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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않은 형제들

리뷰 총점9.4 리뷰 39건 | 판매지수 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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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소설 top100 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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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0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360쪽 | 416g | 135*195*18mm
ISBN13 9791138434041
ISBN10 1138434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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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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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불현듯, 이해되었다. 적어도 알 것 같다고 느꼈다. 나는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침대에 무너져내렸다.
맙소사! 놈들이 기어코?
미친놈들! 개자식들!
“미친놈들! 개자식들!” 이 말을 때론 큰 소리로, 때론 웅얼거리듯 내리 열 번은 되뇌었으리라. 나는 벌떡 일어나 수신인도 정하지 않은 채 전화기를 움켜쥐었다. 평소엔 십중팔구 파리에 사는 나의 대녀 아드리엔이지만...... 역시나 신호음이 들리지 않았다. 전화도 먹통이었다. 그렇게 네다섯 시간이 흘렀을까. 머릿속에선 여전히 똑같은 말들이 떠다녔다.
미친놈들! 개자식들! 감히 일을 벌였어!
왜냐하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내겐 지구에 비극이 일어났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천재지변이 아니라 인간의 손으로 자행된 갑작스런 세상의 종말. 우리 종족 최후의 만행. 수천 년 인류의 역사를 끝내고, 거룩한 인류 문명의 마지막 커튼을 내리는, 그와 함께 우리 모두를 멸종시킬 만행. 바로 오늘 밤. 어쩌면 내일 새벽이거나......
---「1권: 안개」중에서

“아그리젠토의 엠페도클레스.”
“그렇습니다. 내 조상들은 자신들을 ‘엠페도클레스의 친구들’이라고 불렀고, 그것이 바로 우리의 이름입니다.”
나는 그들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이 만족스러웠다. 이제 그들을 가리켜 매우 무례하고 모호한 ‘그 사람들’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 것이 아닌가...... 내 이웃이 물었다.
“다른 이들, 당신들 이외의 다른 이들은 뭐라고 부르죠?”
“다양한 호칭이 있습니다, 작가님. 말씀하신 것처럼 더러 ‘다른 이들’이라고도 하고, ‘그들’이라고도 하고, ‘시민들’, ‘대중’, 또......”
“대중! 대중!”
에브가 자신의 의견을 알리려는 듯, 리듬감을 살린 목소리로 재차 말했다. 사공이 나열을 중단했다. 이번엔 내가 물었다.
“당신네 나라는, 아감? 뭐라고 불러?”
“우린 그냥 ‘엠페도클레스’라고 해...... 하지만 지도에는 안 나와!”
그가 미소 지었다. 나는 그 문제에 대해선 그가 우리에게 이 이상 더 이야기하지 않으리라는 걸 깨달았고, 바로 이전 주제로 되돌아갔다.

“당신네 조상의 그 그리스 대탈주 이야기는 신화야, 아니면 역사적 사실이야?”
아가멤논이 빙긋 웃으며 대답했다.
“역사적 사실이야, 우리가 믿으니까. 어쨌든 부모님이 우리 선조의 진짜 이야기라면서 들려줬고, 그 이야기를 통해 나도 살아가는 내내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나아가는지, 내 존재의 의미는 무엇인지 아는 거니까.”
그는 진실하려고 애썼으나, 그럼에도 모호함이 가시지 않았다.
“그 고대 그리스의 생존자들은 대체 어떻게 그런 엄청난 힘을 갖게 된 건가요?”
에브가 묻자 아가멤논이 대답했다.
“아마도 그게 바로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에서 가장 궁금하고 중요한 질문이겠죠. 곧 답변하겠다고 약속드릴게요. 하지만 아직은 아닙니다. 제 마음처럼 허심탄회하게 전부 털어놓기엔 지금 너무 민감한 상황이거든요. 별 탈 없으면 며칠 후에는 두 분의 궁금증을 해소시켜 드릴 수 있을 겁니다.”
---「2권: 광명」중에서

사공이 나를 선박 병원으로 데려가 호리호리한 장신의 젊은 남자에게 인도했다. 파우사니아스라는 이름에 부응하는 엄격한 얼굴이었다. 역시나 고대 그리스인을 연상시키는 이름이었고, 놀랍지도 않았다. 다만 그의 외모는 아메리카 인디언의 그것은 아니었다. 그는 풍성한 금발과 영민한 소년 눈빛의 홀쭉한 사내로 북유럽이나 캐나다의 대학 캠퍼스에서 쉽사리 마주칠 수 있는 유형이었다.

그가 내게 단맛이 살짝 가미된 투명한 음료를 마시라고 주더니 일종의 선실 같은 아주 작은 방으로 데려가 옷을 벗게 했다. 나는 오늘 밤 당장 이곳을 그릴 것이나, 어쩌면 글과 병행하여 묘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곳은 사다리꼴을 늘려놓은 듯한 형태의 방으로 사방 벽은 코르크 또는 코르크를 흉내 낸 재질로 마감되었고, 작은 침대와 옷장과 의자 하나, 바닥의 레일에 연결된 작은 금속 상자가 놓여 있었다. 상자는 가히 투명한 관이라 할 만했다. 적절치 않은 단어라는 것은 알지만, 그리 생각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아마 갓난아기에게 적용해야 한다면 ‘인큐베이터’라고 했으리라. 여하튼 내가 그 위에 누워야 한다는 것은 짐작 가능했다. 내가 눕자 뚜껑이 닫혔고, 그 즉시 이른바 투명한 관이 불투명해지더니 덜컹거리며 움직이기 시작했다. 상자가 레일을 따라 미끄러지며 방을 떠나 반달 모양의 입구를 통과했다. 더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는 것이 느껴졌다. 온통 암흑이었다. 조금의 빛도, 소리도 없었다. 한순간 몸에 따뜻한 기운이 감돌면서 아늑한 기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온도가 높아졌다. 그 모든 것이 2분, 또는 3분을 넘지 않았다. 다시 방이었다. 나는 모험이 그토록 짧게 끝난 것에 거의 실망하면서 천천히 옷을 다시 입었다.

파우사니아스라는 이름의 사내가 내가 몸을 일으키는 것을 도우며 내 실망감을 눈치 챈 듯했다. 그가 황급히 내 손을 잡으며 내 경험을 축하해주었기 때문이다.
“두고 보세요, 나중이 되면 오늘 생애 가장 놀랍고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는 걸 아시게 될 겁니다.”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당연히 이 하루는 중요할 터였다. 오늘 내가 알게 된 것이며 이 경험과 상황 모두 전혀 예사롭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 모든 것이 내게는 동네 보건진료소에서 받는 통상적인 엑스레이 촬영 이상의 자극은 아니었다! 게다가 트랩 밑에서 나를 기다리던 아가멤논도 그의 ‘동료’처럼 호들갑을 떨지 않았다. 그는 어떤 과장도, 최상급의 표현도 하지 않고서 그저 심상하게 다 잘했느냐고만 물었다.
---「3권: 정박」중에서

사건이 시작되고 나서 정확히 한 달이 흘렀다. 이 일기가 시작된 것도 정확히 한 달 전이다. 한 번 이상은 이 일기를 포기할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일기를 계속 쓰도록 나를 북돋는 무언가가 있었다. 오늘 나는 일기를 계속 쓸 이유가 없기에 영원히 덮는다. 내 안식처가 얼마간 관측소가 되었고, 이제 더는 아니다. 반전이 있든 없든 그들이 돌아오든 아니든 이 장은 종료되었고, 내 역할도 끝났다. 나는 당장 오늘부터 붓과 먹물로 되돌아왔다.

그럼에도 개인적 에필로그를 덧보태야겠다. 지난 30일간의 사건들은 광활한 세상을 변모시키고 역사의 미터기를 제로로 되돌려놓은 것뿐만 아니라, 이 섬도 뒤흔들어 놓았다. 이제까지는 고독의 요새였던 이 섬이 이제는 에브나 나에게 전혀 다른 곳이 되었다.

우리는 이제 곧 우리만의 엘렉트라 여왕님을 품에 안게 될 것이다. 내 나이에, 내 생활방식으로, 아빠가 될 수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나의 소중한 여인에게는 더욱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 어느 면으로는 ‘엠페도클레스 국’이 우리에게 아이를 선물한 셈이다. 아울러 아이가 커가는 것을 볼 수 있는 수 해의 세월까지도. 이 이유만으로도 나는 우리의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을 그토록 수시로 저주했건만 축복 또한 해야 할 것 같다.
---「4권: 소멸」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은 언제 어떻게 우리를 찾아올까?
대서양의 작은 섬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난 것일까?


대서양에 위치한 케이론 제도의 섬 중 하나인 안타키아 섬. 이 조그만 섬이 바로 늙고 고독한 독신자 알렉 장데르(필명)가 사는 곳이다. 영어권 언론을 위한 만평을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실제로 이 섬을 산 사람은 그의 부친이었으나 그는 살아보지도 못하고 사망했다. 안타키아는 철저히 고립된 외딴섬으로 썰물 시간에만 도보로 이웃 섬에 건너갈 수 있다. 알렉은 수시로 이웃 섬의 대서양 항구에 가서 술집에 가거나 장을 본다. 그는 ‘사공’이라 불리는 친구도 있다. 한편 섬의 한구석은 다른 이가 차지하고 있다. 에브 생질이라는 소설가로 오직 한 권의 소설 〈미래는 더는 이 주소에 살지 않는다〉를 출간했다. 한때 엄청난 베스트셀러였지만 에브는 이후로 글을 쓰지 못하고 있다. 두 사람은 첫날 인사를 나눈 뒤로 전혀 교류가 없다. 섬을 양분하여 각자 살면서 왕래하지 않고, 알렉은 에브의 소설을 읽은 적도 없었다.

그렇게 고독한 두 사람이 평화롭게 살던 어느 날, 평소와는 다른 기묘한 현상이 벌어진다. 전기도 전파도 모두 끊어진 것이다. 이 대규모 블랙아웃을 핵전쟁 때문이라고 생각한 알렉은 두려운 나머지 에브의 집을 찾게 되었고 그렇게 두 사람은 조금씩 친해질 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알렉은 미국 대통령 측근이자 친구인 모로의 도움으로 조금씩 사태의 전모를 파악하게 된다.

인류의 눈을 피해 생존해온 초능력자가 만약 재림한다면?
모든 질병을 고치고 불멸의 삶을 살 수 있다면 우리 삶은 어떻게 될까?


앞서 이야기한 블랙아웃을 계기로 알렉은 일기를 쓰기로 결심한다. 11월 9일부터 12월 9일까지. 그는 간헐적으로 세상의 소식을 들으며 최대한 자세히 기록한다. 미국 대통령 하워드 밀턴의 참모이자 친구인 모로에 의하면 이 블랙아웃은 ‘자연재해’가 아니었다. 〈엠페도클레스의 친구들〉이란 명칭의 미스터리하고 막강한 조직이 전 세계적으로 모든 네트워크를 차단한 것이다. 엠페도클레스는 기원전 5세기의 철학자로 에트나 산의 분화구에 몸을 던져 죽었다고 알려져 있고, 〈엠페도클레스의 친구들〉은 이 철학자를 표방하고, 고대 그리스인들의 이름을 갖고 있다. 파우사니아스, 데모스테네스...... 혹은 아가멤논. 실은 아가멤논도 이 조직의 일원이다.

초능력(인간의 모든 질병을 고치고, 불멸에 가까운 삶을 보장해준다)을 장착한 이 사람들은 누구일까? 무얼 원하는 것일까? 확실하진 않지만 수세기 전부터 땅속(혹은 바다)에서 나머지 인류의 눈을 피해 생존해온 초능력자들인 듯하다. 그들은 보통의 인류보다 월등히 앞선 지식을 소유하고 있고, 이 지식을 인류가 핵무기로 지구를 파괴하는 것을 막는 데 사용하고 싶어 한다. 여기서부터 시작해서 그들은 지구 전체의 갈등과 나아가 내전까지 통제하려 한다. 암 말기인 미국의 밀턴 대통령은 처음엔 병을 고쳐주겠다는 〈엠페도클레스의 친구들〉의 제안을 거절한다.

SF와 미래에 대한 비관주의 그리고 로맨스…
픽션과 우화를 통해 접근하는 작가 특유의 철학적 고찰!!


결국 미국 대통령 밀턴은 〈엠페도클레스의 친구들〉의 제안을 받아들여 치료를 받게 되고, 그들이 의료기지 중 한 곳으로 선택한 안타키아 섬은 모든 것이 변한다. 병을 고치거나 예방하려는 섬 주민들이 몰려든다. 이 사건으로 가까워진 에브와 알렉은 ‘다시 젊어지고’ 성적 측면을 포함하여 완벽한 사랑을 이룬다. 소설가는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세계적으로 모든 것이 중단된다. 한 가지 긴급하고 중요한 목표를 위해 전 세계의 모든 권력자들이 야망을 포기했다. 바로 〈엠페도클레스의 친구들〉에게 치료 받고서 영원한 삶을 얻는 것. 따라서 더 이상은 아무것도 이전과 같지 않게 된 것이다.

이 작품은 코비드 19 전염병 이전에 집필되었으나 세계를 뒤흔들고 우리의 삶과 나아가 문명을 위협한 전무후무한 이 위기와 떼어서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엠페도클레스의 친구들〉 식으로 이 위기를 유감스러워하지 않으며, 벌써 ‘이후의 세상’을 계획할지도 모른다. 아민 말루프는 SF와 미래에 대한 비관주의와 로맨스를 혼합하여, 1998년에 〈사람 잡는 정체성〉으로 시작한 철학적 고찰을 이어간다. 우화의 형태를 띠는 이 소설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자양분을 얻었다고 한다. 예컨대 허구의 섬인 케이론도 티탄 크로노스의 아들 중 한 명의 이름에서 온 것일 만큼 무척이나 상징성이 강한 작품이다.

회원리뷰 (39건) 리뷰 총점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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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축**재 | 2022.11.15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초대받지않은형제들 #소미미디어 #아민말루프 #장소미 #프랑스소설 #재미있는책 #책읽는교사 #책좋아하는교사 #북스타그램 #추천도서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최초딩님추천책  2022년 박경리 세계문학상 수상을 하신 아민 말루프 작가님의 책! 프랑스 최고 권위상 수상! 스페인 노벨상 아스투리아스상 수상!!  화려하다!! 얼마나 대단한책일까?하고 읽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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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않은형제들 #소미미디어 #아민말루프 #장소미 #프랑스소설 #재미있는책

#책읽는교사 #책좋아하는교사 #북스타그램 #추천도서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최초딩님추천책 

2022년 박경리 세계문학상 수상을 하신 아민 말루프 작가님의 책!

프랑스 최고 권위상 수상!

스페인 노벨상 아스투리아스상 수상!! 

화려하다!! 얼마나 대단한책일까?하고 읽어보기 시작... 

일을 하고 있고 아들도 키우고 있기에 독서는 언제나 틈날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중년의 만화가 알렉과 소설과인 에브는 대서양의 작은섬 안타키아에 살고 있다. 

어느날 통신수단이 두절되면서.... 혹시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난건 아닌지 걱정을 하게 된다. 

미대통령참모와 친분이 있는 알렉은 이 사건의 전말에 대해 알 수 있게 되는데...

<엠페도클래스의 친구들>이라 불리는 조직은 과연 어떤 조직일까?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은 누구일까?

궁금해서 며칠간 계속 읽었다 ㅎㅎ 

sf 판타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한치앞도 알 수 없는 우리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죽음이 피할 수 있는 것이 되어 버리면 모든게 달라집니다. "

"죽음의 위험 없이 삶은 비극의 영역을 상실하죠...... 저는 당신들의 공포와..... 당신들한테 특별한 애정을 느낍니다."

초능력자들... 덕분에 죽음을 피했고, 젊음을 선물받고...

많은 시련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우리의 삶을 잘 묘사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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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어느 날 초대한 적 없는 절대자들이 우리의 일상을 급습했다,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하**래 | 2022.11.1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밤에 안타키아의 오솔길을 산책하노라면 때로 발밑에서 달팽이 껍질이 으스러지는 마찰음이 들린다. (...) 나의 무심한 밤 산책이 달팽이들한테는 치명적인 원정이고, 무해한 내 신발은 살상무기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약한 존재가 그보다 지나치게 강한 존재와 마주치는 길목에서 발생하는 일인 것이다. 아무런 예고 없이, 초대하지 않은 누군가가 문을 두드린다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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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안타키아의 오솔길을 산책하노라면 때로 발밑에서 달팽이 껍질이 으스러지는 마찰음이 들린다. (...) 나의 무심한 밤 산책이 달팽이들한테는 치명적인 원정이고, 무해한 내 신발은 살상무기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약한 존재가 그보다 지나치게 강한 존재와 마주치는 길목에서 발생하는 일인 것이다.

아무런 예고 없이, 초대하지 않은 누군가가 문을 두드린다고 생각해 보자. 그들은 우리보다 훨씬 뛰어난 기술과 지식을 가지고 우리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벌인다. 그들이 우리를 돕기 위해 왔다고 말하더라도, 그 순간 우리의 세상은 어떤 모습이 될까? 그들의 개입이 과연 우리에게 축복일까?

『초대받지 않은 형제들』은 우리와 전혀 다른 인류를 마주한 한 만화가가 한 달 동안 작성한 기록이다.

풍자 만화가 알렉과 소설가 에브는 안타키아라는 대서양의 작은 섬에 사는 단 둘뿐인 주민이다. 지극히 평범하던 어느 날, 섬의 모든 전기와 통신이 두절되는 일이 벌어진다. 그리고 그것들이 원래대로 돌아왔을 때, 그 일을 벌인 사람이 우리와 전혀 다른 또 다른 종류의 인류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들은 현대 지식으로는 닿을 수 없는 기술과 절대적인 힘을 구사하며 전쟁을 막기 위해 사회에 개입했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말이 사실일까? 그들이 완전한 선의로 가득 차 있다고 한들, 그것이 우리에게 좋은 방향으로만 작용할까?

작품은 준비되지 않은 채 맞이한 절대자와의 조우라는 흥미로운 소재를 깊이 있고 현실적으로 풀어내었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우리 사회에 개입했을 때 빚어지는 정치적 혼돈과 일반 대중의 반응, 그리고 그 사태를 관찰하는 한 개인의 고찰을 솜씨 좋게 엮어 이야기를 전개한다. 저자는 '절대자가 나타나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다면'이라는 질문을 대전제로 인간의 세상과 삶에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더 이상 세상의 주인이 아닌데, 수명이 몇이든 무슨 상관이겠어?'

이 작품은 얼핏 판타지의 소재를 차용하고 있지만 지극한 현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혼란 속에서도 사람들은 각자의 삶을 살고, 다른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미워하며, 동시에 집단으로 누군가를 격렬히 증오하기도 한다. 나는 내 삶이 끝내 내 손 안에 있으며, 다른 누군가가 대신 맡아줄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해결할 것, 더 큰 힘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부딪히는 게 제일 좋겠다.

흥미로운 소재였고, 저자의 표현력이나 문장에서 깊이가 느껴지는 점도 좋았다. 다만 일기 형식을 차용한 이유와 주인공의 직업이 왜 만화가여야만 했는지가 분명치 않았고 결말부가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전개된 점이 아쉬웠다. 마지막까지 힘있게 이야기를 끌어가 줬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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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받지 않은 형제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k*****7 | 2022.11.10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의학기술의 발전이 우리를 끔찍스럽도록 신중을 기하게 하고, 더러는 존재를 시들하게 만드는 것 같긴 합니다. 죽음의 위험 없이 삶은 비극의 영역을 상실하죠. 삶의 맛이 더는 똑같지 않게 돼요. 죽을 운명임을 아는 것이야말로 자유에 대한 갈망의 원천이며, 예술과 마찬가지로 철학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죠. 지혜와 의술 그리고 문명이 월등히 발달한 또 다른 존재가 지구 어딘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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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기술의 발전이 우리를 끔찍스럽도록 신중을 기하게 하고, 더러는 존재를 시들하게 만드는 것 같긴 합니다. 죽음의 위험 없이 삶은 비극의 영역을 상실하죠. 삶의 맛이 더는 똑같지 않게 돼요. 죽을 운명임을 아는 것이야말로 자유에 대한 갈망의 원천이며, 예술과 마찬가지로 철학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죠.

지혜와 의술 그리고 문명이 월등히 발달한 또 다른 존재가 지구 어딘가에 살아있다면 축복일까, 지옥일까?
구원의 터널 통과하여 모든 병이 극적 완치되고,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의술에 지구촌 곳곳은 정상적인 삶이 중단된다. 죽음이 없으니 비극이 없고, 삶의 재미도 없어진다. 열심히 일하지 않고, 학생은 공부하지 않으며 정부는 통치하지 않아도 고통없이 살 수 있다. 초대받지 않은 존재들이 나타나자 지식가치가 하락하고, 지금의 문명은 패배하여 마치 원주민처럼 격하되어버린다. 세계를 초토화시킬 핵전쟁을 막기 위해 나타난 존재들로 인해 죽음없이 영원히 살 수 있게 되나, 우리의 문명이 패배하고 사라질 위기에 놓인다.

비록 지금의 우린 완벽하지 않고, 결함이 있으며, 때론 잘못된 판단을 할지라도 이 또한 우리의 역사이다. 잘못된 것을 부끄러워하고, 죽지 않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며 성취를 자랑스러워한다. 이렇게 더 나은 삶을 위해 달려가다보면 철학과 예술, 지식은 발전해간다. 완벽하지 않지만 불멸의 삶보다는 훨씬 의미있고, 재미 있지 않을까.

불완전한 세상에서 고통과 자유의지가 가득한 인류의 삶과 고통없이 완벽한 불멸의 삶에 대해 저울질해보게 된다.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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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2건) 한줄평 총점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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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SF와 미래 비관주의적인 내용이 어떻게 어우러져 있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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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프 | 2022.10.22
평점5점
불멸과 또 다른 인류를 소재로 한 미스터리 SF소설이라니 재밌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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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n | 202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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