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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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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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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368g | 137*203*20mm
ISBN13 9788954614061
ISBN10 89546140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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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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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안장혁
페터 한트케
Peter Handke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42년, 오스트리아 그리펜의 소시민 가정에서 태어났다. 유년 시절의 대부분을 문화적으로 척박한 벽촌에서 보내며 일찍부터 궁핍을 경험했다. 스물아홉 살이 되던 해, 어머니가 건강 악화와 불행한 결혼생활을 비관하여 자살했다.
1966년 그라츠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며 첫 소설 『말벌들』을 출간하고 학업을 중단했다. 그해 전후 독일 문학계를 주도하던 ‘47 그룹’ 모임에서 파격적인 문학관으로 거침없는 독설을 내뱉으며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곧이어 전통극 형식에 대항하는 첫 희곡 『관객 모독』을 발표하여 연극계에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고정관념에 도전하며 매번 새로운 형식을 고안해내는 그의 독창성은 작품이 발표될 때마다 숱한 화제를 뿌렸다.
소설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소망 없는 불행』 『어두운 밤 나는 적막한 집을 나섰다』, 희곡 『카스파』, 예술 에세이 『어느 작가의 오후』 등 다수의 작품을 발표했으며, 빔 벤더스 감독의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의 시나리오를 썼다. 그의 작품들은 유명한 감독들에 의해 영화화되었으며 자신이 직접 연출하기도 했다. 게르하르트 하웁트만 상, 실러 상, 게오르크 뷔히너 상, 프란츠 카프카 상 등 독일의 저명한 문학상을 휩쓸었으며, 201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긴 이별을 위한 짧은 편지』는 한 오스트리아 작가가 종적을 감춘 아내를 찾으러 미국 전역을 횡단하는 모험 가득한 이별 이야기로, 작가의 자전적 성장소설로 평가받는다.

옮긴이 안장혁
동의대학교와 고려대학교에서 독문학을 공부했고, 독일 브레멘 대학에서 괴테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의대학교 문학인문교양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 지은 책으로 『멘토인문학』 『괴테의 친화력과 이성의 타자성』(독문), 『독일문학과 한국문학』(공저), 『글쓰기와 표현』(공저), 『문학과 삶』(공저)이 있고, 옮긴 책으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황야의 늑대』 『양파 껍질을 벗기며』(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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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다. 머릿속의 혈관은 박동을 멈췄고 심장도 멎었다. 나는 더이상 숨을 쉬지 않았고 피부는 무감각해졌다. 그리고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몰려드는 쾌감과 함께 나무의 움직임이 호흡 중추 기관의 기능을 넘겨받는 것을 감지했다. 실측백나무가 나를 자신의 품 안에서 흔들리게 했다. 내가 저항하기를 그만두고 마침내 잉여의 존재가 되어 실측백나무의 부드러운 놀이에서 벗어나자 실측백나무가 내게서 다시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그러자 내 안의 살인마 같은 태연함도 해소되었다. --- p.98

유디트가 바로 그러한 의도로 나를 뒤쫓아오고 있음을 나는 안다. 우리는 예전에도 여러 번 서로를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했다. 상대가 이미 죽어 있는 상태를 보길 원해서가 아니라 자기가 직접 없애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희생자를 학대하고 비방함으로써 마침내 희생자가 자신이 얼마나 무가치한 존재인지를 느끼게끔 만드는 치정 살인의 경우와 흡사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갑자기 상대방이 자기가 먼저 살해되기를 원한다면 얼마나 기가 막힐 노릇이겠는가!
--- p.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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