 칼리의 손목 밴드가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 손목에 있다는 것은…
거울 속 모습은 바로 칼리가 거울에 비친 모습이다!
그렇다면…….
“문제가 있는 거울은 이쪽이야!”
나는 세면대 쪽으로 달려들어 온 힘을 다해 대걸레를 휘둘렀다. 샤오완이 뭐라 대꾸하기도 전에 대걸레 자루로 세면대 위의 거울을 찍었다.
그러나 거울은 깨지지 않았다. 대걸레는 마치 수면을 내리찍은 것처럼 거울 안으로 쑥 들어갔다.
--- p.197

두 아이는 다른 사람들은 보지 못하는 우리를 봤다.
우연일 리 없다. 두 여자아이는 어떤 운명적인 관련이 있는 게 분명하다.
우리가 이렇게 과거로 넘어온 것은 단지 악령의 농간 때문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혹시 어떤 영혼이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불러들인 건 아닐까? 그래서 내게 화재 사건을 목격하게 한 것이다. 러윈이 11년 전 사감의 딸이라는 걸 알고 나니 그 생각에 더욱 확신이 생겼다. 즈메이와 나를 2000년으로 불러들인 것도 분명 11년 전의 화재를 목격하게 하려는 의도이리라.
--- p.288

“그게 우릴 잡으려고 나섰어! 우린 다 죽을 거야!”
나는 기숙사를 나오기 전에 위키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너희는…… 도망치지 못해.
방금 전 나는 산비탈 정상을 향해 똑바로 달렸고, 심지어 가로등에 도착하기 직전 뒤돌아봤을 때는 분명 내리막길이 보였다. 절대 ‘보기에는 오르막이지만 사실은 내리막’이라는 착시 효과가 아니었다. 나는 어둠 속에서 몸의 감각을 이용해 오르막길을 달리고 있음을 체감했다. 그걸 바꿀 수 있는 자연 현상은 없다.
유일한 설명은 초자연적 힘이 작용했다는 것뿐이다.
--- p.335

지금까지 찬호께이의 책에는 작가의 말이나 서문 등 작품의 집필과정을 설명하는 글이 짧게나마 실려 있었는데, 『염소가 웃는 순간』에는 작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치가 없다. 어쩌면 찬호께이는 이 책을 그냥 재미있게 읽고 즐겨달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 「옮긴이의 말」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친구인 버스, 위키와 함께 홍콩 문화대학에 입학한 신입생 나(아화)는 귀신이 나온다는 오래된 기숙사 노퍽관에 배정받고 말았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저어하기는커녕 같은 기숙사의 또래 여학생들과 ‘노퍽관 7대 불가사의’ 괴담을 이야기하며 친해진다. 그러던 중 한 선배가 노퍽관을 짓기 전 이 자리에 있던 대저택이 하룻밤 새 불타 없어졌고, 화재의 원인인 악마 소환 의식이 벌어진 지하실은 아직도 기숙사 지하에 있다고 얘기해준다. 우리는 선배를 따라 지하실로 내려가 ‘초혼 게임’을 하고, 나는 친구들에게 된통 속아 큰 웃음을 선사한다. 그런데 그때부터 친구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것도 7대 괴담 내용에 맞춰서. 괴담의 일부가 되지 않으려면 이 초현실에서 벗어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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