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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2년 09월 25일 |
|---|---|
| 쪽수, 무게, 크기 | 376쪽 | 422g | 140*205*30mm |
| ISBN13 | 9791188974634 |
| ISBN10 | 1188974637 |
피파 박, 나만의 게임
블랙홀 청소년 문고-024 이동
에린 윤 저 / 이은숙 역
|
블랙홀
|
2022년 09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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휙. 그물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공이 그물을 쏙 통과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건 세상에서 가장 만족스러운 순간 중 하나였다. 그리고 자랑은 아니지만 난 자유투를 꽤 잘 던졌다. 사실은 잘하는 것 그 이상이었다. 자유투에 일가견이 있었다.
이것이 내가 학교 농구팀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다. 난 첫 시도에서 자유투를 성공시켰고(6학년으로서는 굉장한 일이다.) 작년 말까지 쭉 그랬다. 경기마다 선발 선수로 출전했다. 올해 내 계획은 팀의 에이스가 되는 거였다. 하지만 그 꿈은 지난봄, 내 수학 점수가 떨어진 후에 곧 사라져 버렸다. 농구팀에 다시 합류하는 걸 언니가 금지했기 때문이다.
--- p.11
내가 줄곧 예상했던 모습은 빼빼 마르고 여드름 난 얼굴에 스티브 잡스처럼 검정색 터틀넥 티셔츠를 입은 천재 공학자 타입이었지, 디즈니 만화에 나올 법한 스타가 아니었다.
난 왜 쳐다보는 걸 그만두지 못하는 거야? 음, 사실 난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답은 엘리엇의 눈이 너무 새파래서 내 눈이 깜빡이는 기능을 일시적으로 잃었기 때문이다.
엘리엇이 기다리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을 소개했으니 이제 내 소개를 할 차례라는 걸 퍼뜩 깨달았다.
“나는…….”
어쩜 눈이 저렇게 파랄 수 있지
“피파!”
마침내 간신히 입을 뗐다. 지나치게 열정적으로 들렸다.
“내 이름은 피파야.”
--- p.42
듀오디너에서 주크박스를 처음 봤을 때는 케이팝 노래가 하나도 없어서 깜짝 놀랐다. 그 당시에 나는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던 샤이니, 소녀시대, 빅뱅 같은 그룹에 푹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니와 형부를 제외하고는 그때까지 한국 음악을 들어 본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그러다 중학생이 되고, 지드래곤을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여전히 가끔 [핫이슈]나 [내가 제일 잘 나가]를 흥얼거리지만 듣는 사람이 전혀 없을 때뿐이다. 공식적으로, 엄밀히 말해 차트 50위 곡이었는데.
--- p.56
“추석(Chuseok)이 다음 주말이네.”
형부가 흠흠, 헛기침을 하며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었다.
“아, 맞다.”
기운이 번쩍 났다.
날짜가 음력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만 다를 뿐, 추석은 추수감사절의 한국 버전과 같은 날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명절이었다. 무엇보다, 갈비(galbi), 잡채(japchae), 그리고 달콤한 떡을 배불리 먹고 나서 행복한 포만감에 푹 빠져드는 걸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 p.185
사진은 마치 헬렌, 비앙카, 캐롤라인, 위노나, 스타시에가 출연한 여학생 파자마 파티 광고 같았다. 모두 물방울무늬 파자마를 맞춰 입고 긴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여남은 개의 부드러운 베개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서로를 꼭 안고 있었다. 고개를 뒤로 넘기고 활짝 웃는 모습이 다섯 명 모두 백 퍼센트 행복하고 완벽하게 친한 사이로 보였다.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은 그중 한 명도 없는 것 같았다.
왜 나는 초대하지 않았지
씁쓸하고도 날카로운 생각이 가슴을 후벼 팠다. 뱃속이 불편하게 뒤틀렸다.
이것이 내가 학교 농구팀으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다. 난 첫 시도에서 자유투를 성공시켰고(6학년으로서는 굉장한 일이다.) 작년 말까지 쭉 그랬다. 경기마다 선발 선수로 출전했다. 올해 내 계획은 팀의 에이스가 되는 거였다. 하지만 그 꿈은 지난봄, 내 수학 점수가 떨어진 후에 곧 사라져 버렸다. 농구팀에 다시 합류하는 걸 언니가 금지했기 때문이다.
--- p.11
내가 줄곧 예상했던 모습은 빼빼 마르고 여드름 난 얼굴에 스티브 잡스처럼 검정색 터틀넥 티셔츠를 입은 천재 공학자 타입이었지, 디즈니 만화에 나올 법한 스타가 아니었다.
난 왜 쳐다보는 걸 그만두지 못하는 거야? 음, 사실 난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답은 엘리엇의 눈이 너무 새파래서 내 눈이 깜빡이는 기능을 일시적으로 잃었기 때문이다.
엘리엇이 기다리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자신을 소개했으니 이제 내 소개를 할 차례라는 걸 퍼뜩 깨달았다.
“나는…….”
어쩜 눈이 저렇게 파랄 수 있지
“피파!”
마침내 간신히 입을 뗐다. 지나치게 열정적으로 들렸다.
“내 이름은 피파야.”
--- p.42
듀오디너에서 주크박스를 처음 봤을 때는 케이팝 노래가 하나도 없어서 깜짝 놀랐다. 그 당시에 나는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던 샤이니, 소녀시대, 빅뱅 같은 그룹에 푹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니와 형부를 제외하고는 그때까지 한국 음악을 들어 본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그러다 중학생이 되고, 지드래곤을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여전히 가끔 [핫이슈]나 [내가 제일 잘 나가]를 흥얼거리지만 듣는 사람이 전혀 없을 때뿐이다. 공식적으로, 엄밀히 말해 차트 50위 곡이었는데.
--- p.56
“추석(Chuseok)이 다음 주말이네.”
형부가 흠흠, 헛기침을 하며 우리에게 상기시켜 주었다.
“아, 맞다.”
기운이 번쩍 났다.
날짜가 음력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만 다를 뿐, 추석은 추수감사절의 한국 버전과 같은 날이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명절이었다. 무엇보다, 갈비(galbi), 잡채(japchae), 그리고 달콤한 떡을 배불리 먹고 나서 행복한 포만감에 푹 빠져드는 걸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 p.185
사진은 마치 헬렌, 비앙카, 캐롤라인, 위노나, 스타시에가 출연한 여학생 파자마 파티 광고 같았다. 모두 물방울무늬 파자마를 맞춰 입고 긴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여남은 개의 부드러운 베개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서로를 꼭 안고 있었다. 고개를 뒤로 넘기고 활짝 웃는 모습이 다섯 명 모두 백 퍼센트 행복하고 완벽하게 친한 사이로 보였다. 나를 그리워하는 사람은 그중 한 명도 없는 것 같았다.
왜 나는 초대하지 않았지
씁쓸하고도 날카로운 생각이 가슴을 후벼 팠다. 뱃속이 불편하게 뒤틀렸다.
--- p.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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