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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밀침침신여상 세트
중고도서

향밀침침신여상 세트

전선 저 / 이경민 | 마시멜로 | 2019년 12월 1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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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12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908쪽 | 1048g | 140*210*55mm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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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얽매이면 한없이 나약해지지. 자유로울 수도 없느니라. 내가 그랬듯이 말이다. 그러니 이 운단은 내가 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라고 할 수 있지.”
“내 아이가 내가 겪은 고통을 다시 겪게 하고 싶지 않구나”라고 재분은 서글프게 말을 덧붙였다. 그 순간, 그녀의 아름다운 눈썹이 다시 일그러졌다. 자신을 덮친 압도적인 고통에 휘청거리며 그녀는 핏기가 하나도 없는 손을 들어 가슴을 움켜쥐었다.
--- 「1권 시(始)」 중에서

“자, 그러면 이제 내단을 취해 볼까!”
절로 콧노래가 나올 듯한 기분으로 나는 까마귀의 배에 올라탔다. 그리고 까마귀의 상체와 등을 진 채 칼을 머리 위로 쳐들었다. ‘하나, 둘, 셋’ 한 뒤 그대로 칼을 내리꽂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리하지 못했다. 내 등 뒤로 분노로 성성한 고함이 터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무엄하다! 이 무슨 짓이냐!”
--- 「1권 제1장」 중에서

나는 쪽지를 읽었을 당시 큰 혼란에 빠졌다. 쪽지에 적힌 글자 하나하나는 이해가 가는데 조합하면 되레 이해가 가지 않아서였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쪽지 속 여인이 월하선인에게 뭔가를 청한다는 사실이었다. 그래서 이게 대체 무슨 뜻이냐고 그에게 묻자, 그는 싱긋 웃으며 대답했다.
“너는 아직 어려서 사랑이나 정이 어떤 감정인지 잘 모르는 게 당연하지. 훗날 우리 욱봉과 단수를 하면 자연히 알게 될 터야.”
--- 「1권 제2장」 중에서

“전하, 저는 금멱이 태어난 순간부터 보살폈습니다. 그래서 금멱을 잘 알지요. 예, 맞습니다. 금멱은 선량한 아이지요. 그것만은 저도 부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차가운 아이이기도 합니다. 영력을 늘려 신선이 되는 일 외에는 매사에 무관심하지요. 그 외의 어떤 이도, 어떤 일도 금멱의 눈에 들어오지 못합니다. 당연히 마음에도 들어가지 못하지요.”
--- 「2권 제11장」 중에서

“윤옥, 당신도 알다시피 저는 저주에 걸렸어요. 이 지독한 강두술이 당신에게 옮을까 봐 겁나요. 그러니…….”
내 말에 약을 바르던 그의 손이 움찔 멈췄다. 그는 온화하게 눈을 내리깔았다.
“그런 이유요? 그렇다면 상관없소. 옮을 리도 없고, 옮을까 봐 겁나지도 않으니까. 게다가 나는 멱아 당신보다 더 일찍 강두술에 걸려 있었소.”
--- 「2권 제12장」 중에서

홀연 한기가 치밀었다. 내 머릿속에서부터 시작된 그것은 삽시간에 온몸으로 번졌다. 손가락 끝까지 뻣뻣해지는 느낌에 나는 황급히 팔을 교차해 내 몸을 안았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이 한기가 내 몸의 온기를 모두 없애 버릴 것만 같았다.
“그만해요! 그만하라고요! 나는 그저 강두술에 걸렸을 뿐이에요. 당신도 잘 알잖아요. 지금 나는 온전한 정신이 아니라고요! 왜 당신까지 욱봉을 사랑하느니 뭐니 하는 소리를 하면서 나를 혼란스럽게 하는 거…….”
미친 듯 쏟아내던 말을 나는 갑자기 멈췄다. 나를 보는 윤옥의 눈동자에 짙게 밴 좌절감 때문이었다.
--- 「2권 제13장」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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