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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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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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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9년 11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31쪽 | 635g | 153*224*30mm
ISBN13 9788992433586
ISBN10 8992433581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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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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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김지성
외국어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고, 미국에서 일 년간 어학연수를 다녀온 후 다미인터네셔널주식회사의 미주파트에서 무역담당으로 근무한 바 있다. 세아여행사의 개발팀장을 거처 현재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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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쟈(忍者)에겐 사랑과 죽음이 같다.

‘오, 하나님!’
그녀는 자신이 이렇게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그 소리는 마치 딴 세상에서 들려오는 소리 같았다.
그녀는 하나의 얼굴을 보았다.
얼굴은 검은 천으로 둘둘 감겨 있었고 두 개의 눈만이 빠끔히 노출되어 있었다.
그 눈은 그녀와 불과 6인치 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 눈은 마치 연못 속의 돌처럼 죽어 있었다.
‘오, 하나님!’
그녀로서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이 그녀를 두렵게 했다.
그는 움직이더니 그녀가 비명 소리도 낼 틈을 주지 않고 그녀 위에 덮쳤다.
그녀는 그가 움직이는 것을 느꼈다.
회오리바람 같은 자연의 힘 속에 잡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인간이 이런 엄청난 힘을 가질 수 있다니 .......
‘안돼요! 제발! 날 가져요, 그리고 죽이진 말아요! 하지 말아요! 제발!’
그녀는 소리치려고 했지만......


암흑 속의 죽음_

그들로부터 그는 이것을 제일 먼저 배웠다.
특수한 방법으로 남의 눈에 뜨이지 않게 대낮에도 행동할 수 있었다.
밤은 그의 진정한 친구였다.
갑자기 날카로운 경적 소리가 밤의 소음을 삼켜버렸다.
플라타나스 나뭇잎을 눈부시게 하면서 대문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헤드라이트 불빛, 그는 바람처럼 차에서 나와 울타리 속으로 몸을 감춘다. 사실은 숨지 않아도 됐다. 온통 검은 색이니까. 검은 장화, 무명 바지, 소매긴 셔츠. 칠흙색 조끼, 검은 장갑, 눈구멍만 남겨놓은 완전한 복면, 그것도 불빛에 반사될까봐 목탄가루를 발랐다. 완전무결했다. 그는 어떤 실수도 하지 않는 빈틈없는 훈련을 받았던 것이다.
현관에 불빛이 닿자 벌레들이 날아든다. 자동차의 경적 소리에 그는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 마음속으로 시간을 가늠하다 그만 두었다. 배리 브롬이 레몬색으로 불빛을 받으며 현관에 모습을 드러낸다. 진바지에 하얀 티셔츠 차림, 단추가 열려 있다. 오른손에는 회중 전등이 들려져 있고.
그는 자동차 주변을 전등으로 비춰본다. 대충 훑어보고 불을 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기가 싫은 듯. 무슨 딴 생각이 났는지도 모른다. 불과 30분 전에 그는 앤디와 말다툼을 하다가 밤길을 달려온 것이다. 슬그머니 울화가 치민다. 그건 분명히 앤디였으니까.
왜 내가 참고 그놈을 내버려 두어야 하나. 머리를 가로 저었다. 아니, 너는 참아야지, 그래 그래야지 하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허술한 계단을 밟는다. 앤디가 이번 주에 고쳐 놓기로 약속한 계단이다. 그는 자동차가 서 있는 축축한 잔디밭을 어슬렁거렸다. 그의 곁에 서 있는 단풍나무가지에 한 줄기 바람이 스쳐간다. 그는 더 걸어와서 울타리의 밑을 살폈다. 머시데스(자동차의 이름)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그는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앤디는 그런 사람이었다. 육체적인 쾌락을 주기만 하면 매달리는. 물론 나도 그럴 테지만. 배리는 어쩐지 불쾌했다. 그는 앤디의 모습을 잡아보려는 듯이 전등을 잔디밭에 비추면서 한동안 지켜 보았다. 배리는 홱 몸을 돌렸다. 그는 생각했다. 오늘밤은 아니라고. 좀처럼 마음이 가라앉지 않는다. 그는 전등을 비춘다. 울타리 위로, 또 자동차 지붕 위로. 그가 머시데스로 다가가자 훤하게 차체가 드러난다.
지독히 덥다. 그래서 가끔 경적이 저절로 울리는 모양이다. 오늘밤은 어쩐지 혼자 자고 싶지 않다. 그 경을 칠 앤디를 만나기전에 그런 생각을 했어야 했다. 그는 한 번 더 둘러보고 자동차의 보넷트를 열었다. 그는 부속 하나하나에 불을 비춰보다가 배터리에 한참 시선을 던졌다. 아무런 이상도 없자 보넷트를 꽝 닫고 양쪽 창문을 하나하나 체크했다. 뭔가 흔적을 찾으려는 듯 창문 유리와 크롬의 이음새를 비추어 보았다. 아무것도 발견 못한 채 그는 왼쪽으로 다시 돌아와 열쇠구멍에 키를 찔러 잠갔다.
다시 고요가 흐르고 멀리서 쓰르라미 우는 소리, 해변의 파도소리가 들려왔다.
배리는 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때 집을 둘러싼 바위에 무언가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그 소리는 분명히 맨발로 뛰어가는 소리 같았다. 플래시를 두루 비춰봤지만 보이는 것은 없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잔디밭을 가로질러 무성한 풀숲으로 접어들었다. 그 곳에는 음산한 바위가 드문드문 박혀있다. 그는 능선 양쪽을 살폈다. 해변에는 흰 물결이 희미하게 보였다. 만조인 듯 했다.
느닷없이 가슴에 통증이 일어났다. 어느 손길이 다가와서 갑자기 잡아 제친 듯 이슬에 젖어 미끈거리는 바위 사이로 휘청대면서 넘어졌다. 몸의 균형을 잡으려고 두 팔을 휘둘렀다. 전등불빛이 밤하늘에 떨어지는 작은 별처럼 맴돌았다. 그는 출렁이는 바닷물 속으로 떨어지는소리를 들은 듯 햇다. 그의 입이 씰룩거렸다. 소리를 질렀지만 겨우 임종의 숨소리처럼 밖에 낼 수가 없었다. 그 순간 그는 낚시줄에 매어달린 물고기의 신세가 이럴 거라고 생각했다. 그의 팔과 다리는 납덩어리로 가득 차 있는 느낌이었다. 우주복을 입지 않고 낯선 혹성에서 길을 잃은 채 산소가 다 떨어진 대기중에 놓인 듯했다. 바닷물이 넘실대는 낭떠러지 끝에 매달려 몸부림치는 꼴이 되었다. 심장마비가 온 듯한 느낌이 희미하게 들더니 의식이 몽롱해졌다. 자신을 구해보려고 발버둥쳤다. 죽을 힘을 다해서...
울타리 담벽에 붙어있던 그림자 하나가 재빨리 움직였다. 쓰르라미와 새들은 아랑곳없이 울어대고.
그림자가 시체 앞으로 다가갔다. 검은 손이 움직였다. 심장에 무언가 까만 금속을 갖다 댔다. 시체는 마지막으로 한번 꿈틀했다. 그는 동맥을 짚어보고 눈의 흰자위를 살펴보고 손가락 안쪽을 하나하나 만져보았다.
그림자는 반야심경을 암송했다.
그가 일어섰다. 팔에 안긴 시체는 헛깨비처럼 가벼워 보였다. 낭떠러지까지 힘들지 않게 시체를 가져갔다. 먹물같은 바닷속으로 시체를 던졌다. 순식간에 시체는 거센 파도에 삼켜졌다. 그림자는 바람처럼 사라지고 어두움만이 그 곳을 가득 메웠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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