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리스를 히야신스라고 잘못 말했고/ 히야신스 화분을 선물로 받았다 - 이성미
몇 가지 무늬를 만들었던 지난 여름처럼/ 우리는 작고 희미해져가요// 아름다운 순간이군요- 이승혜
천천히 단호해지면서// 바람이 불면/ 병원 문은 몇 시에 열지?/ 그런 안부를 묻겠지 -백인경
지금 우리가 지나고 있는 시간의 풍경에 대해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사실 좋다는 생각이 들어요. 명확한 방향과 실현가능한 방안, 그런 것은 물론 훌륭하겠지만, 우선 어떤 풍경을 공유한다는 현재의 확인, 그 정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보고 부담 없이 시작해보고 싶어요.(좌담)
이제는 ‘등단’만으로 주목을 받는다거나 읽히는 시대가 아니라고 느껴요.(좌담)
저는 두 가지 정도의 가설을 떠올려보게 됩니다.
1. 작가의 등단 여부는 작가의 스타성에 그리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2. 쓰는 사람이 곧 읽는 사람이다.(좌담)
한국 문학계에서 출판사에 호황을 가져다주는 스타 만들기가 언제부턴가 소비자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게 됐고, 이는 다소 너그럽게 말하자면 출판사의 작가 서사 만들기’ 방식에 대한 독자층의 재고 요청으로 생각해볼 수 있을 듯합니다. 독자는 이미 꾸준히 메시지를 보내오고 있었던 것이지요. 작가-독자 사이의 이분법적 구조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의 시효는 끝이 났다는 메시지를요.(좌담)
독자의 역할은 작가와 기획자, 마케터, 출판사를 뛰어넘은 한 큐레이터의 역할을 동반하고 있다 생각해요. 저희는 제공할 뿐, 결국 선택이란 건 독자가 하게 된다는 거죠.(독자)
어쨌든 작가이자 기획자, 마케터로서 저는 이 좌담을 통해 말하고 싶습니다. 대중=독자=작가=소비자=큐레이터인 이들에게요. 우리는 늘 어디서나 최선을 다하고 있고 (...) (좌담)
- 저한테는 비거니즘이 금욕적으로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오히려 생활 속 수많은 선택의 기로마다 고민하고 따져보는 시간이 대폭 단축되어 효율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비거니즘 문학하기 대담)
- 맞아요. 저도 비거니즘은 금욕보다는 오히려 충만한 기분에 가깝지 않나, 라고 생각해요. (비거니즘 문학하기 대담)
- 이전에는 그냥 내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으니까 ‘나라도 잘 지키자’. 그런 생각으로 조용히 비건을 지향했었는데요. 요새는 시간이 너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는 뒤로 미룰 수 없는 급박한 문제다.’ (비거니즘 문학하기 대담)
날카로운 마음으로도 위로받을 수 있습니다.// 여름의 옥상은 동그란 것을 빚어냅니다. - 김민경
좋은 동물이 되고 싶어서 그래 -희음
굳이 묻는다면/ 영원히 모르는 것과 영원히 모르는 척하는 것/ 어느 쪽이 더 나쁜 걸까 - 한요나, 소설 「태양의 아이들」
미코 네가 날 먹어 줘.
란 (혼잣말로)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미코 네가 날 사랑한다면 내 끝을 함께 해줘. 부탁이야.
- 최현수, 희곡 「bittersweet」
책을 좋아한다. 읽는다기보다 소유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책이라는 물성에 집착하는 것 같기도 하고, 소유하려는 욕망을 가장 욕망이 아닌 것처럼 표현하는 방식이 책을 사는 일인 것 같기도 하다. 대형 서점에 갈 때는 아무래도 수많은 고객 중 하나로서 책을 사는 일에만 집중된다면, 작은 동네 책방에 갈 때는 나 자신이 되어 그 공간 자체를 점유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충분히 외로워도 될 것 같다.
- 한채윤, (안전지대, 책방에 대한 꿈)
언제부턴가 인스타그램에서 @diaspora.s.letter_blanc이란 계정에 궁금증을 품게 되었다. 어느날 메시지를 보냈고 그분에게서 이야기를 조금 듣게 되었다. 아래에 내가 보낸 글과 답장으로 받은 글을 붙여 전한다. - (“디아스포라”, 어떤 대화)
“디아스포라”라는 서술자는 어디에도 정박하지 않고 그 무엇도 아니려는 주체처럼 느껴집니다. 그러면서도 ‘디아스포라’는 온갖 세상일에 관해 전달하고 있지요.
- (“디아스포라”, 어떤 대화)
제 삶은 멈춤의 연속이었어요. 멈춰버린 것들이 쌓여갈수록 주변에 사람이 줄어드는 것 같아요. - (“디아스포라”, 어떤 대화)
전달자의 수명도 언젠가 끝나리라 생각을 합니다. 또한 제 터전이 바뀌거나 삶이 바뀌면 인스타 계정들도 하나 둘 그 수명을 다하리라 봐요. 제 수명이 다해도 그럴 수가 있겠죠. 아무튼, 재미있게 흥미롭게 보고 계시다면 그저 제가 그분에게 절기 중의 하나로 기억되길 바랍니다.
- (“디아스포라”, 어떤 대화)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